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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041635

약자와 소수자에게 자비를 베풀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예배에서 미국 성공회 워싱턴교구 마리안 에드거 버드(Mariann Edgar Budde) 주교가 한 설교다. 자비를 촉구하는 용감하고 아름다운 설교, 간직하고 싶은 문장들이다.  마지막으로 간청 드리겠습니다, 대통령님. 수백만 명이 당신을 신뢰해왔고, 어제 당신은 선서를 통해 말했듯 당신은 사랑 많으신 하나님의 섭리의 손길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간청합니다. 이 나라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민주당원, 공화당원, 무당파 가족들 속에 있는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자녀들 중 일부는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농작물을 수확하고, 사무실을 청소하며, 가금류 농장과 육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우리가 레스토랑에서 식사.. 2025. 1. 30.
민주주의의 딸 2024년 12월 14일 오후 4시, 간절한 마음 보태려고 먼 길을 갔다. 탄핵 표결이 진행되는 역사적 장소에 가장 가까이 있었는데, 인터넷 불통으로 정작 감감무소식의 시간이 되었다. 소원을 말해 봐, 다시 만난 세상… 노래 맞춰 구호를 외치며 기다렸다. 침묵, 그리고 이백 네 표! 기쁨의 함성! 이 순간을 예견하고 카메라를 높이 들고 있던 아빠가 찍은 영상에 불쑥 올라와 담긴 2000년 생 20대 채윤이의 주먹이다. 2002년 경선과 대선 승리, 2003년 탄핵 반대 시위, 2014년 이후 세월호 집회, 2016년 촛불… 등 엄마 아빠 따라다니며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배운 아이이다. 저 주먹, 볼수록 감동이다. 말로만 듣던 계엄이 내 현실로 일어났고, 이 와중에 아들은 군대에 가 있다. 불의, 이 명백.. 2024. 12. 29.
심상정 2020년 4월 15일, 총선 당일. 청년이 한 명이 집에 왔다. 개인사를 나누러 왔지만 날이 날이니 만큼 총선 투표 얘길 하게 되었다. 피차 스스럼 없이 투표 내용을 공개 했는데 지역구 미통당, 비례는 열린 민주당이란다. 뭐, 뭐라고? 아, 그.... 그래? 이런 선택 가능하다. 기성세대(인정ㅜㅜ)인 우리로서는 당혹스럽지만 그래서 젊은이다! 신앙, 역사관, 시민의식을 떠나 세대의 선택이 있다. 아니, 개인의 선택이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충격이긴 하다. 청년 손님이 가자마자 각자 스마트폰 붙들고 다리 떨며 투표율 확인. 아, 60% 넘겠구나. 6시가 가까워지며 심장이 나대기 시작한다. 여러 번 가슴에 손을 대고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가라앉혔다. (중간 생략 : 5시 50분부터 8시 30분까지 난리 부.. 2020. 4. 15.
에로틱 파워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하루 종일 강의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걸 몸이 정직하게 말한다. 9월28일 토요일. 내적여정 하루 세미나 마치고, 평소 같으면 회식으로 긴장 풀 시간이지만 간단한 식사하고 서초동으로 향했다. 연구소 공식 일정도 아닌데 연구원들이 죄 서초동으로 출동이다. 몸이 안 좋아 집에 계시는 선생님은 아쉬워 어쩔 줄 모르시고. 서초역에서 나갈 수나 있을까 하면서 그저 사람 파도에 밀려서 떠나녔다. 파도에 몸과 마음과 목소리를 맡겨 흘러간다. 하루 종일 강의하느라 목을 썼는데 어디서 새힘이 흘러나와 검찰개혁! 검찰개혁! 외치며 춤추듯 걷고 있었다. 인파와 구혹 속에서 귀를 의심하게 하는 구호를 들었다. 문재인 개새끼, 문재인 개새끼. 뭐라고? 200만 인파에 둘러싸인 섬같은 맞.. 2019. 10. 5.
진정성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진정한 슬픔 나의 진정성을 몰라준다! 분통 터트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진정성을 알아달라는 절규가 절절해지는만큼 진정성은 그 진정성에서 멀어지는 것 아닌가. 타자에게 피력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내 안의 진정성을 스스로 묻고 의심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 스스로 드러나 타자에게 다가가는 것만이 진정한 진성성이지 싶다. '제발 나를 믿어달라'는 사람을 신뢰하게 되지 않는다. 상대에게 가닿지 않는 진정성이란 이미 틀려먹은 진정성이고, 진정성을 우기는 것이 곧 자기방어임을 깨달았을 때, 정말 큰 자유를 느꼈다. 이 지점에서 늘 떠오르는 청년 시절 일화가 있다. 청년들과 눈만 마주치면 "우리 아내와 상담해라. 밤 12시에 전화해도 된다" 하시던 교회 어른이 계셨다. 결혼 이후엔 젊은 부부에게 그러셨다. "우리 부부.. 2019. 7. 6.
벌써 세 번째 봄이네요 세월호 3주기와 함께 다시 돌아온 고난주간이다. 지난 4월 11일, 채윤이는 [세 번째 봄, 열일곱의 노래]라는 이름의 음악회 무대에 섰다. '꽃다운 친구들에게'라는 노래를 부르고 '내 영혼 바람되어'와 '친구'를 콜라보 하여 연주하였다. 뭐가 뭔지 모르고 덥석 하겠다 했는데 쉬운 무대가 아니었다. 채윤이 같은 고딩 아마추어에게는 너무도 큰 무대였고, 공연 며칠 전에는 검정고시가 있어서 연습시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리허설 다녀와서 울고, 음악회 시작 한 시간 전에는 손가락이 떨려 피아노를 못 치겠다고 울고..... 채윤이 음악사에 길이 남을 또 하나의 트라우마가 되겠구나, 각오를 하고 있었다. 막상 무대는 음악이 아니라 열일곱, 열여덟 꽃다운 나이의 존재 자체로 감동을 주었다. 또 다른 꽃친 지인.. 2017. 4. 13.
세 번째 봄, 열일곱의 노래 사순절을 보내며 고난주간에 있을 특별한 음악회를 소개합니다.아래 초대의 글과 안내는 황병구 본부장님의 페이스북에서 가져왔습니다.'열일곱 꽃다운 친구들' 이름으로 채윤이가 무대에 섭니다.작년 꽃친을 하면서 친구들과 공동작업으로 만든 노래 '꽃다운 친구들에게'를 연주합니다.음악회에는 못 오시더라도 위의 영상은 한 번씩 봐주시지요. -----------------------------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우리 아이들을 고통 속에서 구하지 않으셨나요? 우리 죄악을 우리에게 묻지 않고 왜 열일곱 꽃다운 생명들을 거두어 가셨나요? 여러 날이 지나도 눈물 그치지 않았던 그 창백한 봄날을 기억합니다. 눈물과 아픔으로 맞은 첫번째 봄, 눈물은 이 땅의 이웃을 만나 큰 강물이 되었습니다. 또 한 해가 지.. 2017. 4. 3.
전도 꿍꿍이 대학 친구들 모임이 8차 촛불집회가 있는 토요일이었다.사는 곳이 제각각이라 만남의 장소 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서울역 근처 좋은데'하는 한 친구의 말을 내가 덥석 물었다. 빛의 속도로 서울스퀘어 맛집 검색하여 후보 식당을 단톡에 올리고 장소를 확정했다.친구들 모임에서 내가 그나마 빠릿해서 주로 하는 역할이기도 하지만모임 마치고 '마실 삼아 광화문 가볼래?' 해볼까 싶은 사심도 있었던 것. 내 친구들 엄마, 어디 가?응, 친구들 모임.그런데 왜 그렇게 나가? 좀 예쁘게 하고, 있어 보이게 하고 나가. 털 조끼 입으면 부자 싸몬님 같아 보여.괜찮아. 엄마 친구들은 다 엄마보다 부잔데 티 내는 사람 없어. 엄마가 제일 많이 꾸미는 편이야.아닌 게 아니라 50 바라보는 여자 다섯이 모이는데 얼굴에 주사.. 2016. 12. 20.
눈물 마를 날 날씨가 어떤가 하며 다 된 빨래를 들고 옥상에 올라갔습니다.햇살이 따사롭고 겨울 찬바람도 없습니다.겨울이라지만 빨래 말리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가을의 끝자락에 시작한 토요일 촛불집회가 어느새 6주가 되었습니다.10월, 11월, 12월. 날씨가 점점 추워질 텐데 저 거짓투성이 권력은 언제나 국민의 뜻에 굴복하려나.저 어둠은 언제나 빛 앞에서 제 본색을 드러내고 쫓겨나려나.토요일마다 날씨 걱정을 했습니다. 차디찬 아스팔트에 자리 깔고 앉은 사람들의 건강이 걱정이고,날씨 탓에 촛불 수가 줄어들면 저 어둠과의 팽팽한 격전에서 한 발 밀릴까 걱정이고. 비가 온다 안 온다 하던 지난 토요일에 걱정이 제일 컸는데다행히 비는 살짝 오다 말았고, 저녁에 나갔더니 아스팔트는 젖었지만, 깔개 깔고 앉을 만 했습니다.누가 .. 2016. 12. 3.
대림,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 거실 한 구석에 드디어 대림절 초 하나가 켜졌습니다. 기다림의 초는 대림절기를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타올랐습니다. 토요일마다 온식구가 광장으로 나가 기다림의 초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올해 밝힌 대림초는 유난히 뜨겁고 유난히 애절합니다. 양복 벗고 사복 입은 남편과 나란히 앉아 주일예배 드렸던 꿈같은 몇 주, 그 마지막 주일은 청파감리교회였습니다. 보라색 초를 밝히며 대림 1주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보라색 초는 세상의 악에 대한 '심판'을 상징한다 설명하시는 목사님의 차분한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집니다. 청파교회 예배에서 드린 공동기도문으로 우리집 대림 1주 초를 밝히며 다시 기도했습니다.자비하신 하나님, 우리가 영원히 바라볼 생명의 빛이 되시는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주님, 그리스도 오심.. 2016.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