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이 최근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다. 자신이 내놓은 작품이 원치 않는 방식으로 소비할 때 작가는 뭔가 제재를 해야 한다고. 본인은 그러지 못했고, 돌아보면 그래야 했었다는 얘기였다. 어떤 마음인지 알겠으나 막을 수 있는 일인가 싶다. 출간은 물론이거니와 신변잡기 한 줄이라도 SNS에 쓰는 행위는 읽는 사람 마음대로 읽히기를 각오하는 일이다. 저자거리에 내놓을 때는 이미 독자의 것이다. 현시욕에 불타 자기를 쓰고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사람이 감수해야 할 마땅한 짐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하늘빛 향기'에 출연한 영상이 한 주간 방송되고 유투브에 올라왔다. 내 영상 오글거려 못본다는 칭얼거림도 그만 해야겠다. 남편과 함께 방송을 봤다. 첫 시청자이고, 가장 많이 신경 쓰이는 시청자이니 평이 궁금할 수 밖에. 어째 표정이 좋질 않았다. (언제는 표정이 좋은 사람인가요?)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책 내용은 더 비판적이고, 무엇보다 구조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지나치게 개인적인 간증으로 축소되었다는 것이다. 내 표정에서 더 얘기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읽혀졌다고 했다.


촬영하고 나서는 홀가분하고 마음이 가벼웠는데 남편의 말에 덮어두었던 감정과 생각이 올라왔다. 처음 방송 섭외가 왔을 때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매체의 성격을 알기 때문이다. <신앙 사춘기>가 담지한 날것의 감정들을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진보 언론에 기고한 글을 '간증'이라는 형식으로 말로 푸는 것인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솔직하게 말씀 드렸다. 담당 작가님 말은 괜찮을 거라고 했다. 


방송 전 인터뷰를 하고 나서는 자괴감이 들었다. 역시나! 책에 담은 바로 그 이야기가 나오질 않았다. 간증이라는 형식의 한계이자 은혜로운 방송이라는 제한 때문이었다. 하지 말 걸 그랬다. 방송에 나갈 걸 생각하니 기도가 절로 나왔다. 작가가 책을 내고 책에 담은 얘기를 솔직하게 할 수 없다는 건 최영미 시인이 말하는 원치 않는 방식으로 소비되는 일에 작가 스스로 앞장 서는 일이 아닌가. 


막상 촬영 때는 편했다. 동창 윤유선과의 반가운 만남 덕이기도 하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구획을 확실하게 긋었기 때문일 것이다. 막상 방송을 보고 남편의 반응을 보니 조금 서글퍼졌다. 연재를 시작할 때 '찌르고 싸매는 글'을 쓰겠다고 했다. 그 말이 올무가 되어 벌벌 떨며 찌르느라 울고, 싸매느라 다시 울며 썼다. 헌데 이번 방송에서는 싸매기만 한 것 같아 드는 자괴감이다. 


하루 이틀 마음에 담고 묵혀보니 이 또한 좋은 일이다. 뉴스앤조이 연재 당시에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되지는 않았다. 그 역시 매체의 특성 때문이었을 것. '찌르면서 동시에 싸매기' 위해서 그토록 고통스러웠는데 정작 독자들은 자기 입맛에 맞게 찌르는 용도로 공유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교회가 싫고 특히 목회자를 혐오하는 이들이 자기 방식대로 가져다 쓰는 것을 보면서도 자괴감이 들었었다. 


쓰는 나의 마음 그대로를 읽어줄 독자가 어디 있겠는가. 가당치 않은 일이다. '책만 보는 바보'라 불리는 나 역시 책을 통해 나를 읽는다. 찌르는 칼이 되든 싸매는 붕대가 되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어쩌면 그리고 나는 (아직) 착하고 순한 그리도인들에게 더 애정이 많다. 책의 표현대로라면  종교중독자, 착한 나쁜 그리스도인 같은 사람들 말이다. 그런 이들은 회개할 것이 있다. 


생각해 보니 내가 바라는 바, 강사로 작가로 소비되고 싶은 방식은 일단 싸매고 서서히 찌르는 식이다. 청년들이 멘토를 찾아 돌아다니며 묻지 말고 스스로 의심하고 책을 읽는 주체적인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지 않는 청년들이 답답하다. 하지만 이미 그러고 있는, 자의식 충만한 청년들은 가르칠 것이 없다. 책하고는 담 싼 청년이 한 권이라도 읽게 만들고, 자기 안의 힘을 믿고 주체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이 내 기쁨이다. 한 사람, 한 권이면 된다.


페미니스트로서 더 단정적으로 말하고 싶지만 교회 안의 착한 자매들을 얻고 싶어서, 여성의 편이 되고 싶지만 성인지 감수성이 개발되지 못해 죄의식 속에 분노하는 남성을 잘 설득하고 싶어서, 목회자에게 당한 성폭력이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인 줄 알아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조차도 채근과 압박으로 듣는 생존자들과 연결되고 싶어서 늘 어정쩡함에 머문다. 역시나 자괴감 만발이지만 내게 닿은 한 사람을 잃지 않으면 된다.    


찌르든 싸매든, 

칼이 되든 붕대가 되는 

그것은 읽는 사람, 보는 사람 마음이다.

쓰고 말하고 설쳤던 나의 어정쩡함은 내 몫의 짐이다.

칼로 쓰든 가위로 쓰든, 화장실 휴지로 쓰든 마음껏 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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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 사춘기 · 저자 · 분노 · 슬픔 · 시간 · 정신실


강의 제목을 오래 들여다 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제목에 담긴 단어를 곱씹다 풀어 헤쳐본다. 내가 하고 싶은,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정리가 된다. 요즘은 좀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 분노를 위한 시간, 슬픔을 위한 시간』 썩 마음에 드는 제목을 뽑았다. 통, 하고 튀어 나와 의식 안으로 떨어진 순간, 됐다! 강의 준비 끝났다! 싶었다. 내가 하고픈, 할 수 있는 얘기는 바로 이것이다. 게다가 포스터가 마음에 든다. 


 <신앙 사춘기>의 주요 독자가 이러이러한 이들일 줄 알았다. 예상이 빗나가 저러저러한 분들이 더 크게 호응을 하셨다. 한 편 한 편 구체적 얼굴을 떠올리며 글을 썼고, 상상했던 독자층이 있는데 어쩐지 빗나가고 있다. 생각지 못한 분들께 뜨거운 공감을 받기도 한다. "아니, 이 글을 언제 쓰셨어요? 우리 교회 얘기를 그대로 다 쓴 거 아녜요?" 노 장로님이 하신 말씀인데, 심지어 이 교회는 이단으로 알려진 교회이다.(최근에 배임 횡령 혐으로 징역 3년 형을 받은 목사) 물론 바로 그 교회 개혁을 위해 싸우고 있는 분들이다. 


교회 개혁에 관한 한 직간접적으로 무수한 경험을 했다. 그 경험으로 '신앙 사춘기'를 쓸 수 밖에 없었다. 경험적으로 상상되는 그림이 있다. 내겐 가장 아프고 안타까운 부분이며, '신앙 사춘기'를 눈물로 쓸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교회 개혁의 기치를 내건 건강한 작은 교회에 관심도 애정도 많다. 교회로 인해 고난을 겪고 광야로 내몰린 교인들이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모아 일군 교회가 아닌가 싶어서 그렇다. 흔한 교회 사태를 겪은 후에 어떤 이들은 기독교 신앙을 떠난다. 또 신앙은 더 절절하되 밝아진 귀와 눈 때문에 어느 교회도 나갈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자포자기식으로 아무데나 가까운 교회로 가 선데이 크리스천을 자처하기도 한다. 그중 가장 적극적인 선택 중 하나일 것이다. 바라고 꿈꾸는 그 좋은 교회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 이런 교회들에 마음이 간다. 당연히 끌린다. 정말 잘 됐으면 싶다. 교회가 무너진 시대 마지막 희망의 보루로 여겨진다. 그 교회들에서 일어나는 일에 귀가 커진다.

 

그러나 어쩐지 갈수록 우려가 깊어진다. 보란 듯이 잘 되어야(?) 건강한교회가 잘 되고 있다는 얘기를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언론이나 SNS에 비치는 것처럼 건강하지도, 공동체적이지도 않은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건강함을 표방하는 교회들의 아픈 사람을 많이 만나는 탓이다.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목회자는 물론 어떤 권위에도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사유하며 교회의 주인 되기로 한 이들이 만든 공동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은혜로, 기도로덮다 악까지 덮어버리는 획일화 된 집단보다는 갈등이 있는 공동체가 더 은혜로울 수도 있다. 갈등이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헌데, 그럼에도 나는 건강한 교회의 건강을 묻고, 안녕을 묻게 된다. 자꾸 묻게 된다. 갈등하고 논쟁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다고 교회의 온전함이 거기에만 달린 것은 아니다


 <신앙 사춘기> '건강한 교회 아픈 사람들' 중

이런 분들의 건강, 진정한 의미의 건강을 기도하게 된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공감 독자들을 만나 강의를 하고 조금 놀랐다. '우리 성도들 너무 많이 아픕니다. 정말 치유가 필요합니다' 강의 요청하신 리더들이 수도 없이 하신 말씀이다. 어떻게 아프실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익히 보아온 사춘기 교인들의 흔한 태도가 있지 않은가. 게다가 싸움이 진행 중이며 싸움의 대상은 독재자에 가까운 목회자이니, 이러이러한 긴장, 냉소가 흐르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예상이 빗나갔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긴장과 냉소 대신 여유라니, 이런 여유라니!


강의 앞뒤로 나눈 대화에서 일정 정도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여유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아니, 몇 가지 이유를 찾았다 해도 그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내가 상상하는 것이 무엇이든 얼굴을 마주한 만남은 항상 상상 그 이상이라고 말하는 편이 좋겠다.  


예상은 빗나갔지만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잘 전하고 왔다. 능력의 종이 안수기도 한 번 한다고 치유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일어날 수도 있다.) 치유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말로 하면 '성장'을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사춘기 아이가 눈 한 번 감았단 뜬다고 어른 되는 것이 아니다. 엄마로선 속이 터져 미쳐 죽어버리겠지만 할 만큼 해야, 충분히 해야 끝이 난다. 충분히 분노하되 분노의 대상을 명확히 하여 이름 붙이고,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이름 붙여 애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분노를 위한 시간, 슬픔을 위한 시간.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시간, 내게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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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윤유선과 고3 때 같은 반이었어요. 저는 기억하는데 그는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고3 때였고, 그는 연예인이었고, 예체능 입시 준비로 학교도 많이 빠졌죠. 그럼에도 금세 추억여행 수다로 달렸습니다. 학교 앞 떡볶이집 ‘하얀집’얘기. 무엇보다 담임 선생님! 첫 발령 받으신 젊은 남자분이었는데 한 번씩 기타 들고 들어오셔서 ‘사랑의 바람’ 같은 노래를 불러주셨으니! 반 애들이 죄다 심쿵심쿵이었지요. “우리가 그때 선생님 말고 서로에게 관심이나 있었느냐!” 하며 웃었지요.

진행자와 출연자로 한 시간 마주보고 촬영 했습니다. 마치고나서 “장난 가득한 눈동자 보니 이제 기억 난다”고 했습니다. 장난 많이 치고, 선생님 놀리던 친구!... 였었어요. 제가.... 그러고 보니.

<신앙 사춘기>에 담은 이야기로 방송출연 했습니다. 연재했던 매체 ‘뉴스앤조이’를 모르거나 모르고 싶은 분들께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신앙 사춘기, 가나안 교인 같은 이름조차 붙이지 못하고 내적 갈등에 휩싸이신 분들. 겉은 착한 교인으로, 내면에선 팥죽 끓는 심정으로 지내시는 분들께 닿는 글이 되었으면 싶었는데요. 아프지만 따뜻한 수다로 다가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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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다 아실텐데, <신앙 사춘기> 클라우드 펀딩 목표 달성하여 책이 나왔습니다. 후원하신 분들께 전달 되었고, 어제 날짜로 온라인 서점에도 얼굴을 내밀었고요. 저는 약속 되었던 텀블벅 리워드 강의와 집단상담 소화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출간을 경험하며 또 배웁니다. 하고픈 많은 말이 있지만 한 마디로 하자면 '나 잘난 맛'에 살던 날에의 회개입니다. 한 분 한 분,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하는 분들의 '밀어줌'의 무게가 크게 다가왔습니다. 가까이서 멀리서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신용카드를 긁는 분들을 상상해보며 그렇습니다. 이딴 글이 뭐라고, 이딴 책이 뭐라고, 내가 뭐라고.

 

작은 책 한 권이 지탱하기엔 무거운, 과분한 것 같아 고맙다 못해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리워드로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참 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막연한 독자가 아니라, 얼굴로 다가오는 존재의 만남이라니 말입니다. 글쓰기 강의로 만난 분들을 통해 저의 신앙 사춘기의 시작과 끝을 언어화 할 수 있었습니다. 집단상담을 통해 제가 헤쳐온 숲길이 고유하다는 것을, 때문에 누구에게도 표준으로 제시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어두운 숲에 각자의 길을 내며 걷다 교차하는 순간이었고, 그래서 좋았습니다.

 ​


추천사 써주신 두 분의 글과 존재의 무게는 특히 책이 지탱할 수 없을 만큼 무겁습니다.


추천한다는 자체가 책의 진가와 본질을 훼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감동적인 글 모음이다. 순진하기만 했던 신앙의 유년기를 지나 모순된 교회의 현실에 눈뜨며 겪게 된 격렬한 반항과 회의와 울분으로 점철된 신앙 사춘기를 아프게 지나온 작가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가 읽는 이의 가슴에 깊은 울림과 공명을 불러일으킨다. 진지함과 해학이 적절히 섞여 있어 글 읽는 재미도 크다. 무엇보다 신앙의 회의에 빠져서 혹은 기존 교회에서 상처받고 실망하여 교회를 떠났지만 기독교 신앙 자체는 떠날 수 없어 외롭고 힘겹게 비슷한 여정을 걷는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안겨 주는 길벗 역할을 한다.

- 박영돈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교수, 일그러진 성령의 얼굴저자


나는 아이러니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좋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삶에서 아이러니를 경험하는 이들의 이야기만을 신뢰한다. 자기 삶에서 모순과 역설을 경험하는 사람만이 단순한?그렇기에, 또 한 번 폭력이 되는? 답을 함부로 남발하거나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정신실 작가의 신앙 사춘기에서 제일 좋았던 것도 이렇게 솔직하고 용감하게 노출하는 자기 속 모순과 갈등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비판은 단순한 냉소에 그치지 않고, ‘신앙 사춘기를 심하게 겪는 이들이 지금의 시간을 부인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대신 새롭게 보고 해석할 수 있는 언어와 공간을 제공한다. 영적 학대, 종교 중독, 교회 언어, 목회자, 기도 등 우리가 매일 한국 교회에서 부딪히는 문제들과 씨름한 이 글은 내게 생생한 교회론’, ‘희망을 주는 성령론이었다

- 신동주 (CBS 기독교방송 프로듀서)




실은 글쓰기 강의에서 시키지 않은 노래를 했습니다. 연재 마치고 만든 노래 '떠나서 다다른 사랑'. 채윤이가 아주 귀찮아 하면서 mr을 만들어 준 덕입니다. 앞부분에 우리 엄마 목소리의 '예수 사랑하심은' 찬송이 있는데 영상에 담기질 못했네. 부끄럽지만 영상 공개합니다. 


[떠나서 다다른 사랑]

                                                 

                                                                                작사 정신실 / 작곡 김종필

(엄마 노래)
예수 사랑허심은 성경이서 배웠네
우리덜은 약허나 예수 권세 많도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승경이 쓰셨네 아멘


(딸의 노래)
예수 사랑 그 사랑 나는 엄마에게 들었네
엄마의 눈물 엄마의 걱정 그건 엄마의 기도
예수 사랑 그 사랑 나는 엄마에게 배웠네
엄마의 노래 엄마의 한숨 그건 엄마의 사랑
그 눈물이 나에게 더욱더 큰 슬픔이 되었고
그 걱정은 내게 와 더욱더 옥죄는 두려움 됐네
눈물 어린 찬송 걱정 담긴 기도
나 떠났네 나 버렸네 버거운 그 사랑

날 사랑하심 음음 날 사랑하심 음음
예수 사랑 그 사랑에 나 닿고 말았네







책을 낳는 일은 '저자 소개' 쓰기로 끝이 난다. 출판사에서 써주는 경우도 있고 내가 직접 쓰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도 뿌리 없는 잡글 작가의 고충이 있다. 나온 책들이 서점에서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꽂히질 못하지 않은가. 그러니 한 번 쓴 저자 소개를 재탕할 수가 없다. 실은 개정판으로 다시 쓰는 '나'라고 생각하면 쓰는 재미도 있다. 『신앙 사춘기』에 들어갈 저자 소개를 썼다. 책에 이대로 나오진 않는다. 일단 구구절절 써봤다. 버리고 덜어내어 더 간단하게 보냈다. 써놓고 보니 개정판 정신실이 자랑스럽지도 부끄럽지도 않아서 마음에 든다. 

 

 

『신앙 사춘기』 저자, 정신실


발달장애 아이들의 비밀 같은 마음에 노래로 노크하는 음악심리치료사로 젊은 날을 살았다. 기꺼이 영향 받고자 하는 말랑한 마음, 천국에 가까운 마음들에 접속하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목사의 딸로 태어나 교회의 딸로 자랐다. 천국의 언어가 난무하지만 바로 그 언어에 기대어 그보다 더 완고할 수 없는 심장을 가진 어른들을 보며 혼란스러웠다. 말랑함과 완고함의 분열은 다름 아닌 내 마음이었다.


분열적이고 파편화된 마음을 느낄 때마다 읽고 쓴다. 신앙과 인격의 합일, 천상을 담은 일상을 살고 싶은 높은 꿈을 쓰고 또 쓰다 작가가 되었다. 심리학과 영성, 개신교와 가톨릭을 넘나드는 공부 여정을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다리 놓는 자’의 이름으로 늘 새로운 ‘지금 여기’에만 정착하기로 하였다.


뜻과 마음을 같이 하는 벗들과 비영리단체인 ‘정신실마음성장연구소’를 열었다. 인간의 고통은 수선이 필요한 손상된 자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 진정한 내 자신과의 연결이 끊어진 소외된 자아에서 기인한다는 믿음으로 연구하고 상담하는 치유공동체를 일구고 있다. 


일상과 마음의 여정을 그대로 담은 저서들이 있다.

사랑과 연애에 대한 칼럼모음 오우연애』 『연애의 태도

남편과 함께 쓴 결혼 이야기 와우결혼
육아와 자녀교육의 기쁨과 고뇌를 담은 토닥토닥 성장일기』 『학교의 시계가 멈춰도 아이들은 자란다
마음을 비추는 거울인 오래된 에니어그램을 소개하는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는 에니어그램
여성 일상의 무의미 속에서 의미를 낚는 글쓰기의 열매인 나의 성소 싱크대 앞



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뉴스앤조이>에 연재했던 ‘신앙 사춘기’가 단행본으로 나오......면 좋겠습니다. 

책이 나오려면 함께 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글을 좀 더 썼고 매만졌습니다. 

텀블벅 펀딩으로 출간하게 됩니다. 텀블벅은 쉽게 말하면 선구매를 통해 출간 비용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고요. 

자세한 사연은 맨 아래 링크 따라가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신앙 사춘기 : 신앙의 숲에서 길 잃은 그리스도인들에



흔히 책과 함께 리워드 굿즈가 따라 붙는데요. 

경험상 고심하여 제작해도 굿즈는 그저 받을 때 신선함 뿐인 것 같아 저 자신을 굿즈 삼기로 했습니다. 

신앙 사춘기를 통과하는 분들과 소그룹으로, 글쓰기 강의로 얼굴을 마주하는 것으로요.

‘정신실과 함께 하는 디톡스톡은 다섯 분 모셔서 교회, 신앙, 일상의 이야기 나누는 집단상담입니다. ‘신앙 사춘기’라 이름을 붙일 때 명료함이 주는 위안이 있습니다. 그리 이름 붙이고 다리 덜덜 떨며 껌 짝짝 씹으며 교회를 미워하는 그 두려운 얘기 나눠 보려고요.

글쓰기 대중 강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직 쓰고 읽는 것으로(사실 기도도 치열하게 했습니다) 신앙 사춘기의 어두운 숲을 통과해 왔는데요. ‘자기를 지키는 글쓰기, 하나님을 만나는 글쓰기’ 여정을 나눌 것입니다. 표지에서 보시는 것처럼, 한 사람의 존재에서 나오는 빛으로 어두운 숲을 가로지릅니다. 그 빛을 존재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 발화하고, 쓰는 것이지요.

솔직히 원고 싸들고 다이아반지 끼워줄 것 같은 부자 출판사를 찾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 덴 물론 없습니다) 뉴스앤조이 대표님과 기자 님들이 일하고 살아가는 마음과 현실을 알기에 무엇이든 함께 하고 싶고,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거짓 뉴스와 그 유포자들의 대책 없는 폭력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뉴스앤조이>를 응원하시는 분들, 제 책이 아니라 뉴조를 위해 펀딩에 함께 해주세요. 단지 돈이 아니라 함께 하는 마음, 연대가 필요하니까요.


아래 링크에 가시면 다양한 밀어주기가 가능합니다. 

책 한 권, 또는 노트 포함 책 한 권 사주기.

책과 집단상담, 책과 글쓰기 강연 사주기.

책을 5권, 10권 통 크게 사주기.

사지 않고 그저 1000원 정도 밀어주기도 있네요.

좀 밀어주시겠어요?

[신앙 사춘기] 출간 밀어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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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가 지낸 꽃다운 친구들(청소년 갭이어) 얘기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수진 대표가 1부를 쓰고, 저는 2부에 큰 아이 채윤이가 경험한 ‘꽃친’ 간증을 했습니다.

곡절 끝에 현승이도 올해 학교를 째기로 했습니다.

꽃친 4기가 됩니다. 마침 내일 4기의 1년 방학을 시작하는 방학식이 있는 날이네요.

자세한 책 소개 대신 에필로그를 나눕니다.



학교의 시계를 멈춰 세우고 자기만의 열일곱 한 해를 보낸 채윤이는 이제 꽃다운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꽃친을 하든 바로 고등학교에 가든 어차피 후회는 있을 거라 스스로 예언하더니 가끔 아쉬워하고 대부분의 날에 만족하며 열여덟, 열아홉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춘기 끝에 멈추며 꺾인 채윤이 인생항로는 대체로 순항입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며 두려움으로 했던 선택이 무색하도록 꽃친 이후의 항해가 순조로웠습니다. 감수해야 할 어려움이 없었단 말은 아닙니다. 결국 대학입시 앞에 섰고, 헤쳐 나가야 할 암초들이 있었지만 딱 한 뼘씩 자기만의 항로를 찾아나갔다는 점에서 순항입니다. 이제 법정 성인입니다.

 

아이들의 시간은 멈추지 않습니다. “엄마, 누나 깨울까?” 늦잠으로 여는 누나의 열일곱 하루가 고통스럽도록 부러웠던 둘째가 어느 새 열일곱이 되었습니다. 누나 채윤과는 전혀 다른 아이, 또 다른 우주입니다. 남다른 선택으로 튀는 것 자체가 싫은 아이는 행여 부모가 누나의 길로 보낼까 나는 꽃친 안 해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다니는 동안 학교생활로 지쳐본 적이 없다며 멈추어 쉴 이유도 명목도 없다는 것이지요. 내심 안심이 되었습니다.

 

예상대로 되는 아이가 없습니다. 둘째는 올해 꽃친 4기가 됩니다. 이유도 명목도 없다던 아이가 꽃친을 하겠다고 합니다. 솔직히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너는 어차피 공부할 건데, 그냥 쭉 가면 안 되겠니!’ 아이의 선택보다 저 자신의 반응에 더욱 놀랐습니다. 꽃친 전도사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살았거든요. 때를 얻든 못 얻든 꽃친을 전했습니다. 두려워 주춤거리는 부모에겐 일단 한 번 해보세요. 후회할 일이 없어요.’ 진심으로 전도했지요. 헌데, 내 마음의 머뭇거림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많은 사람이 가는 길에 묻어가는 것, 타고 가던 기차를 쭉 타고 가는 것이 편하지. 관성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은 역시나 에너지가 많이 드는 것이었어요. 한 존재를 멈춰 세우는 선택은 아이나 부모나 용기라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불가능한 일입니다. 처음처럼, 마치 청소년 안식년을 처음 경험하는 것처럼 해야 할 고민은 다 한 후에 둘째 아이의 멈춤을 선택했습니다. 이 책에 쓴 많은 이야기를 바로 제게 들려줄 때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한 마디로 정리해 들려줄 수도 있습니다.

 

학교의 시계가 멈춰도 아이는 자란다!

학교의 시계를 멈춰 세우니 아이의 시간이 시작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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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왔습니다.

지난 책 <토닥토닥 성장일기>는 최순실의 농단으로 빛을 볼 새가 없었습니다.

출간되자마자 터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민국 전체와 함께 먹혀버렸지요.

의도한 것도 아닌데, 심지어 이번에 출판사도 달라졌는데 시의적절한 출간 일정이 되었습니다.

그 뜨거웠던 광장의 촛불 잔치, 가슴 떨리던 탄핵 인용, 그리고 장미 대선입니다.

이 설레는 날에 새로운 책을 소개할 수 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위안이 넘칩니다.


QTzine에 연재했던 <나 자신이 되어 연애하기>가 단행본의 옷을 입고 나온 것입니다.

글 전반에서 연애의 기술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태도 점검을 촉구한다는 의미에서

<연애의 태도>라 이름 붙였습니다. 

저를 소개할 때 '연애 강사'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연애 강의도 합니다.'라고 하지요.

그것이 제게는 중요한 차이입니다. 


연애로 낚아서 사랑에의 갈망을 일깨우고, 

사랑받고자 애쓰는 자기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하여

자기로 충분하기까지 성장하도록 부추기고,

결국 있는 모습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더 큰 사랑을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제 인생이 나아갈 방향이고, 제가 하는 모든 강의와 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나이 오십에 하는 연애 강의 자체가 썩 재밌지는 않지만 소중합니다.


책이 가볍습니다. (사실 아직 보지는 못했습니다. ㅎㅎㅎ)

할인하여 만 원 이하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딱 그렇습니다.

청년들끼리 선물하고 자녀들에게 선물하시기도 좋아요. 

성원 부탁드립니다. 


알라딘에 있는 <연애의 태도>

예스24에 있는 <연애의 태도>

인터파크에 있는 <연애의 태도>    

갓피플닷컴에 있는 <연애의 태도>






누군가(과연 누군가! ) 이런 메시지를 붙여 공유한 영상이랍니다.

40분 동안 오글오글 주절주절거린 이야기를 짧게 정리해준 내용이 마음에 드네요. ^^

용기를 얻어 블로그에 공개해봅니다.

네, 제가 출연한 <새롭게 하소서> 영상입니다.


며칠 갑자기 블로그 방문자수가 많아져 제가 이 근처에 얼씬거리질 못했습니다.

방문자수도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겨우내 기다리던 눈도 내려 마음도 풍성해졌으니 링크 걸어 볼게요.











간증, 또 하나의 제자도.

CBS의 오랜 간증 프로그램 <새롭게 하소서>를 아시죠?

그 프로그램의 케치프레이즈입니다.

지난 12월에 녹화했고, 다음 주에 본방 재방해서 여러 번 방송된다고 합니다.

다녀와서는 민망하고 부끄러워 혼자 이불킥 여러 번 했습니다.

메이컵 받다 정신차려보니 머리에 후까시(외에 달리 표현한 말이...ㅜㅜ)가 과하게 들어갔습니다.

카메라에선 괜찮을 거라고 하시니 한껏 커진 머리를 하고 녹화장에 들어섰습니다.


'간증'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 앞에 설 때 진솔해질 수 있을까요?

오염될대로 오염되어 본연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교회의 용어들이 많은데 그중 대표적인 말이 '간증'입니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음을 드러내기 위해서 '나'의 성공을 부각시켜야하는 것이 흔한 간증이지요.

같은 이름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있었고,

몇 년 전에 코스타에서도 '삶의 현장'이라는 간증의 자리에 섰던 적이 있었습니다.

두 번의 간증을 통해 배운 바가 있습니다.

한 번은 '다시는 이런 거 하지 말아야지' 결심을 했고,

다른 한 번은 안전한 자리에서 나의 부끄러움과 약함을 고백함으로 치유를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된 것이지요.

언어를 오염시킨 것도, 그 언어를 다시 정화하는 것도 사람입니다.


전에 다녔던 교회에서 '수단'이 된 간증의 경험들로 혐오증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목자(소그룹 리더)를 했더니 연봉이 오르고, 명퇴하는 줄 알았으나 더 좋은 자리로 영전되었고,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가고, 가정이 화목해지고......

교회를 섬겨 일이 잘 되고 성공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제가 들었던 그 무수한 간증이 꾸며낸 얘기도 아니었고, 당사자들에겐 분명 축복이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것이 수단화 되는 것,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목회적 수단이 된다면 치명적인 죄이지요.

간증을 수단화 하고자 하는 유혹은 그때 그 시절 그 교회의 리더나 목회자만이 걸려든 덫이 아님을 압니다.

바로 내 앞에, 우리집 문지방 앞에 놓인 덫입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늘 갈등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가족의 세세한 일이며, 부부 사이의 대화, 갈등은 물론 스쳐지나는 지질한 감정까지 드러내는 글.

어쩌다 작가된 얼치기로서 그나마 소명이라 붙드는 말이 '일생愛 천상에'입니다.

일상에 들여놓은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살고 써내는 것이라고 멋지게 표현해 볼게요.  

일상의 기쁨과 슬픔, 잘 되고 안 되는 일,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이 필터링 없이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헌데 아주 못나고 지질한 나를 드러낼 때조차도 결국은 주체하지 못하는 현시욕에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압니다.

때문에 글을 써서 '발행' 버튼을 누를 때마다 심장이 조여들곤합니다.

결국 나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라면 '간증'이라 포장된 자기현시와 무엇이 다른가 싶지요.


드러냄과 숨김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저는 늘 이렇습니다.

이왕 강사라는 이름을 얻은 이상 '드러냄'을 선택한 것 아닌가. 

이왕 이렇게 되었다면 더 적극적으로 나를 드러내고 자기홍보에 매진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그 순간 발목을 잡는 '숨김' 본능.

'써야 사는 여자'라서 쓰는 일 외에는 할 수 없어서 블로그에 끄적거려 발행합니다만.

나름의 여러 장치를 끼워 넣습니다.

스크롤 압박감을 위해 짧은 글도 길게 늘어놓습니다. 

빙빙 얘기를 돌리는 사이 인내심 없는 사람들 나가 떨어진 후에 정작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하지요.

나로서는 쓰지 않을 도리가 없지만 제발 아무도 읽지 마라, 읽지 마라.....

그러나 다시 블로그 조회수에 신경을 쓰고, 댓글 알리미 소리에 일단 기분이 좋아지고, 

어느 댓글 하나로 날아갈 듯 한 하루를 보내기도 합니다. (댓글 압박 아닙니다. 편하게 하세요. ㅎㅎ)

사석에서 만난 분이 '글 잘 보고 있어요'하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지만 돌아서면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새롭게 하소서> 녹화 이후의 이불킥은 이런 내적 갈등의 표현입니다.

'아무에게도 안 알려줄 거야. 헤어스타일 때문에 일단 머리 크기 장난 아니고, 

주제가 왔다 갔다, 말도 되게 못했고, 맡투도 엄청 가식적이었어. 오글거림 장난 아닐 거임'

묻지도 않는 말을 혼자 자꾸 떠들어댔지요.

역시 드러내고 싶으나 숨기고 싶고, 숨고 싶지만 드러나고 싶은 [나의 투쟁] ^^ 

아무튼 저는 이 방송 못 봅니다. 


간증, 또 하나의 자기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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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소 싱크대 앞>과 이번에 나온 <토닥토닥 성장 일기> 두 권 함께 북 콘서트 엽니다. 출판사 블로그에 올라온 정성 가득한 홍보글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자세하게 안내받으실 수 있고요. 홍보글 만큼이나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어는 고마우신 저의 출판사 식구들이시구요) 한 분이 오시더라도 가장 극진하게 대접하고 맞이하자는 것이 북 콘서트 컨셉입니다. <성장 일기>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덕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출간되자마자 딱 먹혀 버렸네요. 그래서 조금 우울하고, 늘 그렇듯 정성스럽게 책을 만드시는 출판사에 죄송한 마음이네요. 어찌 됐든 아이러브 죠이북스입니다. 


결코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을...... 예정입니다. 영유아 돌봄 서비스까지 해드리는 북 콘서트 보셨남요? 2부 진행을 맡은 사회자는 제가 만나자마자 반해버린 분입니다. 웃기는 걸로는 남부럽지 않다고 자부하는 제가 바로 그 앞에 꿇어버렸습니다.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각의 깊이 또한 장착한, 교계에서는 보기 드문 이.빨.(히히) 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3부에서는 '일상을 쓰다'라는 제목으로 제가 감히 글쓰기 강의 한 번 하려고요. 


여하튼 와주셔야 합니다. 도와주십쇼! 들킬세라 발끝 들고 조용조용 블로그 드나드셨던 분들, 댓글 한 번 안 달고 무임승차 하는 것 같아 혼자 캥기셨던 분들도 이번에 오시면 면죄부 드립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 1이라도 자극받으셨던 분들은 꼭 오셔야 합니다. 블로그의 채윤이 글 보면서 한 번이라도 터졌던 분/뉴스, 페북, 인스타 다 훑고 정말 볼 게 없을 때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으로 활용하셨던 분/좋아서가 아니라 제 글이 싫어서 '어디 잘 하나 보자' 하며 오시는 분/속으로 악플 달면서도 자꾸 오게 되는 분들도 해당됩니다. 초대합니다. 여러분, 도와주십쇼!


** 사실, 이런 기사도 있어요. ---> <영성 작가에게 듣는 육아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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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준비하고 있으면 스승이 온다]

중국 속담이 있답니다. 그렇습니다.

배움이 간절하면 숨어 계시던 스승님이 스르르 나타나십디다.


거꾸로 읽어도 의미의 빛은 여전합니다.

[스승이 준비하고 있으면 학생이 온다]  

[강사가 준비하고 있으면 수강자가 온다]

학생이나 수강자가 없다면 스승이나 강사는 아직 준비해야할 때입니다.


또 간절한 때 꼭 필요한 책이 손에 들어오는 것은 이제 놀랍지도 않은 간증입니다.

[독자가 준비하고 있으면 저자가 온다]


역시 거꾸로 읽어도 되겠습니다.

[저자가 준비하고 있으면 독자가 온다]


첫 책 <오우연애>가 나왔던 그 5월이 생각 납니다.

첫 아이를 키우는 초보엄마 마음과 똑같았지요.

힘이 빡 들어간 채로 뭔가를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SNS를 서성이고 다녔지요.

저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글을 써서 내놓는 일 뿐임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책이 잘 되는 것도, 사람을 돕는 것도 내가 애쓴다고 되지 않습니다.

읽고 마음으로 공감해주시는 분이 독자가 되어 다가오는 것입니다.

마음 열고 다가와 들어주시는 분께 강의든 상담이든 제게 있는 것을 나눌 수 있습니다.

오시는, 다가오시는 분들이 참으로 소중합니다.


책이 온라인 서점에 나왔단 얘길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동화책 느낌으로 책도 크고 글씨도 큼직큼직한 편집입니다.

10년 육아일기를 막 달리는데 켜켜이 육아 칼럼 비슷한 것이 22편 끼워져 있고요.

육아전쟁 중이라 도통 글이라곤 눈에 들어오지 않는 분들,

일명 '육아성 난독증'으로 헤매시는 분들께 딱 좋습니다.

엄마 아빠로 불리는 모든 분들에게 드립니다.

서문에 쓴 것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육아일기를 당신도 써보라고 권하는 뜻이 있습니다.

 

캄사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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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나온다면 사시겠어요?


일단 저자는 이래요.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비장애 아이들을, 음악치료를 전공하고 장애 아이들을 교육하고 치료하며 젊은 날을 보냈다. 아이들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유난한 성격으로 중학생 때부터 교회 주일학교 교사를 했고, 어린이 성가대 지휘자였던 시절을 생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간직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엄마가 되리라 다짐하고 자신했으나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며 코가 납작해졌다. 아이의 행복은 부모와 교사의 심리적, 영적 건강에 달렸다고 믿어 마음과 영성에 관해 다양하게 배우고 연구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심리학과 기독교 영성 사이 다리 놓는 자가 되고자 공부하며 강의하고, 강의하며 배우는 중이다.

 

'신의 피리'라 불리는 김종필의 아내 됨을 최고의 기쁨으로 여긴다. 두 아이 채윤이와 현승이에겐 웃기고도 무서운 엄마이다. 말에서 마음을 듣는 귀, 일상에서 영원을 발견하는 눈을 선망하며 커피 마시고, 사랑하고, 기도하고, 공부하며 글 쓰는 오늘을 산다.

  

서문은 이렇구요.


[부모와]

 

하다못해 자동차 운전을 위해서도 자격시험을 쳐야하는데, 너무 쉽게 부모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인간의 인생행로를 좌지우지할 엄마, 아빠라는 이름을 얻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낳아보면 알고, 키워보면 깨달아집니다. 이것은 생명을 다루는 일이구나! 어마어마하구나! 자격증이나 인증된 매뉴얼은 없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부모 노릇하게 됩니다. 밤잠을 설치고, 우아한 일상 따위 내려놓고 전에 해보지 않은 자기포기의 삶을 삽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썩 잘하고 있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아이가 다치거나 병에 걸려 아픈 것도, 어린이집 친구와 부딪히는 모난 성격도 부모노릇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책임 같습니다. , 역시 운전면허증 보다 더 냉혹한 기준의 부모 면허증자격시험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아이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을 것을 기대하고 세상에 온 아이 입장도 있습니다. 세상을 대표하는 엄마 아빠가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은 아이를 가질 때가 아니라고, 아들이 아니라고, 딸이 아니라고, 기대하던 얼굴이나 성격이 아니라고, 하필 누구누구를 닮았다고, 직장 스트레스 때문에 여유가 없다고, 산후 우울증이라고...... 내가 기대하던 사랑을 주지 않습니다. 엄마 아빠가 좋은데, 엄마 아빠도 분명 나를 좋아할 것 같은데 어른의 삶이란 사랑에만 집중할 수 없는 무엇이 있는가 보죠. 이것이 세상이려니, 적응하며 자라갑니다.

 

[여무는 시간]

 

손톱만 한 도토리 알이 커다란 참나무가 된다니 두 존재의 연관성이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이 되어 꽃피운다는 것은 그렇듯 신비로운 일입니다. 부모는 도토리 한 알 같은 아이가 참나무가 되도록 자라는 과정을 함께 합니다. 실은 부모 또한 여전히 자라고 있는 여린 참나무인지도 모릅니다. 아이도 부모도 자기다운 모습으로 꽃피우기 위해 여전히 여물어가는 존재입니다. 존재의 발아기를 지내는 아이는 아이대로, 지켜보며 보듬고 먹이고 입히는 부모 역시 자기 몫의 여무는 시간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부모는 어린 자녀의 버팀목이 될 만큼 품 넓은 나무로 단단해지기 위해 육아전쟁의 비바람을 맞습니다.

 

[토닥토닥]

 

육아지침과 조언이 난무합니다. 웃는 엄마가 아이의 발달을 어떻게 자극하고 돕는지 코끝이 찡하도록 감동을 주는 영상을 봅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더 열심히 웃어주자. 잠시 잠깐 힘이 되지만 금세 자기비난의 손가락질로 다가옵니다. ‘나는 우리 아이를 향해 하루에 몇 분이나 웃어주는가? 우리 아이 성격이 까칠한 이유는 바로 나야.’ 자기계발식의 육아 지침이 주는 도전과 자책감, 득과 실을 계산하면 어떻게 될까요?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항상 웃는 엄마는 세상에 없습니다. 모든 엄마에겐 하염없이 퍼주는 사랑이 장착되어 있다는 모성신화에 의문을 품어야 합니다. 애를 쓴다고 쓰지만 부족한 엄마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사람은 나 자신 뿐입니다. 나 스스로를 인정해주고 토닥토닥 위로할 힘이 있는 엄마가 건강한 엄마입니다.

 

[성장일기]

 

밀과 보리가 자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아기의 몸이 여물어가며 목을 가누고, 뒤집고, 기고, 걷습니다. 누구나 다 압니다. 4개월 된 내 아이가 끙끙거리다 결국 뒤집기에 성공하는 것을 지켜본 엄마의 앎은 다릅니다. 경이로움 가득한 진정한 앎입니다. 엄마가 쓰는 육아일기는 유일한 한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의 기록입니다. 이 책은 10여 년 세월이 담긴 성장일기입니다. 밀과 보리가 자라는 흔한 이야기를 마치 제 아이들만 자라는 것처럼 호들갑스럽게 떠들어댄 흔적입니다. 이 사적인 이야기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목적은 호들갑 엄마 동지들을 모으기 위함입니다. 누구나 다 아는 아이의 일상에서 생명의 신비를 건져 올리고 기록하자고, 내일로 미루지 말자고 옆구리 찌르는 선동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여무는 시간, 토닥토닥 성장일기

 

10여 년, 두 아이 키우는 이야기를 개인 블로그에 남긴 글 조각이 족히 700개는 되었습니다. 인내심과 정성으로 글을 골라내고 다듬어주신 이성민 편집장님이 아니면 이 책은 없습니다. 한 자루에 담긴 밀과 보리를 일일이 골라내 분류하신 노고로 성장일기가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이제 두 돌이 되는 딸을 키우며 부모로 여물어가는 시간에 하신 작업이라 더욱 감사하고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키웠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저를 키운 두 아이 채윤이와 현승이, 엄마의 빈 구멍을 묵묵히 채워주는 채윤이 아빠의 공도 말할 수 없습니다. 함께 여물어 가는 시간이 고마울 뿐입니다.




아이들 발달과 육아, 부모 자녀 관계에 대해서 전문가 연(然) 하자면 할 말은 많다고 해요.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 아니 사람과 관련된 일에 있어서 전문가는 없다고 믿고 있어요. 주옥 같은 육아 십계명, 아이와의 대화 십계명...... 은 SNS 검색하면 널렸으니까요.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와 함께 엄마 마음이 어떻게 자라야 했는지 육아 일기와 에세이를 모은 책이라면요. 둘째 아이가 태어난 시점부터 큰 아이가 중학교 1학년 사춘기 아이가 된 10여 년의 이야기를 종단적 스토리 텔링으로 책 한 권에 담겼다면요. 이래라 저래라 하는 육아 책이 아니라 '나는 뻘짓하며 고군분투했다' 이런 얘기라면요. 아, SNS에서 '좋아요' 많이 받는 포스팅 하는 법, 같은 팁도 있어요.  


한 권 사보실 마음이 드세효? ☞☜ 





    








낳기만 했지 당신이 해준 게 뭐 있냐!며

<나의 성소 싱크대 앞>이 알아서 잘 커주고 있습니다.

아니, 고맙게도 서평으로 키워주시는 분들이 있고,

블로그에 죽치고 있느라 SNS 돌아가는 상황에 어두은 제게 제보들도 해주십니다.

서점에서 사진을 찍어 보내주시기도 하구요.

덕분에 잘 자라가고 있습니다.

남일로 여기지 않고 기쁘게 제보해주시는 분들께 얼마나 감사한지요!

함께 보세요. 


***


청어람아카데미 박현철 연구원께서 써주신 평은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말,

책에 대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입니다.


출판사는 ‘밥은 매일 차려야 한다는 새댁, 바깥일 하랴 집안일 하랴 몸이 열 개여도 모자란 워킹맘, 편한 듯 편치 않은 시부모님과 정을 나누는 며느리, 일상을 영원에 잇대어 사는 이 땅의 모든 아줌마’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했다. 천만의 말씀이다. 자취한다는 핑계로 편의점 도시락만 사 먹는 청년들, 나는 바깥일 하니까 집안일은 당신이 하라는 무심한 남편들, 영적 양식만 챙기느라 종일 설교만 해대는 목사들, 밥 한 끼 차리고 빨래 한 번 한 것으로 SNS에 자랑스럽게 자랑하는 모든 아재들이야말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그런 아재들의 말을 들어주고 견뎌주고 맞장구쳐주고 ‘좋아요’눌러주는 모든 이들도 읽어야 한다). 우리가 외면해온 살림의 공간, 일상의 공간을 거룩한 성소로 재발견할 때 온 세상에 진정한 하나님 나라가 임할 것이다.




***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자께서는 본문 중 제가 특별히 꾹꾹 눌러 쓴 부분을 잘 찾아 인용하여 서평을 써주셨네요.

<나의 성소 싱크대 앞>은 가을, 겨울, 봄, 여름 네 챕터로 이뤄져 있다. 각 에피소드 제목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령 △아버님의 소주잔 △사모이기 전, 인간 △'아직도 가야 할' 엄마의 길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하나님께는 손주가 없다 △밥하는 아내, 신문 보는 아내.

이 책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상 기록이 아니다. 삶 속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묵상하고, 바람 앞 촛불 같은 신앙을 고민하며 애쓰는 모습이 담겨 있다.

(중략)

꼭 주부, 딸, 며느리, 사모, 아줌마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는 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아직 결혼도 안 한 총각 기자도 재미있게 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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