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에 한 번 어린이집에서 아가들 음악수업을 빙자하여 발달체크도 하고 부모 상담, 교사 교육도 한다.

가끔 보는 장면인데 볼 때마다 마음이 한참 머문다. 생선 반찬이 나오는 날엔 선생님들 너나 없이 위생 장갑을 끼도 생선 가시를 발라낸다. 그러고 나면 냄새에 물리고 질려 정작 자신은 먹지 못한다고 한다. 20대 초중반 나이 선생님도 있다. 집에서 자기 먹을 생선을 저렇게 살뜰하게 정교하게 바를까? 집에서라면 가시 발라내는 게 귀찮아 아예 안 먹을 지도 모른다. 생선 가시 발라내는 저 모습은 보기 좋다고 말하기 뭣한 야릇한 뭉클함이다.

뉴스 하나가 제대로 터지면 포털 검색어가 우르르 한 곳으로 몰리고. 한 집단을 싸잡아 비난하고 증오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세상에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처럼. 애초 선한 집단 악한 집단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거침 없이 갈라치고 혐오한다. 무서운 세상이다. 뉴스 한 번 터질 때마다 어린이집 선생이란 이유로 두려워 하고 위축되는 모습을 본다.

어느 집단에든 사람이 있고, 개인이 있다. 평생 발라 본 생선 가시보다 더 많은 양의 생선 가시를 하루에 마지고 있는 젊은 선생님. 유난히 행동이 많은 아이들이 몰려 일년 내내 기 빨리며 씨름하다 결국 탈진하여 상담소를 찾는 선생님. 자기 몫을 감당하는 사람들, 가끔은 자신을 해하며 자기 자리를 지켜내는 많은 사람들이 공동체를 떠받치고 있다. 생선 가시 발라내는 저 손들, 이 얼마나 고귀한 하찮음인가.


'꽃보다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2018-2  (2) 2019.01.01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2018-1  (0) 2018.12.25
음악은 초콜릿이야  (2) 2018.09.27
이웃 조청의 밤  (5) 2018.09.17
성실한 50년  (0) 2018.08.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