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zine 2005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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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와 P ; 일정표는 지켜져야 한다 VS 일정이 변경되면 즐거워진다

수련회를 준비하는 왕J(흔히 선호경향이 뚜렷한 유형들에 우리는 '왕'을 붙인다) 회장의 다이어리는 준비일정, 준비물, 역할분담을 위해서 임원들에게 지시할 것들의 메모로 넘쳐날지 모르겠다. 왕J 회장이 게다가 왕SJ라면 수련회가 다가올수록 체크해야 할 것들이 누구보다 눈에 쫘악 보일 것이다. 그런데 발 빠르게 움직여줘야 할 이놈의 왕P 총무는 회의 때마다 늦기 일쑤요, 지난 회의 때 분명히 지시한 내용에 대해서도 대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식이다. 도대체 수련회 준비를 하자는 것이냐? 말자는 것이냐 우리의 왕J 회장은 총무를 믿다가는 이번 수련회 죽도 밥도 안 되겠다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른다.
한편, 유유자적 왕P 총무. 계속 수련회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 늘 그랬다. 계속 생각하고 있다가 전날이나 전전날 쯤 이런 저런 확인을 하면 된다. 급히 준비하다가 빠뜨려서 후발대로 오는 사람들에게 열나게 전화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런 게 또 수련회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회의 때마다 A4 몇 장씩 돌리면서 계획 세우고 체크하고 또 체크하는 왕J회장이 참으로 답답스럽게 보인다. 그러나 늘 할 말은 없다. 자신은 회의에 지각했고, 생각해보니 지난 시간 회의 때 준비해오마 했던 것을 까먹은 상태였으니까.
수련회나 단기선교를 같이 한 번 계획하고 준비하고 치러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또는 그녀가 J(판단형Judging)인지, P(인식형Perceivin)인지. J와 P는 생활양식이기 때문에 가까이서 살아보고, 함께 일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생활양식 즉, 일상을 사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부 사이, 연인 사이, 함께 여러 일을 해야 하는 가까운 관계에서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은 선호경향이다.
왕P가 왕J를 만나서 함께 수련회 한 번 할라치면 시집살이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J들은 늘 계획해야 하고. 계획한 것을 추진해야 하고, 시간 안에 계획된 모든 것을 마쳐야 하는 사람들이다. 반면, P들은 계획 자체가 부담스럽다. 일이란 모름지기 융통성을 가지고 과정을 즐기면서 해야 하는 것이다. 계획이야 언제든 변경될 수 있는 것이고, 갑자기 일어나는 그런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인생의 맛이라고 생각하는 P들. 이런 왕P와 함께 일해야 하는 왕J는 빠뜨린 준비물 챙기기부터 시작해서 뒤치다꺼리와 더불어 계획대로 하지 않는 P들의 유유자적함에 스트레스 받아서 쓰러질런지도 모른다.
이러다보면 극단적으로 J의 눈에 P들은 '불성실하고 덤벙거려서 같이 일하지 못할 사람'으로 P들에게 J는 '꼼꼼하다 못해 쪼잔하기가 이를 데 없는 사람'으로 서로에게 낙인이 찍히게 되지는 않을까?

앞의 세 가지 선호유형에서 그렇듯이 문제는 '다르게 생겨 먹은 우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J와 P 사이 갈등해결의 출발인 것 같다. 분명한 것은 J와 P의 이 생활양식이 그 사람의 인격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함께 일하고 함께 지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나를 불편하게 하는 상대방의 스타일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그 사람을 그.렇.게. 창조하셨다는 것! 그렇게 쪼잔한(그러나 꼼꼼한), 그렇게 덤벙대는(그러나 융통성 있는) 인간으로 창조하셨다면 말이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J라면… 헉! 계획표와 일정표대로만 돌아가는 가정과 직장과 교회에서 어찌 숨을 쉬고 살겠는가? 반대로 모두 P라면? 으∼ 그 정리되지 않은 책상들과 미뤄진 일들, 빠뜨려 잃어버린 물건들… J들이 있어서 수련회 준비는 계획되고 추진되고 방향성을 가지고 치러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P들이 있어서 펑크 난 수련회 프로그램이 신속하게 대체되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일정이 조정되기도 할 것이다.


P와 J를 위한 의사소통 방식
1. P는 J에게 : J와 대화하기 전에는 의사결정을 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J와
함께 일하면서 어떤 일을 계획했는데 만약 일정을 변경할 경우가 생기면 반드시 미.리.알려 주라. J들은 다가올 상황에 대해서 사전에 알고 준비하기를 원한다.
2. J는 P에게 : P와 어떤 일정을 정할 때는 J 자신의 시간표보다 여유있는
시간배정을 하라. P들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유연성 있게 대처하는 것을
자연스러워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P와 함께 일할 때는 마지막 순간에 변경
사항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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