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잘 찍는 법을 묻는 물음에 늘 같은 말로 답하시는 김동원선생님(일명 털보아저씨)의 말씀이다. "카메라만 좋으면 아무렇게나 찍어도 잘 찍혀요"
나름 의미를 알 것 같기도 했지만 그보단 특유의 탈권위적 스타일과 겸손이라 여겼었다.

커피 맛은 생두의 질이 80%라고 배웠다. 로스팅과 드립은 그 나머지 20의 영향력이라는데... 20에 목숨걸고 있는 초심자인 나는 그 말이 알아들어지지가 않았다.
최근 나는 어떤 생두를 보고 만져보자마자 '얘는 아무리 잘 볶아도 태생적 한계가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예감이 맞았다. 그리고 비로소 80에 해당하는 생두의 질에 처음 주목하게 되었다.
... 생각해보니, 그건 얼마 전 은주가 네팔에서 직접 사다 준 생두를 경험하고 떠진 눈이다. 아주 좋은 생두를 경험해보니 비로소 머리로 알던 걸 몸으로 알아듣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사진은 카메라다! 라 하시는 말씀의 깊이가 새롭게 다가왔다.

늦게 조금씩 배워가는 커피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우는 것이라 더 좋다. 머리로 배우는 것들은 그대로 내 것 처럼 포장하기가 쉬운데 몸의 학습은 더디고 정직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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