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포트로 내린(올린?) 진한 커피으로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커피 한 잔에 담긴 것들이 많습니다.

어제 자기 전에 읽은 호나이의 책에서 남은 '갈등과 신경증'에 관한 내용이 진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얼른 읽어버리고픈 마음 간절하나 우선 써야할 것들을 써내야 한다는 생각. 과연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누가 보면 엄살).




눈썰미 좋게 우리 집에 있는 모카포트를 기억하고 일리커피를 챙겨준 벗.
그리고 그녀와 나눈 긴 수다, 짧은 메시지가 던진 질문과 위로들.




순간 포착에 대한 새로운 열망.
커피가 올라오는 바로 그 순간을 찍고 싶은 마음에 가스렌지 앞을 떠나지 못하고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마음. 그리고 잡아낸 순간. 흐뭇.




토요일과 주일에 있었던 강의.
강의 전 기분이 나쁘지 않을 정도로 떨리는 마음과,
전적으로 그 분을 의지하게 되는 믿음 충천한 순간.
그리고 다짐. 강의할 때마다 처음하는 느낌의 떨림과 내가 할 수 없다는 가난한 마음이 없어지는 날이 오면 그때는 강의를 그만 두어야 하는 때다. 가난한 마음으로 늘 배우며 아마츄어로 사는 길이 행복하게 강의하는 유일한 길이다.




강의 마치고 돌아오던 길 정체 속 남태령에서 만난 노을에 물든 하늘.
주말 강의를 하면서 만난 청년들의 두려운, 촉촉히 젖은 눈.
바비킴 노래를 들으며 올려다 본 저 하늘과 나무의 실루엣에 울컥하고 올라온 눈물.
내 오랜 상처와 그리움.
그리고 남태령을 넘어 교회에 오시는 집사님이 주신 맛있는 커피사탕.
집에서 시험공부 하고 있는 채윤이.
채윤이의 국어시험 준비를 봐 준 동생.
커피사탕을 먹으며 기다리다 '사탕 안 좋아하는데 왜 이렇게 맛있어요?' 문자를 보내온 올케.
  


일주일 쌓인 피로를 단잠으로 풀고 일어나 커피와 함께 아침을 하는 온유한 남편.
그와 함께 할 오늘 산행.

오늘 아침 커피 한 잔에 담긴 아주 많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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