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아빠의 소원 중 하나는 어깨 떡 벌어진 아들.
헌데 그 아빠의 아들은 유치원 가방조차 제대로 메지지 않을 정도의 갸녀린 어깨의 소유자. 이걸 볼 때마다 안타까워하고 있는 아빠가 어떻게는 꼬셔서 수영 좀 시켜보려 보라는 명을 내리신지 오래되얐다.

수영하면 소원 하나 들어준다. 하면서 완전 공을 들이고 있는 중.
왜 태권도나 검도를 안 시켜주고 자꾸 수영만 하라고 하냐는 질문에 온갖 좋은 이유를 갖다 붙이고 있었은디.

며칠 전 어느 날.....
'엄마! 엄마는 내 몸 중에서 어디가 그렇게 맘에 안들어?'
허거덕, 철렁.
'엄마가 언제 현승이 몸이 맘에 안들대?'
'아니이~ 그러면 왜 자꾸 수영을 시킬라고 그래?'
'뭐 그건....건강해지고, 키도 커지고....모.....$%&$%&*^$%'
'그러면, 알겠어. 그거 때문이면 내가 이제부터 수영을 안하는 대신 우유랑 치즈를 많이 먹을께. 그럼 되겠네. 됐지?'

#2
워낙 이름난 배트맨이시라 뭘 좀 드시게 하기가 어려운 분.
고기를 몇 점 먹여볼라고
 '고기 다섯 개만 먹으면 컴터 하나 하게 해줄께' 하니..
'싫어'
'그럼, 두 개'
'싫다니깐'
'그럼....컴터도 시켜주고 콜팝도 사주고 책도 하나 읽어줄께'
'싫어'
라고 계속 거절당해서 맥이 풀리는 순간, 쓰러지게 만드는 저 놈 말소리.
'안 통하지?'

#3
유치원 들어가서 처음으로 가는 현장학습인데 지각을 했다.
갔더니 현승이반 친구들은 버스타러 다 가고 없어서 다른 반 선생님 따라서 버스로 갔단다. 데려갔던 아빠도 그 얘기를 들은 엄마도 하루종일 마음이 쓰이긴 한 가지.
이 녀석이 아침에 유치원에 데려다줄려치면 내내 잘 가다가 입구에 가면 긴장을 해서 경직이 되는 녀석이다.  담임선생님과 반친구를 만나기까지 얼마나 불안해했을까 싶어서 저녁식사하며 아빠가 물었다.
'다른 반 선생님 따라서 버스로 갈 때까지 현승이 무슨 생각했어?'
'별로 생각 안했어.'
'엄마 아빠한테 화가 나지는 않았어?'
'아! 화가 났어. 그런데 나한테 화가 났어?'
'왜애? 왜 너한테 화가 나?'
'일찍 일어나질 않아서...'

자기반성 잘 하는 것도 아빠 닮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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