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월요일에 홍대거리로 나가 우리 가족 새해 첫 Family Day를 누리다.
마을버스를 타고 홍대 앞으로 나가 피아노 갔다 오는 채윤이와 전철역 만납니다.
싸고 맛있다는 스파게티집을 검색해서 찾아가 배불리 먹고 가배두림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아이들 어렸을 적엔 연말 연초에 남편과 둘이서 올해의 우리집 10대 뉴스를 선정하며 놀곤 했었는데

어느 새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중견가정(?)이 됐네요.






먼저 올해 돌아보면 좋았던 기억, 감사했던 것들 생각해보고 적기.
생각해보면 아쉬운 것과 감사한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딱 붙어 있어요.
예를 들면, 아버님을 비롯해 여러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이 아팠지만

천국 가는 길이 평안하셨던 것은 감사한 일이고요.
새로 온 교회에서 너무 많은 것이 감사하지만 그것은 또 힘든 이별을 통과한 후 받은 선물이지요.






해가 거듭되며 들의 나눔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을 보는 기쁨이 있네요.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이 자라는구나 싶군요.






카메라 들고 열심히 식구들 사진 찍는 줄 알고 챈이가 카메라 들이댈 때마다 긴장했더니만,

알고보니 다 지 셀카였더구만요.
뭘 가지게 되어 감사하다. 새해 소망은 뭘 가지고 싶다...

이런 식으로 '존재'보다 '소유'로 인한 기쁨이 주를 이루는 현승과 달리

채윤이는 존재로 인한 감사를 알아가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나눔의 내용과 상관없이 현승이에겐 (비록 가족이라 할지라도) 모두 자기에게 이목을 집중하고 이야기를 해야하는 이런 상황 참 어려워요. 여전히 부끄럽고, 어색하고, 장난으로 넘기고 싶은 마음이지만 꾹 참고 함께해 봅니다.






얼른 쓰고 사진 찍기에 여념없는 엄마,
쓰면서도 사진 찍는 거 벌써 캐치하고 브이질 하는 멀티태스킹 채윤,
끝까지 생각하며 성실하게 임무에 충실한 아빠,
틈만 나면 콧구멍이나 후비면서 닌텐도 생각이나 하는 현승,
네 식구가 취향도 성격도 참 달라요.






이렇게 다른 넷이서 한 방향을 바라보면 걸어가는 것,
다른 우리를 이해해가며 조화를 만들어내고 사랑의 이유를 발견해 가는 것이  가족일까요?
이렇게 넷이 마주하고 앉아 있으면 어른 둘, 아이 둘의 양육관계가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는 동등한 구성원 넷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2012년도 소망을 적어보며 마음으로 약속합니다.
서로의 꿈이 현실이 되도록 기도록 도와줄께.
또 설령 우리가 바라는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괜찮을거야.
늘 그랬듯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길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으니까.
그러나 돌아보면 그 발자국마다 그 분의 은총이 아로새겨져 있었음은 확실히 알 수 있었으니까.

 

 



페북에서 본 어느 가정의 이야기에 힌트를 얻어 새해 가족끼리 꼭 지킬 구체적인 약속을 정하기로 합니다.

이거 안 지킨다고 쇠고랑 안 니다. 경찰출동 안 합니다 .

우리들만의 아름다운 약속입니다. 넷이서 차례로 싸인도 합니다.

 

 

 





마지막은 두 녀석 홍대 앞 거리쇼핑!
앵그리버드 폭탄새 귀마개로 귀를 틀어막은 현승,
헤어밴드와 핸드폰 고리, 도합 2000원으로 행복한 채윤.
마을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추워도 따뜻하네요.



블로그 친구 여러분, 새해에도 삶의 의미와 기쁨 가득한 하루하루 누리시길요.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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