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주일이라면 새벽 같이 일어나 교회로 가서,
성가대와 주일학교, 성경공부 모임.....
그것도 아니면 커피라도 내려 나눠주기.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날이었다.
예배 드리러 가는 마음이 가장 컸었지만,
예배에 관한 마음이 가장 미미했었을 수도 있다.


주일 아침 현승이와 자전거를 타고 한강엘 갔다.
네 바퀴 자전거를 버리고 기아 자전거로 갈아 탄 현승이의 첫 라이딩이다.
나 역시 청년 때 하이킹을 가 본 적도 있지만 최근 20여 년 '내가 자전거를 탈 줄 안다.'는 사실 조차 잊고 살았기에
거의 생애 첫 라이딩과 다름 없다.


겁쟁이 엄마와 아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벌벌거리며 한강 까지 나갔다.
주일 아침 신선한 놀이였다.
아니, 신성한 놀이였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걸 시도하고,
서로 격려하고,
함께 기뻐하고,
마치고 나서는 조금 더 큰 엄마와 아들이 되었으니....


라이딩 다녀와 유년부 과제로 성경을 읽어야 하는 현승이.
로마서를 읽으며 어렵다고 했다.
<메세지> 신약으로 읽어보라고 주었다.
다 읽고나서 '율법이 뭐냐? 십계명인냐?'고 물어왔다.
율법에 대해서 한참 얘기했다.
'아, 뭐는 하지마라. 또 뭐도 하지마라.... 이런 거?' 하더니 조금 있다 이런다.
'그런데 율법을 다 합치면 사랑이래. 로마서에 그랬어. 사도바울이 한 말이야? 꼭 하나님이 한 말 같애.'란다.


모든 율법을 합치면 사랑!
아침 라이딩부터 마지막 5부 예배를 드리기 위해 기다리며 스타벅스에 앉은 이 시간 까지. 바로 그 사랑 안에 있다.
사랑 안에서 아무 것에도 애쓰지 않고,
스스로 짐도 지지 않고,
굳이 져야한다면 사랑의 짐만을 지는 주일.
일 주일.
매일.
이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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