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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창가에 즐비한 화분이 하나 둘 생기를 잃어가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물 달라. 물을 달라. 침묵의 시위를 했습니다.
거실 바닥에 하루 종일 뒹구는 아이들을 식탁에 불러 모으니 '엄마, 요즘 왜 이리 맛있는 반찬을 안 해? 계란밥 이제 싫어' 합니다.


물을 주긴 줘야 할텐데...
반찬을 좀 해야 하는데...
마음 뿐이지 몸이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주부가 오랜만에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화분에 물을 주고 밤을 지내니 축 늘어졌던 가녀린 잎들이 꼿꼿해져 있습니다.
아이들도 오늘 아침 김 나는 하얀 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1년이 가고 5년이 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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