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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의 88세 생신이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도 아깝고 고맙운 착한 어린 올케와 합작으로 엄마 생신상을 차렸습니다.
식탁 앞의 엄마를 보면서, 아들 손주 며느리에게 둘러싸인 엄마를 보면서
'우리 엄마, 참 행복한 사람이다. 나도 나중에 엄마 같았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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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여기 저기 글에서 많이 징징거렸다시피 엄마는 기적의 시간을 살아냈습니다.
이렇게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하시겠구나 싶었는데 기적처럼 다시 걷게 된 엄마.

내가 철이 들었을 때 우리 엄마는 이미 할머니였고,
이미 할아버지였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엄마의 죽음은 늘 내 상상 속에 현실처럼 존재했습니다.
'언제 돌아가실지 몰라. 엄마가 돌아가시면 나는 나와 동생을 돌봐야 해.'
철이 들면서 늘 의식 한 켠에 자리하고 있던 이 강박같은 가정으로
누구보다 피터팬증후군이 심한 철부지 같은 나였지만 어설픈 책임감도 있어야 했습니다.
더욱이 최근 몇 년 동안은 엄마 생신을 지낼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라고 생각합니다.
멀리 충청도에 계신 막내 이모는 엄마 생신 때마다 굽은 허리를 하고 올라오십니다.
'언니 언니' 하면 '동상 동상' 하며 대화를 하시면 목소리가 너무 똑같아서 모노 드라마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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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곁에 둘러 앉은 오빠, 동생, 남편을 바라보니 든든합니다.
막내 이모는 어제 전화를 하셔서 '얼라, 우리 언니는 참 축복 받은 사람여. 늦게 느히들 낳아서 키웠는디 오짜만(어쩌면) 그르케 착헌 신랑 착헌 각시 만나서.... 사위 며느리 효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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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헌 사람, 김서방이 김목사 되어서 예배 인도하니 온 가족 둘러 앉아 찬송합니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쓰셨네'
그 사랑은 성경에도 쓰여있고 엄마의 88년 인생에도 새겨져 있지요.
마지막 그 날 까지 그 사랑을 사세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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