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져가서 랩을 벗기고 가운데 날치알만 놓으면 되도록 준비했습니다.
내일 가져갈 추석 음식 1.
최대한 가서 손이 가지 않도록 아예 접시에 담았습니다.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고 오려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식구들이 다 양이 적고 먹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명절이든 부모님 생신이든 차려놓은 것이 그대로 남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내일도 그럴 것입니다. 게다가 명절 아침에 뜬금없는 데리야끼 닭봉 조림은 또 뭐랍니까.
여하튼 추석 음식2입니다.
어차피 남을 음식,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그나마 낫겠어요.


 

 

이번 추석엔 시작도 하기 전부터 마음에 비가 내립니다.
추석 며칠 전부터 비가 시작된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40여 년 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일런지도 모르겠네요.

지난주에 양화진 문화원에서 있었던 소설가 공선옥 선생님 강의를 들었는데요.
어린 시절에 선생님에게 오해를 받았대요. 친구 돈을 훔친 것으로요. 이에 분개하여 학교에 찾아오신 (소아마비로 인해서 몸이 불편하신) 엄마를 보고는 친구들이 놀렸다는 거죠.그 순간 이런 결심을 했다고 해요.
'너희들 나중에 내가 다 글로 써버릴 거다.'

유난한 무기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2013년 추석과, 몇 년 전의 추석과, 40여 년 전의 어느 날을 글로 써버릴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글로 쓸 수 있는 그 날에는 여러 걸음 물러선 자리에 설 수 있겠지요. 그래서 옆에 선 나무도 보이고 그 뒤의 배경도 함께 보일 거라 믿습니다.


블친 여러분,
추석 연휴 평안한 시간들 보내시길요.
고향을 찾는 정겨움, 가족 간의 따뜻한 정, 부모님의 사랑.......
이런 훈훈한 수식어들이 떠다니지만 정작 TV에 나오는 그런 가정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들 가족을 생각하면 조금씩 불편하고 아프고 화나고 부담되고 그럴 거예요. 그런 사람들끼리 위로하고 위로 받으며.....
저도 어떻게든 잘 지내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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