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친할머니께서 이사를 하셨다.
비록 옆 아파트로 이사가시는 거지만 우리 아빠가 갔다.
왜냐하면 할머니는 혼자 사신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빠는 목사님이어서 월요일에 쉰다.
그래서 할머니 혼자 잘 못하시니 아빠가 도와드리러 간 것이다.
나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학교를 가야해서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혼사 사시는 할머니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전화를 많이 한다.
할머니는 내가 전화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나도 전화를 하면 할머니께서 조금이나마 덜 외로우실 것 같아
전화를 하는 것이다.
어째뜬 할머니께서 오늘 무사히 이사를 마치셨다.
나도 빨리 이사한 할머니 댁에 가고 싶다.



며칠 전 어머님이 전화를 하셔서 '내가 꼭 물어본다 해놓고 잊어버려서.... 현승이가 매일 나한테 전화를 하는데, 에미가 시킨거냐?' 하셨다. 현승이의 자발적인 선택이다. 할머니가 좋아하신다는 것이다. 시킨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니 어머니가 놀라셨다. 현승이가 정이 많다고 했더니 어머님이 현승이만 그런 게 아니라 채윤이도 그렇다시며 두 녀석 다 속이 깊다고 하셨다. 얼마 전에 채윤이가 할머니랑 같이 자면서 학교 얘기, 친구들 얘기를 조잘조잘 하더라시며, 이게 할머니 심심할까봐 자꾸 말을 시키는 것이 느껴지더라고 하셨다. 두 손주에게 진심으로
사랑 받는다고 느끼시는 것 같았다. 어머니 목소리가 평소처럼 딱딱하지 않고 촉촉해지신 것이 내 맘까지 뭉클해졌다. 두 녀석이 사랑스럽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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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털보 2013.10.16 00:31

    그참 우리는 시키지 않으면 안하던데.
    근데 시켰는지 안시켰는지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더만요.

    • BlogIcon larinari 2013.10.16 16:33 신고

      제가 월요일마다 신부님 강의를 들으러 가는데요.
      강의 중에 얘기가 새서 '자유'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자유와 독립성'에 대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터질 때가 청소년기이고 그 에너지를 분출하면서 내가 누구인지도 알아가고, 행복도 찾아가는 건데 우리 나라 아이들이 그럴 수 있겠냐며 질문을 던지시드라구요.
      제가 그 순간 두 아이를 떠올렸어요.
      그 두 아이가 20대가 되어 사는 모습이 저는 참 이상적으로 보이거든요. 그 두 아이의 청소년기를 보니까 답이 나오거라구요. 그 두 아이의 늘 부모님을 가까이 만나고 배울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어요.

  2. 수진 2013.10.16 15:16

    어른보다 훨 나은 아이들~
    뽀뽀해주고 싶으다~

    • BlogIcon larinari 2013.10.16 16:34 신고

      나를 가르쳐. 애들이.^^
      이 포스팅 하고 오늘 어머님께 가서 조금 더 무장해제 하고 들어드렸어. 그리하여 또 하나의 포스팅 장전하고 왔지. 바로 올릴 것이여.ㅎㅎ

  3. 삼촌 2013.10.16 23:37

    삼촌도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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