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의 소망을 나눠보는 Big Family Day를 가졌습니다.
('빅'이라 부르는 것은 보통의 패밀리 데이와 차별화를 위한 표현인데,
아이들이 커지면서 이 시간을 갖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어렵게 모인다해도 유쾌하게 진행되고 마무리 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통제하려는 자, 자유로우려는 자들 간의 전쟁이지요.
그 무섭다는 중2가 되는 채윤, 갈수록 보면서 '남자다잉~'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현승.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요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전화위복의 놀라운 은총으로 좋은 시간을 가졌답니다.


전화 轉禍
집에서 멀지 않은 프로방스 마을에 빵이 맛있는 카페에 가서 패밀리 데이를 갖기로 했습니다.
(들떠서 장소를 논의하는 것은 4학년 김종필과 정신실,
도통 관심도 없고 그냥 집에 있으면 안 되냐는 어르신 채윤와 현승)
오후가 되어 갔더니 웬일이니, 웬일이니. 우리만 거기를 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차가 많아서 들어가기를 포기하고 바로 앞 헤이리로 방향을 틀어 
어찌 어찌 케잌이 맛있게 생긴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케잌도 먹고 차도 마시고, 웃긴 동영상도 찍으며 낄낄거렸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누려니 채윤이가
'집에 가서 하면 안 되나? 이런 데서 그런 거 하기 쪽팔리다'랍니다.
게다가 수요일이라 아빠는 수요예배 있는 날이고 아빠 출근시간 임박.
내색은 못했지만 엄마 속에선 부글부글 가 불타오릅니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위복 爲福
교촌치킨이 먹고 싶다던 채윤이,
아빠가 수요예배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서 주문해서 먹으며 패데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쉬워서 냉장고 뒤져보니 두부 한 모 나오길래 두부김치 조금 해가지고 먹는데.....
치킨과 두부김치가 엄청 맛있어서 .
개콘 얘기가 나와서 넷이 의기투합해서 분위기 완전 좋아져서 복.
무엇보다,
낮에 한 번 판을 엎었던 (특히)채윤이와 현승이, 사람이라 미안한 줄 아는지 매우 적극적 참여.
이거 완전 복.
마인드맵을 도입해서 신선한 방식의 나눔에 즐거움이 더해져서 복.




2013 우리 가족.
마인드맵을 통해서 순위 없는 우리 가족 뉴스를 정했습니다.

. 엄마 아빠 공저의 책출간
. 아빠 현승 일본여행
. 엄마 미주 코스타
. 아빠, 채윤 뼈 부상
. 할머니가 사주신 치료기계
. 한 방에서 넷이서 자기 다시 시작
. 채윤이 염색하고 귀뚫고 화장하기
. 현승이 스마트폰
. 빠짐
   - 현승이는 책에 빠짐
   - 채윤이는 샤이니에 빠짐
   - 엄마는 포코팡에 빠짐
   - 아빠는 얼이 빠짐 (아, 욱껴. 김종필 아빠 짱!)


 

 

작년 재작년에 자신이 썼던 포스트잇을 받아들고 읽어보았습니다.
네 식구가 각자 조금씩 자라가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리고는 각자 작년 한 해 감사했던 일,
올해의 기도제목을 적어 나눕니다.
각자 얘기를 들을 때마다 모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잠시 조용히 자신의 1년을 돌아보며 기도하고,
메모를 바꿔들고 한 사람 씩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고,
엄마의 마무리 기도로 마쳤습니다.
대표기도 하는 엄마가 눈물 흘리며 기도하다 현승이 기도제목의 '퍼시픽림'을 너무 진지하게
읽는 바람에 잠시 빵터졌지만 다행히 잘 마쳤고,
울다 웃은 엄마 엉덩이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기분좋게 마치고 세 식구가 잠자리에 든 후에도 엄마는 오래 깨어있었습니다.
아까 켰던 초를 끄지 않고 식구들이 써놓은 것을 바라보면 다시 기도했습니다.
내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가족을 위해 더욱 기도하는 엄마가 되겠습니다.
남편과 두 아이
사역으로 피아노 연습과 공부로, 독서와 레고놀이로 바빠서 자신의 처음 기도제목을 잊더라도
올 한 해 엄마는 잊지 않고 자주 기도의 촛불을 켜야겠습니다.


갈등과 고난이 복과 은총이 되는 일상은 올해도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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