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Level 1 자유로움을 경험하다

MBTI와의 첫 만남 이후, 짧지 않은 ‘내면으로의 여행’을 통해서 흔히 말하는 나의 유형(true type)을 찾았다. 자타가 함께 인정하는 나의 유형을 찾은 이후에, 말하고 행동하는데 전에 알지 못했던 자유로움을 맛보게 된 것이다. 내가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를 알았을 때, 내 마음에 충실한 행동을 할 수 있음이 나를 한 없이 자유롭게 한다. 부모님이나 주일학교 교육의 요구에 의해 ‘나’인줄만 알고 살았던 버거움을 내려놓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만으로 족했다. MBTI와의 만남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였다.

보물 Level 2 장점을 은혜로 알게 되다

나는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한다. 고로 나처럼 공동체에 필요한 여자는 없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사소한 것들을 잘 기억하고 챙긴다. 고로 나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남달리 충만한 사람이다. 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을 잘 해주고 칭찬을 잘 한다. 고로 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다. 나는 융통성이 있어서 죽고 사는 문제 아니면 수용을 잘 해준다. 고로 나는 인격이 훌륭하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둘 깨지기 시작했다. F인 나로서는 사람들을 칭찬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쉬운 일이었다는 것. SF인 나로서는 도대체 정보라는 것은 사람들에 관한 사소한 것들 외에는 잘 입력되지도 오래 기억되지도 않는다는 것. P인 나로서는 상황상황에 융통성을 발휘하지 말라고 하면 견딜 수 없을 것이라는 것. 공동체에서 분위기를 좀 띄울 줄 아는 것은 ‘재미’가 없으면 견디지 못하는 ESFP인 내 자신에 충실하며 나 자신이 재미있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었다는 것.
점차로 이런 것들이 깨달아져 갔다. 예전에 나 스스로 엄청난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 유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내게는 그렇게 하지 말도록 하는 것이 지옥 같은 삶이었을 것이니, 내 장점 안에서 ‘나의 공로’는 찾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그것은 내 본성 안에 숨기신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었다. 이것을 발견하고는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제껏 내 것이라고 생각한 내 인격의 부분들이 온전히 하나님으로부터 온 선물이었음을 MBTI가 깨닫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보물 Level 3 나도 모르던 속마음을 알게 되다

칭찬하지 않는 사람들은(T) 무조건 사랑이 없는 사람이다. 소그룹 모임에서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들은(I) 대부분 내숭떠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지 않고 늘 원론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N) 진실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 사람과는 얘기할 맛이 안 난다. 시간 좀 안 지켰다고 열 받고 화내는 사람들은(J) 인격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사람들이다.

나도 모르게 내 생각 깊숙한 곳에 있었던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들이었다. 겉으로는 문제없는 듯, 모든 것을 수용하는 듯 대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저렇듯 나와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고 밀어내고 있었다. MBTI는 내가 형제 자매들을 어떤 잣대로 바라보고 정죄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하였다.

보물 Level 4 죄를 깨닫게 되다

혼자 있는 시간을 주님과의 깊이 있는 교제의 시간으로 만들지 않고 끊임없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서 관계를 찾아 가기. 다른 사람들의 칭찬이나 인정이라는 피드백이 없으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기. 누군가의 칭찬에 의해서만 일을 하고 움직이기. 진지하고 지루한 얘기들은 무조건 듣지 않고 귀를 막아버리기. 충동적으로 시간을 쓰고 충동적으로 구매하며 규모 없는 삶을 살기.

결국 MBTI는 ‘나’라는 독특한 존재가 독특하게 범하는 죄를 깨닫게 하였다. 내 영성의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 역시 바로 내 성격유형 안에 숨겨져 있었다. 이것을 깨닫고 나서는 깊이 회개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영성의 길을 걷는 것이 한결 수월해진 것이다. 내 안에 있는 아군과 적군을 모두 알았으니 그 싸움이 손에 잡힌 것이 아니겠는가?

보물 Level 5 믿음은 기질을 뛰어 넘는다

이렇게 MBTI를 통해서 많은 것을 깨달은 후에도 나는 여전히 불완전하다. 장점이 있는 그 지점에 바로 내 약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때론 좌절스럽다. 저 사람과 내가 이렇게도 다르게 생겨 먹었는데 어쩔 것인가? 나와 정반대의 유형을 가진 저 사람과 대체 어느 지점에서 만나서 대화와 삶의 일치점을 찾을 것인가?

그 때 들어야 하는 한 마디가 있었다. ‘믿음은 기질을 뛰어 넘는다!’ 자기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비워낼 줄 아는 사람은 언젠가 이렇게 고백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형제자매를 위해서 기질을 한 번 두 번 뛰어넘던 우리들은 주님과 더불어 MBTI 검사결과를 볼 날이 있을 것이다. 그 분의 온전하심 같이 우리도 온전해지는 그 날에 우리 모두의 MBTI유형은 EI-SN-TF-JP!! 이것이 되지 않을까?

<MBTI와 공동체 세우기> 마지막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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