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방식이 있다.

요리하는, 파스타 만드는 방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는 말이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한 번 꽂히면 헤어 나오지 않(못)기로 하는 방식이다.

질릴 때까지 먹는 방식이고, 재미없을 때까지는 올인하는 방식이다.


이웃의 저이 담긴 마늘쫑을 얻어서는 가장 아름답게 활용하고자 고심하였다.

마늘쫑 장아찌나 볶음도 해야 하지만 색다른 요리가 필요했다.

그리하여 마늘쫑 명란 파스타를 잉태했고, 맛있었고, 성공적!


노 권사님의 정성 가득 담긴 고사리를 얻었다.

정말 맛있는 고사리인데 잘 삶는 게 관건이라 하시며 손수 삶아 건네주시니

노구의 병약한 손으로 다듬고 삶은 고사리는 차라리 어떤 간절함이다.


이 특별한 고사리 또한 나물로만 먹고 싶지가 않다. 

상상력이 필요한 시간! 

상상력, 경험의 한계 내에서의 상상력.

최근 가장 만족스러운 요리 활동으로 꼽히는 마늘쫑 명란 파스타를 변주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명란 고사리 파스타가 만들어졌다.


질릴 때까지 먹을 예정이다.

다양한 명란 **** 파스타가 탄생할 것이다.

순간에 충실할 예정이다. 충실하게 만들고 먹을 예정이다.

전에 먹어본 적이 없다는 듯, 앞으로 어디서 이런 걸 먹어보겠냐는 듯

다양한 명란 **** 파스타에 순간순간 몰입할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 관계 맺는 습관을 많이 생각한다.

지금 여기 꽂힌 사람에게 거침없이 올인한다.

간절히 만나고 싶었던 친구라는 듯, 여기서 헤어지면 다시는 못 볼 친구인 듯.

마음의 에너지를 흘려보낸다.

바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 투명함으로 만나 함께 자라가는 역동이다. 


화요일 두 시, 금요일 두 시.

지난 몇 개월 나의 사이클은 두 개의 오후 두 시를 중심으로 돈다.

화요일에는 꿈 집단, 금요일에는 글 집단.

꿈이라는 매개로, 글이라는 도구로 집단을 만들어 치유와 성장을 도모하는 모임이다.

명란 마늘쫑 파스타, 명랑 고사리 파스타처럼 맛있고 아름다운 식탁이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

나 자신이 되는 일, 나라는 존재로 가장 아름답게 꽃피우는 일을 살아가는 방식 삼고 싶다.

혼자 그리되고 싶지는 않다. 아니, 혼자 그리될 방법이 없다.

또 다른 '나'들과 연결되어 함께 자라가는 방식이 내가 살고 싶은 방식이다. 

마음과 영성에 관해 쌓인 읽고 배운 것들이, 글 쓰고 대화하는 감각이 내 냉장고 안에 들어 있다. 

누군가 건넨 선물처럼 나의 것이 되어 있다.


자르고 다지고, 지지고 볶고, 한데 무쳐서 마음의 양식을 요리한다.

이런저런 재료 손질로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는 날이 있다.

운전하며, 걸으며 온통 이 요리 레시피 생각이다.

만들어 놓고 보면 그저 그런 한 줌 스파게티일 뿐이건만.

누군가를 위해서만 만든 것이 아니라, 자아도취 해서 나 혼자 먹자고 만든 것도 아니라,

하하호호 나눠 먹는 방식이라 좋다.   


사람마다 방식이 있다.

내가 사는 방식이 번듯하지 않다고 느껴져 움츠러들기도 하지만

이만큼 믿을만 하고 적절한 방식도 없다.

나처럼 요리 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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