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8. 24. 신실누나가 줌


97. 9. 10 다 읽음

불안한 세상. 하나님의 허위와 견고한 평화


책 정리하다 표지 안쪽의 메모 들춰보는 재미가 좋다.

97년 8월에 신실 누나가 준 책을 다 읽은 종필이 저런 메모를 남겼다.

신실 누나는 종로서적에 간다는 종필에게 마침 사야할 책이 있다며 같은 책 두 권을 사다 달라 부탁했다.

두 권을 사다주니 한 권을 종필에게 줬단다.

이건 딱 봐도 작업이구만.


성공한 작업이라 더는 심장 쿵쿵거릴 일 없지만,

20년 전 20대의 신실과 종필에게 불안했던 그 세상이 새롭게 다가온다.

그 시절에도 하나님의 허위를 감지했다니 맹랑한 20대였구나 싶고,

견고한 평화라니 믿어지질 않는다.


괜히 작업을 건 것이 아닐 것이다.

불안한 세대에 불안 해소의 수단으로 하나님을 이용하지 않고

차라리 불안의 바람에 흔들리고 방황하는 정직함에 마음을 빼앗겼을 것이다.


흔들리는 세대의 연인이 되어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었으니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엇 하나 번듯하게 세운 것이 없지만

그때 책 두 권을 부탁한 것은 잘한 일인 것 같다.

작업 걸기를 잘했다.

죽을 때까지 흔들리겠으나 

흔드는 바람이 거셀수록 조금씩 조금씩 평화의 뿌리는 견고해지지 싶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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