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밤, 옥수수를 삶았다. 옆 단지 사는 이웃사촌이 옥수수를 보내왔다. 깨끗하게 다듬어서 '오늘 바로 쪄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더운 여름밤, 받자마자 삶았다. 열기와 함께 퍼지는 냄새. 이거 뭐지? 뭐지? 아하, 수련회 저녁집회 마친 냄새다. 눈물 콧물 저녁집회 마치고 일종의 카타르시스 충만한 시간에 광주리에 담겨 나오던 방금 찐 옥수수, 그 옥수수 냄새. 정겨운 권사님들, 집사님들... 그때 마이크에서 울리는 소리 "조장들 와서 간식받아 가세요!" 그땐 그랬지. 바로 그 냄새.

 

"옥수수 먹을 사람?"

"나아~!"

야식 금지가 시급한 김종필 아빠가 온다. 김종필만 온다.

 

"여름 밤 옥수수 냄새, 무슨 냄샌지 아는 사람?"

"저요, 저요! 수련회 냄새!"

역시 비상한 후각을 가진 김채윤.

"여기다가 수박도 같이 나와야지!"

궈어래? 수박까지 꺼냈더니 바로 이 향기다.

수련회 저녁 간식 냄새.  

 

옥수수 증말증말 좋아하는데, 젊은 날 추억까지 떠오르니 배 불러도 먹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수련회 간식 중에 제일 인기 없는 게 뭔지 알아? 옥수수야."

분위기 깨는 데도 비상한 감각을 가진 김채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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