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자율학습 하는 고3이라 마주앉아 긴 수다 떨 시간이 없네. 짧게라도 농담 따먹기 하는 게 참 재밌는 아들인데... 테이블 맞은 편 저 자리에 와 서성거리면 놀자는 얘긴데, 그럴 시간이 없다. 주말이 좋다. 오랜만에 돌아온 내 농담 따먹기 친구!


엄마, 나 음식 쓰레기 버리고 한 바퀴 돌고 올게. 돌고 올게. 알았지?
그래, 갔다 와.
엄마, 돌고 들어오면 엄마가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어.
어떻게? 뭐? (상상이 안 되네)
돌았냐? 돌았어? 이렇게 한 마디 해 줘. 알았지?
깔깔깔깔.... 이런 개그 너무 좋아. 내 소중한 농담 친구!!!

아, 며칠 전 아침. 준비를 너무 빨리 했다면서 현관에 서서 밍기적거렸다. 그 짧은 시간, 취향저격 몇 말씀 남기고 등교하셨다. 애는 나갔는데 현관 근처에서 말의 여운이 종알종알 남았다. 혼자 키득거리며 기분 좋은 아침을 보냈었다. 옛날 에피소드도 떠오르고.

엄마, 내가 확실히 이제 다 큰 거 같애. 어른이 된 거 같애. 학교에서 똥 싸는 게 그렇게 어렵지가 않아. 아침에 배아프면 학교 가서 똥 마려울까봐 불안하고 그렇거든. 이젠 좀 그런 게 편해졌어. 그냥 학교에서도 편하게 화장실 가. 아, 물론 놀이터를 봐도 아무렇지 않은 건 오래 됐지. (* 아래 글 참고)
그런데 맥도날드 보면 설레지?
당연하지!
그렇지? 아직 어른 아닌 거야. 빨리 학교나 가.


* 옛날 얘기 : 놀이터와 어린이 감별법

어린이 감별법

초6 현승이의 누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사춘기에 진입한 소녀다. 그런데, 현승이의 갑작스런 진단. 엄마, 누나 사춘기 아니다. 사춘기 척하는 거야. 내가 생각해 보니까 어린인 지 아닌 지 아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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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larinari 2022.04.17 09:06 신고

    주일 아침, 늦잠 자고 일어난 현승이가 머리카락으로 캡모자 만들어 쓰고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화장실로 간다. 성대에 힘주고 약간 딱딱한 목소리로 불렀다. “현승아!” 화장실 앞에서 부숭부숭한 얼굴로 돌아봤다. “왜?” 정색 장착하고 “너 어젯밤에 돌았어?” “왜? 내가 뭐?” 긴장 빡 해가지고 서있다. “아니이, 어젯밤에 음쓰 버리고나서 돌았냐고?” 그제야… “아아… 으이!” 으하하하 이겼다!

  2. BlogIcon healed 2022.04.20 01:15 신고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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