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겠다, 안 한다 하다 하고 나서는 참 좋은  MBTI 강의를 했다. 주제를 막론하고 청소년 대상 강의는 거절하고 있다. 거절하고 거절하다 왠지 해야 할 것 같은, 하고 싶은 강의가 생기기도 한다. 나음터 벗님 중 한 분의 요청인데, 대상이고 내용이고 할 것 없이 요청하는 분이 좋아서 수락하고 만 청소년 대상 MBTI 강의였다. 이미 작년에 한 번 했고. 암과 싸우고 있거나 싸워 이긴 청소년들이다. 만나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그러나 깊이 마음을 들여다보면 고유한 아픔을 간직한 청소년들이다. 3주간 아이들을 만났고, 마지막 주에는 어머니들과 함께 했다. 연구소 꿈나무 샘과 그림 작업도 함께 해서 더 풍성했다. 

MBTI 열풍으로 너도 나도 MBTI 전문가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니, 남들 다 하는 것 하기 싫어하는 까칠한 인격의 소유자로서 이젠 강의도 하기 싫지만. 막상 만나서 MBTI가 아니라 '사람'에 방점 찍고 강의하다 보면 다시 그 진가를 확인하게 된다.  MBTI를 가르치겠다는 태도보다 참여한 사람들에 비추어 내가 아는 MBTI를 새롭게 하겠단 마음으로 간다. 기실 모든 성격유형 도구는 사람에 관한 것이라, 한 사람을 깊이 이해하는 것, 누구보다 자신을 깊이 성찰하는 것이 배움의 왕도이다. MBTI 자체가 아니라 수강자들이 보여주는 눈빛, 질문, 나눔이 강의의 메인이 되는 것이다.

 

지난 달이던가, 'MBTI 현상'을 주제로 CBS 토론에 나간 적이 있다. 방송된 지 조금 지났는데, 뒤늦게 링크 걸어본다. 편하게 공유할 수 없었던 몇 가지 이유들이 있었는데. 외적인 이유야 어쩔 수 없고, 내적인 부대낌은 시간이 지나며 잘 흘려 보내게 되어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공유한다.  너도 나도 전문가로 착각하고 있는 MBTI 과열 현상,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잘 안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가장 문제다. "안다"는 것은 더는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통하니, '안다'는 그 대상의 좋음을 더는 발견하거나 누리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고, 자꾸 마음에 새기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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