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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복상 글을 쓰면서 많이 생각 났던 선배님이다.
'박선생님' 이라고 불러왔다. 박선생님과 박선생님의 부인 되시는 '정신언니'는 내 20대에 너무도 선명하게 흔적을 남긴 분들이다. 난 아직도 이 분들과 보낸 시간들이 그립고, 그립다 못해 마음 한 켠에서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

예전에 삼일교회에 다닐 때 선배님들이다. 함께 초등부를 섬겼었다. 정말 신나게 섬겼다.
내 마음에는 '이 분이 말씀하시면 정~말 따를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따르겠다'라고 마음을 정한 분들이 계시다. 몇 안 되는 그런 분 중 한 분이다.

'돈'에 대한 주제로 복상 글을 쓰면서 박선생님이 많이 생각난 것은 이제야 비로소 그 시절 박선생님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박선생님은 가끔 만나서 맛있는 것을 사주셨다. 나 뿐만 아니라 여러 후배들에게 그러셨다.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어떤 후배에게는 용돈을 주기도 하셨던 것 같다.아낌 없이 사 주셨다. 학교를 졸업하고 유치원에 근무하면서 '저도 이제 돈 버니까 제가 사드릴께요'하면 언제나 같은 대답 '니가 나보다 돈 더 많이 벌면 사!' 어렴풋이 박선생님이 늘 넉넉하시진 않으실 거라는 느낌은 있었어도 마음으론 항상 넉넉하게 느껴졌다.

어느 핸가 대학청년부 수련회에서 박선생님이 '돈'에 대한 강의를 하셨다. 기억에 남는 한 두 마디가 있다. '여러분들이 지금 얼마를 벌든 지금 버는 것에서 십일조 하고 구제하지 않으면 더 많이 벌 때는 더 하기 어렵습니다. 아주 적은 것이라고 지금해야 합니다' 그 날 강의에서 나는 그 말씀을 가슴에 새겼던 것 같다. 해서 언제든 '바로 지금' 이라는 부담을 늘 안고 살았던 것 같다.

딴 얘기 같지만....
최근에 목장 분가를 하고 목장을 섬기면서 매주 식사 준비를 한다. 물가가 많이 올라서 식사 준비하는데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 식사 준비까지는 어떻게 해 보겠는데 과일부분에서 갈등이었다. 이만원을 육박하는 수박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렇게 갈등하는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서글퍼지기도 하고, 약간의 불평도 있는 것 같고....몇 번 이런 생각이 들고 나서 마음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내가 못 먹는 한이 있더라도.....당장 채윤이 피아노 렛슨 시키려고 했던 것 좀 유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넉넉한 마음으로 나누자'
그 이후에 목장에 가서 목원들이 식사비 염려를 할 때 '우리가 목자로 헌신할 때는 식사준비며 비용까지 다 헌신한 것이니 맘 편히 가지라'고 말했다. 진정 그러했다. 그리고 목원들이 그런 걱정 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박선생님 생각이 났다. '그 때 박선생님이 넉넉하심이 단순히 물리적인 넉넉함이셨을까?' 자신을 위해서는 검소하셨다는 것을 안다. 자신에 대해서는 검소하지만 후배들을 위해서 언제 어디서나 넉넉하게 베풀어주셨던 그 마음이 이제야 알아진 것이다. 아마도 말 없이 그렇게 베풀어주셨던 그 사랑이 오늘에 와서 깨달아지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 가짐을 가지게 했는 지 모르겠다.

오늘 밤,
삼일교회 마석 기도원과 박선생님, 정신언니 그리고 그 신났던 초등부 성경캠프. 그 시절 박선생님이 사 주시던 맛있는 것들. 그리움이 차올라 눈물이 되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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