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05

어제 저녁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다.

야! 니 딸 말하는 것좀 들어봐라. 내가 기가 막혀서....

하시면서 들려주시는 말씀.


낮에 채윤이가 지 우산을 갖고 노는데 우산이 지저분했던 모양이다.

채윤이가 '할머니! 우산 빨아주세요' 하니까.

할머니께서 '이따 저녁 때 니 엄마 오면 빨아 달라고 해'하셨단다.

그랬더니 당찬 우리 딸. 할머니께 따지기 시작.


'할머니가 좀 하세요. 우리 엄마는 아침에 밥도 해야죠. 화장도 해야죠. 음악치료도 해야죠.

하는 일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데 할머니는 하는 일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할머니가 빨아 주셔야죠'

했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엄마 아빠 기가 막혀 할 말을 잃고 있는데 김채윤 한 마디 더 한다.

'할머니! 우리 엄마 아빠한테만 일 시키지 말고 할머니도 일좀 하세요'


나.... 속이 후련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순간 정신을 못차릴 것 같았다.

여섯 살 채윤이가 너무 너무 위대해 보였다.


앞으로 울 어머니 나 자꾸 괴롭히면 채윤이한테 일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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