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인 연합예배를 학교 운동장에서 드렸습니다.
우리의 쫑필 도사님 예배 시작 전 저렇게 홀리하게 찬양인도 자알 하셨습니다.
오후에 전교인 운동회가 시작되었는데...
교역자 경기였습니다. 운동 쫌 하는 쫑필 도사님 실력을 뽐낼 생각에 몸이 근질근질 하셨겠지요.
그런데 완전 예상문제 빗나가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교역자 경기는 경기가 아니라 그냥 망가뜨리기였습니다.
남비를 헬맷으로 쓰고 세발 자건거 타고 빨리 돌아오기.
먼저 담임 목사님 망가지시고...뒤에 두 도사님 바로 자신들이 당할 일이면서 웃고 계시네요.
평소 점잖으시고(그래서 나이 드신 어른들도 말을 잘 못 놓으시는) 진지하신 쫑필 도사님 순서가 되어 세발 자전거에 승차하셨습니다.
우와~ 진짜 빨라!
운전도 잘 하고 발이 안 보이게 빨리 달립니다. 게다가 저 표정. 입을 앙다물고 기필코 이기겠다는 의지를 여지없이 보여준 저 야무진 표정. 저 웃겨서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앞으로 남편이 미워질 때는 오늘을 생각하자. 오늘 남편이 얼마나 웃겼는지를 생각하자' 라고요.
저렇듯 생생한 표정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주신 덕분에 두고두고 이 날을 기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채윤이는 우리 아빠 왜 저러나 싶은가 봅니다.ㅋ
(실은 이 경기와 상관없는 사진인데 아빠 표정과는 대조적인 딸 표정이 재밌어서 껴놔 봤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몇몇 청년들이 제게 따로 부탁을 했습니다.
"사모님! 전도사님 세발 자전거 하나 사 주세요. 진짜 잘 타시네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완전 세단으로 출퇴근용 세발 자전거 하나 뽑아주겠다고"요. 앞으로 천안 가는 경부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리는 세발 자전거 한 대 없나 주의깊게 살펴봐 주십시요.
사실 제가 지난 금요일부터 안 좋던 몸이 오늘 극에 달해 하루 종일 앓았습니다.
숙제하느라 바쁜 중에 죽도 사다 주고 약도 사다 주고 애들 태우러 가는 일까지 다 해주던 남편이 저녁 먹고 천안으로 갔습니다. 몸도 아픈에 내려가는 남편을 보니까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애들 앞에서 울고 말았습니다. 몸을 추스리고 교회 홈피에 갔는데 저 사진을 보는 순간 눈물 쏙 들어가고...
바로 남편한테 문자 날렸습니다 '여보! 당신 세발자전거 사진 올라왔는데 쫌 웃겨. 근데 내 블로그에 올려도 될까? 허락해주면 아픈 게 다 날 것 같은데...' 그렇게 허락을 받은 즉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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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열,바,보 2007.10.22 21:50
완전 어제 체육대회의 하일라이트였습니다...*^^*엎치락 뒷치락하며 손에 땀을 쥐게한 계주도 도사님의 세발자전거 경주에 비하면 조족지혈입지요^^
오늘 어린이집에서 우리 오마니 체육대회 얘기 나올때마다 '얘얘~~뭐니뭐니 해도 그 채윤이 아빠가 어제 제일 히트야...내가 정신실씨랑 서로 등쳐가며 웃었잖니 ㅎㅎㅎㅎ' '그 표정봤니..? 달래 공부잘하는게 아니겠드라~~' -
♧ forest 2007.10.22 21:57
정말 압권이예요...
털보가 '저 사진 올려두 될까'... 그러길래 그래도 좀 얌전한 사진 올리지... 했는데
우리끼리는 배꼽을 잡고 웃느라 오늘 하루종일이 즐겁습니다.
저 사진보면서 미워하지 말고 사랑합시다~~~^^
저두 아무래도 피리님 팬이 될 것 같아요. ^_~ -
h s 2007.10.22 22:44
^^저도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근데 짧은 다리도 아니신데 어찌 그리도 페달을 밟는 다리가 빨리 움직이는지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그날은 표정은 못 봤는데 오늘 사진으로 보니 정말...ㅎㅎㅎㅎㅎ
매사에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참 좋구요.
근데 전도사님께서 못하시는 것이 뭐죠?
사모님,몸이 많이 안 좋으신데 부담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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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0.23 16:05
실시간~
아까 쩡이랑 통화했어.
비타민 한주먹씩 먹고 빨리 털고 일어나.
1시 30분쯤, 그보다 먼저 빠져나올 수 있으면 1시쯤?
우리도 이제 종합비타민 이런 거 챙겨야 할 나이야 흑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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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뽕!!★ 2007.10.23 23:51
아아아?!
여기에 길게 리플 단거 같았는데
없어진것같넹 ;;;;
사모님 아프시지말라는거랑..
도사님 세발자전거보고 저도 웃겨 쓰러질뻔하다가
응원하시는 사모님을 봤는데 ㅎ
막막 옆에분이랑 부둥켜 안고 소리지르고 웃으시고 때리시고
팔짝팔짝 뛰시고 ㅎㅎㅎ
전...그날 .. . .
앞에나가서 씰룩대고 춤추느라 죽는줄알았어요 -_ㅠ....
진짜 진짜 챙피해 ㅠㅠ
걱정완전하고 대박 쫄아서 올라갔는데
막상 할땐 눈앞에 뵈는것도 없어서 걍 씰룩여댄듯;;ㅎㅎ
리플단것같은데 없어서 다시쓸라니까;;;
기억이;;;;;하하핫+_+ㅎㅎ
아프지마시어용~★ -
채윤조아^^ 2007.10.25 23:40
헉... 사모니~~~임.... 너무해요..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는 안봐주시고...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윤아가 잴 잘하긴 했죵...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