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는 안 지어봐서 어렵다고 하길래 '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 니가 가장 쉽게 많은 생각 할 수 있는 걸 쓰면 쉬워' 했더니 찾은 주제가 '내 동생' 입니다. 여섯 개의 문장에 현승이에 대한 채윤이의 다중적인 정서가 다 담겨져 있지요.
'아기 척 할 때 미운 내 동생' ---> 요거 정말 채윤이가 못 봐주겠는 것이지요. 아기도 아니면서 엄마한테 안겨서 아기짓 하고 엄마는 또 그걸 이쁘다고 할 때, 신경 안 쓰는 척 하지만 채윤이 눈에선 불이 나는 거지요.
'손님 오셨을 때 오보(over) 하는 동생' ---> 이것도 누나가 아주 싫어하는 거 딱 알겠습니다. 채윤이는 놀 때 외에는 사실 오버를 잘 안하는데 현승이는 기분이 좀 떴다하면 절제가 안 되면서 오버하는 경향이 있었요. 같이 놀이를 하다가도 현승이가 오버하기 시작하면 자기 맘대로 놀이가 진행이 안되니까 스트레스 받거든요. '오버'를 '오보'로 표기하느깐 진짜 현승이가 하는 '오버' 같아요.ㅎㅎㅎ
편집에 관한 한 약간의 '편집쯩'이 있는 아빠가 채윤이 숙제할 때마다 이렇게 이쁘게 원고지를 만들어 준답니다.
영화감상을 쓰는데 영화 포스터까지 찾아서 넣어주는 저 편집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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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ne 2008.02.12 10:25
'아기 척 할 때 미운 내 동생' - 채윤이 맘 백번 이해감.
엄마라도 쫌 적당하심 눈에서 불이 들 날텐데 ㅎㅎㅎ
채윤이 아빠 최고네. 어느 아빠가 저렇게 멋진 원고지를 만들어 주겠어.
역시 편집쯩 아빠는 괜챦다니깐.
채윤이의 예쁜 글씨체도 아빠덕분일거야 =3=3=3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2.12 10:37
어릴적 일기쓰던 기억이며, 원고지에 시를 적던 기억이 떠올라 댓글 남깁니다. 채윤이는 참으로 행복한 아이네요. 자상한 어머니와 아버지 덕택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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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s 2008.02.12 22:41
채윤이 글은 너무 재밌어요.
생각과 느낀 점을 실감나게 솔직한 표현을 한 것이 혼자 보기 아까워서
저~~ 마루에 있는 아내에게 큰 소리로 읽어 주었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