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흔히 있는 웃기지만 웃지 못하는 일.
지금도 방금 벌어진 일.

현승이 자고 있고,
아버님 벌초 가시고,
나는 세션 준비하다가 짬을 이용해 싸이질 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돌아다니시는 분은 어머니 한 분.

갑자기 나는 장난감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
'띠리리 리리 리리.......'

현승이가 눈만 뜨면 가서 한 번씩 눌러 소리내는 소린데.....
가끔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걸 건드려 소리를 내실 때가 있다.
점잖은 어른들이 그런 소릴 내시면 난 어찌나 웃긴지....
근데 웃지도 못한다.

지금은 방에 나 혼자 있어서 혼자 키득거리고 웃는다.

ㅋㄷㅋㄷ
200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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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기미나랑 둘이 사무실에 앉아서 '이런 거 해보고 싶당' 하면서 나열했던 것.
그 중에 한 가지를 오늘 드디어 해봤다.

둘이 애들 데리고, 낮시간에, 백화점에서 노는 거.

사실 만난 이유는 두 아들 보약 먹이기 위해서 상계동 함소아 한의원에 같이 가기 위해서.
이것도 너무 좋은 일!
나로서는 현뜽만 데리고 처음으로 해 본 외출.
시간이 없어서 미루고 미뤘던 현뜽 한의원 데리고 가기를 남편의 도움 없이 나 혼자 했다는 뿌듯함과 그걸 빌미로 기미나와 영빈을 만났다는 것.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두 녀석은 아직 수준 차이 때문에 서로 놀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둘이 엎어져서 레슬링하고 딱지치기 하는 날을 그려 보면서....ㅎㅎㅎ

그래도 나름대로 형이라고 현뜽 손을 꼭 잡고 댕기는 영빈.^^
200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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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윤이의 등원시간
채윤이 유치원에 데리고 가서 교실로 올라가는 순간.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뿔룩 나온 배 위에
손을 얹고(일명 배꼽인사ㅎㅎ)나서 엄마를 올려다 보는 그 순간. 말 할 수 없이 이쁘고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러고 나서도 빨리 올라가지 않고 한참을 쳐다보고 서 있다. 올라가라고 손짓을 하면 먼저 가라고
또 손짓을 한다. 이 순간의 행복은 대한민국 최고의 직장이었다 해도 그만 두길 잘 했다는 생각으로
가득찬다.

2. 오전 시간 집안 정리를 하고 때로는 아버님 점심식사까지 차려 드리고 일하러 나갈 때.
(물론 아직 일하러 나가는 곳은 한 군데 밖에 없고 계속 영업을 빙자하여 놀러 나가고 있지만...)
'일은 이렇게 여유있게 해야 즐거운 거야'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하고 나가는 길.

3. 아무 쫓기는 것 없이 강변을 혼자 걸으며 생각하고 기도하는 시간에....

4. 출근하는 남편과 인사하면서....
내가 아이들과 함께 집에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 출근하는 길이 얼마나 든든할까? 생각이 될 때.
나 역시 전에 출근하면서 남편이 좀 늦게 나가거나 집에 있는 날에는 한결 마음이 든든했었다.

5. 아직은 일이 많지 않아서 더 그렇긴 하지만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만날 계획을
잡을 때....집에서도 만나고 밖에서도 만나고....

6. 퇴근 길에 정신 없이 장 봐서 목장모임 가야하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

어쩌면 이 모든 일이 전적으로 언제든 현승이를 맡아주시고 돌봐주시는 부모님,특히 아버님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여유들이다. 지금도 '이리와! 엄마 일 하게 할아버지하고 놀아' 하면서 현승이를 돌봐주시는 아버님이 계셔서 글 한 쪽이라도 쓸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우리 아버님.
200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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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부터 시작한 아침운동을 오늘까지 하루도 빼 먹지 않았음.
나 정신실 맞나?@@
토요일에는 남편과 둘이 갔다 왔고, 심지어 주일인 어제도 7시에 일어나서 혼자 갔다 왔다.
오늘은 어머니와 함께 갔다 왔고....
하루도 안 빼 먹었다!!!!!!!!!!

남편이 졸업논문으로 '걷기와 교육' 이라는 주제를 생각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뜬금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명을 들을수록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교수님께 빠꾸 맞기는 해지만...

걷기.
적어도 내가 강변을 걷는 시간은 운동이며 동시에 기도 시간이다.
골방에서 기도라하고 하셨지만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고 방해 받지 말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그런 의미에서는 충분히 골방이다.

걸으면서는 하는 생각의 훈련시간이다.
기도로 시작했는데 어느 새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지를 치다가 엉뚱한 생각이다.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생각을 끌어오고....
끊임없이 내 생각 자체를 통찰하면서 옳은, 바람직한, 나를 비롯한 사람들을 세우는,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생각인지 아닌지를 계속 의심하고 다시 제 자리로 오고 또 옆 길로 새고..이렇게 반복한다.

눈에 보이는 건 흐르는 강물, 하늘, 저~ 앞에 검단산, 이름도 모르고 아름답지도 않은 풀들 뿐.
혼자 걷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 나도 모르게 이런 자연들에 말을 걸고 전혀 새로운 눈으로 이것들을 바라보게 된다.

요 며칠 덕소 사는 게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멋진 시간을 만들어 줄 환경을 옆에 끼고 있으니...





그렇게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보내고 들어오면 어김없이 현승이는 잠이 들어 있다.
얼마든지 운동하고 오라며 현승이 봐 주시는 아버님.
이 시간 잠들어서 엄마에게 시간을 주는 현승이. 고마울 뿐.^^


200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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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늦잠을 잤을 거라고들 하지만....
내 사전에 늦잠은 토욜과 주일 밖에 없습니다.
7시 기상해서 남편 아침 챙겨 먹여서 출근 시키고....(아! 얼마만에 시켜보는 출근이던고?) 좋은 그림 하나 맹글어 볼려고 현승이는 안고 채윤이는 옆에 서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었다.
ㅎㅎㅎ

7시면 기상을 하는 두 녀석.
유치원 가는 시간까지 두 시간의 여유. 내가 출근하고 나서는 김채윤에게 이 시간은 보통 텔레비젼 보고 등원을 준비하면서 할아버지랑 싸우는 시간이다.
채윤이를 데리고 방으로 조용히 들어와 '어린이 잠언 성경' 한 장을 읽어주고 손을 잡고 기도를 했다.
물론 채윤이는 거의 기도에 동참하지 않았다.

9시.
김채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시간. 엄마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채윤이 유치원 앞까지 가서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엄마랑 집에서 노는 게 더 재미있다고....엇! 이건 대본에 없는 돌발행동이다. 이게 아닌데....어찌 어찌 달래서 유치원에 집어 넣어 놓고는 나는 운동하러.
곧장 강변 산책로로 나갔다. 한 시간 10분 동안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찬양도 하고 기도도 하고, 생각도 하고...우와~운동, 말씀, 기도가 절묘하게 조화된 환상의 시간이다.

10시20분 집에 돌아와서 어제 가져온 짐정리를 잠깐하고 현뜽과 놀아주기. 어머니랑 얼굴에 팩하기.
12시 다 되어 어머니가 국수 삶아 해 주신 콩국수 한 그릇 휘리릭 먹고 의왕으로 출발. 일 주일에 한 번 음악치료 하러 가기로 한 곳. 두 시간 잡고 나가길 다행. 차마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헤매고 별 짓 다하다가 찾았다. 돌아오는 길 역시 사람이 이렇게 헤맬 수 있을까? 싶게 헤매며 돌아오다.

돌아오는 길.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벙개를 쳐야하고 놀아야 한다. 언제나 편안한 화경이네 들러서 잠깐 밀린 수다 떨고 집으로.
그리고 친척 모임으로....10시 넘어서 다시 집으로...

아침에 한 시간 정도의 산책.
이거 너무 기가막힌 시간이다.
잘 지킬 수 있으면 좋겠는데....

200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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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꽂혀 있고 악기장 속에 쳐 박혀 있던 책들을 정리하고,
커피며 여러 잡동사니들 정리하고,
책상의 유리 밑에 깔린 아가 사진을 빼내고....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책상에 놓여 있던 액자를 들어 의미심장하게 쳐다보고 박스에 넣고,

그리고 컴에 저장된 즐겨찾기를 지우고,
마지막으로 바탕화면에 깔린 우리 채윤, 현승 사진을 삭제하고,

그렇게 흔적을 지우고 215호 음악치료실을 나왔다
200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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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를 마치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JP가 자주 직장 근처로 왔다.
차를 가지고 출퇴근 한다면,그리고 그 길이 막히지만 않는다면 이 길은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다.
강변 도로를 따라가는 길이 많으니까.

이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갔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집에 들어오면 대화다운 대화 한 마디 못나누기가 일쑨데...
이 시간은 우리에게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
둘 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ㅎㅎ

다음 주부터 남편은 새로운 직장에 풀타임 으로 근무 시작.
나는 백조.

이렇게 출퇴근 길에 근사한 드라이브 데이트는 아마도 마지막인 듯 하다.

왼쪽은 한강 하류...그러니까 한남대교 쯤 될까?
오른쪽은 우리 집 근처. 한강 상류.
찍으면서 보니 한강변 풍경이 완전히 달랐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중이라 하늘이 무겁게 내려 앉아 있어서 더 멋이 있었다.

근데 실은....
나 요즘 강변도로를 달릴 때마다 옆으로 즐비한 아파트, 오피스텔 목 빠져라 쳐다보면서
저기 어디에 한기주가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신를 놓을 때가 있다.
아직도.....ㅜㅜ

200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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