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이 돌아가셨고, 장례식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은 혼란 그 자체이다.

짧았던 우리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내 안에서는 더 크고,

훨씬 더 긴 세월, 서로 알 수 없는 시간 속의 서로는 잘 모른다.


무슨 직함을 가지고 있는지, 아이는 어느 대학을 다니고 있는지,

고3 아이의 엄마는 어떤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가 속닥속닥 흘러들어오기 시작하면 

괴리가 함께 흘러들어와 자리 잡고 앉는다. 

내 마음 속 고운 추억으로 간직된 착하고 좋은 사촌들.

어쩐지 지금은 낯설기만 한 것은

그들이 나에게 먼 것인지,

내가 그들로부터 이탈해 온 것인지 알 수 없다.


슬픔에 겨워 우시던 외숙모가 곁에 있던 어느 분에게 나를 소개하며 말씀하셨다.

"얘가 정목사님 딸이에요. 얘가 아주 유명해서, 얘가 웃음치료데, 아주 유명해서 테레비에도 나오고,

미국도 갔다 오고, 책도 쓰고 아주 유명해요."


'웃음치료사'의 힘이 막강하다.

심각했던 나를 웃게 했다. 치료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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