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님 좃선일보 매니아.
수십 년 간 좃선일보만 구독하셨고 심지어 월간 조선을 정기구독 하신 적도 있으시다(이걸 선물이라고 해드린 사람이 있는데 기냥 콱!).
그러다보니 당연히 좃선일보가 가르쳐주는 대로 김대중은 빨갱이 노무현은 김대중 아들이다. 이라크 놈들 다 죽일 놈들이고 미군이 철수하면 우리나라 적화통일 된다. 출신지로 사람 따지는 것도 마찬가지.

그런 아버님께 강준만의 현대사 산책을 권해드렸다. '아버님 심심하실 때 읽어 보세요' 하고.
재밌어 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예를 들어 '정인숙사건' 같은 일들은 아버님으로서는 신문에서나 알쏭달쏭하게 보셨을텐데 그 알쏭달쏭한 얘기의 내막을 아시게 되니 재미가 없으실꼬?

역시~ 성공!
어제 하루 집에 있어보니 아버님 이 책 읽으시는 재미에 푹 빠지신 듯. 현승이 보시는 것도 손을 놓으시고 보신다. 나중에는 애들이 떠들어대니까 베란다로 나가셔서 문 꼬옥 닫고 채윤이 책상에 앉아서 보신다. ㅎㅎㅎ

물론 이 책 한 권 읽으신다고 아버님의 사고가 어디 변하실 것인가? 그러나 이런 책을 읽으시는 것이 어딘가? 우리 현대사에 대한 이런 시각을 접해보시는 것이 어딘가? 책 곳곳에 아버님이 그리도 휼륭하다 생각하시는 박정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인권을 파리 목숨처럼 짓밟았는 지를 보시는 것 만으로도 어딘가?
차제에 <아미죽> <난쏘공> 이런 것부터 진짜 의식화 커리큘럼 한 번 제대로 꿰볼까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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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맞나?ㅎㅎㅎ

비 오는 토요일 오후 이대 낡아 빠진 음대 건물에 갇혀 있었다.
5시 되면 다들 총총이 집에들 가기 바쁜데 괜히 재즈피아노 수강해 놓고 혼자 남아 있노라면
'내가 미쳤지' 하면서 고픈 배를 움켜쥔다.

아~ 그런데 수업을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배움의 즐거움 만끽.
피아노과 나온 사람들과 나란히 앉아서 배우는데 그럭저럭 뒤쳐지지 않고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다는 즐거움. 새로운 걸 알아 간다는 즐거움. 음악의 지평이 넓어져 간다는 즐거움에 두 시간이 휘리릭이다.

오늘은 스윙 리듬이 제법 나오고 거기에 맞춰서 교수님 솔로 연주하시는데 환상이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나오니 밖은 깜깜해지고 비는 억수 같이 내린다.
그 순간에 떠오른 한 문장이 바로 예전에 한문 시간에 외웠던

'학이시습지면 불역낙호아!'


200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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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악기가 생겼다.
음악치료사의 무기, 나만의 무기가 생긴 것이다.

앞으로는 돈 생기면 악기 사는 재미로 살아갈 지도 모를 일.

런닝에 팬티만 입은 김채윤이 입이 찢어져라 모델로 뽑힌 걸 만끽한다.
평소에는 맘 대로 악기에 손대면 거의 사망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저러는 것이다.

이제 채윤이 입에 붙은 말.
'엄마! 악기는 장난감이 아니죠~오? 이건 다 엄마꺼죠? 나는 달크로즈 할 때만 가지고 놀 수 있는거죠?
(갑자기 언성이 높아지면서) 엄마! 근데 나 달크로즈 도대체 언제 해줄껀데?'
200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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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흔히 있는 웃기지만 웃지 못하는 일.
지금도 방금 벌어진 일.

현승이 자고 있고,
아버님 벌초 가시고,
나는 세션 준비하다가 짬을 이용해 싸이질 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돌아다니시는 분은 어머니 한 분.

갑자기 나는 장난감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
'띠리리 리리 리리.......'

현승이가 눈만 뜨면 가서 한 번씩 눌러 소리내는 소린데.....
가끔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걸 건드려 소리를 내실 때가 있다.
점잖은 어른들이 그런 소릴 내시면 난 어찌나 웃긴지....
근데 웃지도 못한다.

지금은 방에 나 혼자 있어서 혼자 키득거리고 웃는다.

ㅋㄷㅋㄷ
200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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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기미나랑 둘이 사무실에 앉아서 '이런 거 해보고 싶당' 하면서 나열했던 것.
그 중에 한 가지를 오늘 드디어 해봤다.

둘이 애들 데리고, 낮시간에, 백화점에서 노는 거.

사실 만난 이유는 두 아들 보약 먹이기 위해서 상계동 함소아 한의원에 같이 가기 위해서.
이것도 너무 좋은 일!
나로서는 현뜽만 데리고 처음으로 해 본 외출.
시간이 없어서 미루고 미뤘던 현뜽 한의원 데리고 가기를 남편의 도움 없이 나 혼자 했다는 뿌듯함과 그걸 빌미로 기미나와 영빈을 만났다는 것.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두 녀석은 아직 수준 차이 때문에 서로 놀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둘이 엎어져서 레슬링하고 딱지치기 하는 날을 그려 보면서....ㅎㅎㅎ

그래도 나름대로 형이라고 현뜽 손을 꼭 잡고 댕기는 영빈.^^
200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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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윤이의 등원시간
채윤이 유치원에 데리고 가서 교실로 올라가는 순간.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뿔룩 나온 배 위에
손을 얹고(일명 배꼽인사ㅎㅎ)나서 엄마를 올려다 보는 그 순간. 말 할 수 없이 이쁘고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러고 나서도 빨리 올라가지 않고 한참을 쳐다보고 서 있다. 올라가라고 손짓을 하면 먼저 가라고
또 손짓을 한다. 이 순간의 행복은 대한민국 최고의 직장이었다 해도 그만 두길 잘 했다는 생각으로
가득찬다.

2. 오전 시간 집안 정리를 하고 때로는 아버님 점심식사까지 차려 드리고 일하러 나갈 때.
(물론 아직 일하러 나가는 곳은 한 군데 밖에 없고 계속 영업을 빙자하여 놀러 나가고 있지만...)
'일은 이렇게 여유있게 해야 즐거운 거야'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하고 나가는 길.

3. 아무 쫓기는 것 없이 강변을 혼자 걸으며 생각하고 기도하는 시간에....

4. 출근하는 남편과 인사하면서....
내가 아이들과 함께 집에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 출근하는 길이 얼마나 든든할까? 생각이 될 때.
나 역시 전에 출근하면서 남편이 좀 늦게 나가거나 집에 있는 날에는 한결 마음이 든든했었다.

5. 아직은 일이 많지 않아서 더 그렇긴 하지만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만날 계획을
잡을 때....집에서도 만나고 밖에서도 만나고....

6. 퇴근 길에 정신 없이 장 봐서 목장모임 가야하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

어쩌면 이 모든 일이 전적으로 언제든 현승이를 맡아주시고 돌봐주시는 부모님,특히 아버님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여유들이다. 지금도 '이리와! 엄마 일 하게 할아버지하고 놀아' 하면서 현승이를 돌봐주시는 아버님이 계셔서 글 한 쪽이라도 쓸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우리 아버님.
200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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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부터 시작한 아침운동을 오늘까지 하루도 빼 먹지 않았음.
나 정신실 맞나?@@
토요일에는 남편과 둘이 갔다 왔고, 심지어 주일인 어제도 7시에 일어나서 혼자 갔다 왔다.
오늘은 어머니와 함께 갔다 왔고....
하루도 안 빼 먹었다!!!!!!!!!!

남편이 졸업논문으로 '걷기와 교육' 이라는 주제를 생각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뜬금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명을 들을수록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교수님께 빠꾸 맞기는 해지만...

걷기.
적어도 내가 강변을 걷는 시간은 운동이며 동시에 기도 시간이다.
골방에서 기도라하고 하셨지만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고 방해 받지 말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그런 의미에서는 충분히 골방이다.

걸으면서는 하는 생각의 훈련시간이다.
기도로 시작했는데 어느 새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지를 치다가 엉뚱한 생각이다.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생각을 끌어오고....
끊임없이 내 생각 자체를 통찰하면서 옳은, 바람직한, 나를 비롯한 사람들을 세우는,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생각인지 아닌지를 계속 의심하고 다시 제 자리로 오고 또 옆 길로 새고..이렇게 반복한다.

눈에 보이는 건 흐르는 강물, 하늘, 저~ 앞에 검단산, 이름도 모르고 아름답지도 않은 풀들 뿐.
혼자 걷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 나도 모르게 이런 자연들에 말을 걸고 전혀 새로운 눈으로 이것들을 바라보게 된다.

요 며칠 덕소 사는 게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멋진 시간을 만들어 줄 환경을 옆에 끼고 있으니...





그렇게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보내고 들어오면 어김없이 현승이는 잠이 들어 있다.
얼마든지 운동하고 오라며 현승이 봐 주시는 아버님.
이 시간 잠들어서 엄마에게 시간을 주는 현승이. 고마울 뿐.^^


200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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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늦잠을 잤을 거라고들 하지만....
내 사전에 늦잠은 토욜과 주일 밖에 없습니다.
7시 기상해서 남편 아침 챙겨 먹여서 출근 시키고....(아! 얼마만에 시켜보는 출근이던고?) 좋은 그림 하나 맹글어 볼려고 현승이는 안고 채윤이는 옆에 서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었다.
ㅎㅎㅎ

7시면 기상을 하는 두 녀석.
유치원 가는 시간까지 두 시간의 여유. 내가 출근하고 나서는 김채윤에게 이 시간은 보통 텔레비젼 보고 등원을 준비하면서 할아버지랑 싸우는 시간이다.
채윤이를 데리고 방으로 조용히 들어와 '어린이 잠언 성경' 한 장을 읽어주고 손을 잡고 기도를 했다.
물론 채윤이는 거의 기도에 동참하지 않았다.

9시.
김채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시간. 엄마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채윤이 유치원 앞까지 가서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엄마랑 집에서 노는 게 더 재미있다고....엇! 이건 대본에 없는 돌발행동이다. 이게 아닌데....어찌 어찌 달래서 유치원에 집어 넣어 놓고는 나는 운동하러.
곧장 강변 산책로로 나갔다. 한 시간 10분 동안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찬양도 하고 기도도 하고, 생각도 하고...우와~운동, 말씀, 기도가 절묘하게 조화된 환상의 시간이다.

10시20분 집에 돌아와서 어제 가져온 짐정리를 잠깐하고 현뜽과 놀아주기. 어머니랑 얼굴에 팩하기.
12시 다 되어 어머니가 국수 삶아 해 주신 콩국수 한 그릇 휘리릭 먹고 의왕으로 출발. 일 주일에 한 번 음악치료 하러 가기로 한 곳. 두 시간 잡고 나가길 다행. 차마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헤매고 별 짓 다하다가 찾았다. 돌아오는 길 역시 사람이 이렇게 헤맬 수 있을까? 싶게 헤매며 돌아오다.

돌아오는 길.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벙개를 쳐야하고 놀아야 한다. 언제나 편안한 화경이네 들러서 잠깐 밀린 수다 떨고 집으로.
그리고 친척 모임으로....10시 넘어서 다시 집으로...

아침에 한 시간 정도의 산책.
이거 너무 기가막힌 시간이다.
잘 지킬 수 있으면 좋겠는데....

200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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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꽂혀 있고 악기장 속에 쳐 박혀 있던 책들을 정리하고,
커피며 여러 잡동사니들 정리하고,
책상의 유리 밑에 깔린 아가 사진을 빼내고....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책상에 놓여 있던 액자를 들어 의미심장하게 쳐다보고 박스에 넣고,

그리고 컴에 저장된 즐겨찾기를 지우고,
마지막으로 바탕화면에 깔린 우리 채윤, 현승 사진을 삭제하고,

그렇게 흔적을 지우고 215호 음악치료실을 나왔다
200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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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기님의 클럽에서 퍼왔습니다. 요즘의 현승이의 말들이 저렇듯 말랑말랑한데......

---------------------------------------------------------------------------

 

말랑말랑한 말들을

                                                    김기택
돌 지난 딸아이가
요즘 열심히 말놀이 중이다.
나는 귀에 달린 많은 손가락으로
그 연한 말을 만져본다.


모음이 풍부한
자음이 조금만 섞여도 기우뚱거리는
말랑말랑한 말들을.

어린 발음으로
딸아이는 자꾸 무어라 묻는다.
발음이 너무 설익어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억양의 음악이 어찌나 탄력있고 흥겨운지
듣고 또 들으며
말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음직한 비밀스러운 문법을
새로이 익힌다.

딸아이와 나의 대화는 막힘이 없다.
말들은 아무런 뜻이 없어도
저 혼자 즐거워 웃고 춤추고 노래하고 뛰어논다.

우리는 강아지나 새처럼
하루종일 짖고 지저귀기만 한다.
짖음과 지저귐만으로도
너무 할말이 많아 해 지는 줄 모르면서

200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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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8개월 남부 복지관에서 근무했고,
그 중 8개월은 사당동에 살면서 차를 가지고 출퇴근 했으니...

3년을 아침 저녁으로 다닌 길이다.
그러고보니 사당동에서 하남으로 이사한 것이 2001년 8월 24일이고,
이번 8월25일까지 출근하기로 했으니 정말 딱 3년이다.

신대방역에서 내려서 보라매공원으로 가는 저 길.
저 길이 겨울에 유난히 빙판지고 그 빙판이 잘 녹질 않는데
현승이 임신하고 그 길을 다녔던 생각이 난다.

신대방역에서 복지관까지 걸어서 10분.
지각할 것 같아서 뛰면 7분 내지 6분 까지 끊을 수 있고,
정~ 지각이 심하면 5분 정도 걸리는 방법이 있다.
일명 월장.

현승이 임신하고 7분, 6분, 5분 만에 출근부 앞에 도착하는 거 다 해봤다.
나 100미터가 21촌데...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 초인적인 힘이 나왔던 적이 많은 것 같다.

200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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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밤 이후로....
잊고 있다가 갑자기 마음을 무겁게 하는 걱정 하나가 생겼다.

한기주.
한기주가 울던 모습, 자전거 두 대 끌고 가던 뒷모습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면서.
한기주가 잘 지내고 있나?
밥도 못 먹는 것이 아닌가?하고 궁금해지고 걱정되고 마음이 아프다.

그러다 정신 차리면 '내가 미쳤나?' 싶었다가도 또 그러고....

심지어 지난 월요일 기도원에 갔을 때도 말씀 듣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이 얘길 남편에게 했더니 '왜애~ 기도해주지 그랬어' 하는데
아닌게 아니라 한기주 사장을 위로하시고 강태영 마음을 바꿔주시라고 기도할 뻔 했다.

나 정신연령이 7세 미만인가 보다.
유치부 애들 인형극 보여주면 악당한테 일어나서 삿대질하고 소리지르고 심지어 무대로 뛰어 나와서 때릴려고 하는 애들 있는데....현실과 허구가 구분이 안 되는 거 이 수준이다.ㅜㅜ

빨리 이번 주말이 와서 해피엔딩을 내 눈으로 봐야 맘이 편해질텐데...

나 미쳤죠?
  2004/08/10
       
설경란 넘 좋아요... ㅎㅎㅎ 그 모습이요... ^^ (04.08.10 22:50) 댓글삭제
정신실 누구? 한기주요?아님, 저요?ㅋㅋㅋ (04.08.10 23:28) 댓글수정삭제
설경란 당근, 신실샘이죠... 전 어렸을때 어른이 되는것이 싫었어여.. 그냥 이대로... 그래서 아직두 마음은... 푸훗~ (04.08.11 10:29) 댓글삭제
김인아 엉. 이글을 읽고 나니, 엉. 언니 미쳤엉. ㅋㅋㅋㅎㅎ (04.08.11 14:53) 댓글삭제
조혜연 이해는 가는데,.,엄~~~~입원실 잡자!안되겄어^^ (04.08.11 16:19) 댓글삭제
이경림 해피앤딩일거라 들었는데 맞나? 넘 걱정 마세여.. 나두 맘 아프더만.. (04.08.11 20:27) 댓글삭제
정신실 그게요...저 같은 단세포들은요 분명히 해피엔딩일 거 알면서도 지난 회 마지막 부분만 생각하거덩요.ㅜㅜ (04.08.12 00:00)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혜연! 우리 꼬~~~옥 입원할 때는 같은 병실 잡자. 그래야 재밌지..우히히히.. (04.08.12 00:01) 댓글수정삭제
송미경 우리 병원 입원실 있는데 ㅋㅋㅋ (04.08.12 11:00) 댓글삭제
정신실 혜연!들었지?ㅋㅋㅋ (04.08.12 21:49) 댓글수정삭제
여은영 글제목이 '걱정'이라 큰 걱정거리가 생겼나 했더만 울집과 똑같은 걱정거리가.... 푸히힛 (04.08.13 17:59) 댓글삭제
조혜연 입원할때 하더라도 ....기주 잘되는건 보고가야지~~ (04.08.13 23:28) 댓글삭제
정신실 아멘! (04.08.13 23:38)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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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출연을 몇 번 했죠.
새로 일 할 곳을 찾는 중. 괜찮은 곳이 있어서 지원서를 내는데...
어찌나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은징...

예전에 TV, 라디오, 잡지에 나온 것들을 증거를 대라니 원!
방송 다시 보기 해가지구 화면 캡쳐해서 사진으로 만들었어요.

사진이 저리 망가지기는 했지만....
서류해서 내는 거 너무 어려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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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강의 복'이 터졌어요.
휴가를 낼 수가 없어서 의뢰들어 온 걸 거절하기도 했다니까요.

이번 주 금요일에는 우리 교회 고등부 수련회에서 강의합니다.
첨에 '이성교제'에 대해서 강의해달라 하는데 지금 고등부 애들이 초등부 적에 내가 델꾸 어린이성가대 했던 애들인데 말예요. 아그들한테 무슨 이성교제 강의?
이건 도저희 불가능하다. 싶어서 고사했는데...

아무 내용이라도 된다.
강의 내용은 강사가 맘대로 정해라. 이렇게 강하게 나와서 결국 하기로 했습니다.

나 원래 고등부 애들 무서워 하는데...
삐딱하게 서서 말 안 듣고 엎드려 있고 그러면 확 엎어버릴 지도 모르는데...^^

내 사춘기부터 시작해서 대입의 전공선택 과정, 직업선택, 전공을 바꾸던 과정,
그리고 더불어 이성교제와 결혼에 이르기까지 간증 아닌 간증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통해서 사실 나는 하나님을 체험했고 아이들이 어떤 태도로 듣든지 간에 내 삶을 드러내 보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듣기만 한다면 약이 될텐데...

결국에 선생님들이 내 입을 빌어서 하고 싶은 얘기는 '이성교제 아직 하지 마라' 이것인 것 같은데.
내 삶을 인도해 오신 하나님의 손길을 짚어가는 동안 아이들 스스로 그런 결심을 하면 좋겠다 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런 욕심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강의안을 어찌 만들지 몰라서 저런 거 한 장과 이성교제 강의안 한 장을 해서 보냈지요.^^
2004/07/27
        
박영수 고등학생들 삐딱한 자세 그건 각오하고 그냥 못본척하는게 좋을겁니다. 해인이는 이성교제보다는 진로선택에 훨 관심이 많은 것 (04.07.27 17:04) 댓글삭제
박영수 같은데.. 수련회 참석을 두고 갈등하다가 드뎌 가기로 했거든^^. 선생님강의 기대됩니다요... (04.07.27 17:06) 댓글삭제
정신실 지가요..애들 삐딱하게 앉아서 막 게기는 표정으로 날 봐도 열받지 말고 강의하자. 이게 목표걸랑요.^^ 기도해 주세요. 몽녀님 (04.07.27 17:25)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저두 사실 진로선택에 비중을 더 많이 두고 있어요. (04.07.27 17:25) 댓글수정삭제
김종필 여보! 난 밖에서 애들 보고 있을테니까 걱정 말고 편하게 얘기해! (04.07.27 18:24) 댓글삭제
조혜연 자~알할수 있을 겁니다^^근데 넘잘나가는 거 아닌감..?이러다가 공중파까지 타면서 확뜨면 우째..? (04.07.27 22:31) 댓글삭제
정신실 내 그렇게 되면 화로구이 진짜 홍천가서 함 쏜다. (04.07.28 09:46) 댓글수정삭제
박영수 이거 이거 화로구이 쏘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해야 하나... (04.07.28 15:40) 댓글삭제
정신실 저 8월 이내로 파트타임 적정수준 되면 기도해 주신 보답으로 진짜 화로구이 쏩니당!^^ (04.07.28 16:05)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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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다루는(?) 직업에는은 조금만 차분히 들여다 봐도 감동할 것이 무궁무진 하다.
특별히 몸과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만나는 일, 그것도 다름 아닌 음악으로 만나는 일은 더더욱 그러하다.

내가 음악치료사인 것이 자랑스러운 점 중 하나는 '음악'이라는 것은 항상 즐겁다는 것.
장애아이들도 비장애 아이들이 학원 뺑뺑이 도는 것 못지 않고 여러 치료 교육을 뺑뺑이 도는데...
음악치료실 오는 것은 좋아라 하는 아이들이 대다수다.
그도 그럴 것이 와서 음악을 가지고 놀면 되는 것이니까.

어제 치료한 여섯 살 짜리 남자 녀석을 결국 나를 울리고 엄마를 울렸다.
대부분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치료 초기에 오면 절대로 자리에 앉는 법 없이 시간 내내 돌아다니던 녀석이다. 손가락 두 개 가지고 악기, 악기장, 벽 할 것 없이 습관적으로 두드리면 돌아다니기가 하는 일이었다. 치료가 진행 되면서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하더니만.
어제는 급기야 치료 시간 내내 자리에 앉아서 궁댕이 한 번 떼기 않고 기타를 치고, 노래하는 내 입을 뚫어져라 보다가 '아'하고 소리를 내 보고, 신나게 북을 두드리고 하였다.

치료 끝나고 엄마 상담을 하다가 나도 엄마도 울어버렸다. 기쁨의 눈물이기도 하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하루 종일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으로 치료실로 쉴 사이 없는 엄마의 노력에 이 만한 열매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감사의 눈물이기도 하다. '하나님! 이 엄마를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치원에서 4년간 아이들을 가르쳤고 대학원 마치고 5년 가까이 장애아들과 함께 했다. 아이들이 장애건 비장애건 상관없이 엄마의 양육태도는 아이와 엄마 자신이 행복해지는 열쇠나 다름 없다는 생각이다. 편안하고 성숙한 엄마를 만난 아이들은 자신의 극심한 장애와 상관없이 행복하다. 반면, 미성숙하고 욕심 많고 이기적인 엄마를 만난 아이들은 아무리 겉모습이 훌륭해도 불행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건 다시 엄마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나는 음악치료 하면서 아이들 뿐 아니라 엄마의 행복에 더 많이 마음을 쓴다. 상담을 하면서도 치료시간에 보이 아주 작은 행동이라고 긍정적인 행동을 찾아내서 말해주고, 가능성을 말하려고 한다.
가급적 엄마들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들으려 하고 위로하려 한다. 음악치료와 상관 없는 얘기라도 엄마들이 하는 어떤 얘기든 열심히 듣는다. 그리고 때로는 그 엄마들을 붙들고 기도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 마음이기에 어제 그 일로 인해서 엄마와 상담하면서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인 것은 아이의 변화도 변화지만 이로 인해서 엄마가 얼마나 큰 위로를 얻을까? 그 때문이다.
나 또한 위로를 받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2004/07/08

박영수 어떤 상황인지 느낌이 와. 남의 일 같지 않아. 눈물 찔끔.. (04.07.08 17:25) 댓글삭제
정신실 몽녀님은 제가 아는 베스트 엄마 중 한 분이세요. 해인이와 기원이는 참 복이 많은 아이들이죠.^^ (04.07.08 22:25) 댓글수정삭제
김은영 이런 느낌 흔한일은 아니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이일을 하면서 가끔 뿌듯해지는 시간이죠~ (04.07.09 10:24) 댓글삭제
김종필 그날 퇴근하는 차 안에서의 아내의 얼굴은 '천사'같았습니다. (04.07.12 17:07)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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