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상은 학생, 중학생, 중2.

주업은 아이패드 들고 탁자 밑에 들어가 음악 검색, 영화 검색, 영화평 검색, 그리고 감상.

쟝르는 늘 예측 불가. 

오늘의 선곡은 이문세의 소녀.

아아아, 난 이 노래가 너무 좋아. 내 취향이야.


# 아빠 끼어들기

야아, 현승아. 아빠가 중학교 2학년 때 저 노래를 들으면서 시험공부를......


# 엄마 끼어들기

캬아, 현승아. 엄마는 대학교 1학년 때 저 노래를 들으면서 짝사랑 하던 어떤 남자를......


# 푸하하하, 이게 어떻게 되는 거야. 도대체?!


# 아빠의 소원

내가 다시 현승이 나이가 된다면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기타를 치고, 

(현승 끼어들기) 자전거를 타고?

그렇지! 아, 너무 약올라. 김현승은 그걸 다 하고 있어.


# 엄마의 소원

현승아, 엄마가 바라는 건 딱 한 가지야.

방바닥에 널어 놓은 옷을 옷걸이에만 걸어줘.

그거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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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ry 2017.11.15 12:06

    예사롭지 않은 중딩이시네.. 이담에 무엇으로 우뚝 서게 될까 기대됩니다.
    바라보는 부모님은 만가지 마음일 수도 있겠다만.. 나에게두 이런 중딩 조카가 있어서리..
    반만년만에 블로그질을 개시하긴 했습니다만...

    • BlogIcon larinari 2017.11.16 09:20 신고

      지금 하는 걸 봐서는 그 무엇으로도 우뚝 서기는 어렵겠다 싶지만요..... ㅜㅜㅋㅋ

      일단 가열찬 물개 박수로 환영 드리고요, 뻔질나게 드나들겠슴미다!



살짝 열린 방문 틈사이로 보았다.

엄마 화장대에 앉아 거울을 들여다 보는 채윤이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낯설진 않은데, 언제 봤더라, 언제 본 표정이더라?

김채윤, 뭐 해?

그러자 특유의 입주면 근육만 활짝 벌어지는 부끄러운 웃음. 그리고 의외의 대답.

어...... 엄마 놀이.

그러고 보니 낯익은 그 표정은 어렸을 적 그분이 오실 때마다,

그분과의 대화에 빠졌을 때 힐끗 보았던 표정이다.

나이 열 여덟에 엄마 화장대 앉아서 엄마 놀이 하는 우쭈쭈쭈 우리 큰 애기.


클릭, 하면 그분 오시던 그 옛날의 한 순간




맹꽁이 열 마리 잡아 먹은 걜걜걜걜 하는 목소리에, 여드름 듬성듬성,

그리고 가끔 맥락 없는 버럭!

'나 키 또 컸어' 하면서 (벌써 따라 잡은) 엄마가 아닌 장식장과 책꽂이에 키 재는 중딩.

딴에는 클 만큼 컸고 세상을 알 만큼 아는 청소년,

웬만하면 '난 그냥 집에 있으면 안 돼?' 하는 중2 현승이다.

집에서 혼자 라면 끓여 먹겠다는 청소년을 삼고초려로 설득하여 냉면 먹으로 갔다.

친절하신 아주머니, 젓가락은 탁자 서랍에 있다며 아가용 포크 하나를 챙겨서 현승 앞에 놓아주셨다.

(뽀로로 플라스틱 젓가락 챙겨 가지고 다닐 걸. 킥킥)


나름 혼자 다 컸다고 세상 우습게 보는 사춘기 아들. 가만 앉아서 스타일 무너지고 속수무책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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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탄 풍경 15집 앨범이 나왔....다는 게 아니고,

자전거를 탄 질풍노도의 15세 아들 어쩌구 저쩌구 하는 얘기이다.


질풍노도의 15세가 자전거를 사랑하게 되어 다행이다. 

고마워, 너. 사춘기 아들과 함께 해줘서.


긴 연휴 중, 현승이는 1박2일 춘천 라이딩을 다녀왔다.

교회 자전거팀 집사님들, 전문가급 선생님들, 형아와 동생들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좋은 자전거를 사두고 몇 번 타지도 않았던 사촌형이 독일로 공부하러 떠났고,

그 좋은 자전거를 덥석 차지하게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전거를 사랑했고, 마포 한강변을 사랑했던 소년이 있었다.

마포 한강과 자전거 타던 친구를 두고 떠나게 되었다. 안녕, 또 만나.  


상실감으로 텅 빈 가슴을 형아가 남기고 간 좋은 자전거가 채워주었다.

그래, 난 좋은 자전거가 생겼어. 슬퍼하지 말자.


분당에 둥지를 튼 첫날부터 자탄풍이었다.

자전거를 탄 질풍노도의 소년은 하루 한 두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낸다.


소년이 '엄마, 나 자전거 타고 올게' 하고 바람처럼 나가버리면

엄마의 마음엔 휘잉 찬바람이 불었다.


엄마는 알지도 못하는 새로운 길을 아이는 달리고 있을 터이다.

뻥 뚫린 마음에 새동네의 새바람이 통과하며 휘익휘익 소리를 낼까.


마포 강변에 두고 온 친구들을 그리며 더욱 세차게 페달을 밟을까.

엄마를, 아빠를 원망하다 저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이 바람에 흩어질까.


자탄풍 15를 보는 엄마의 마음은 제멋대로 흘러가는 소설 한 편이다.

우이쒸, 이젠 자전거만 봐도 슬프고 죄책감이 들어.


아이에겐 엄마가 모르는 낯선 길이 있고

정면으로 마주한 바람이 있다.


춘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분당까지 오는 길엔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었고

황사 바람이 쌩쌩 불었다.고.했.다.


바람을 맞은 것은 자전거를 탄 아이이다.

엄마가 집에 죽치고 앉아 맞은 바람이란 오래 전부터 불던 고물상의 가위소리 같은 바람이었다.


아이는 바람을 몸으로 맞았고

엄마는 제 속에서 왔다리 갔다리 울려대는 가위소리에 오라가락 했다.


소년에겐 좋은 자전거가 있고

자전거를 타는 집사님, 선생님, 형아들이 있다.


엄마란는 제 속의 고물상이나 제대로 처리하면 될 일이다.

자전거를 타는 질풍노도의 열다섯 살 소년은 웬만한 바람 따위는 '질풍'으로 제압하고 있는 중이니.


아들의 네가지 없는 말과 행동에 '한 대 때릴까' 분노가 타오른다.

'노도'를 품은 열다섯 아들을 이겨 먹을 방법은 없다. 어른이 되는 필수 코스니 말이다.


아직 한창 티슈남이었을 적에 자동차 안에서 함께 들었던 노래를 듣는다.

너에게 난, 나에게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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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장날이고,

우리 중딩 시험 끝난 날이 생일이고.

축하 파티에도, 선물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그냥 없는 것처럼 지나가는 것에 제일 좋은 선물이겠으나.

케잌도 하나 생기고, 네 식구 모였는데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생일축하 세러모니 합니다.  


착한 애도, 감성 풍부한 애도, 시(詩)심 충만한 애도 사춘기를 합니다.

한창 놀던 시절에 누나가 여동생 버전으로 지어준 이름

미은이 가 있고,

역시 그 시절에 누나가 질투와 얄미움 듬뿍 담아 불러줬던

김현망, 김형팡, 김덕삼. 이런 이름도 있었습니다.

중2 사춘기를 지나는 요즘에 아빠가 그에게 다가가 이름을 불러줍니다.

승.

야, 왜 이렇게 욱해? 욱하지 말고 얘기해.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자꾸 '욱'을 하기 때문에 세 식구는 이 눈치를 많이 봅니다

일례로, 시험이 끝난 날, 생일 당일이었습니다.

저녁은 아빠 스케쥴과 누나의 알바 스케쥴로 함께 식사할 날이 없어서

점심을 같이 하기로 합니다.

이게 무척 잘못된 결정이었는데 일단 등교할 때 미리 알려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현승이 등교 이후에 아빠 시간 된다는 것을 알고 엄마가 갑자기 결정한 일이었다는 것.

또 하나의 잘못. 이것은 님 앞에서는 대역죄에 해당하는데

학교 앞에 가서 기다리다 서프라이즈로 차에 태우는 스케쥴이 된 것입니다.


이 상황을 선생님께서 얼마나 싫어하실지 알기에, 그분이 대노하실 것을 알기에

세 식구는 이미 엄청 쫄아있었습니다.

주차를 보이는 곳에 하면 안 돼. 누가 나가서 현승이를 부르면 제일 안 쪽팔려 할까?

엄마는 안 돼. 그렇다고 아빠도.... 그래, 채윤이가 가. 헌데 절대 호들갑 떨면 안 돼.

조용히 현승이 눈에 띄기만 하고 아는 척은 하지 말고, 차로 유인해.


이렇게 신중하게 접근했지만 선생께서 그냥 지나치실리 없습니다.

꽤나 하셔고, 대역죄인들은 눈치 보며 처묵처묵 했습니다.

이렇게 그분의 탄신일이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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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02 06:07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larinari 2017.05.03 22:01 신고

      감사해요!
      욱승이가 자꾸자꾸 욱을 하니까,
      제가 아는 세상에서 가장 온유한 성품을 가진 아빠인 욱승이 아빠도 더는 참지 못하고 욱욱 하려해서 걱정이에요. ㅋ
      그나저나 랜선 이모님께서는 언젠가 한국에 들어오신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다시 돌아가신 거죠? 언젠가 한 번을 뵌 날이 있을 거라 기대하겠습니다. ^^

    • 2017.05.06 11:22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larinari 2017.05.08 09:32 신고

      에고, 아쉽네요!
      이번으로 부끄러움 털어내고 다음 번에 나오시면 꼭 뵙기로 해요.
      감사해요. ^^



토요일 오전, 강의가 있어 일찍 일어났다. 식구들 아침으로 꽁꽁 언 베이글을 꺼내다 밥과 미역국을 앉혔다. 고난주간 저녁 기도회로 긴장 풀 새 없는 일주일을 보낸 남편도 그렇고. 눈 떠 보면 엄마도 없을텐데 마른 베이글 조각 씹고 있을 아이들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짠해졌다. 시간 여유도 있고 불려놓은 미역도 있어서 화장하는 사이사이 아침 준비를 했다.




그 많던 아침 잠이 주말만 되면 다 어디로 달아나는, 노인병 걸린 중2가 기침을 하셨다. 미역국 간을 보고 있는데 와서 백허그를 한다. '졸립긴 졸린데 엄마가 혼자 일어나서 혼자 밥 먹고 강의 가면 얼마나 쓸쓸할까 싶어서 나와봤어. 엄마, 강의 잘 하고 와.' 원조 티슈남 본능이 가끔 이렇게 중2의 삐딱한 열정을 뚫고 살아온다. '고마워, 우리 아들!' 동그란 엉덩이 토다토닥.




방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후에 배꼽을 잡고 낄낄거리며 튀어 나온다. '엄마, 엄마. 오늘이 누구 생일인 줄 알아? ***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오늘이 김일성 생일이래. 큭큭큭. 그 생각이 딱 났는데 엄마가 미역국 끓이는 냄새가 나는 거야. 큭큭큭' 소파에 누웠다 다시 혼자 킬킬킬. 혼잣말을 하다 다시 킬킬. 아침 잠 없는 노인네 하나가 누워 계시는 것 같다. '김 노인, 오늘 김일성 생일이라 들떠서 다시 잠을 못 주무시는 거야?'




일정 다 마치고 들어왔는데 날씨가 아깝다. 늦은 오후지만 집 앞의 불곡산이라고 갔다 와야지 싶어 준비하다 '같이 갈래?' 했더니 김 노인 선뜻 따라나선다. 등산 시작하고 5분 만에 후회가 되었다. 김 노인, 입을 잠시도 놔두지 않고 투덜투덜 쫑알쫑알. 정상이 어디냐, 음료수를 사올 걸 그랬지 않냐, 조금만 쉬었다 가자, 난 도저히 못 간다, 지팡이 하나 구해서 짚으니 좀 낫다...... 이렇게 말 많은 할아버지는 처음이다.




실은 이 아들, 분당으로 이사 와 전에 없던 학구열을 붙태우고 계시는 중이다. 여차저차 하여 영어를 제대로 배우게 되었다.  '세상에 공부가 이렇게 재밌는 거 였냐'고 하더니 수학 학원까지 보내달라고. 다시 여차저차 고마운 만남과 만남으로 수학 공부도 하고 있다. 지난 화요일 세월호 3주기 연주회에 아빠는 못 가고 엄마만 가네 어쩌네 하고 있는데 '아, 나는 못 가는 거 알지? 학원 가야해서. 나는 못 가.' 라고 하더니 '와와와! 드디어 나도 이 말을 해봤다!!!!' (초등 저학년 때문에 가장 해보고 싶은 말이 '나 지금 학원 가야해서 못 놀아'였으니)




그렇게 딱 한 달 공부 좀 해보더니 김 노인, 벌써부터 걱정이다. 중간고사에서 100점 맞을까 걱정이다. 처음부터 100점 맞으면 엄마가 기대가 너무 높아질 텐데, 걱정이다. (100점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는단다. 큐큐큐) 별 걸 다 걱정하는 김 노인이다. 하여튼 이 노인네 정상까지 가는 동안 하도 옆에서 투덜거려 산의 고도와 함께 혈압도 같이 상승했으나 잘 참았다. 손잡고 내려오는 길 '오늘처럼 우리 함께 있음이 내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너는 아니 이런 나의 마음을' 노래가 생각났다. 마음 먹고 시작했으니 공부를 좀 잘 했으면 좋겠으나, 뭐 그저 이렇게 좋은 봄날 함께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과분한 행복이다.


3년 전 오늘, 단원고 2학년 아들 딸들은 수학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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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금요일 밤, 10시 30분.

라면을 끓이며.


"엄마, 그 있잖아. 학교에서 그런 거 많이 하잖아. 뭐 쓰는 거.

스트레스받을 때 어떻게 합니까, 이런 거.

책을 본다, 잔다..... 여기에 먹는다가 꼭 있거든.

나는 그걸 보면서 정말 이해가 안 됐어.

웃기려고 쓴 건가? 스트레스받을 때 먹으면 풀린다는 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요즘 조금 알겠어."


저녁 일찍 먹고,

우유 한 잔에 도넛도 하나 먹었는데.

10시 넘어 라면을 끓이며.


내적 공허감을 먹을 것으로 채우는 인생의 맛을 알게 된 아들.

그놈 키 클 놈일세!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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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베이글과 매실차 한 잔 놓고 아들과 겸상. 그 짧은 시간의 통하는 대화)


현승아, 밖에 있는 자전거 지금 탈 수 있지?


왜? 오늘 자전거 타게? 안 돼, 오늘 타면 안 돼. 바람 빠졌을 거야.


저번에 너가 넣어 놨잖아. 괜찮을 거야.


아니라고, 확인해봐야 한다고. 지난번에 바람 넣어 놨는데 엄마가 안 탔잖아. 그새 바람이 빠져 있을 거야.


아니야, 얼마 안 됐잖아.


그래도 안 돼. 오늘은 타지 마. 이렇게 갑자기 얘기하지 말고 타기 전날에 꼭 얘기하라고. 내가 학교 갔다 와서 바람 넣고,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이상 없는지 확인해볼게. 그다음에 타. 내일 타.


(어머, 오빠! 현승이, 넘나 멋진 남자. 으흐흐흐..... 감동)


알았지? 이따 학교 갔다 와서 해줄게. (감동하여 녹아내리는 엄마를 알아챔) 그러면 그 다음에....... 수고했다고 용돈 좀 두둑이 챙겨줘. 킥킥. 엄마, 내가 좀 계산적이지? 엄마한테 빌려준 돈도 꼭꼭 받아내고, 돈 계산이 정확하지?

'계산적'이란 말 배웠는데 그 설명이 딱 내 얘기 같애.


아냐, 니가 무슨 계산적이야. 오히려 그 반대지. 너는 이 얘기 하면 싫어하지만 너 친구한테 되게 비싼 선물 사주고 니 생일엔 결국 선물 못 받았잖아. 그래도 괜찮다고 했잖아. 예를 들면, 니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뭘 사주거나 선물할 때 아낌없이 쓰잖아. 계산적이지 않아.


하긴, 내가 특히 엄마한테 선물할 때는 돈을 팍팍 쓰지. 엄마, 나는 돈 모아서 선물하는 게 그렇게 싫어. 


그래, 누나랑 돈 합쳐서 엄마 아빠 선물하고 해도 결코 말 안 듣지?


뭐, 돈 모아서 선물해주면 고맙다고 받지만 그 선물에 여러 사람이 다 들어 있는 거잖아. 그냥 모두 고맙다 이렇게 생각하겠지. 혼자 선물 해야 진짜 내가 준 선물이고, 나 하나가 되는 거지. (나 하나가 되는 거지?!ㅎㅎㅎ)


글쿠나, 무슨 느낌인지 알겠다.



(이러고 나서 빛의 속도로 교복 입고 튀어 나갔는데.

이 아이 존재의 향기가 쉬 가시질 않아서 식탁의 텅 빈 앞 자리를 한참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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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17 17:29

    이 어린 멋진 남자 오빠~ 사위 삼고 싶네ㅋㅋㅋㅋㅋㅋㅋ




휴일 아침 식사는 어차피 시간차 공격이려니,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일어나는 대로, 식탁에 앉는 대로 각자 먹게 하는 것으로.

남편은 새벽회의 마치고 밖에서 먹을 테고,

꽃다운 채윤이 산발을 하고 나와 앉아 한술 뜨고 들어가고,

나는 친정에서 올케가 준 얼갈이배추 겉절이에 여유로운 혼밥이었다.

변성기 초입 현승이가 머리에 제비집 짓고 나온다.

실실 웃으며 나온다.


아놔, 엄마 내가 지금 어떻게 깼는줄 알아? 엄마 김치 씹는 소리에 깼어.

촥촥촥촥, 아주 그냥 리듬이 딱딱 맞아요.


아, 진짜?(부끄부끄. 무슨 생각이었던가? 암튼 밥이고 김치고 꼭꼭 씹으며 뭔가에 골똘했던 것 같다)


그런데 좋았어. 흐흐흐. 아, 우리 엄마가 참, 사람답게 사는구나!

뭐 이런 생각? 큭큭큭. 이런 생각이 들었어.

김치를 촥촥촥촥 씹는 소리가 뭔가 인간적인 어떤 느낌, 뭐랄까 그렇게 좋았다고.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어? 큭큭큭.


그러더니 저녁 준비하는데 옆에 와서 다시.

큭큭큭. 엄마 아까 아침에 김치 씹는 소리..... 큭큭큭.

인생을 씹는 소리랄까?

참, 사람다운 소리였어. 큭큭큭큭.


(무식하게 쫙쫙 겉절이 씹는 소리에서 인생을 발견하는 너란 중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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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예뻐하시는 할머니들 있잖아.

재활용 쓰레기 정리하시는 할머니랑 저기 빌라 주차장에 앉아 계시는 분들.

나만 보면 (성대모사 돌입) '에이구, 이뿌게 생겼어. 참 이뿌게 생겼어'

이러셔.

자꾸 그러시는데 내가 가만히 지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뭐라고 말을 할 수도 없고.

매일 민망해 죽겠어.


안 봐도 훤하지.

'헤~' 하면서 지나가겠지.


아냐. 엄마가 몰라서 그래. 나 옛날처럼 그렇게 헤.... 말 못하고 그러지 않아.

나 요즘에는 어른들한테 싸가지 없게 많이 해.

엄마가 생각하는 거랑 많이 달라.


아, 싸..... 싸가지?!

글치. 그건 좀 니가 많이 상실했지.

내가 알지. 

하하하하 엉엉엉엉.


밤에 배고프다며 베이글에 크림치즈, 참치, 양상치 있는대로 다 넣고 

우적우적 먹더니.

먹다가말고 또 뇌가 급 뒤집어지더니 엄마랑 싸우자고 달려들더니.

그러니까 왜 엄마 아빠 결정에 내가 따라야 하냐고오~!!!!!!

내 감정이나 의견은 결국 다 무시되는 거잖아아~!!!!!!

흥분을 하더니. 흥분한 중에.....

다 먹고 나더니 휴지로 식탁에 떨어진 부스러기 줍고.

물티슈로 다시 식탁 닦으면서 입으로는 '네가지' 없는 말을 막 쏟아내더라.


사춘기에는 뇌가 뒤집어진다고.

확실이 티슈남 현승이의 뇌가 아닌 것 같긴 한데.

아무리 뒤집어져도 변할 수 없는 것이 있지, 싶기도 하고.....ㅎㅎㅎㅎ


그래서 찾아본 오래 전 그날 사진과 에피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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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채윤, 현승과 함께 뒹굴고 있던 어느 날.

채윤이 폰이 울렸습니다.

'여보세요' 하더니 '네? 아, 네에~~~에' 길쭉한 몸을 베베 꼬면서 방으로 들어갑니다.

통화를 마치고는 꼬인 몸이 상당히 덜 풀린 상태로 나와서 수줍게 말합니다.

중등부 쌤인데.... 중등부 수련회 때 나 간증하래.

뭣? 간증? 니가 무슨 간증?

그러니까. 내가 못한다고 하니까. 간증이 아니라 중등부 애들이 원하는 거래. 목사님, 선생님들 말씀 이런 거 말고 선배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고.

그럼 니가 가서 무슨 얘기 하려고? 할 거 있어? 하고 싶어?

어..... 음...... 하고 싶어. 그래서 한다고 했어.

그래. 뭐, 안식년 얘기를 해도 되고 네 얘기 하면 되겠네.


바로 이 순간!

망부석 같은 어떤 존재. 눈빛만은 뜨거운 어떤 존재가 등 뒤에서 느껴졌습니다.

뒤에서 그대로 몸은 얼어버렸지만 눈빛만은 포스작렬인 현승이가 서 있습니다.

나 수련회 안 가. (아, 현승이는 중등부입니다)

뭘 수련회를 안 가? 무슨 말이야?

생각해 봐. 누나가 중등부 수련회 오는 것만으로도 쪽팔린데, 간증까지 해봐!

친구들이 니네 누나야? 이러고 나한테 집중하면?! 나 수련회 안 가.


채윤이는 후배들 앞에서 간증한 생각에 들떴는데

현승이는 나대는 누나 때문에 수련회도 못 갈 지경이 되었습니다.

수련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최종적으로 말했습니다.

나는 누나 간증할 때 화장실에 가 있을 거야. 들을 수 없어. 못 듣겠어.



채윤이와 현승이 누가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겁니다. 그렇구 말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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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뮨진 2016.07.26 00:40

    에공 사춘기스럽네요;-)

  2. BlogIcon happyyeji 2016.07.29 23:51 신고

    현승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네요 ㅋㅋ

    • BlogIcon larinari 2016.07.31 22:32 신고

      이해가 되기는 해요. 그런데 저도 채윤이 꽈라.... 살짝 오글거릴 수 있겠지만 뭐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싶다는. ㅋ

  3. 2016.07.30 13:53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larinari 2016.07.31 22:33 신고

      오늘 수련회 갔어요. 아마도 그 시간에 밖에 나갈 용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듣게 되었다,에 500원 걸겠어요. ㅋㅋ

  4. 2016.07.30 13:56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larinari 2016.07.31 22:36 신고

      오, 한국에 오시는군요! 출산하러 오시나요? 언젠가 댓글에서 약속한 것처럼 얼굴 마주하고 커피 한 잔?^^

      제보 감사해요. 아닌 게 아니라 댓글에 사진 올릴 수 없는 것이 참 아쉬워요. 덕분에 홈페이지 들어가서 봤구요. 책소개를 너무 마음에 들게 써주셔서 블로그에 한 번 자랑해야겠어요.




중학교 와서 첫 시험으로 기말고사 중인 현승이.

첫날 시험을 마치고 내일 수학과 체육 시험을 앞둔 밤.


나아~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 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애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딩가딩가 루시드폴 딩가딩가 고등어 딩가딩가 버스커버스커 딩가딩가 여수밤바다

딩가딩가 김창완 딩가딩가 안녕내작은사랑아 딩가딩가 신해철 세월이흘러가서


기타를 치다, 음악을 듣다.... 저러고 있다.

어떡하지?

뭐라고 한두 마디 하면.

'공부했다고, 다 했다고.'


'아니, 현승아. 다 했다는 느낌 알겠는데. 직관형(N)식으로 맥락을 이해했다고 끝내지 말고. 감각형(S)식으로 깨알같이 달달달 외워야 시험을 잘 본다니까. 의미가 없어도 일단 외워. 그렇게 외우지는 않았잖아.'

'알았어. 그럼 조금만 더 하고 나올게' 라며 들어갔는데......

어느 새 보니까 또 기어 나와서,

딩가딩가 딩가딩가 딩가딩가 딩가딩가.


'엄마, 내가 나중에 커서 유명한 사람이 되면 자서전에 그렇게 쓸게. 김현승은 어렸을 적부터 뭔가 달랐다. 남들 다 공부하는 시험기간에 기타를 치며 놀았다.'


하긴, 뭐든지 시험 기간에 하는 게 제일 재밌지.

원고 마감 코 앞일 때 블로그 포스팅 하는 맛이 쫄깃쫄깃 하지.

그래, 시험 기간인 넌 기타 치고 놀고.

할 일 많아 죽겠는 기간인 엄마는 PPT 화면이고 한글 화면이고 일단 다 내리련다.

블로그질이나 또 한 번 해보자.

인생 뭐 있어!


(어쨌든 너 내일 시험 점수만 나와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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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01 12:48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larinari 2016.07.03 13:22 신고

      네, 뭔가 다르긴 달라서 엄마는 죽갔어요.
      사춘기까지 오시니 더욱 가관이랍니다. ㅠㅠ




한 번 당해본 일이라 당황하진 않는다.

사춘기 따위!

초겨울 찬바람에 우르르 낙엽이 쓸려갈 때의 느낌,

어딘가 텅 비어버리는 듯한 상실감을 잘 견뎌내면 되더라.

내 품을 벗어나 하나의 인간이 되겠다 하는 통과의례이려니.

엄마로서는 허전한 마음 자락 잘 붙들어 매고 그저 기다릴 밖에.


그런데 내가 해 아래서 두 아이 사춘기를 겪으며 희한한 일을 보았더라.  

사춘기는 애들이 제 귓구멍을 틀어막으며 오더라.

이어폰으로 귓구멍을 막고는 자동차 뒷좌석에 찌그러지면서,

굳이 식구들 듣는 음악은 싫다면서,

혼자 듣고 싶은 게 따로 있다면서.


뒷좌석 오른쪽 놈 채윤이가 이어폰을 빼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로 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여 잠시 훈풍이 불었는데.

뒷좌석 왼쪽 놈이 머스트해브아이템 이어폰에 목숨을 걸기 시작했다.


곽진언의 신보를 듣자고 엄마 아빠 누나 짝짜꿍이 맞았는데.

굳이 혼자 다른 음악을 듣겠다며.....

굳이 혼자 들으시는 노래의 실상을 확인하니 헐이다, 헐.

'저 빳따에 누워어 외로운 물새 될까, 물살의 깊을 속을 항구는 알까'

( '저 바다에 누워' 1987년, 높은음자리, MBC 대학가요제 대상)

그래, 그 뒷좌석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되거라.

뇌가 뒤집힌다는 사춘기 아들놈의 속을 엄마가 알겠느냐.


언젠가 그 귓구녕 다시 뚫릴 날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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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ry 2016.05.18 08:27

    ㅎㅎㅎ 귓구녕은 사춘기 지나 죽~~ 틀어막을겁니다 아마.
    왜냐? 자기의 취향이 생기는거니까.
    사춘기때 방문 안잠그면 감사감사해야하고 말이지.
    현승이의 변화는 참으로 재미지네.

    • BlogIcon larinari 2016.05.19 09:25 신고

      그렇겠네요.
      취향적인 면에서 귓구녕이 계속 쭉 막혀있을 수도 있겠군요.
      보들보들 티슈남 아들 지금부터 떠나보내기 연습하고 있어요.ㅠㅠ

      그나저나 오사카에서 찍어오신 사진이 수두룩하실텐데
      사진 좀 풀어놓으시며 블로그 재오픈 좀 하시죠.
      돌아오세요~ ㅎㅎㅎㅎ

    • mary 2016.05.19 11:11

      블로그말고 재미진게 많아서 말이지 ㅋㅋ
      그렇쟎아도 해야지해야지 하면서 세월이 가네
      말들었으니 곧 하리다~

  2. BlogIcon 효정 2016.06.20 09:08

    제가 태어났을 때 대학가요제 노래라니 저도 모르는 노래를 대체 어찌 찾아서 듣는 것인가요

    • BlogIcon larinari 2016.06.21 01:22 신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 듀엣 가요?
      이런 TV 프로에서 주로 솔루션 제공을 받지요.




4월 28일, 충무공 탄신 기념일에 부드러운 남자 티슈공 현승이도 생일인데.

하루 종일 에니어그램 세미나 있다고 분주하던 엄마 기억조차 못하고 있었어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아빠가 '현승아, 생일 축하해' 하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네요.

미역국은 커녕 밥도 없다! 그러나 바뜨 당황하지 않고,

'현승아, 생일 축하해! 축하 파티는 금요일에 하자.

오늘 수요일이고, 내일은 양화진 음악회니까. 금요일에 하는 거야. 금요일이야....'

('나 밥 안 먹어'로 하루를 시작하는 현승이에게 미역국 끓이고 불고기 하고 이런 식탁은 부담일 거야. 암, 그렇고 말고. 가볍게 모닝빵 하나 먹고 가, 이러면 선물이지. 암.)

그렇게 생일은 지나갔네요.


엄마, 내 생일에 애슐리 안 가고 그냥 집에서 엄마가 한상 떡벌어지게 차려주면 안돼?

(떡벌어지게! 어떻게?ㅠㅠ) 어, 되지! 뭘 어떻게 차려줄까?

그냥 내가 평소에 양껏 먹고 싶던 거. LA 갈비를 무제한으로 먹고, 딸기도 무제한으로.... 그리고 또 먹고싶은 게..... 된장찌개. 흰 쌀밥!(읭? 네가 전래동화를 너무 많이 읽었구나!)

코올~~~~!! 흰 쌀밥,  LA 갈비, 된장찌개, 딸기 무제한으로 한한 떡벌어지게 차려줄게.

코스트코에 갔는데 현승이가 제일 좋아하는 치즈케잌 세일도 하니, 어머 이건 사야죠.


식사준비 다 하고 오늘도 늦는 아빠를 기다리는데 오늘의 주인공, 주문이 있네요.

'엄마, 밥 먹고 케잌은 제발 그냥 무난하게 해줘. 그냥 딱 생일축하 노래만 불러줘.

나는 친구가 가족들을 챙겨주는 게 정말 좋은데 반대로 누가 나 챙겨주는 게 싫어.

그러니까 요란하게 하지 말고.... 노래만 불러줘. 엄마 아빠 덕담 같은 거 이런 거 하지마. 나 그런 거 하면 오글거려.'

적극 반영하여, 평범하게 밥먹고 생축 노래만 부르기로.

평범함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늘 하던대로, 잊지않고 밥 먹기 전에 남매 전쟁 한 판.

자리 가지고 한 번 싸우고, 엄마 한 번 폭발하고 요란하지 않은 평범한 저녁식사.

그리고 생일축하 노래.

감상 포인트는 아빠의 구슬픈 기타반주와 '참 좋은 아이였어....'




 

그리고 흥이 나신 아버님의 즉흥노래와 누나의 듀엣이 방언처럼 터집니다.





현승이가 딸기를 좋아해도 너무 좋아하는데요.

흔한 에피소드가 있지요.

현승이를 품고 있는 중 제철도 아닌 딸기가 먹고 싶었던 엄마, 또는 뱃속의 현승이.

어느 날 퇴근 길, 엄마 아빠는 현대백화점에 갑니다. 지하 식품매장에서 딸기 발견!

가격을 확인한 엄마는 헉, 뒷걸음칠 쳐 물러났지요.

이때 정답은 남자의 힘으로 제압하여 그 딸기를 사야하는 것인데,

현승이 닮아 요란스러운 걸 싫어하는 아빠는 소심하게 '그래도 사지....' 하며

엄마 뒤를 따라 나왔지요.

그리하여 두고두고 욕을 우려드시고 계시며 앞으로 그럴 예정이랍니다.

이 얘길 들어서인지, 아니면 그때 뱃속에서 느낀 좌절과 결핍감 때문인지

현승인 딸기를 좋아합니다. 자주 먹어도, 많이 먹어도 늘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말이죠.






이런 태중 비화를 가진 현승이 생일에 참으로 적절한 노래가 되겠습니다.

감상 포인트는 누나의 목춤, 현승이의 살아 있는 먹방.

현승이 생일에 딸기가 있고,

딸기가 현승이 입 안에 있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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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아직 애기 얼굴인데 코밑만 시커매진 중학교 1학년 현승이(아, 적응 안돼).

아침에 방에서 나와 제일 먼저 하는 소리다.


나 밥 안 먹어.

나 밥 안 먹어. 배아퍼.

나 밥 안 먹어. 늦었어.


엄마로서는 이 말이 너무 듣기 싫고 아주 얄밉다.


일찍 일어난 새 아니고 일찍 일어난 엄마 아빠가 먼저 식탁에 앉아 있는데

머리에 새집 짓고 나오며 하는 말이 역시 '나 아침 안 먹어'​

고구마 먹던 아빠가 뿜었다.

'나도 어릴 때 일어나서 어머니 얼굴 보자마자 한 말이 저건데.

나 저 마음 알아. 큭큭큭큭'

따라서 웃고나니 나도 그랬던 것 같고 비기비기 꼴비기 싫던 마음이 사라졌다.


학교 가기 싫고 출근하기 싫은 마음에,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시간도 없다고 느껴지던 무거운 아침에 괜히 해보는 말.

나 밥 안 먹어.

그러면 엄마는 몸이 달아서 김에 밥을 싸서는 화장하는 내 입에 하나 씩 넣어주기도 했다.


아, 이 말은 '오늘 하루가 내게 무거움으로 와, 엄마' 이런 뜻인가보다.

아닌 게 아니라 중학교 가서 현승이가 하는 말들이 이렀다.


엄마, 7교시는 너무 길어. 7교시가 되면 1교시가 어제 일 같아.

엄마, 아무리 생각해도 학교에 너무 오래 있는 것 같아.

집으로 와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너무 오래 학교에 있어야 해.

엄마, 선생님들이 수업시간 마다 다른 분이 들어오시는데 정말 재밌어.

말하시는 게 어쩌면 다 달라. 뭔가 게속 쓰는 말도 있고 말투도 있고,

어떤 선생님은 수업은 안 하고 계쇽 자기 자랑만 해. 진짜 뭔가 웃겨.

엄마, 우리 나라에 조금 다른 학교는 없어? 뭐랄까, 조금 사람을 생각하는 학교말야.

재미없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는 얘길 하시는데 7교시까지 듣고 있는 건 너무 이상해.

게다가 교복은 너무 불편하다고. 바지는 까끌까끌하고.

그렇게 불편하게 7교시나 앉아 있는 게 말이 돼?

힘들어. 나 언제까지 이렇게 학교 다녀야 해?


(생각해 보니 현승이 너 초등학교 때도 비슷한 말을 해다잉)

초딩 2주차 때 현승님 말씀(클릭)

(그리고 6개월 쯤 지난 후에는 자포자기한 상태로 현실을 받아들인 듯)

초딩 1학년의 하루(클릭)

(1학년 겨울방학 즈음에는 말했다.)

세월은 빠르다(클릭)


급결론, 이 또한 지나가리라.

현승아, 1교시가 어제 같이 느껴지는가 하면

교복 입고 입학했던 3월이 그저께 처럼 느껴지는 방학도 올 거야.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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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이제 옷을 멋지게 입고 싶은 마음이 들어.

나 이제 옷을 좀 멋지게 입을 거야.

알겠어? 패셔니스타가 될 거라고.

나도 이제 영빈이 형아나 누가 입던 옷을 주지 말고 사는 옷을 좀 사줘.

왜 누나만 자꾸 옷을 사줘? 나도 옷을 사달라고.

나는 모자도 잘 어울리잖아.

 

라며.....

엄마 장롱 털어 1인 패션쇼 시위.

 

이 패션은 어때?

공항패션 같애?

<암살>에 나오는 사람 같애?

 

(이...... 이뿌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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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우쭈꿈 2016.01.25 13:58

    오오현승이!!
    멋져유 ㅋㅋㅋ 개인적으로 젤 마지막 오른쪽 코디가 맘에듭니다 ㅋㅋ 앞으로 어떤패션들을 선보일지 기대중입니다~!!

    • BlogIcon larinari 2016.01.25 22:47 신고

      쭈꾸미! 패셔니스타의 예리한 눈 같으니라고. ㅎㅎㅎ
      바로 그 옷은 진짜 현승이 옷!

  2. BlogIcon 아우 2016.01.26 11:36

    사진찍혀주는걸보니 사춘기 아님! 털모자쓴 사진은 남자정신실이네ㅋㅋ진짜 이쁘다 현승아가씨

    • BlogIcon larinari 2016.01.26 21:37 신고

      그렇지? ㅎㅎㅎ
      심지어 '사진 좀 찍지' 하면서 유도했어.

  3. mzry 2016.01.27 08:36

    두번째 줄 빨간잠바는 완전 JP, 깜놀했다네 현승이 얼굴에서 아빠가 보여말이지 ㅎㅎ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패션이. 엄마빠 돈 좀 쓸 각오해야겠네 ㅋ
    울집아들도 페션에 신경좀 써주시면 좋겠구만. 돈안들어 좋긴 한데말이지.
    그리고보니 패션엔 돈이 따르는구만. 쩝

    • BlogIcon larinari 2016.01.29 09:07 신고

      오늘 아침엔 '사람들이 나한테 아빠 닮았다는데 도대체 내가 어디가 어빠를 닮았다는 거야. 참' 하던데요. ㅎㅎㅎㅎ

      예지 언니 입던 검정 빈폴 티셔츠가 있는데 채윤이가 한동안 입다가 장롱에 처박아둔 걸 현승이가 발견했어요. 우아, 이거 멋지다. 이거 내 거야? 왜 여태 안 줬어? 하고 요즘 아주 신나서 입고 다녀요. 나름 그렇게 패션에 신경 쓰고 있는데.... 곧 돈이 필요한 패션계로 가겠죠? ㅋㅋ

  4. BlogIcon 두또 2016.01.30 16:11

    왼쪽 맨아래 모님인줄ㅋㅋㅋ
    이제 패션에 눈을 뜨면 모님이 사간 옷 안입을 지경까지 올수도....ㅎㅎ

    • BlogIcon larinari 2016.01.30 23:42 신고

      아직까지 사주는 옷이 거의 없어서 얻어 입는 형아의 취향이 현승이 취향이었는데.... 올해엔 누나가 한참 사춘기에 입었던 검정색 파카를 좋아라 입고 다녀. ㅎㅎㅎㅎ 곧 교복을 맞춰야 하는데 바지통 줄이는 문제로 누나랑 상담을 하더라. ㅋㅋㅋㅋ

  5. BlogIcon 효정 2016.02.05 23:25

    왼쪽 아래 순간 ......... 현승이 아닌 줄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은데... ㅎㅎ 예뻐요: 귀염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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