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27

채윤이가 흑석동 갔다 온 다음 날 아침 식사 중이었다.
열심히 밥 먹다가...
채윤이가 '그런데요, 외할머니는요 내 똥두 이쁘대요'

채윤이 단지 그렇게 말했을 뿐인데...
요즘은 채윤이의 이쁜 짓도 별로 안 이쁘신 할아버지.
괜히 혼자 과민반응 하셨다.

'그래? 그럼 너는 흑석동 가서 살어. 외할머니랑...'

아니라고요. 할아버지. 그렇다는 얘기라니까요. 찔리는 거 있으세요?
ㅋㅋㅋ

------------------------------------------------------

채윤아! 엄마가 이렇게 열심히 너의 얘기를 기록하는 건.
나중에 니가 크면 니가 꼭 읽도록 해 주고 싶어서란다.
외할머니는 연세가 많으셔서 채윤이가 얼마만큼 크도록 우리와 함께 계실지 몰라.
나중에 커서도 채윤이가 여러 어른들이 특히, 외할머니가 널 얼마나 끔찍하게 사랑하셨는지
그거 알았으면 좋겠다.
그런 맘으로 더 열심히 기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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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4

엄마!

왜?

(겨드랑이를 가리키며) 남자들은 여기에 다~ 머리카락이 있지?

(엄마 약간 당황)엉? 뭐....여자들두......뭐$%*$%@^%**

에~이 있잖아~ 그치? 여기에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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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윤이 죽어라 '아빠가 아빠가....'이러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아니다. 주로 엄마를 찾고 특히 잠 잘 때는 죽어도 엄마다.

늦게 LG마트 갔다가 와서 보니 11시가 됐다. 서둘러 채윤이 재우느라 아빠가 데리고 누웠나보다.
아빠 싫어. 엄마 오라구 해~
계속 이러니 또 채윤이라면 끔찍한 아빠 속이 상하고 섭섭했나보다.
몇 번 '아빠가 재워주께' 하다가 계속 거부 당하자 속이 상해서 채윤이를 나무랐단다.

그러자 김채윤. 엄한 목소리로...
아빠! 아빠가 오늘 채윤이 진서 할머니 병원에 데리고 갔지?
그리고 쵸코 우유도 사 줬지?
또! 삼촌 병원에도 데리고 갔지?

아빠는 영문도 모르고 '그래' '맞어' '그래서 왜?' 이렇게 받아 쳤겠지.
그러자 채윤이 하는 말.

'그런데 우리가 왜 이렇게 됐어?'

@@

200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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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4

외삼촌이 수술하고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았다.
가는 차 안에서부터 '엄마 엄마! 나 똥 마류워. 으....많이 마류워...'하면서 사람 긴장을 시키더니...
결국 어찌 어찌 참고 병원까지 갔다.

병원에 가서 참았던 응아를 해결하는 거사를 치루는 중.
병원 화장실 인지라 비상버튼이 있었다. '위급할 때만 사용해 주세요. 간호사실과 연결 됩니다.'
이렇게 써 있었다.

엄마! 이거 함부로 누르면 안 되지?'(까페 가서 교육 시킨 탓이다)
'그렇지~'
'그런데 이거 누구만 누를 수 있는 거야?'
'응! 여기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픈 사람들이 급할 때 간호사 선생님 부르는거야'
'아~ 아픈 사람들이 응아 다 하며~언 똥 다 쌌어요! 똥 닦어 주세요! 하고 부르는 거야?'
'잉? 아니....그게....$#&^#$%#$^'
'아~ 간호사 선생님들은 꼭 엄마 같다'(매우 감동적이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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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서 자세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딱히 글자 교육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책 읽어 주기를 통해서 아이와 대화하고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펴고 그야말로 보다 많은 대화의 기회를 만들자는 얘기였던 것 같아요.

대부분은 우리가 다 아는 얘기들이고 여기 들어오는 엄마들은 이미 잘 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글자교육도 열심히 읽어주다 보면 자연스레 된다는 것이죠.
시은이처럼 말이죠.

말이 나왔으니 한 번들 일독해 보세요.

읽으시고 독후감들 올리시구요...
200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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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라고 불러주는 화경씨(?) 말에 넘넘 쑥스러워스리...................
근데 언니가 맞남요? 신실양 말해 주이소.

어쨋든요. 채윤이의 한글이야기에......
엄마들...다다다 ......
'우리아이 키우기'..참 유익하게 읽었어요.
사실,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와 함께 하기위함을 선택하고 나서...
그마만큼(뭐 만큼인지도 잘 모르면서^^)
뭔가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말이죠.

요즘은 그냥 누리며 감사하며 즐겁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질적인 시간'보내기, '훌륭한 육아와 양육법' 이런것들이 꼭 아이를 잘 키우게 하는건 아니라는 깨달음 때문이죠.

아침에 뒹굴뒹굴 대다 눈을 뜨는 그 순간!!
물먹고 싶다하며 '기린컵!'이라 지정하는 고거고거
매일매일의 세끼 밥에,
우리수퍼 가자고 가자고 가자고 칭얼칭얼
낮잠 좀 잘려면서 온몸으로 하는 고뇌
풀어놓으면 앞뒤못가리는 강아지 모냥 이리뛰고 저리 뛰고,
민들레 꽃씨란 꽃씨는 죄다 꺽어 불기 시합
신발 찍찍이 부치면서...양말벗으며..........
순간순간이............

아이와 함께 '관계'하는 그 순간과 공간이 온통 의미로 가득 찼음을 느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 한글 가르치기 이야기 하다 무슨 소리?

여하튼......한글요?
아이가 관심있어하고 즐거워하면 가르쳐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엄마와의 좋은 상호작용 속에서
생각하는 법, 깨우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면
그거이 가장 좋은 시기이자 방법 아닌감?

한글 공부만 하나요?
내내
종일
온통?
나가놀려하지도
싸우지도
않고
뛰지도 않고?

그렇담 생각해봐야겠지만....말여유.

한글나라, 스트커북 이런거 단순하고 별로 교육적 효과 없다는건
1-2권만 사보면 알게되는거 같어요.^^
그래도 그 효과없는 도구를 잼있게 사용할 수 있긴 해요.(영빈이는 스트커, 한글북 하다가 오리고 찢고 부치고 색칠하고, 동화놀이하고...다시 스트커하고..뭐 그렇죠.........ㅋㅋ)

그래도 젤 좋은 건 엄마가 읽어주는 책 읽다가 듣다가 깨우치기죠.
애들책 잼있지 않아요?
(아직 목세기 단계에 다다르지 않아서 이러는 줄도 몰라요 헤....)

화숙님의 감칠맛내기 법?
신실님은 뭔 법?
다른 선배님들은?

화경님의 질문에 대한 진정한 답글이 아니라.
주절주절 글이 되어버려 지송......
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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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공부라~~~
글자를 빨리 가르쳐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많이 했는데...
앞서 김인아 언니(?)와 화숙언니 정말 존경하고 싶어.
난 처음부터 수민이를 키웠으면서도 그렇게 못했거든. 육아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아니 육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언니들의 모습.. 그래서 '언니'인가 보다.

하루종일 아이를 볼 수 있다고 해서 하루종일 아이를 즐겁게 해 주는 건 아니잖아.
오히려 '육아'에 지쳐서 더 잘 돌보지 못하는 거 같애.
수민이도 요즘 글자에 관심 많아. 어린이집 친구들 이름속에 있는 글자가 나오면 다 읽고 물어보고...
스티커북, 한글공부... 이런거 해 주면 재미있어 해.
자기가 먼저 해 달라고 갖고오면 하지 말자고 할 수는 없겠더라구.
일단은 재미있어 하니까.
어떤 때는 빨리 한글 떼서 책도 혼자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잘 모르겠어. 관심을 보이고 해 달라고 하면 그냥 시키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언니들, 더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

p.s 오늘은 설겆이, 빨래, 청소 진짜진짜 하기 싫다. 근데 안하면 나 병나잖아?

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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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 글(자!!) 써(그려??) 놓은 거 보니 에~~또 나이로다가 고참인 시은이가 먼저 거쳐간 시절이 떠오르는구만요.

난 개인적으로 채윤이 아빠 생각-한글나라 등등 이런거 넘 빨리 시작 안하는 게 좋겠다는 거에 동감. 애들따라 좀씩 다르지만 이미 처음 글자에 관심가지는 단계를 지난 아이들 엄마들 이야기도 거의 공통적.....첨엔 한글나라였는디....낭중엔 only 스티커나라 된데요~ㅇ.

내 경우엔 시은이의 그 엄청난 지적 욕구(별건 아니고 한글을 읽고 싶어하는)로 인해 엄청 시달려서(목도 아프고 시은이 뾰족 궁뎅이 때매 허벅지도 아프고...) 얼렁 한글을 가르쳐 줘 버릴까 생각 많이 했는데 우선은 시작하는게 귀찮기도 했고 둘째로는 너무 일찍 가르쳐 주면 그렇잖아도 덜 활동적인 녀석이 방구석에만 처박혀서 책만 볼까 걱정도 되고 해서 몇년을 목과 허벅지를 혹사당하면서 버텼지요.

근데 사실 그 기간이 엄청 견디기 어려워...너무 귀찮거든요. 한 페이지당 글자수도 마구 늘어나지 어쩌다 슬쩍 한두페이지 넘기면 다 들키지...해서 녹음기에 읽는 소리를 녹음해 줘 서 들으며 읽으라고 한 적도 있는디...듣지도 않고.....헥헥...그것도 포기하고....근데도 아직은 아니다 하며 버티다가 만 네살되던 작년 말, 올 해 초쯤해서 유치원 가기직전에 드디어 '한글떼기'책을 샀지요.

엄~청 감질나게 해놓은 뒤라 그런지 우리 시은이 그야말로 바바바박~~ 하드만요. 흥이 나가지고는.
한달치 한권을 이틀인가 사흘에 다 해치우고 말입니다. 모르는 거 물으면 엄청 귀찮은 투로 가르쳐 주는(약간 전술적인 면이 있었지만..ㅎㅎㅎ) 엄마한테 치사하게 졸라대면서 하는 거 정~말 감질 났을 겁니다.

몇년간 한글이라는 '그림'들을 많이 봐 놓은 뒤에 해서 그런지 금방 혼자 책을 읽게 되더구만요.
그러더니 좀있으니 지 맘대로 개발새발 펜지도 쓰고 카드도 쓰고 해대면서 쓰기까지 알아서 하더라구요. 드디어 그림문자(?) 단계의 원시적인 상태에서 벗어나...문명의 세계로 진입 중....

그래서 일단 잠정 결론 내리기는 '나으~ 감질나게 하기 작전이 성공하였다'입니다.

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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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같이 있다보면 말야...........
엄마인 내가 심심할때 자식인 영빈이도 심심해 하거던
이리저리 몸을 배배 꼬꼬...

왠지 훌륭하게 양육을 할 시간에(영빈이는 양육을 당하겠지만^^)
할일안하고 노는게 아닌가(여기선 할일은 아이와 즐겁게 창의적으로 놀아주기 겠지)
하는 괜스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럴때 스티커 북/한글떼기 뭐 이런거 생각이 절로 난다니까
빈둥거리면 뭐하냐
애도 심심하니 자꾸 물건던지고 뒤지고, 땡깡쏘고 .........

둘이 같이 공부나 하면서 시간을 때우자 하는 생각 ㅋㅋ

어쨋든 스티커북/첫한글 이런것도 갖고 놀아.
할머니를 위해선 영어스트커북 보다 한글스티커 북이 조오치

아, 그리고 오늘은 '파스넷'이라는 것도 샀어
크레파스인데 물 묻은 붓으로 스윽 칠하면 물감되는거 말여.

앉아서 놀기가 이루어지지...
잼있어하고 즐거워하고.
이것저것 상상놀이도 되고.........
좋아.

하면서 물감이 옷에 묻었다고 옷 세벌이나 갈아입긴 했지만........
그러다 말겠지 한다.^^

채윤이 처럼 글씨공부시작하면 영빈이와 시간은 정말 후딱 이겠어.


200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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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주 조금씩 글씨 쓰기에 관심을 보이는 채윤이.
자신의 이름을 써 놓은 것.

글자교육에 대한 내 생각.
채윤이가 스스로 배우고자 할 때까지 따로이 가르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
어릴 때부터 아기나라, 한글나라 이런 거 시키는 것 썩 좋지 않다고 생각함.
(이미 시키고 계신 분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무 괘념치 마시길)

암튼, 글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꽤 반가운 일이지만 이 역시 매우 귀찮은 일.
^^;;;
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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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로 그린 무당벌레.
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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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채윤이 아빠랑 같이 광화문으로 타낵꾸요 하러 가는 지하철 안.
마주보는 의자에 역시 아빠랑 같이 광화문에 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채윤이 또래의 여자 아이가 앉아 있었단다. 괜히 둘이 기싸움 하다가 시비가 붙었는데...
서로
'이쒸!'
하면서 발 구르고....주먹 쥐고 때릴 듯한 폼 하고.... 마주 앉아서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를 반복.

상대편 선수가 채윤이한테.
'야! 너 몇 살이야?'
김채윤. 순순히 대답할 리 없다.
'너는 몇 살이야?
상대 선수. 순진하게.
'나는 여섯 살이다!'
다섯 살(것두 11월 생이니까 네 살에 가까운...)김채윤.
'나는 일곱 살이닷!'

게임 끝.

200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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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5


채윤이 키우면서 내 여러 번 엉덩이를 때렸으나....
때려야겠다고 생각하면 가장 침착해지고 가장 차분해진 상태로 마음을 정돈하여 거사를 치뤘건만...
오늘은 이성을 잃고 끓어 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그야말로 분풀이로 엉덩이 세 대를 때렸다.
이성을 잃고 애를 때린 건 처음 일인 것 같다.

목장모임 가려고 준비하는데 옷 입는 거 부터 시작해서 계속 찡찡이.
옷도 양말도 전혀 타협 없이 지가 원하는대로만. 거기까진 그래도 괜찮다. 무엇보다 계속 징징징...
한바탕 난리 치고 집을 나섰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머리핀이 아니라 머리띠를 해야 한다고 울기 시작. 다른 층에서 사람들이 탔는데 더 크게 운다.
속이 부글부글.
가뜩이나 이래저래 심기가 불편해서 참고 참고 도 닦고 있는데 너 잘 만났다.
차 안에 들어가서 아빠랑 현승이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완전 내 분풀이용으로 세 대를 때렸다.
포효하는 짐승처럼.

그렇게 맞은 채윤이 더 서러워 계속 운다.
'엄마! 용서해 주세요. 한 번만 머리띠 하게 해 주세요. 엉엉엉......엉엉엉.......엄마! 핀은 안 예뻐요. 머리띠가 예뻐요 네? 엉엉엉...'
여기서 머리띠냐 머리핀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김채윤이 떼를 쓰고 싶은 것이다. 대답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만 울어라는 약간의 협박은 간간이 하면서.

그러다 그러다 나중엔 헷갈리는 채윤이
'엄마! 핀 한 번만 하게 해 주세요. 예? 하고 싶어요..엉엉엉....징징징.......'

목장모임 장소에 도착해서 데리고 차분하게 대.화.를 하려고 했더니 아빠가 먼저 채윤이 데리고 놀이터로 사라졌다. 가서 그랬단다.
그네에 채윤이를 앉히니 '아빠! 대화를 할 건데 왜 그네에 앉혀요?'
'채윤아! 왜 그래? 니 생각을 말해봐'
'졸려서 그랬어요'
끝. 상황종료.
단지 졸려서 이 에미 속을 그렇게 뒤집어 놨단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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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가급적 뭐든 먹지 않도록 한다.
치카치카 하고 난 다음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약속이다.

잠들기 조금 전.
김채윤 식탁에 있는 과자를 보면서 '엄마! 나 이거 먹고 싶어도 참아요'
'그래?'하고 시큰둥하게 반응해 줬다.
근데 김채윤. 엄마의 반응 따위는 상관 없다는 듯.

뒤돌아 서면서.....
두 번째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대고 엉덩이를 흔들며 방으로 걸어가며 하는 말.
'아으~ 난 생각을 너무 잘 해!'

이런 똘똘이 스머프 기질은 분명히 아빠의 피다.

200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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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0

친정으로 좀 쉬러 오면서 채윤이 보고파 목을 매는 외할머니와 삼촌을 위해서 하루만 채윤일 친정에서 데리고 있기로 하고 함께왔다. 하루종일 할머니 시장 따라가서 떡, 딸기, 과자 한보따리 사오고 삼촌이랑 파파이스 갔다오고....해피한 김채윤이다.

저녁에 아빠 따라서 집으로 가게 되어있는 김채윤 울며 불면 엄마랑 같이 있겠다고 난리. 외할머니 또 마음 아퍼서 '놔둬라 놔둬라' 하셔서 급기야 함께 있게 되었다.

참으로 오랫만에 낯선 채윤이의 모습을 보았다. 얼핏 드는 생각은 뭔가 자존심도 내려 놓고 스트레스도 내려놓은....무장해제된 모습이랄까? 그러면서 너무 행복해서 어쩔줄 모르는 듯한. 오늘 채윤이 모습을 보면서 그간 이 녀석이 꽤 자존심으로 버텼다는 생각이 든다. 현승이를 가끔 때릴줄이나 알고, 현승이와 자신을 편애하는 할아버지가 정 미울 때는 '할아버지는 나쁜놈이야' 하기도 했지만.....채윤이의 스트레스는 그 정도 이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그 정도는 채윤이가 자존심을 지키면서 대처했던 방식이라는.....모두들 현승이를 '아가 아가' 하면서 안고 빨고 그럴 때 한 번도 그것을 싫어하고 부러워하는 내색하지 않았었는데 정작 그게 너무 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오늘 현승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만을 이뻐서 어쩔 줄 모르는 외할머니 삼촌의 사랑을 받으면서 순간순간 자기도 모를게 혀짧은 애기 소리를 내고 그런다. 집에서 처럼 도통 말도 안 듣고 뺀질거리는 미운 다섯 살 채윤이라는 느낌이 안 든다.

낮잠으로 그 행복을 조금이라도 뺏길 수 없는 김채윤 평소 두 시간씩 자는 낮잠을 하나도 안 자고 일찍 잠이 들었다. 엄마가 친정에 와서 쉬는 덕에 우리 채윤이도 스트레스 없는 행복한 하루 보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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