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몇 백 년 된 느티나무가 여름마다 무성한 잎을 자랑하는 교회 마당. 그리고 바로 밑에 목사관. 계절마다 갖가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그 꽃밭이 있는 집에서 새로 지은 멋진 양옥집으로 이사한 지 얼마 안 된 때였다.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남은 엄마와 나와 동생의 거취 문제를 놓고 가족회의가 열렸다. 중요한 사안들이 결정되고 나서, 외삼촌인지 고몬지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신실이 나중에 커서 뭐 되고 싶니?' '성악을 전공해서 교수되고 싶어요' 별 생각없이 그렇게 말했었다. 내게 질문했던 삼촌인지 고모가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음악을 전공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야 한다. 아마도 이제 니네 형편상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 어쩌구 저쩌구~#%$^%^#$%#^

별다른 아쉬움 없이 '아! 안 되겠구나~'하고 별로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꿈을 또 별 생각 없이 접어 버렸다. 난 노래도 잘했지만 공부는 더 잘 했으니까....ㅎㅎㅎ

유아교육 전공하고 유치원에 근무하면서 음악교육과 관련된 것들을 맡아서 연구하게 되었다. 교회에서는 찬양인도를 했고, 그리고 교회에서는 어린이 성가대 지휘도 하게 되었다. 또 그러다 보니 어느 새 음악치료 석사과정을 공부하게 되었다.

어느 새 나는 음악인과 가까운 자리에 서 있다. 내 주변에는 음악을 전공한 선후배가 허다하고...아주 오래 전 어느 날 꿈꿨던 대로 '아이와 음악을 사랑하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을 하면서 내가 음악 전공이 아나라는 것이 가끔은 나 스스로 컴플렉스로 여기기도 한다. '아! 음악을 전공했더라면 어떨까?' 그런데 사실 더 정직히 생각해 보면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음악치료사로서의 메리트 또한 포기 하기 싫다.
그리고 바울에게 가시가 있었던 것처럼, 음악치료사인 내게 이런 가시가 하나 쯤 있어줘야 더 겸손히 노력을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다행인 것을 나는 지금까지 한 순간도 음악이 즐겁지 않은 적이 없으니 이 또한 얼마나 큰 행복인가?

얼마 전 드림목장 서목자님이 '뮤지컬 배우 같은 정신실 자매'라고 평을 해 주셨는데 얼마나 마음에 들고 기뻤는 지 모른다. 음악! 언제나 행복한 음악!

실은 나 요즘 혼자 피아노 맹연습 중. 달크로즈 과정 숙제이기도 하지만 내일의 나를 위해서 즐겁게 연습 중이다.
아~ 음악은 즐거워!!
2004.04.14

전미순 : 샘의 노래 솜씨에 내가 얼마나 부러운지! (04.14 12:50)
김종필 : 뮤지컬 배우와 함께 사는 즐거움을 서목자님은 아시는가보당! (04.14 14:58)
정신실 : 뮤지컬 배우 옆에는 또 아리랑 노래 반주기계가 있쟈너~^^ (04.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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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노조를 탈퇴했다. 지난 주 금요일 노조 수련회가 있어서 노조원들이 모두 회사에 없었다. 인턴 나와있는 대학원 후배가 '선생님은 노조가 아니세요?' 그렇게 묻는데 '응? 아니예요' 라고 대답하는 상당히 쪽팔렸다. 날 어떻게 생각할까? 생각없는, 의식없는 아줌마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암튼 순간적으로 낯이 붉어졌다.

나는 87학번이다. 이것 역시 편견이라는 것 인정하지만 나는 87학번 중에 지금 한나라등을 지지하거나 또는 최소한의 운동권적 마인드가 없다면 거의 인간적으로 점수를 주지 않는다. 87학번이 어떤 학번인가? 대학들어가자마자 호헌/호헌철폐/6.10민주화 항쟁...이 소용돌이에 맞딱뜨린 학번이 아닌가? 대체 선배들이 왜 이러나? 왜 저리 삭발하고 돌 던지고 난린가? 웬 회사원들이 저렇게도 거리로 쏟아져 나와 난리인가? 이런 아주 상식적인 질문만을 가지고도 의식화 되기에 충분했다. 암튼, 그래서 87학번은 웬만하면 운동권적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 열심히 운동하지 않았을 지언정, 기본적으로 나는 운동권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걸 차치하고, 그런 맥락에서도 나는 당연히 노조에 대해서 적극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 직장에 입사하고 그런 저런 생각보다는 뭔가 감각적으로 알았다. 여기서는 노조가 힘이라는 것을. 그래서 만약 노조를 들지 않으면 뭐든 불이익이 있을 것 같다는 동물적 감각에서 노조 가입을 했다. 그리고 노조원으로 있는 동안 나는 거의 한 번도 노조원으로 자부심을 갖지 못했다.

여기 노조가 늘 가장 분개하고 있는 것은 그 어떤 것 아니라 '노조가 열심히 싸워서 임금 올려 놓으면 비노조들이 무임승차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얄미워 죽겠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딜레머 중의 하나는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그 말을 하는 노조원이 크리스챤일 경우는 가슴이 턱 막혀 버린다.
그렇다. 실질적으로 이 사람들은 노조를 위해서 남들이 내지 않는 시간을 내고 공을 들인다. 희생을 한다. 말하자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내는 시간과 노력도 희생이라고 말하면 희생이다.

우리 직장에서 노조는 권력이다. 오히려 사측보다 위에 있는 권력이다. 그리고 비노조원들은 언제 갈굼을 당하지 않을까 씹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조금씩은 주눅들어 있는 사람들이다. 노조 집행부의 대부분은 회사의 팀장급들이고....마음으로부터 동의할 수 없는 권력의 덕을 보고 있는 게 싫었다.
결국, 노조에 적응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 안에서 개혁의 노력을 해 보지도 않고 상처만 안고 혼자 나온 초라하고 내 모습이 실망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진짜 쪽팔리다.

오늘 같은 시점에서도 노조가 모여서 분개하는 것은 저 무식하고 이기적인 탄핵이 아니다. 지난 토요일 민주노총이 함께 하고 있는 탄핵반대 100만인 집회가 있던 날에, 여기 노조는 수련회를 갔다 왔다.
ㅜ.ㅜ

2004.03.25.


한선혜 : 쌤, 노조수련회는 토요일 아침 7시30분에 식사하고는 끝났어요. 박은선 선생님을 비롯해서 촛불시위 가신 분들도 계세요. 넘 개탄하지는 마시길.. (03.26 21:20)
한선혜 : 수련회를 미룰 수도 있었겠지만 탄핵정국이 일어나기 전에 우린 노조창립기념일에 기념회 겸해서 수련회 가려고 2월부터 계획해서 숙소예약도 다 끝난 상태였어요. (03.26 21:26)
한선혜 : 선생님 보시기에 부족하고 말도 안되는 부분 많아 안타까우시다는 거 알아요. 선생님이 그 안에서 사람들에게 또는 노조 방향성 때문에 힘들었던 것 압니다. 많은 잘못된 부분들이 있을지라도 지금은 단순히 남부복지관 노조가 아니고 서울경인사회복지노조인 만큼 단순히 우리의 임금과 이득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힘든 사람들 위한 총체적인 일들도 진행되고 있답니다. (03.26 21:39)
김인아 : 언니, 맘이 참 복잡다단 했겟수. 지금도 쉽지만은 않을 꺼고..기도하리다. 나중에 얼굴보며 나눕시다.^^ (03.27 10:21)
정운형 : 매일 출근해서 놀다가 오는 줄 알았더니... ^^ 맘고생이 적지 않구나. 나도 기도할게. 위로가 되면 좋겠네. (03.29 17:25)
김종필 : 여보, 김근태, 정동영.... 유시민, 임종석... 군사쿠테타 정권들의 독재와 싸운 민주화 투사들이 지금 다 어디에 있을까? 민노당? 아니지. 열린우리당에 모여 있더구만. 복지관의 발전과 성장, 직원들의 수평적 공동체, 개개인의 전문성과 성실성 신장... 이 모든 것들을 위해 당신이 할 수있는 건 노조 말고도 많이 있을 거야. 서로 비난하지 말고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다 잘 할 수 있게 존중하고 협력했으면 좋겠네. 복음 안에서 사는 마음좋은 당신이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 아니겠어? 기도할게 화이팅!! (04.01 13:17)
정신실 : 셋 다 진짜루 기도해줘야해~탱큐!! (04.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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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내 주변에는 T 가 많다. 내가 많이 좋아하는 사람도 역시 T들인 것 같기도 하고....(여기 들어오는 F들 그렇다고 삐지지 마시길~^^, 나 자신도 F잖어요~)

가장 가까이 있는 김종필씨가 T이고,
우리 어머님이 T이고(난 우리 어머니가 T로 말씀하고 판단하실 때 정말 좋아한다)
젤 좋아하는 친구도 T이고, 오래가는 친구도, 최근에 친하게 된 친구도...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성.숙.한. T를 좋아한다!(뭐~ 또 그렇게 따지만 성숙한 F도 좋아하는데....)

왜 그럴까? 아마도 내가 F로서의 내 기질적 약점을 너무 많이 인식하고 때로는 미워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암튼, T 들의 사고방식이 때로 버겁기도 하지만 좋다. 무엇보다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 단지 부럽기만 하거나 내 자신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자라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 출근 길에 읽은 <한국은 혁명중>의 저자인 조기숙교수도 T 인것 같다. 아마두 이 사람을 무지무지 좋아하게 될 것만 같다. 나는 최근의 탄핵사태에 대해서 일단 흥분 먼저 하는데, 이런 분들은 정말 논리적으로 토론을 할 줄 알고, 게다가 상대방을(심지어 딴나라당 같은 인간들 조차도)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비인격적으로 취급하질 않는다. 열심히 읽고 행간을 읽어내겠다. 그래서 내게 없는 이런 점을 발굴해내고 배우겠다. 그래서 나도 날이 갈수록 내 열등기능들을 잘 계발하야 멋진 중년이 되겠따!
2004/3/25


김종필 : 여보! 이젠 엠비티아를 버려!! 자기도 어찌보면 얼마나 티같은데...난 엠비티아 별로야 (03.25 17:38)
정신실 : 당신은 원래 별로 였쟈나~ (03.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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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달크로즈 강의를 들으러 가서 말이죠...

코레오그라피라는 시간이 있어요.
몸치인 정신실이 몸의 관절 하나하나를 분리시켜 움직여야 하는....
그러니까 들리는 음악을 보이는 음악으로 만들어 내기 위한 몸의 훈련과정 이라고나 할까?

첫 수업 시간의 선생님의 몇 마디가 가슴에 남네요.

'자신의 몸을 만져 보세요' 손을 비비고, 얼굴을 만지고....
이번에는 머리. 하는데 머리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죠. 그랬더니...
'아니~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만지 듯 부드럽게 만져 보세요'
팔꿈치, 발가락 마디마디....정말 별로 만져 보지 않았던 내 몸이예요.

그런던 중 어떤 동작을 하는데 이러는 거예요. '꼭 자기 몸에 삐진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제 움직임이 뻣뻣하고 주눅들어 있고, 자유롭지 못하고 정말 뭔가 삐진 것 같은 거 있죠. 어? 그래 내 몸과 화해 해야지. 내 비록 몸치지만 누가 어떻게 보든 자유롭게 움직여봐야지. 예쁘게 보일려고 이쓰지 말고 가장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움직여 봐야지~ 하니 막 즐거운거 있죠.

그래요. 내 외적, 내적인 모습들에 대해서 못마땅해 하고 삐진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내 모습과 화해하는 일은 내 안에 거하시는 성령님을 맘 편히 살게 해드리는 일일지도 몰라요....^^


2004/3/8

함영심 : 나도 언젠가 어느 자연주의자의 책을 읽었는데 그 사람도 자신의 몸을 사랑하라고...자신의 몸을 거울에 자주 비춰보고 어루만져 주라고...그래서 나두 샤워하고 로션으로 천천이 마사지하며 이뻐해주려고 하는데 맘에 안드는 부분만 눈에 띄네.^^ (03.08 15:52)
정신실 : 구체적으로 어디???? (03.0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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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의 두 번째 마음이 드러나게 하셨습니다.

관계의 어려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 드디어 어려움의 저 밑바닥에 있는 제 자신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단순하게 사람에게 거절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야 하고 인정해야 하고 칭찬해야 한다는 잘못된 신념에서 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을 때, 저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앞에서는 위축되고 뒤에 가서는 무자비하게 비난하는 방식으로 일관되게 살아왔습니다.

저의 여러 어려운 환경 중에서 저를 붙드신 하나님께서 제가 이제 발견한 제 자신을 넘어서 더 하나님께로 다가갈 수 있도록 지켜주옵소서.

예전 어렸을 적에도 친구들과 관계에서 따돌림 당한 경험. 이미 그 때부터도 이기적인 마음과 나를 합리화시키는 죄성으로 인해 자초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껏 주관적으로 제 입맛에 따라서 사람들을 판단하고 심하게 정죄했던 것도 용서해 주옵소서.
주님!! 사람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표현을 더 잘 절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과 거절에 당당해질 수 있기를 원합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저의 온갖 아픔과 분노와 두려움이 그리스도 안에서 아무것도 아님을 고백합니다. 선언합니다. 주님! 이제로부터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 저의 숨은 마음, 두 번째 마음을 만지고 고쳐 주옵소서.
오늘 저녁 식구들과의 만남 가운데서 함께해 주시고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되 마음으로 또한 죄 짓지 않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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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되는 선물.
위로가 되는 꽃다발.

전혀 예상치 못한 꽃다발을 선물 받았습니다.
치료 중에 이걸 받고 카드에 적힌 한 문장을 읽고는 울어버렸습니다.

내 마음 깊은 슬픔에 와서 닿은 당신들의 위로.
당신들을 만난 것이 내게 얼마나 큰 복인지.....
고맙단 말로도 마음이 다 표현되지 않는군요.

오늘 내게 위로가 됐던 것처럼 나도 당신들에게 늘 위로가 될 수 있도록 할께요.

값진을 받고 갚을 길 못 찾겠는 신실이가.


함영심 : 누구한테 받은거지...당신들이라는 거 보니 그 남자가 아닌가 보네...^^ 난 또 그 남자, 바로 종필형제가 보낸건가 했더니...^^ (02.24 17:02)
정신실 : 열 받고 있는데 거기다 꽃다발 까지 보냈다면 죽었죠!! (02.24 22:24)
함영심 : ㅋㅋㅋ 그취... 아줌마들은 남이 주는 꽃바구니야 즐겁게 받지만 울 식구가 주는 꽃바구니는 용납할 수 었죠...^^ (02.25 11:31)
김인아 : 함영심님의 말씀에 크은 공감 올커니....그렇취....그러취........ (02.25 13:17)
정신실 : 이거 아줌마들만 할 수 있는 공감일꺼야~ 어때 임정연, 김주연? (02.25 13:37)
김종필 : 아내 생일날, 아내를 감동시킨 건 내가 아니다. 우이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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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이렇게 다를 수가 있습니다.
얼마 전 채윤이 아빠가 고린도전서 13장에 새롭게 은혜를 받고 나한테 막 나누고 있었습니다.
'여보! 앞부분에서 모든 게 다 걸려.(모든 게 다 있어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 없다는 얘기)'

내가 천사의 말을 하고 사람의 모든 방언을 하고....'
이 말씀이다.

이 말씀은 나도 예전에 크게 도전을 받았기 때문에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둘이 거의 동시에 자신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 부분을 말했는데......

글쎄,
NT 김종필은:심오한 진리를 깨달았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없다.
SP 정신실은:우리 몸을 불사르게 내어줘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없다.

어찌 그리 NT/SP다운 말씀에 걸려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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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마음을 정하게 하였다 내 죄를 깨끗게 하였다 할 자가 누구뇨
한결같지 않은 저울추와 말은 여호와계서 미워하시느리라.
잠언20:9-10

한결 같지 않은 저울추!!

판단기능으로서 F를 많이 사용하는 나같은 사람들이 잘 걸려 넘어지는 것이 있다. 한결 같지 않은 저울추를 사용하는 것!! 요즘 계속해서 내 안에 들리는 목소리다.

'한결같지 않은 잣대를 너와 이웃이게 들이대지 말아라!'

모든 일을 해석함에 있어서 말하자면 역지사지를 잘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 어떤지를 많이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어떨 지에 대해서 잘 추론해 보는 것에 약하다는 것이다. 물론 평시 때는 잘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감정이 상했다거나 분노에 차 있을 때다. 이런 때는 유난스럽게 논리적 추론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잘했고 상대방은 전적으로 나쁜나라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사람들에 대한 뒷소리를 많이 하게 된다. 나의 결백함과 정당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한 근거를 대야하기 때문에.....

내 아킬레스건 중 하나다. 한결같지 않은 저울추. 내게는 후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는 악의가 있다는, 지혜롭지 않다는 전제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
이제 이런 짓을 그만 좀 하라고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내게 말씀해 주시는 것 같다. 내 안에 있는 모습과 그것이 비쳐진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지난 토요일 목장 식구들을 중심으로 MBTI 부부웍샵 했습니다.
네 시간여 강의를 혼자서 했는데.....
별로 힘들지가 않아요. (마이크로 없었는데)목도 별로 안 아프고...

원래는 남편과 함께 반반씩 강의 하기로 돼있었는데 남편이 막판에 저 혼자 하라는 거예요. 뭐랄까? 자기 안에서 100%로 무르익지 않은 일에는 달려들기 힘들어 하는 사람이란걸 알기에 그냥 받아들였죠.
사실, 같이 교육도 받고 못할 것이 없는데...참.

강의가 다 끝나고 남편 왈.
'역시 당신처럼 MBTI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확신을 가지고 하는 게 좋은 것 같애' 하고 말했습니다.
남편도 이걸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사실 '좋아하다' 란 포현도 내 입장이지, 남편은 '동의한다'이 표현이 맞을 겁니다) 충분히 동의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저 정도는 아니거든요.

암튼, 내가 배워서 많이 도움 받은 것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어서 신이 났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일들은 날 행복하게 하는 일이야!! ^^



함영심 : 우리 목자님이 어제 그러시더군요. 신실자매 역시 강단형이야... 시간이 갈수록 더 힘이 넘쳐보이는게... 나같음 한시간만 지나면 지칠텐데... 그러시더라구요. 저희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구요, 감사했어요. (02.09 14:57)
함영심 : 요즘 계속 제 머릿속에 맴도는 말...<내 안에 너무 많은 나> 정말 내 안에 나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차서 주님을 모실 자리가 없는것만 같아요...ㅠ.ㅠ (02.10 18:08)

우리 부부는 많은 것들이 다른데....
일상에서 많이 갈등을 일으킨 것 중 하나가 전화였다.
나는 수시로 아무 일 없이 전화하기 좋아하고 남편은 그렇지 않다.
용건 없이 자꾸만 전화해서
'밥 먹었어? 뭐 먹었어?' 이렇게 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끼리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남편이 전화 받는 태도가 시큰둥하면,
'날 사랑하지 않는게야~' 하면서 삐지곤 했었다.

남편으로서는 아무 일 없는데 전화를 주고 받는 것, 특히 자신이 사람들과 이야기 중이거나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런 전화를 받는 것이 매우 불편한 일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인식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머리로는 미리 알았지만......

요즘은 내가 전화를 많이 안 한다. 이렇게 전화를 많이 하지 않는 건 사랑하지 않는 것인줄 알았는데....ㅋㅋㅋ...그게 아니었다.

내게 있어서 사랑이란?
전화하고 싶을 때 한 번 쯤 참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냥' 그가 먼저 전화하는 일이 더 많아진다.

- 습관적으로 전화에 손이 가는 어느 오후에 -

=============================================
강은교님의 <사랑법> 이라는 시다. 정확하게 외우지는 못하는데 대충 이렇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고 하고...

그리고 남은 시간은 침묵하라.

하늘에 대해, 꽃에 대해, 무덤에 대해
서두르지 마라.

.............

정확하게 보고 다시 올려야 겠다.
암튼, 그런 내용이다.

2004/02/06

송미경 : 나도 늘 이런 소리를 듣는데..."야, 전화 좀 해라" 혹은 "너 뭐 전화받는 목소리가 그러냐?" 난 채윤이 아빠가 이해가 팍팍 되고 가슴에 화악 와닿는다^^ (02.06 17:15)
김인아 : 전, 제가 남편한테 '뭐냐? 목소리가?'라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이젠 확 뜯어 고쳐부러써요. 그거이..그래요. (02.06 19:41)
함영심 : 전화통 붙들고 밤 샌적도 있었던 저인데...결혼후 7~8년 동안 전화 안하는 것 땜에 싸웠는데... 요즘은 남편이 전화하면 쌀쌀+냉정하게 "왜??" 바쁜 일 할때나 뭔가 하고 있을때 전화벨 울리면 귀찮고 짜증나서 안받기도 하게 되었으니... (02.08 22:47)
김주연 : 정말 그렇게 될수 있을까요..나중에 한번 실험해봐야지~ㅋㅋ (02.10 10:45)

**** 음악치료사 사명서 ****



나는 다른 사람을 살리고 세워주는 일을 하겠습니다.

나는 내가 변화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변화 할 수 있음을 압니다.

나는 음악의 힘을 믿으며 음악적 기술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치료사로서의 내적감수성으로 다른 이들과 공감해 가겠습니다.

나는 음악치료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열정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멋진 말이죠?





멋진 말이죠?





김종필 : 우와~ 정신실 멋지다~ (02.02 15:13)
정신실 : 여보~오, 이거 내가 쓴 거 아냐. 우리 대학원 사명서야` (02.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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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인격에 대해서 최악의 평을 들은 것 같다. 사실은 처음에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인격에 대해서 환자취급을 해 버리려는 마음 없지 않았다. 기가 막히고 분노가 올라오기도 하고 말이다.
말도 안 된다고 하면서 그 얘기를 들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내 모습이다. 나는 대부분의 관계에서 최선을 다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긍정적인 평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차분히 생각해보면, 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그것이 나의 전부가 아니다. 또 그렇다고 해서 그런 내가 내가 아닌 것은 아니다. 칭찬받고 존경받는 '나'만을 나로 인정하고 싶지만 그것도 역시 아니다.

며칠이 지나면서 생각하니 결국 최악의 나를 받아들여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면 맞는 말이다. 내 행동과 나의 인격을 하나도 미화하지 않고 속마음, 숨은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다면 어쩌면 그보다 더한 혹평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성경이 말하는 나의 정체성이 어쩌면 그렇지 않겠나? 후한 점수 주지 않고 빨간펜 들고 조금이라도 죄성이 있는 말과 행동을 찍찍 그어버린다면 빵점이 아니겠는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아침에 이 찬양으로 기도를 대신한다.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사 내 영혼을 깨끗게 하소서.
나를 주님 앞에서 멀리 하지 마시고, 주의 성령을 거두지 마소서.
그 구원의 기쁨 다시 회복시키시고 내 영혼을 깨끗게 하소서"

2004/01/27

정신실 : 여보! 다시 생각해보니 나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독특한 부분이 있는거 맞어. ^ (01.27 10:09)
김종필 : "정신실은 특이하군~" -.- 내 말이 실언인건 내가 인정하고 정~말 미안하지만, 당신이 오버한것도 분명한 것 같아. 우린 모두 제각각 특이하지. 난 그걸 얘기하려고 했던 건데... (01.27 17:10)
정신실 : 이 사람이 글도 안 읽고 답글만 먼저 써? 본 글은 당신의 '특이하군'의 발언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01.28 09:04)
김종필 : 다시 보니 그렇군. 난 또 내가 한 말 가지고 그런 줄 알았지... 휴~ 그 새 소화기능 더 악화됨.. ㅜ.ㅜ (02.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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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어려운 사람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기가 힘들다는 걸 배운다.
치열하게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웠다.

하나님이 사랑하라 명령해서 사랑하는데 그 사랑하는 일이 왜 그리 어려울까? 그 안에서 왜 은.혜.를 누려보지 못할까? 진정 하나님을 바라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일이라면 마음에 참 평안과 안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그간에 괴로웠던 것은 그런 안식이 없었던 탓이다. 하나님의 방식대로 사랑하려 한다면 아무리 힘이 들고 어려워도 내 안에 마르지 않는 샘이 흘러 고갈되지 않을텐데.....

결국, 돌아보니 그 사랑의 노력이라는 것은 나의'의' '깨끗함'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었다. '나는 하나님 앞에서 무죄하다' 라고 말할 수 있기 위한 노력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의 노력들은 저 수면 위에서 살랑 거리는 물결에 불과하고 깊은 곳에서는 죄의 꾸정물이 나를 공포와 외로움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통찰이 생겼다 해도 썩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죄의 본성을 끊어버릴 자신이 없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하나님의 은혜의 방법을 구하는 기도를 드렸다.
더 이상 '사랑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미명하에 죄 짓지 않기를 결단하며....

2004/1/19

권순경 : 오늘 아침에 목싸님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이세상을 살면서 근심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요.. 근심이 없다면 죽은사람이라고 하네요.. 끈임없는 내안에 나를 버려야 겠지요^^ (01.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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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부딪혀 오는 통찰들을 기록하지 않고 그저 흘려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기록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요즘의 이유는 '기록할 곳' 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로 일기를 써볼까 생각하고 시도를 해보기도 하고, 미니홈에 비공개 다이어리도 써보지만

것두 썩 맘에 드는 방법이 아니구요.

예전처럼 예쁜 스프링 노트에 펜으로 써보는 일기를 써야지 했는데 이미 손가락 근육들이 키보드에 더 많이 친해져서요...


예전처럼 클럽에 글을 쓰면 되는데, 예전에는 내밀한 얘기도 스스럼 없이 잘 쓰곤 했는데 클럽에 더더욱 잘 써지지가 않아요.

정말 '진실하게' 글을 쓰자. 맘 먹으며 걸리는 것이 참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것이 완전 비밀인 일기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개하고 공유하자는 것도 아니고...클럽의 글들이 그렇잖아요.


그래도 결국 4년이 넘도록 클럽을 통한 글쓰기로 제가 너무 많은 걸 배우고 성장했으니까 여기가 지금으로서는 젤 적절한 곳이라는 생각에 다시 이런 저런 생각들 흘려 보내지 않고 글로 잘 정리해서 담아두도록 해야겠어요.

날이 갈수록 '진실한 글' 쓰기, '누구 들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글의 속과 겉이 똑같은 글을 쓰는 게 중요하게 느껴져요.

글 뿐이 아니라 말이 그렇고 삶이 그래야 하지만요.


아마 일기장을 따로 만들어 비밀글을 써도 될 것을 이렇게 제한적으로나마 공개된 곳에 내밀한 얘기들을 쓸 때는 마음에

그런 바램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외향형'에 '감정형'의 사람들은 누구보다 따뜻한 피드백에 연연해하는 편이니까 그런 걸 기대하며 이 클럽에 애정을 갖고 있나봐요. 4년이 넘게 하루에도 몇 번씩 글을 써놓고 들락날락 하면서 반응을 살피고 이모티콘 하나에 연연하며 지내면서

역시 많은 걸 배우고 나름 성장도 했죠.

'무엇보다도 관계에서 오는 공감과 격려에 연연하는 '나'이지만 사실 그게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또 생각보다 사람들은 말과 글로 짧게라도 느낌을 표현하는데 부담을 느낀다'

'가끔은 '훔쳐보기'의 대상이 된다해도 그리 안 좋은 일은 아니다'

'쓰고 정리하는 그것으로 내가 얻는 유익의 90%는 달성이 된 것이니까'

'그러면서 여기에 글을 쓰는 것도 날이 갈수록 더 자유로와졌던 것 같아요'


근데 요즘은 쬐금 불편해졌어요.

남편인 김종필씨 조차도 학기말이라는 이유로 여기 잘 오지도 않고, 댓글 한 줄 안 달아주니 말예요.

그런데 여기는 들어올 시간이 없지만 '스포츠' 사이트와 신문의 정치면은 틈만 나면 들어가 죽치고(라고 표현하면

억울해서 죽을려고 하겠지만) 앉아 있다는 거.


그런데 그러든 말든 다시 키보드 자판을 열나 두드리기로 했어요.

기록을 안 하니까 계속 생각들이 둥지를 틀지 못하고 없어지고 날아가고 그래요.

기록 자체가 준 많은 선물들을 떠올리며!


아~ 이걸 쓸려고 한 게 아닌데....

결국 일하러 나갈 시간이 다 되버렸넹.



 
       
조기옥 왜 이걸 이제야 봤지요~ 오전에 내가 들어왔을 땐 없었던 것 같은데...
저는 이 클럽에 와서 너무 댓글도배하는 것 같아서 주저주저 했었는데...ㅎㅎ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라도, 단지 몇개의 단어일지라도 기록하다보면 길이 보이는 것 같아요.
처음에 무슨 생각의 단초는 있었을지라도 쓰다보면 저절로 길이 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거든요.
아무래도 박카스를 또 보내야 할 것 같은데요...^^ (07.06.18 23:55) 댓글삭제
정신실 그런 마음으로 '일단 써보자' 하는 생각으로 막 썼는데...
지금 읽어보니 오타에 문장 앞 뒤는 맞지도 않고 챙피해라.^^;;

다른 얘길 쓰려고 시작했던 글인데 마음에 꿍~ 하고 있던 것이 엉뚱하게 돌출이 된 것 같아요.
위에 달아주신 댓글 보고 다시 한 번 글을 읽으면서 왜 저렇게 촛점 없는 글을 쓰기 됐는지 생각해보고 나름 답도 얻게 되었어요.

김종일 목사님께서 그 분(?)께 하셨다는 말씀이 생각이 나요.
'이미 마음에 천국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이다.라는 말씀요.
저는 요즘 두 분 블로그 넘나들며 글과 사진과 그것을 길어올리는 두 분의 마음에 정말 맑은 샘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진심으로요... 그걸 아마 김종일 목사님께서는 '천국' 이라고 표현하셨을 것 같아요.
제가 요즘 글이 잘 안 써지는 이유 중 하나가 두 분의 글을 자꾸 읽노라면 맑고 투명하지 않은 제 마음의 샘이 그대로 비춰지는 것 같은 느낌이예요. '에~무신 말씀!' 이러시겠지만요.^^
암튼, 두 분을 만나고 이렇게 저렇게 나누게 되어 참 감사하다구요. 쑥스러워랑~


(07.06.19 09:38) 댓글수정삭제
조기옥 '에~ 무신 말씀!' ^_________________^
무신 말씀인줄 알 것도 같은데요... 거기엔 비밀이 하나 있어요.
그게 무어냐 하면은요.... '연륜'이란 거, '시간'이란 거...
그거 쌓이니까 무섭더군요. 사실 전 더더더더더 더~~~욱 뒤죽박죽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부끄러워요.
그런거 다 뛰어넘고, 안보여주고 만났으니 월매나~ 당행^^인지...ㅋㅋㅋ
그걸 다 뛰어넘고, 뛰어넘는 중에 두 분을 보니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어요.^_~
나눌 수 있어서 참참참 감사하다구요. 저도~^^

오타두 워쩌면 그렇게 저랑 비슷할까요. 저는 오타의 여왕이랍니다^^ (07.06.20 09:55) 댓글삭제
조혜연 ............열심히 기록하시게....^^ 아님 거의 매일 드나들며 때론 위로로 때론 감사로 회개함으로 용서함으로 뉘우침으로 또.....사랑으로 내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없어질거 아니오....ㅎㅎㅎ(종필 도사님 버젼) (07.07.02 11:51) 댓글삭제
정신실 내가 미친다. 조혜연땀시 미쳐~ 이거 조혜연 왜 이리 진지모드야? 하면서 읽다가 괄호 보고 뒤집어졌네. (07.07.02 18:39)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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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당에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그녀가 시간에서 풀려난 시간입니다.
그녀는 종종 시간에 묶여 있습니다.
아침을 준비하고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아침 시간은 그녀를 묶고 있는 시간입니다.
물론 아침 시간은 좀 억울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녀를 묶어놓은 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상하게 아침 시간은 그녀가 그 시간에 묶여있다는 느낌이 납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시간은 그녀를 슬쩍 풀어놓습니다.
시간이 그녀를 풀어놓자 그녀는 책을 한권 들고는 마당으로 나갑니다.
책과 함께 하는 시간에선 시간에서 풀려난 자유의 느낌이 완연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그러고 보면 자유의 호흡입니다.   

 

출처: <김동원의 글터> '그녀의 책 읽는 시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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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올라오는 남편이 시간이 나면 (본인이 의식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습관처럼 하는 일이 하나 있다.

침대 옆에, 거실의 탁자에, 주방의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내 책들을 스~을쩍 펴 보고 어디까지  읽었는지 검사하기.

그러면서 늘 하는 말 "아직두 안 읽었어?"

또 "부럽다. 나도 내가 읽고 싶은 책 마음대로 읽고 싶다"하면서 방학이 되면 읽을 책들을 나열하기도 한다.


기질과 성향이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구석이 없어서 나는 책 읽기 스타일도 멀티다.

한 번에 네 권 이상의 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읽는 게 예사.



 

아무리 재밌는 책이 있어도 이 책보다 먼저 읽지는 않으려고 애쓴다.

좀 바쁜 날이라도 가급적 아침에 한 장이라도 읽고 나가려 한다.

그렇다고 의무가 되거나 이걸 안 지키면 뭔가 잘못한 것 같아 찝찝함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듣는 것 같은 마음으로 매일 손에서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내 삶의 지표가 여기서 나온다고 믿고 오감과 마음을 다 쏟으며 마음으로 읽으려고 하다.



 

저녁에 채윤이 숙제를 봐주면서 읽는 책이다.

홈스쿨의 대모 샬롯 메이슨 처럼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하루 한 챕터 정도 읽으면서 아이들 양육과 특히 채윤이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지침을 얻으려고 한다.

'양육문제'는 엄마가 된 이상, 또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상 언제나 나에게 현안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분야인 것 같다.



날이 갈수록 책읽기가 너무 편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날에 읽었던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책들은 일상의 현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꾸 제쳐두게 되는데,

의식적으로 편식을 삼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오래만에 리영희 교수의 책을 손에 들고 매일 매일 그 분을 만난다.

미국과 하나님이 거의 동급으로 대우받는 우리들의 교회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기만한데....


목장 모임에서 식탁 위에 놓여 있는 이 책을 보고 한 감각하는 디자이너 수현이가 그랬다.

" 이 책은 책이 이뻐서 어디 들고 다니면서 읽으면 좋다'구.




 

래리크랩을 만난 건 남편을 만난 다음으로 새 삶에 주어진 축복인듯 하다.

래래크랩의 상담가로서 성숙과 진화의 과정은 그대로 내게 선물로 주어진다. 그래서 은혜(gift)다.

'래리크랩이 기도에 관한 책을?' 하면서 책 광고를 보자마자 사서 읽는데 읽다가 책을 내려놓고 바로 기도할 수 밖에 없다.

자기 전에 읽고, 마음에 메말라서 생명의 샘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바로 펼쳐드는 책이다.



 

그리고 칼융을 만난다.

MBTI와 칼 융 역시 나를 돕고 세워주는 삶과 독서의 한 축이다.

융 심리학의 '그림자' 에 대한 공부는 수 년 전부터 탐구하기 시작한 내 마음의 끝에 다다르는 마지막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책이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던 한 3년 동안 책을 많이 못 읽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어리기도 했고,

퇴근 후에 책을 읽거나 컴터를 하는 것이 분위기상 적절하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저녁 시간은 부모님과 앉아서 티브이 보고, 애들하고 무성의하게 놀아주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남편이 학교 간 이후로 더더욱 저녁 시간이 한가로와서 아이들 노는 옆에 앉아서 책을 보는 게 꿀맛 같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로 인해서 감사.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여유로 인해서 감사.

김동원님의 말씀처럼 '자유의 호흡'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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