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기미나랑 둘이 사무실에 앉아서 '이런 거 해보고 싶당' 하면서 나열했던 것.
그 중에 한 가지를 오늘 드디어 해봤다.

둘이 애들 데리고, 낮시간에, 백화점에서 노는 거.

사실 만난 이유는 두 아들 보약 먹이기 위해서 상계동 함소아 한의원에 같이 가기 위해서.
이것도 너무 좋은 일!
나로서는 현뜽만 데리고 처음으로 해 본 외출.
시간이 없어서 미루고 미뤘던 현뜽 한의원 데리고 가기를 남편의 도움 없이 나 혼자 했다는 뿌듯함과 그걸 빌미로 기미나와 영빈을 만났다는 것.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두 녀석은 아직 수준 차이 때문에 서로 놀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둘이 엎어져서 레슬링하고 딱지치기 하는 날을 그려 보면서....ㅎㅎㅎ

그래도 나름대로 형이라고 현뜽 손을 꼭 잡고 댕기는 영빈.^^
200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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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윤이의 등원시간
채윤이 유치원에 데리고 가서 교실로 올라가는 순간.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뿔룩 나온 배 위에
손을 얹고(일명 배꼽인사ㅎㅎ)나서 엄마를 올려다 보는 그 순간. 말 할 수 없이 이쁘고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러고 나서도 빨리 올라가지 않고 한참을 쳐다보고 서 있다. 올라가라고 손짓을 하면 먼저 가라고
또 손짓을 한다. 이 순간의 행복은 대한민국 최고의 직장이었다 해도 그만 두길 잘 했다는 생각으로
가득찬다.

2. 오전 시간 집안 정리를 하고 때로는 아버님 점심식사까지 차려 드리고 일하러 나갈 때.
(물론 아직 일하러 나가는 곳은 한 군데 밖에 없고 계속 영업을 빙자하여 놀러 나가고 있지만...)
'일은 이렇게 여유있게 해야 즐거운 거야'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하고 나가는 길.

3. 아무 쫓기는 것 없이 강변을 혼자 걸으며 생각하고 기도하는 시간에....

4. 출근하는 남편과 인사하면서....
내가 아이들과 함께 집에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 출근하는 길이 얼마나 든든할까? 생각이 될 때.
나 역시 전에 출근하면서 남편이 좀 늦게 나가거나 집에 있는 날에는 한결 마음이 든든했었다.

5. 아직은 일이 많지 않아서 더 그렇긴 하지만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만날 계획을
잡을 때....집에서도 만나고 밖에서도 만나고....

6. 퇴근 길에 정신 없이 장 봐서 목장모임 가야하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

어쩌면 이 모든 일이 전적으로 언제든 현승이를 맡아주시고 돌봐주시는 부모님,특히 아버님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여유들이다. 지금도 '이리와! 엄마 일 하게 할아버지하고 놀아' 하면서 현승이를 돌봐주시는 아버님이 계셔서 글 한 쪽이라도 쓸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우리 아버님.
200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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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부터 시작한 아침운동을 오늘까지 하루도 빼 먹지 않았음.
나 정신실 맞나?@@
토요일에는 남편과 둘이 갔다 왔고, 심지어 주일인 어제도 7시에 일어나서 혼자 갔다 왔다.
오늘은 어머니와 함께 갔다 왔고....
하루도 안 빼 먹었다!!!!!!!!!!

남편이 졸업논문으로 '걷기와 교육' 이라는 주제를 생각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뜬금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명을 들을수록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교수님께 빠꾸 맞기는 해지만...

걷기.
적어도 내가 강변을 걷는 시간은 운동이며 동시에 기도 시간이다.
골방에서 기도라하고 하셨지만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고 방해 받지 말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그런 의미에서는 충분히 골방이다.

걸으면서는 하는 생각의 훈련시간이다.
기도로 시작했는데 어느 새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지를 치다가 엉뚱한 생각이다.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생각을 끌어오고....
끊임없이 내 생각 자체를 통찰하면서 옳은, 바람직한, 나를 비롯한 사람들을 세우는,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생각인지 아닌지를 계속 의심하고 다시 제 자리로 오고 또 옆 길로 새고..이렇게 반복한다.

눈에 보이는 건 흐르는 강물, 하늘, 저~ 앞에 검단산, 이름도 모르고 아름답지도 않은 풀들 뿐.
혼자 걷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 나도 모르게 이런 자연들에 말을 걸고 전혀 새로운 눈으로 이것들을 바라보게 된다.

요 며칠 덕소 사는 게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멋진 시간을 만들어 줄 환경을 옆에 끼고 있으니...





그렇게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보내고 들어오면 어김없이 현승이는 잠이 들어 있다.
얼마든지 운동하고 오라며 현승이 봐 주시는 아버님.
이 시간 잠들어서 엄마에게 시간을 주는 현승이. 고마울 뿐.^^


200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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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늦잠을 잤을 거라고들 하지만....
내 사전에 늦잠은 토욜과 주일 밖에 없습니다.
7시 기상해서 남편 아침 챙겨 먹여서 출근 시키고....(아! 얼마만에 시켜보는 출근이던고?) 좋은 그림 하나 맹글어 볼려고 현승이는 안고 채윤이는 옆에 서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었다.
ㅎㅎㅎ

7시면 기상을 하는 두 녀석.
유치원 가는 시간까지 두 시간의 여유. 내가 출근하고 나서는 김채윤에게 이 시간은 보통 텔레비젼 보고 등원을 준비하면서 할아버지랑 싸우는 시간이다.
채윤이를 데리고 방으로 조용히 들어와 '어린이 잠언 성경' 한 장을 읽어주고 손을 잡고 기도를 했다.
물론 채윤이는 거의 기도에 동참하지 않았다.

9시.
김채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시간. 엄마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채윤이 유치원 앞까지 가서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엄마랑 집에서 노는 게 더 재미있다고....엇! 이건 대본에 없는 돌발행동이다. 이게 아닌데....어찌 어찌 달래서 유치원에 집어 넣어 놓고는 나는 운동하러.
곧장 강변 산책로로 나갔다. 한 시간 10분 동안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찬양도 하고 기도도 하고, 생각도 하고...우와~운동, 말씀, 기도가 절묘하게 조화된 환상의 시간이다.

10시20분 집에 돌아와서 어제 가져온 짐정리를 잠깐하고 현뜽과 놀아주기. 어머니랑 얼굴에 팩하기.
12시 다 되어 어머니가 국수 삶아 해 주신 콩국수 한 그릇 휘리릭 먹고 의왕으로 출발. 일 주일에 한 번 음악치료 하러 가기로 한 곳. 두 시간 잡고 나가길 다행. 차마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헤매고 별 짓 다하다가 찾았다. 돌아오는 길 역시 사람이 이렇게 헤맬 수 있을까? 싶게 헤매며 돌아오다.

돌아오는 길.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벙개를 쳐야하고 놀아야 한다. 언제나 편안한 화경이네 들러서 잠깐 밀린 수다 떨고 집으로.
그리고 친척 모임으로....10시 넘어서 다시 집으로...

아침에 한 시간 정도의 산책.
이거 너무 기가막힌 시간이다.
잘 지킬 수 있으면 좋겠는데....

200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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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꽂혀 있고 악기장 속에 쳐 박혀 있던 책들을 정리하고,
커피며 여러 잡동사니들 정리하고,
책상의 유리 밑에 깔린 아가 사진을 빼내고....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책상에 놓여 있던 액자를 들어 의미심장하게 쳐다보고 박스에 넣고,

그리고 컴에 저장된 즐겨찾기를 지우고,
마지막으로 바탕화면에 깔린 우리 채윤, 현승 사진을 삭제하고,

그렇게 흔적을 지우고 215호 음악치료실을 나왔다
200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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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를 마치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JP가 자주 직장 근처로 왔다.
차를 가지고 출퇴근 한다면,그리고 그 길이 막히지만 않는다면 이 길은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다.
강변 도로를 따라가는 길이 많으니까.

이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갔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집에 들어오면 대화다운 대화 한 마디 못나누기가 일쑨데...
이 시간은 우리에게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
둘 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ㅎㅎ

다음 주부터 남편은 새로운 직장에 풀타임 으로 근무 시작.
나는 백조.

이렇게 출퇴근 길에 근사한 드라이브 데이트는 아마도 마지막인 듯 하다.

왼쪽은 한강 하류...그러니까 한남대교 쯤 될까?
오른쪽은 우리 집 근처. 한강 상류.
찍으면서 보니 한강변 풍경이 완전히 달랐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중이라 하늘이 무겁게 내려 앉아 있어서 더 멋이 있었다.

근데 실은....
나 요즘 강변도로를 달릴 때마다 옆으로 즐비한 아파트, 오피스텔 목 빠져라 쳐다보면서
저기 어디에 한기주가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신를 놓을 때가 있다.
아직도.....ㅜㅜ

200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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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기님의 클럽에서 퍼왔습니다. 요즘의 현승이의 말들이 저렇듯 말랑말랑한데......

---------------------------------------------------------------------------

 

말랑말랑한 말들을

                                                    김기택
돌 지난 딸아이가
요즘 열심히 말놀이 중이다.
나는 귀에 달린 많은 손가락으로
그 연한 말을 만져본다.


모음이 풍부한
자음이 조금만 섞여도 기우뚱거리는
말랑말랑한 말들을.

어린 발음으로
딸아이는 자꾸 무어라 묻는다.
발음이 너무 설익어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억양의 음악이 어찌나 탄력있고 흥겨운지
듣고 또 들으며
말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음직한 비밀스러운 문법을
새로이 익힌다.

딸아이와 나의 대화는 막힘이 없다.
말들은 아무런 뜻이 없어도
저 혼자 즐거워 웃고 춤추고 노래하고 뛰어논다.

우리는 강아지나 새처럼
하루종일 짖고 지저귀기만 한다.
짖음과 지저귐만으로도
너무 할말이 많아 해 지는 줄 모르면서

200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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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8개월 남부 복지관에서 근무했고,
그 중 8개월은 사당동에 살면서 차를 가지고 출퇴근 했으니...

3년을 아침 저녁으로 다닌 길이다.
그러고보니 사당동에서 하남으로 이사한 것이 2001년 8월 24일이고,
이번 8월25일까지 출근하기로 했으니 정말 딱 3년이다.

신대방역에서 내려서 보라매공원으로 가는 저 길.
저 길이 겨울에 유난히 빙판지고 그 빙판이 잘 녹질 않는데
현승이 임신하고 그 길을 다녔던 생각이 난다.

신대방역에서 복지관까지 걸어서 10분.
지각할 것 같아서 뛰면 7분 내지 6분 까지 끊을 수 있고,
정~ 지각이 심하면 5분 정도 걸리는 방법이 있다.
일명 월장.

현승이 임신하고 7분, 6분, 5분 만에 출근부 앞에 도착하는 거 다 해봤다.
나 100미터가 21촌데...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 초인적인 힘이 나왔던 적이 많은 것 같다.

200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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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밤 이후로....
잊고 있다가 갑자기 마음을 무겁게 하는 걱정 하나가 생겼다.

한기주.
한기주가 울던 모습, 자전거 두 대 끌고 가던 뒷모습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면서.
한기주가 잘 지내고 있나?
밥도 못 먹는 것이 아닌가?하고 궁금해지고 걱정되고 마음이 아프다.

그러다 정신 차리면 '내가 미쳤나?' 싶었다가도 또 그러고....

심지어 지난 월요일 기도원에 갔을 때도 말씀 듣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이 얘길 남편에게 했더니 '왜애~ 기도해주지 그랬어' 하는데
아닌게 아니라 한기주 사장을 위로하시고 강태영 마음을 바꿔주시라고 기도할 뻔 했다.

나 정신연령이 7세 미만인가 보다.
유치부 애들 인형극 보여주면 악당한테 일어나서 삿대질하고 소리지르고 심지어 무대로 뛰어 나와서 때릴려고 하는 애들 있는데....현실과 허구가 구분이 안 되는 거 이 수준이다.ㅜㅜ

빨리 이번 주말이 와서 해피엔딩을 내 눈으로 봐야 맘이 편해질텐데...

나 미쳤죠?
  2004/08/10
       
설경란 넘 좋아요... ㅎㅎㅎ 그 모습이요... ^^ (04.08.10 22:50) 댓글삭제
정신실 누구? 한기주요?아님, 저요?ㅋㅋㅋ (04.08.10 23:28) 댓글수정삭제
설경란 당근, 신실샘이죠... 전 어렸을때 어른이 되는것이 싫었어여.. 그냥 이대로... 그래서 아직두 마음은... 푸훗~ (04.08.11 10:29) 댓글삭제
김인아 엉. 이글을 읽고 나니, 엉. 언니 미쳤엉. ㅋㅋㅋㅎㅎ (04.08.11 14:53) 댓글삭제
조혜연 이해는 가는데,.,엄~~~~입원실 잡자!안되겄어^^ (04.08.11 16:19) 댓글삭제
이경림 해피앤딩일거라 들었는데 맞나? 넘 걱정 마세여.. 나두 맘 아프더만.. (04.08.11 20:27) 댓글삭제
정신실 그게요...저 같은 단세포들은요 분명히 해피엔딩일 거 알면서도 지난 회 마지막 부분만 생각하거덩요.ㅜㅜ (04.08.12 00:00)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혜연! 우리 꼬~~~옥 입원할 때는 같은 병실 잡자. 그래야 재밌지..우히히히.. (04.08.12 00:01) 댓글수정삭제
송미경 우리 병원 입원실 있는데 ㅋㅋㅋ (04.08.12 11:00) 댓글삭제
정신실 혜연!들었지?ㅋㅋㅋ (04.08.12 21:49) 댓글수정삭제
여은영 글제목이 '걱정'이라 큰 걱정거리가 생겼나 했더만 울집과 똑같은 걱정거리가.... 푸히힛 (04.08.13 17:59) 댓글삭제
조혜연 입원할때 하더라도 ....기주 잘되는건 보고가야지~~ (04.08.13 23:28) 댓글삭제
정신실 아멘! (04.08.13 23:38)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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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남편으로부터 받은 메일.
요즘 우리 부부는 두 사람의 진로를 백지상태로 놓고 함께 기도하고 기다리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하나됨을 느낍니다.
두 사람 다 염려도 없고 서로에 대해서 어떠한 압력도 행사하지 않으며 서로에게 온전한 선택의 자유를 주고, 120% 지지해 주려고 합니다.
이렇게 될 수 있기까지 5년이 걸렸습니다.
새삼스레 서로를 인해서 감사한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어제 받은 메일 오래오래 남겨두고 싶어서 이리로 퍼왔습니다.
어떤 분들께는 닭살스러운 내용이라도 우리 부부에게는 5년 동안 하나 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기에 이것은 매우 무거운 실존입니다.

------------------------------------------------------------------------------

제목 사랑하는 정신실에게
보낸날짜 2004년 08월 04일 수요일, 오전 10시 35분 56초 +0900 (KST)
보낸이 "김종필" 수신거부에 추가 주소록에 추가
받는이 "정신실"
소속기관 연세대학교 대학원


사랑하는 여보~ (당신 이렇게 시작하는 말 싫지? 그렇지만 그냥 여보! 하고 시작하는 것보다 사랑하는 여보~ 라고 시작하는 거랑 다른 거 같아. 사랑하는 여보~ 라고 부르고 싶어... ^^)

오늘 아침은 어떤 기분으로 출근했을까? 어제 오후의 연장일까? 아니면 새로운 전환이 일어났을까? 위로의 말을 한답시고 늘 상처만 주던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나는 그런 말 하기가 참 어렵드라. 그렇지만 말을 건넷으면 더 위로를 잘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아. 암튼 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아침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이왕 담주에 휴가 냈으니까 연수 갔다와. 가서 당신말대로 맘껏 끼도 발산하고 새로운 것들도 배울 기회로 삼고 무엇보다 다른 분야에서 음악하는 사람들을 통해 많은 경험과 관계도 맺고 오고... 좋잖아! 다만, 남자들, 특히 칙칙한 남자들 조심하는 거 잊지 말고!

오랜만에 장신대에 와서 기도하고 책 읽고 하니 참 좋다.. ^O^ 기도탑에 올라가 옛날 대학생 때 처럼 기도하고 나오니까 바로 이거구나 싶어. 나에게 빠져있는 2%... 그게 좀 채워지는 느낌이야.. 그러니까 '경건한 기도장소'를 하나 찜해놓고 수시로 가서 기도하는 거지. 나는 그동안 그런 것 없이도 일상생활 속의 영성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나봐..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님을 의식하며 그분 뜻에 맞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 것들 좋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역시 홀로 골방에서 기도하는 일도 있어야 할 것 같네. 당신은 기도원이 좋았듯, 나는 골방이 좋다우~ (물론 당신도 골방 좋아하는 거 알아...기도할 때)

방금 [행복한 부부부 만들기] 2장 솔직해 지라는 장을 읽었어. 모든 문장들이 가슴에 와 닿더군. 그러고보니 우린 그새 정말 투명해진 것 같아. 무엇보다도 내가 내 감정을 옛날보다 더 많이 표현하게 된 건 참 은혜지. 옛날엔 외면적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그냥 묻어버릴려고 했었고, 그걸 발설하는 게 참 어려웟었거든. 그렇지만 이젠 그렇지 않아. 정말 편해졌고 자유로워졌거든. 무능이라든가 게으름... 외로움, 등등 때문에 두려워하는 일도 상당히 줄어들었고, 오늘 여기서 그분을 위해 사는 삶의 즐거움,, 그분이 시시때때로 우리 삶에 개입해서 가야할 방향을 가르켜주기도 하고 되짚어야 할 것들을 확인시켜주기도 하는 걸 깨닫는 즐거움이랄까 암튼 행복해 진건 사실인 것 같네...

어제 당신이 한 말 중에 내 진로선택에 대한 내 태도를 두고 한 말 기억나? '이미 결정은 되었을테고 지금은 명분을 찾고 잇는 거 아냐? 의미를 찾고 잇겠지..' 라고 말했었지. 화들짝!! 나도 몰랐던 내 자신을 지적하고 있는 당신의 통찰력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어. 물론 난 꼭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어쩌면 당신 말이 맞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두 진로를 놓고 각각을 결정했을 때 내 동기들, 결과들, 하고 싶은 일들을 어떻게 펼칠지에 대한 생각들, 교회 봉사와의 연결들, 부모님과의 관계들... 여러 상황을 놓고 이리 생각해 보고 또 저리 생각해 보기도 하고 그랬지. 그렇지만 내 의지가 한쪽으로 결정해 놓은 상태는 아니거든. 그런데 당신의 말을 듣는 순간, 내 감정과 욕구는 이미 결정을 내려 놨었고, 이성과 의지가 최종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좀 쉽게 말하면 당신 표현대로일테구...

며칠 말씀 묵상을 안했는데, 오늘 기도탑에 올라간 김에 골방에 성경책이 하나 놓여있길래 말씀을 펼쳐들었지. 오늘 묵상 본문은 첫째되는 계명에 관한 예수님과 서기관의 대화더군. 내가 성경에서 가장 핵심으로 뽑아드는 구절이 나오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그렇지. 아주 오래전부터 내 삶의 비전을 정할 때 나는 이 구절을 통해 확인을 했었고, 하나님사랑, 이웃사랑이 내 직업이요 소명이라고 다짐했었지. 그리고 그건 지금도 변함없고.

다시금 내 이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어. 학교에서 입시공부에 매달려 있는 아이들... 수많은 교회에서 애쓰고 있는 청년들... 어느쪽일까? 그리고 내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우리 사회의 고통받는이웃들, 탈북자들, 외국인노동자, 결혼불화로 힘겨워하는 사람들,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들... 이들을 위해 섬기고 봉사할 수 있는 내 위치는 어딜까? 최전선일까? 아니면 후방일까? 처남처럼 살을 맞대고 섬기고 봉사하는 스타일일까? 아니면 교육지원등을 통해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일일까? 그리고 내게 주신 천부적 재능은 무얼까? INTJ인 내게 어울리는 직업은 무엇일까?

여보.. 내가 하는 일이 좀 더 '사역'이란 말에 가까운 일이었으면 좋겠다느 생각.. 너무 안일한 생각일까?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통해서도 사역은 충분히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냥 파라처지에서 일하는 평신도사역자로 일하는 건 괜찮은 일일까?

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당신과 함께' 하는 모든 일이야. 그거면 충분하고 행복해. 그렇지만 현실에서 꼭 그렇게만은 할 수 없겠지? ^^

(중간 생략)

이 많은 꿈들 당장 다 실현되는 게 물론 아니지. 그리고 이 꿈들의 이면엔 나의 인간적 야망이 같이 붙어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암튼, 이젠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한 진로선택이 아니라 희망을 갖고 열정적으로 사는 삶에 대한 모험이 아닐까 싶어.

말로 할까 하다가, 이런 건 글로 쓰는게 더 잘 표현되고 전달될 거 같아서 편지 써 본다. 사랑해! 당신 때문에 삶이 너무 행복해... 그리고 날 지지해주고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고 지적해주고 들어주고 도와주고 빨래해주고 밥해주고 웃겨주고 ... 함께 해주고 사랑해주고,.. 참.. 눈물이 날라구 하네... 고마워 사랑하고..


200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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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출연을 몇 번 했죠.
새로 일 할 곳을 찾는 중. 괜찮은 곳이 있어서 지원서를 내는데...
어찌나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은징...

예전에 TV, 라디오, 잡지에 나온 것들을 증거를 대라니 원!
방송 다시 보기 해가지구 화면 캡쳐해서 사진으로 만들었어요.

사진이 저리 망가지기는 했지만....
서류해서 내는 거 너무 어려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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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강의 복'이 터졌어요.
휴가를 낼 수가 없어서 의뢰들어 온 걸 거절하기도 했다니까요.

이번 주 금요일에는 우리 교회 고등부 수련회에서 강의합니다.
첨에 '이성교제'에 대해서 강의해달라 하는데 지금 고등부 애들이 초등부 적에 내가 델꾸 어린이성가대 했던 애들인데 말예요. 아그들한테 무슨 이성교제 강의?
이건 도저희 불가능하다. 싶어서 고사했는데...

아무 내용이라도 된다.
강의 내용은 강사가 맘대로 정해라. 이렇게 강하게 나와서 결국 하기로 했습니다.

나 원래 고등부 애들 무서워 하는데...
삐딱하게 서서 말 안 듣고 엎드려 있고 그러면 확 엎어버릴 지도 모르는데...^^

내 사춘기부터 시작해서 대입의 전공선택 과정, 직업선택, 전공을 바꾸던 과정,
그리고 더불어 이성교제와 결혼에 이르기까지 간증 아닌 간증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통해서 사실 나는 하나님을 체험했고 아이들이 어떤 태도로 듣든지 간에 내 삶을 드러내 보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듣기만 한다면 약이 될텐데...

결국에 선생님들이 내 입을 빌어서 하고 싶은 얘기는 '이성교제 아직 하지 마라' 이것인 것 같은데.
내 삶을 인도해 오신 하나님의 손길을 짚어가는 동안 아이들 스스로 그런 결심을 하면 좋겠다 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런 욕심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강의안을 어찌 만들지 몰라서 저런 거 한 장과 이성교제 강의안 한 장을 해서 보냈지요.^^
2004/07/27
        
박영수 고등학생들 삐딱한 자세 그건 각오하고 그냥 못본척하는게 좋을겁니다. 해인이는 이성교제보다는 진로선택에 훨 관심이 많은 것 (04.07.27 17:04) 댓글삭제
박영수 같은데.. 수련회 참석을 두고 갈등하다가 드뎌 가기로 했거든^^. 선생님강의 기대됩니다요... (04.07.27 17:06) 댓글삭제
정신실 지가요..애들 삐딱하게 앉아서 막 게기는 표정으로 날 봐도 열받지 말고 강의하자. 이게 목표걸랑요.^^ 기도해 주세요. 몽녀님 (04.07.27 17:25)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저두 사실 진로선택에 비중을 더 많이 두고 있어요. (04.07.27 17:25) 댓글수정삭제
김종필 여보! 난 밖에서 애들 보고 있을테니까 걱정 말고 편하게 얘기해! (04.07.27 18:24) 댓글삭제
조혜연 자~알할수 있을 겁니다^^근데 넘잘나가는 거 아닌감..?이러다가 공중파까지 타면서 확뜨면 우째..? (04.07.27 22:31) 댓글삭제
정신실 내 그렇게 되면 화로구이 진짜 홍천가서 함 쏜다. (04.07.28 09:46) 댓글수정삭제
박영수 이거 이거 화로구이 쏘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해야 하나... (04.07.28 15:40) 댓글삭제
정신실 저 8월 이내로 파트타임 적정수준 되면 기도해 주신 보답으로 진짜 화로구이 쏩니당!^^ (04.07.28 16:05)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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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다루는(?) 직업에는은 조금만 차분히 들여다 봐도 감동할 것이 무궁무진 하다.
특별히 몸과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만나는 일, 그것도 다름 아닌 음악으로 만나는 일은 더더욱 그러하다.

내가 음악치료사인 것이 자랑스러운 점 중 하나는 '음악'이라는 것은 항상 즐겁다는 것.
장애아이들도 비장애 아이들이 학원 뺑뺑이 도는 것 못지 않고 여러 치료 교육을 뺑뺑이 도는데...
음악치료실 오는 것은 좋아라 하는 아이들이 대다수다.
그도 그럴 것이 와서 음악을 가지고 놀면 되는 것이니까.

어제 치료한 여섯 살 짜리 남자 녀석을 결국 나를 울리고 엄마를 울렸다.
대부분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치료 초기에 오면 절대로 자리에 앉는 법 없이 시간 내내 돌아다니던 녀석이다. 손가락 두 개 가지고 악기, 악기장, 벽 할 것 없이 습관적으로 두드리면 돌아다니기가 하는 일이었다. 치료가 진행 되면서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하더니만.
어제는 급기야 치료 시간 내내 자리에 앉아서 궁댕이 한 번 떼기 않고 기타를 치고, 노래하는 내 입을 뚫어져라 보다가 '아'하고 소리를 내 보고, 신나게 북을 두드리고 하였다.

치료 끝나고 엄마 상담을 하다가 나도 엄마도 울어버렸다. 기쁨의 눈물이기도 하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하루 종일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으로 치료실로 쉴 사이 없는 엄마의 노력에 이 만한 열매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감사의 눈물이기도 하다. '하나님! 이 엄마를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치원에서 4년간 아이들을 가르쳤고 대학원 마치고 5년 가까이 장애아들과 함께 했다. 아이들이 장애건 비장애건 상관없이 엄마의 양육태도는 아이와 엄마 자신이 행복해지는 열쇠나 다름 없다는 생각이다. 편안하고 성숙한 엄마를 만난 아이들은 자신의 극심한 장애와 상관없이 행복하다. 반면, 미성숙하고 욕심 많고 이기적인 엄마를 만난 아이들은 아무리 겉모습이 훌륭해도 불행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건 다시 엄마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나는 음악치료 하면서 아이들 뿐 아니라 엄마의 행복에 더 많이 마음을 쓴다. 상담을 하면서도 치료시간에 보이 아주 작은 행동이라고 긍정적인 행동을 찾아내서 말해주고, 가능성을 말하려고 한다.
가급적 엄마들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들으려 하고 위로하려 한다. 음악치료와 상관 없는 얘기라도 엄마들이 하는 어떤 얘기든 열심히 듣는다. 그리고 때로는 그 엄마들을 붙들고 기도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 마음이기에 어제 그 일로 인해서 엄마와 상담하면서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인 것은 아이의 변화도 변화지만 이로 인해서 엄마가 얼마나 큰 위로를 얻을까? 그 때문이다.
나 또한 위로를 받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2004/07/08

박영수 어떤 상황인지 느낌이 와. 남의 일 같지 않아. 눈물 찔끔.. (04.07.08 17:25) 댓글삭제
정신실 몽녀님은 제가 아는 베스트 엄마 중 한 분이세요. 해인이와 기원이는 참 복이 많은 아이들이죠.^^ (04.07.08 22:25) 댓글수정삭제
김은영 이런 느낌 흔한일은 아니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이일을 하면서 가끔 뿌듯해지는 시간이죠~ (04.07.09 10:24) 댓글삭제
김종필 그날 퇴근하는 차 안에서의 아내의 얼굴은 '천사'같았습니다. (04.07.12 17:07)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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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목사님.
대학시절 이후 나는 문익환 목사님이 엄청나게 큰 인물이란 거 알고 존경했고
그 분이 돌아가셨을 때 울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문익환 목사님이 정녕 어떤 분인지 모르고 그저 막연히 존경하고 울었던 것 같다.

요즘, 문익환 목사님 평전을 읽으면서 나약한 한 젊은이가 어떻게 민족의 큰 아버지로 지어져 가는 지를 본다.

글을 쓴 사람이 시인인데 문장 또한 예술이며 이건 하나의 한국 현대사 책이기도 하다.




200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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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를 위한 기도(남편의 글)  (0) 2007.07.03


교대역은 퇴근길에 남편과 만나는 곳.
교대역 맨 앞 칸에서 만나 천호역에서 차를 가지고 집으로 들어가지요.

나는 지하철 안에서 주로 책을 읽거나 읽다가 졸리면 책을 딱 덮고 잠을 자는데...
교대역에서 남편을 만나면 그 때부터는 하루 있었던 얘기를 주절주절 수다 떨기 바빴었습니다.
주로 나는 앉아 있는 편이고 남편은 서 있기 때문에 내 앉은 키와 180의 선 키 차이 때문에 소곤소곤 하는 말이 잘 들리지도 않고 애로사항은 많았지만....
암튼, 사람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나는 그저 좋아 떠드는데 실은 남편은 책을 읽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약간씩 신경질이 났었죠. 아무리 읽던 책이 잼있어도 그렇지 사람 만난 거보다 더 좋으냐?
씨이~

헌데, 요즘은 쫌 달라졌다는 말씀.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잼있다 보니까 교대역에서 남편을 만나도 자꾸만 책으로 손이 가는 거야요.
평소 내가 지은 죄도 있고 그래서 혼자 책 읽기는 그렇고,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얼굴 봐도 딱히 할 얘기도 생각이 안 나고.

어제는 교대역에서 또 만나서 아주 짧은 시간 얼굴 쳐다 보다가 둘이 마음이 같다는 것을 알아버렸어요. 눈으로 '각자 읽으까?' '오케' 하고는 얼렁 각자 하던 일 계속 하면서 갔잖아요.

무슨 책인지 궁금하시죠?
나는 파커 파머라는 교육학자가 쓴 <예수가 장자를 만날 때 - 원제:The Activity Life> 이구요.
김종필은 <문익환 평전>
둘 다 좋아요~^^
  2004/06/24
        
박석훈 넘 부러워. ^^* (04.06.24 14:53) 댓글삭제
이지희 나 학원에서 저녁때까지 공부하다가.. 고모 퇴근할때 맞춰서 지하철 한번 타야겠군..ㅋㅋ (04.06.24 17:07) 댓글삭제
조국봉 형수님..넘 부럽습니다.. (04.06.25 01:44) 댓글삭제
박영수 지금 자랑하고 있는거지? 우리 남편 나보고 조잘거리지 않는다고 불만가득이면서 막상 조잘거리면 귀담아 않듣더라구.. 진짜 @@ (04.06.25 09:17) 댓글삭제
정신실 몽녀님 조잘거리시는 거 보구 싶당!^^남자들이 다 그런가? 혹 그걸 즐기고 싶으신 거 아닌가요? 막 조잘거리는데 옆에서 무게 (04.06.25 09:39)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잡고 계시는 거....까불다 또 목짠님 보시면 혼나겠당! (04.06.25 09:39) 댓글수정삭제
이화경 저도 조잘거리는 파 절대 아닌데 그거 좋아하는 남편 만나 살다보니 쬐끔 나아졌어요. 근데 박영수 몽녀님 조잘대는 거 한 번도 (04.06.25 11:08) 댓글삭제
이화경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04.06.25 11:09) 댓글삭제
김종필 지하철에서, 당신은 '소곤소곤' 얘기한다고 생각하지만, 내 듣기엔 '시끌벅적' 수준이거덩? 민망한 얘기도 엄청 크게 얘기하지. (04.06.25 22:25) 댓글삭제
정신실 ^^;;; (04.07.07 10:54)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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