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다.
책도 많이 읽고 똑똑해지고 싶다.
딱히 뭐라 말할 순 없어도 깊은 내공의 사람이 되고 싶다.
데이트 하고 있는 친구와 뭔가 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도통 모르겠다.

청년들을 만나면서 이런 바램들을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런 바램을 가진 청년들(마음만은 청년인분들)께 소개합니다.
대학로에서 <호모북커스>라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계시는 김성수목사님(한영교회와 고신신대원 소속의 김성수목사님 아님)께서 준비하신 참 좋은 자리입니다.

책을 좋아하고, 글 좀 쓰고,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 공부를  팔 걷어부치고 나서는 분들을 알고 있습니다. '좋은 일 하신다' 하면서 지켜보니....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팽창하셔서 자신은 순수하게 공급자가 되고 소비자를 불러모으는 형태로 진화, 발전하는 걸 봤습니다. 유명세를 타고, 제자들을 무한배출하여 추앙도 받으시고. 참 좋아보이(지만 그게 진짜 좋을까요?ㅎㅎㅎ)긴 합니다. 이런 분, 이런 곳이 눈에도 잘 띄고 발걸음 하기도 쉽지요.

<성령충만, 실패한 이들의 위한 은혜>를 쓰신 박영돈 교수님은 성령님의 성품 중 '수줍음'을 말씀하십니다. 철저하게 스스로 영광받지 않으시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시지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나눠줄 것이 있는 분들은 요란하게 자신을 홍보, 영업, 소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예요. 책과 글을 통한 내공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면 아래 소개하는 이런 곳에 가세요. 조용히, 적은 무리들을 모아서, 저렴한 등록금으로(도대체 운영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 드러내지 않는 이런 모임 말입니다.

하이튼,
강추합니다. 우리 청년들!
놀면 뭐해.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 아닙니다. 잡으세요. 기회를!
외로운 싱글은 놀면 모해! 시간 죽인다는 마음으로,
커플들은 간만에 의미있는 데이트 시도로.

 

********************************

 

작은도서관 '호모북커스'책.길.삶.길 - 책 속 길, 삶 속 길


책은 누구나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책 속에서 길을 찾고, 궁극적 우리 삶의 길과 연결시키는 과정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여 막막한 혼자만의 고독한 책읽기 여정이 아닌 함께 모여서 적극적으로 읽고, 나누며 길을 찾아가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가벼운 책읽기 동호회가 아닌 전방위적, 구도적, 공동체적 책읽기 과정입니다.



* 매월 4번의 정기적 만남과 1박2일의 retreat시간을 가집니다.

* 1학기 3개월 과정으로 총 2학기 6개월 과정입니다.


* 정원 : 원하는 요일을 정하여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화요반: 7명/목요반: 7명/토요반: 7명(총21명)

* 시간 : 매주 늦은7시~9시, 
           토요반은 늦은 4시~6시(저녁은 간단히 김밥)


* 강사 :  <호모북커스>대표 김성수 외 책읽기 내공만땅의 강사진들


* 신청자 특전 :

수강기간동안 <호모북커스>의 4,000여권 엄선된 장서를 맘껏 대출
매주, 매월 엄선된 도서정보 제공
평생의 친구, 선배, 후배 그리고 배우자를 만날 수도 있음

(★★★ 개인적으로 이거 맘에 드네!!! ★★★)

* 등록비: 월3만5천원(대학생 및 구직자 할인:2만5천원)


* 개강: 2012년 6월 5일부터(변경가능)


* 수강신청: 댓글 or 전화(참석가능 요일 기재요망)


* 문의: 017-542-2648, 070)4318-2648


<6월 과정 안내>

* 1주 :오리엔테이션<한 권의 책, 그 불가능의 가능성>

* 2주 : <김예슬 선언>by 김예슬 (느린걸음)
* 3주 : <전태일 평전>by 조영래 (아름다운전태일)
      or <만화 태일이1~5> (돌베개)

* 4주: <어린 왕자>by 생텍쥐페리,김화영 옮김(문학동네)
* 삶길 찾기 1박 Retreat(미정, 추후날짜공지)
 
☆  매주 전체 강독 텍스트:
   <그리고 저 너머에>by 스캇 펙(열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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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수업이 됐어도 아빠가 쉬지 않는 토요일이라 딱히 어디 다니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휴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현승이가 눈물까지 그렁거리면서 "왜 우리 아빠는 토요일에 쉬지를 않고 월요일에 쉬어! 다른 아빠들처럼 토요일에 쉬어야 자전거도 가르쳐주고 자전거 바람도 넣어주고 그러지. 아빠도 그냥 회사 다니면 안 돼?"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람에 엄마라도 움직여줘야겠다 싶어서 지난 토요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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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남겨 놓은 '노무현대통령 3주기 추모 전시회'에 꼭 가고 싶어서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는데...  아이들은 '노무현이 꿈꾼 나라' 에는 추호도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길게 늘어선 줄을 보자마자 다리가 꺾이면서 '힘들다. 못기다린다. 그냥 가자' 하는 걸 아이스크림으로 우선 입막음을 해야 했지요. 노무현 할아버지 뒷모습인데.... 왠지 노무현 할아버지도 현승이처럼 아이스크림을 드시고 계시는 건 아닐지... 3년이 지나도 여전히 마음이 쓰리고 아파서 가벼운 상상으로 감정막음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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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많고 두 녀석은 힘들어해서 사진을 찬찬히 둘러보지도 못했습니다. 자전거 타시는 그 분과 잠시 눈맞춤 정도.(에도 울컥해가지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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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경선과 대선 때 뱃 속에 있는 현승이까지 온 가족 하나되어 기도하며 마음을 모았었지요. 경선이 한창일 때 임산부 몸으로 한 끼 금식기도를 했으니까요. 대선에 임박해서 선거운동이 한참일 때 세 살 채윤이 요것이 '두 번 생각하며, 노무현이 보여요~오' 하던 목소리가 어찌나 또랑또랑했던지.... 그 채윤이가 저렇게 엄마 만큼 커져서 시크한 사춘기 소녀가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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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꿈꾼 나라, 우리가 꿈꾸는 나라.

12월 대선을 생각하면 조국을 위해서 뭐라도, 정말 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 뿐입니다. 뭐라도 해야할텐데 '희망'이라도 해야할텐데요. 2002년 채윤이 그 앵두같은 입술로 '창 바꿔보니 창 바꿔보니 희망이 보이네. 창 바꿔보니 창 바꿔보니 노무현 대통령♪' 노래 역시 다시 들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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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분향소에도 들렀습니다.  고통받고 아파하는 이웃의 소식을 SNS로 실시간 접하고 눈팅만 하고 있습니다.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약2:15-17)' 이것이 제 믿음의 현주소 입니다.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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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재미없는 토요일 외출에다 많이 걷느라 지친 아이들이 이대 앞 콩불 집에 앉은 모습이 저렇습니다. 사실 엄마도 마음으론 저렇습니다. 많이 지쳐서 희망할 무엇인가가 있기나 할까 싶으면서요. 그래도 힘을 내야겠지요. 콩불을 맛있게 먹은 아이들은 다행히 기분이 좋아져서 신나게 이대 골목 구경을 하고 기분좋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희망합니다. 다시 한 번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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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는 강동, 맑은 강동인으로 산 지가 어언 몇 년이던가?

동쪽 끝의 메리트를 충분히 누리며 살았다.
양평을 옆에 끼고 살면서 멋진 드라이브길이며 맛집이며 잘도 즐겼다.
동쪽을 벗어나면 사람도 안 살 것 같고, 놀러갈 데도 없을 것 같았는데... 다 살기 마련.
친정까지 김포로 이사오는 바람에 김포, 강화 쪽 가는 것이 이렇게나 쉬워졌다.

기나긴 방학 전 마지막 휴일에 을왕리 해수욕장엘 갔다.

아직 추운 바닷바람에도 아빠와 현승이는 멀리까지 달려나가 뛰고 놀고 하였다.







여자들은 주차장 앞에서 폰과 아이패드 들고 셀카나 찍으면서 자뻑하며 논다. 각자.
내향형 사람들을 고문하는 방법은 마이크 주고 얘기하라는 거고,
외향형 사람들을 벌주는 방법은 독방에 가두는 것이라고 MBTI 강의할 때 말하곤 하는데....
외향형 여자는 독방에 가둬도 거울만 주면 얼마든지 버틴다고 덧붙인다.
셀카 없었으면 여자들은 심심해서 어떻게 살았을까 말이다.


 




말이 필요없는 조개구이 먹고!
맛있었고!







진짜, 차 안에서 저렇게 떠드는데도 안전운전 하는 아빠는......
그런 아빠는......
성격 한 번 괜찮은 사람이다~람쥐,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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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를 음악치료로 만난 친구들이 있다.
매 시간 5분 정도 꾸준히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작곡가와 곡에 얽힌 이야길 들려주었다.
음악감상을 할 때는 쵸콜렛 공세를 퍼부어 음악은 달콤한 것이라고 각인시키기도 한다.
한 곡을 한 달 정도 반복해서 들으며 곡 이름과 작곡자도 외우게 시킨다.
주요한 멜로디는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듣고 또 듣는다.
일반학교에 다니면서도 '장애인'이란 표떡지를 붙이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로든 문화적 자산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한 달을 외워놓고도 "벤투람?(베토벤) 이러는 녀석들이다.

헌데 오늘! 치료 종결시점이 돼서 전에 들었던 음악 몇 곡을 들려주었다.
몇 달 전에 들었던 음악을 예고없이 들려줬는데 한 녀석이 귀를 막고 엎드리며
 "앗, 하이든 놀람교향곡이닷! 귀 막어" 했다.


이 녀석 때문에 나 진짜...

하이튼, 놀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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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곳에 자기소개를 보낼 일이 있어서 그간에 쓰던 걸 업뎃해 보았습니다.
사진이든, 소개글이든 나를 어필할 수 있는 그 많은 것 중에 내가 선택한 것들은 의미가 있을 겁니다. 최소한 나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으로 알려졌으면 한다. 이것이겠죠.
아래 소개글을 써놓고 보니 '나는 참 가벼운 사람이구나'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볍게 비춰지는 내 모습이 '참으로 나답구나' 싶기도 하구요.
나를 어떻게 소개한들 그게 내 본질일까요?
평생 나는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사람들이 그 이미지에 깜빡 넘어가줬으면 좋겠는 그 바램과 노력으로 살아가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쓰고 있는 원고의 주제이기도 하고, 원고가 술술 풀리지 않아서 지절거려 봅니다.



정신실(鄭信實)

음악치료사 입니다. 
교회에서 기혼청년을 섬기는 목회자 남편, 열 세살과 열살 두 아이와 살고 있습니다.

본업인 음악치료보다 MBTI와 에니어그램, 영성지도 등을 공부하고 글쓰는 일에 더 열심을 내며 삽니다.
제일 재밌어 하는 일이 커피 한 잔 사이에 두고 청년들과 수다 떠는 일이고요.
청년들만 보면 어떻게든 낑겨 보고 싶어서 알짱거리며 들이대는,
약간은 피터팬 증후군이 있는 아줌마입니다.
엄마가 차린 밥상 위의 콩나물처럼 청년부 수련회에 빠지지 않지만 식상한 주제들(크리스쳔의 이성교제, MBTI, 에니어그램)을 강의하곤 합니다.

월간 <복음과 상황>에 'JP&SS의 사랑과 책 이야기'를 남편과 함께 기고한 바 있고,

월간 <QTzine> 에 'MBTI와 공동체 세우기' '브리짓 자매의 미혼일기' '약이 된 책' '목적이 이끄는 연애'등의 글을 썼으며,
지금은 '에니어그램과 함께 하는 내적여정'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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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내 집 베란다에 앉아
명성이 자자한 이 교회의 대성전 건축을 목도하게 하셨으니
주의 은혜가 크시도다.

땅을 다질 때부터
온갖 공사 소음으로 환란을 주시어 내 인내를 연단하셨고,

주일 아침과 특새가 있는 새벽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불법주차 차량들로 내 믿음을 시험하시매,
나로 하여금 안티 크리스챤과 한 마음 되게 하셨으니
주의 은혜 크시도다.

빠른 완공을 위해 주일에도 쉬지 않고
망치소리 그치지 아니하니
내 비로소 안식일의 참된 주인이 누군지를 알았고,
끝없이 퍼져 나가는 이 교회 명성의 참된 비결을 알았노라.

치솟은 두 개의 십자가로 부족하여
황금색 십자가 더 높이 세워졌으니...
영원하라.
영원하라.
황금색 명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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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선정을 위한 '막던져 난장 토크!'

원고 뭉치를 들고(라고 표현해 본다) 책을 내고 싶어 바들바들 떨던(이라고 표현해 본다) 순간 이 있었다. 그러다 다 내려놓고( 라며 간증식으로 표현해 본다) 있을 때 두뎌 출판계약서를 ㅆ게 되었고, 그게... 몇 개월.

책 제목 뽑기가 이렇게나 어려울 수가! 어렵고나... 어렵고나..
오늘 집에서 눈 높은 애들 몇 명 모아서 책제목을 위한 브레인 스토밍 '막 던져 토론' 으로 놀다.
...
<God 볶은 연애>
<God 내리신 연애 라떼>
<내 남자 기다리거나, 주님 기다리거나>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연애를 주옵시고>
<목적이 이끄는 연애-실천편>
<연애 때문에
대형교회로 옮기려는 그대>
<능력자냐? 혼자냐?>
<은혜로운 연애>
<실용 연애>
<에센스 연애 사전>
<신실한 당신, 30년 이상 솔러인가요?>
<래디컬 연애의 기술> ^^지전도사님 응원하며...
<은혜가 묻고 신실이 답하다>
<연애 꼼수>

기타 등등...
재미는 무쟈세 있었는데... 정말 어떡하지? 책 제목.

막던져서 나온 제목들 중 괜찮은 게 있나요?
신실이 묻고 페친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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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 어느 (좋은) 목사님을 뵐 일이 있었습니다.
이 목사님 약간 헐랭이꽈 이신듯...
늦으시고, 약속장소 착각하셔서 딴 곳에 가 계셨다지요.

곡절 끝에 만났는데...
... 목사님 하시는 말씀, "내가 강도사님 이름이 김종필인 걸 분명히 알고 있는데 아까 메세지가 김대중으로 떠요"
하시더랍니다.

저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남편을 소개받고 전화번호를 저장하시는 중,
'이렇게 좋은 사람이 김종필일 리는 없다. 김대중일꺼다' 이러면서
저장을 하셨을 걸로 추정합니다.
그러나 제 남편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사람이라도 이름만은
김.종.필.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못난이 삼남매 입니다.
먼저 이제 막 사춘기 접어드시며 외모 가꾸기에 부쩍 관심이 많으신 10대 못난이 입니다.
내면으론 짐캐리이나 사춘기라는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살짝만 못난이 본성 보여주었습니다.






다음은 타고난 본성으로선 할 수 없는 많은 표정들을 모여주고 계신 40대 남성 못난이십니다.
'내 안에 이렇게 많은 표정들이 있구나' 를 깨달아 가시며 결혼이 축복임을 날이 갈수록 더 실감하시는 분입니다.






마지막으로 표정, 특별히 망가지는 표정의 전문가로 4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오신 '굴욕 신실' 입니다.






외에도 참가자가 한 분도 계셨으나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이 이런 짓 하는 것 조차 용납할 수 없는 양반 출신의 9세 어르신께선 기권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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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마감은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지만 머리속만 시끄럽고 나오는 건 없는 지금입니다.
동생 친구가 그랬다는데 '너랑 누나는 왜 페북에 일기를 쓰냐?" 고요.
아이구, 진짜 일기는 이런 것이란다. 동생친구야!
그게 일기라면 선생님한테 보여주려고 쓰는 일기란다. 그렇게 관리하면서 쓰는 일기가 어딨다냐?  라며 진짜 초딩식 일기 씁니다.


한참 트위터에 재미를 붙이다가 페북에서 막 놀았지요.
트위터든 페북이든 일천한 저는 새로운 것이라면 일단 뭐든 휘둥그레져서 쫌만 재밌으면 몰입해 보니까요. 나름 페북도 페북 나름의 재미가 있네 하면서 놀았드랬지요.
그러는 사이 블로그는 좀 소홀해지고요.


오늘은 블로그가 이리 편안하게 느껴지네요.
 여긴 진짜 내 홈그라운드구나. 여기선 내가 뭔 말을 해도 괜찮은 거지. 맞어. 맞어.
이러면서요.


페북에서 부대꼈나부다....요.
오늘 쫌 혈압 올랐었어요.
안셀름 그륀 신부께서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마라>는 책에서 말했죠.
상처는 누가 주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 부대껴서 상처가 되는 것이라고요.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을 한 것도 아니고,
구체적으로 나를 지명한 것은 더더욱 아니며,
사람들은 그저 자신이 생겨 먹은대로 자신을 어필하며 사는데....
자신을 어필하는 그것이 내 구미에 맞지 않아서 갑자기 그냥 혈압이 상승하고 뭔가를 막 지켜내고 싶지 않았겠어요.


요즘 제 안에 있는 이런 막무가내의 정의감은 도대체 뭣인가? 성찰해 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암튼, 단적으로 말하면 MBTI든 에니어그램이든 제대로 쫌만..... 이해하려고 노력을 한 후에 도매금 넘기기를 했으면 좋겠어요.ㅜㅜㅜㅜㅜ  MBTI나 에니어그램 깔보시는 분들이 공부 쫌 되시는 분들이 많은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관련 서적 한 권만 딱 읽어보고 쉽게 말했으면 좋겠다구요.
어찌됐든 그건 그것이고.
난 도대체 이런 걸 왜 이리 못 참고 내가 굳이 지키겠다고 전의를 불태우냐구요.
그러니까 이건 내 안에 있는 것이 부딪혀서 받는 상처라는 걸 인정한다는 거죠.


뭐래?


원고는 써야겠고,
마음은 산란하고,
그래서 그냥 막 주절거려봅니다.

저는 심리학과, MBTI와 에니어그램, 심지어 가톨릭영성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인이니까요.
ㅠㅠㅠㅠ
원고 쓸겁니다.
상처받아 피흘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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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중의 소명이라할 목회를 잠시 내려놓는 동생이 페북에 올린 글.
여러 이유로 동생의 이 선택에서 나의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도 자유로울 수 없기에 옮겨 놓았습니다. 이 슬픈 노래에 대한 답가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곧 시도해보겠습니다.


----------------------------------


저는 7월 17일, 주일 설교를 끝으로 뜨인돌교회를 사임합니다. 사역지를 옮기기 위함이 아닙니다. 당분간 목회를 쉬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순간적, 충동적 결정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기도하며 고민한 결과입니다. 사실 담임목사님인 정준경 목사님과는 작년 연말에 교회를 사임하기로, 작년 10월에 의논하여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필요에 따라 잠시 사임을 보류하였고, 이번 7월 저의 후임자가 결정되고 사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소 2년 이상 목회현장을 떠나서 목사로서의 소명에 대해 숙고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떠남을 결심한 것처럼, 제 마음과 환경에서 돌아옴에 대한 자연스러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을 때 돌아오려고 합니다. 저를 목사라 불러주시던 성도들과 저를 아끼시는 동역자들이 계셨기에, 이 시점에서 몇 줄 글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저의 소회를 밝히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을 위한 생각의 정리가 될 수도 있겠지요.

 

작년부터 마태복음 6장 ‘외식하지 말라’, 야고보서 3장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는 두 메시지가 제 마음 깊은 곳을 흔들었습니다.

 

외식을 멈추고 골방으로 들어가기 위함입니다.

 

사실 전 다른 목사에 비해 자유분방하다는 평을 자주 듣습니다. ‘목사님은 목사 같지가 않아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8월, 마태복음 6장으로 설교하며 돌아본 저의 신앙은 타인에 대한 과도한 의식, 그리고 외식이었습니다. 목사니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 때문일 겁니다. 이러한 강박은 의식, 무의식중에 저 스스로에게 지운 (한국교회에서의)‘목사의 십자가’입니다. 한국교회 정서를 감안할 때, 목사는 ‘보통 인간’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신격화 되어 버린 부류입니다. 저를 비롯한 수많은 목사들은 스스로 감당하지도 못할 십자가를 등에 지고 휘청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저 자신에 대한 연민이 생겼습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목사가 된 저의 삶은 평생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온 셈이지요. ‘너는 목사 아들 아니냐’, ‘나는 목사가 아닌가’, 언제나 제 안에 있던 생각들입니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아는 척, 깨닫지 못했으면서 깨달은 척, 깊이 알지도 못하면서도 그런 척, 무엇보다도 엉망인 삶을 감추려 안 그런 척 하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입니다. 이런 면에서 ‘골방으로 들어가라’는 주님의 말씀이 새롭게 들렸습니다. 목사입네 하며 남의 눈치 보다가 하나님 잃어버리기 전에 골방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간 저는 이런 고백을 자주 해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목사로 세우신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도무지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것 같이 않아서 일 것입니다.” 맞습니다. 목사라는 타이틀은 저를 변화시키고, 성장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어쩌면 목사였기 때문에 이만큼 사람 꼴 하며 사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목회를 접지 않는 한, 외식하는 신앙을 버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새벽기도회 설교를 마치면 강단에서 개인기도를 합니다. 어떤 날은, 아니 거의 모든 날이 그렇습니다. 기도를 마쳤는데도 강단을 내려오지 못합니다. 목사가 기도도 안 한다는 비난이 싫어서 그런 거지요. 너무 빨리 내려가면 혹시 누가 상처 받지 않을까, 위안도 합니다. 기도를 마쳤음에도 그 자리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저의 모습, 한심하기도 비참하기도 했습니다. 예배, 찬양도, 묵상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야 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고 싶을 때 해야 합니다. 지금을 골방으로 들어갈 때입니다. 지금보다 훨씬 경건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목사가 아니어도 이렇게 신앙생활 열심히 할 거냐?’ 삶으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르치기 인생이 아니라 배우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저는 성경을 읽을 때 뿐 아니라, 소설책을 읽을 때에도 ‘어떻게 설교할까’, ‘어떻게 가르칠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목사라서 가지게 된 직업병인 것 같습니다. 작년 8월 야고보서 3장 1절 ‘선생이 되지 말라’는 말씀을 묵상하던 중 이 ‘직업병’의 증상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성경말씀을 읽으면 ‘나’를 돌아보고 나의 삶에 적용을 해야 하는데, 저에게는 남을 가르치려만 드는 못된 습관이 깊이 배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선생이 되지 말라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도 뭐라고 가르칠까, 뭐라고 설명할까 고민하며 ‘선생노릇’을 하려 드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는 약간의 좌절감마저 들었습니다. 설교하기 위함도 아니고 가르치기 위함도 아닌, 정말 순수하게 말씀을 묵상하는 일이 저에겐 매우 힘든 일이 되어 버렸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사임 날짜가 확정된 지난 주간, ‘그냥’ 말씀을 읽었습니다.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젠 설교하고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듣고 배우며 살고 싶습니다.

 

 

설교자로서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저는 오랜 동안 설교는 명쾌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생 제가 들어온 설교가 그랬습니다. 조직신학적인 선명한 정리, 확고한 신학적 입장, 명확한 규범 등을 기반으로 ‘하나님은 이런 분이다’라고 설파하는 그런 설교 말입니다. 그런데 예전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신앙인의 입장에서 저에게는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한 신앙적 의문들이 많습니다. 구원, 지옥, 성화, 고난, 하나님의 다스리심 등... 저는 이런 질문에 대한 시원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가 어떤 입장에 서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주 혹은 매일 설교를 해야 하는 제겐 참으로 곤란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설교를 할 때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합니다. 적잖이 혼란스러우면서도 숨기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설교를 할수록 ‘말’이 늘다보니 더 뻔뻔하게 ‘잘’ 해내는 겁니다. 저의 나이와 주변 상황을 감안하면 수년 안에 담임목사가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 된다면 저는 많은 면에서 저를 속이고 스스로 타협을 하게 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민했던 문제들을 외면하고 타협한다면, 앞으로 저의 타락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만약 다시 목회와 설교를 해야 한다면, 정리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해결해야 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치져 있습니다.

 

지난 5년간 교회문제 상담을 해왔습니다. 열정이 있었고 건강했기에 보통의 사람들이 감당하기 힘든 양의 상담을 기꺼이 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교회에서도(타교인까지) 목회적 상담도 꽤 많았습니다. 작년부터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에 부쳤습니다. 전 기질적으로 상담을 하면 감정이입을 심하게 합니다. 상담을 하고 나면 내담자의 아픔을 고스란히 않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머릿속에는 상담했던 이들에 대한 걱정,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고민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버거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상담 전화 벨소리가 울리면 두려워졌습니다. 운전 중 다른 사람과 언쟁도 자주 하게 됩니다.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귀가하면 아내가 눈치를 볼 정도로 예민해집니다. 그리고 아픔을 겪고 있는 교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을 때 느끼는 무기력함, 자책감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정신적 안식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저 뿐 아니라 우리 모두 이 땅의 순례길을 가면서 지쳐 있다는 것을 압니다. 피곤하고 참된 쉼이 없어서 순례의 길이라 하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라도 앞으로 남은 제 인생의 순례길을 더 잘 걸어가기 위해서는 한 번의 쉼표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년 목회를 접기로 결정할 당시는 평생 목회활동을 접으려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아들을 주시면 바치겠습니다’라는 서원기도로 아버지의 환갑동이로 태어난 아들입니다. ‘목사의 길’은 신앙적 의미에 더해, 늙은 어머니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평생 목사의 길을 버리려고 했던 데는, 위에서 말씀드린 이유와 함께 요즘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목사라 불리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부끄러울 뿐 아니라 싫었습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시작된 새벽 묵상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이 시작되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저의 인생을 복기(復棋)하던 중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부모님의 서원을 거부하기 위해 방황도 많이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기적과 같은 과정을 통해 저를 목사로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소명을 받아 목사 인생의 전반기를 달려왔습니다. 이제 한 템포 쉬고 저 자신의 선택으로 목회를 선택할 때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열어두고 다시 ‘평신도’로 돌아갑니다. 어떤 선택이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고 싶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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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해 봤어요.
지도자를 자처하고, 먼저 된 자를 자처하는 분들에게 저처럼 힘이 없는 아랫 것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저항은 '난 당신을 존경하지 않습니다'예요.


어떻게 알았냐면요, 제가 나이 들면서 가장 두려운 게 그거더라구요.
게다가 '난 당신을 존경하지 않습니다'가 말이 아닌 마음의 소리라면 더더욱이요.
저의 후배나 저보다 젊거나 약한 누군가가
저의완고함이 두려워 차마 입으로 내지는 못하지만 마음 속 깊이
'당신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당신을 존경하지 않아'라며 새긴다면요.



 



 

2년이 지났다지만 그 슬픔과 황망한 느낌들은 생생해요.
제게 5월은 어쩌면 이렇게 슬픔이고 또 슬픔인지 모르겠어요.
올해 5월은 당신이 떠나시던 그 5월 처럼 뼈아픈 이별이 저를 흔들고 또 흔들어요.







조금 전 아버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지신 아버님 모습에 무너지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두 아이가 뒤에 타고 있는 차를 운전하면서 엉엉 울었어요.
두 아이가 저를 위로해요.
엄마, 울지마. 엄마, 울지마. 할아버지 많이 아프신거야?
집에 돌아와 두 녀석이 번갈아가면서 저를 안아줘요.
오늘 할아버지 댁에서는 누워계신 할아버지를 타고 넘었다가 다리를 주물러 드렸다가,
이 녀석들이 할아버지께 위로가 되었다며 고모가 전화를 했어요.


쏟아지는 눈물 끝에,
아버님이 행복하시고 우리도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채윤이 현승이는 얼마나 행복하고,
이런 아버님을 또 얼마나 행복하신 건가요?






누가 뭐라든 저는 당신을 마음으로부터 존경해요.
그건 강요할 수 없는 일이예요.
단지 정치적 성향도 아니고 대단한 역사의식도 아니예요.
저는 당신이 인간적으로 정말 존경스러웠고 지금도 그래요.
당신이 흠이 없다는 뜻도 아니예요.
단지 당신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도 아니예요.



자뻑에 겨워서 자신이 하늘의 언어를 말하고 있다는 이 땅의 신앙적 지도자를 자처하는,
제게 존경과 예우를 기대하는 많은 이들에게 존경은 거둔 지 오래예요.
존중 또한 거둬야 하나 고민 중이예요.
이런 제게 더 깉이 들여다보는 당신의 삶은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해요.
예수님을 믿는 나,  최소한 당신처럼 소신있게 정직하게 겸손하게 살아야겠구나 싶어져요.



그래서 생각해보니,
할아버지를 사랑하기에 할아버지가 겪으시는 고통과 어쩌면 헤어질 지도 모르는 두려운
내일이 슬프기만 한 채윤이 현승이처럼, 저처럼
슬퍼도 행복한 우리들이잖아요.
비록 당신을 억울하고 안타깝게 잃었지만 제 마음 속 진심으로 존경하는
한 대통령이 계시다는 것,
아이들에게 당신에 관한 책을 사주고 또 사줘도 자랑스럽기만 하다는 것.
이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겠어요.
그래서 당신이 떠나신 지 2년이 지난 오늘 비로소 당신 사진을 보면서 슬픔보다
행복 쪽으로 저울 눈금이 기울어졌어요.


가만 생각해보니, 존경하는 당신이 있어서 햄볶는 5월이네요.
당신 때문에 햄볶아요.
당신의 2주기를 추모하는 모임들이 추모의 슬픔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들이 모여서 한바탕 놀아제끼는 자리가 되는가봐요.
5월, 당신 때문에 여러 사람 햄볶아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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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가 되면 아이들 담임선생님 잘 만나야 하는데.... 하면서 노심초사 하게 된다.
사실 채윤이 처음 입학했을 때만해도 진짜 덤덤했는데 날이 갈수록 노심초사가 심해졌고, 올해는 최고였다.
그래서 올 초부터 아이들 학교생활을 생각하며 새벽기도에서 많이 울었다. 기도했다.
간증이라면 간증이랄 수 있는 기도응답이 있었다. 두 아이 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그러나, 사실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 선생님 문제에 관한 한 한 학년의 좋은 운으로 일희일비 할 수가 없다.
왜냐면 내가 학교를 다녀봐서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긴 세월 학교를 다니고, 많은 선생님을 만나지만 좋은 선생님의 확률은 매우 낮고.
치명적인 인격적 결함으로 오래 남는 스크래치를 남기는 선생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정직한 학교의 현실이다.


음... 학교를 다녀본 사람의 경험이고 지금은 학부모로서의 심증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학교에 몸 담고 있는 선생님 한 분이 정직한 입을 열었다.
학교가, 특히 선생님이 얼마나 많은 정상적인 아이들을 문제아로 내몰고 있는 지를 정직하게 말한다.
실은 그게 교사의 인격적 결함이며, 학교 자체의 모순이며, 더 나아가서 사회적 모순에 기인하는 거라고.


'나는 편향적이다. 나는 중립을 믿지도 않고,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불려지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또 객관을 가장하거나 겸손과 엄숙을 옹호하지도 않는다. 그런 것들이 바로 지배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아름다운 이야기보다 불편한 말들로 춤춘다. 내게도 왜 아름다운 이야기가 없겠는가.
그러나 한국사회와 학교를 이야기하며 아름다움만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 멀리 나가는 것이다'


저자의 이 고백에 나는 숨통이 트이고 오히려 희망의 빛을 본다.
내가 다녀봐서 아는 그 학교. 공부를 잘 하거나, 부모가 힘이 좀 있어야 다닐만 한 잿빛 공간에 이런
불편한 말을 용기있게 할 수 있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되고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다가온다.



 




내 안에는 차마 내놓지 못하는 교회에 대한 불편한 말들이 춤을 추고 난리 부르스다.
위 책 저자 황주환선생님의  말을 빌자면...
내게 왜 교회에 과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없겠는가, 그러나 한국교회 내가 몸 담고 있는 교회의 아름다움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 멀리 나가는 것이다.ㅠㅠㅠㅠㅠㅠ


나의 래리크랩님이 신간을 내셨다.
교회.
이제는 내 남편의 일터.
우리 가정을 먹여 살리는 밥벌이가 되어 더 뜨거운 감자가 된 교회.
교회에 대해서 나의 래리크랩님이 정직한 입을 여셨다.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교회'를 내게 가르쳐 준 분이다.
그 자신 심리학자이고 상담가이면서도 '궁극적으로 인간의 치유는 교회 공동체를 통해서'라는 이상을
또한 내게 심어준 분이다.
이 래리크랩이 교회에 흥미를 잃었단다. 교회 가기가 싫단다.
은혜, 긍정의 힘, 행복한 삶.... 이런 용어들에 오염되어 불편한 말들은 입에 내지도 못하게 된 교회.
이 책 역시 불편한 말들의 춤이다.
내 속에서 나오지 못하던 불편한 말들을 너무 대신 해주고 있어서 실은 내가 좀 어리둥절이다.



동시다발적으로 손에 든 두 권의 책이 불편한 말들의 춤으로 내 안에 영롱한 소망을 일깨우니....
아이러니 하거니와,
이 시점에서 내게 책으로 위로하고 말씀해 주시는 나의 하나님의 세심한 사랑에 난 그저 황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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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 -  2월 25일     JP  네팔 비젼 트립
2월 21일 -  2월 24일     SS 경기도 기도 트립
2월 28일 -  3월1일       JP  TNT 리더십 캠프
3월 1일                      SS  에니어그램 강의
12월 24일 - 3월 1일     챈&승  간간이 학교 가면서 거의 방학 뒹굴뒹굴







2011년 3월1일이 올까싶었는데...
3월1일은 왔다 가고 있돠.
네팔비젼트립팀 해체식을 겸한 거한 식사와 함께 우리집 비상시국도 해제돠.


이제 다시 일상이다.



원고만 다 써서 넘겼더라면 새학기 3월2일은 얼마나 쌈박하게 맞을 수 있었을까?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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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은 당하는 것.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줄 아냐고!!!! 라고 시덥잖은 반항을 할 때가 있듯이.
생일은 그냥 별안간 당해서 정신차려 보니 이 땅의 어느 집에 살고 있는 것.

 





어느 나이 많아 늙은 시골 목사님 집의 딸로 태어나 있는 것.
태어나서 정신 차려보니 5주 쯤 되어 있었고, 1969년 4월 7일이었고, 이름은 신실이였던 것.
그리고 자다가도 애가 깽만 하면 일어나서 불 켜고 애를 들여다보고 있더라는 아버지.
꼼꼼하고 기록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딸이었더라는 것.






40여 번이 넘게 생일을 당했고 어느 또 다른 생일이 되었다는 것.
생일인지도 잊어버리고,
생축준비위원장이 되어야 할 남편이 잠시 멀리 가 있는 사이,
며칠 집을 비우고 돌아오니 나한테 당해서 우리집 딸이 된 김채윤이가 센스도 풍부하게
예쁜 선물과카드를 준비해 놓았더라는 것.
아빠도 없는데 케잌은 됐다 하니 치킨이라도 시키자하여 치킨 놓고 크리스마스 초를 불고 생일 당한 걸
축하했더라는 것.






생일을 당하 듯 시어머니의 며느리가 된 지 12년.
12년 동안 한결같이 오글거리는 편지와 카드를 써서 드리곤 했더니,
시엄마께서도 맘 먹고 오그라드는 편지와 함께 금일봉을 하사하시더라는 것.
이걸 보던 열 두 살 딸은 이러더라는 것.
'엄마는 참 좋겠다. 시어머니를 잘 만나서... 나는 잔소리 하고 일만 시키는 시어머니 만나면 어떡하지?
휴우....' 하더라는 것.






밤 10시가 넘어 집에 축하단이 들이닥쳤다는 것. 그래서 생일을 당하 듯 별안간 축하를 당했다는 것.
이쁜이들이 불꺼진 케잌을 들고 들어와서는 축하한다며 나한테 불좀 빌려달라고 했다는 것.
내 생일 케잌에 내가 불 붙여보기는 처음이었다는 것.ㅋㅋㅋㅋㅋ
이제 사진을 보니 다 목짠데 영애는 어떤 의미로 끼어있냐는 것.
(영애가 글을 읽을 때마다 정줄을 놓고 읽는 것 같아서 이렇게 가끔 환기시켜주기로 했다는 것ㅋㅋ)


오지마라. 오지마라. 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것.
이렇게 젊고 이쁜 꽃 같은 애들한테 기습적으로 축하받는 아줌마가 어디 있겠냐는 것.


40여 년 전에 갑자기 무방비 상태로 생일을 당해서 태어났지만,
생각해보니 태어나기를 잘했다는 것.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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