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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서 뭐든 저녁에 뭐든 뜨끈한 걸 해서 먹어야겠다 싶었습니다.
따끈한 것에는 매운 것이 딱인데 애들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광장시장 뒷골목에서 먹었던 닭 한 마리 칼국수가 번뜩 섬광처럼 요리 뇌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래! 닭 한 마리 칼국수닷'
별 양념도 없이 그저 한 번 끓여서 물을 따라 버리고는 대충 간해서 끓였더니 국물이 제법 진하네요.
감자 양파 파 정도 넣어서 식탁 위에서 끓이면서 먹습니다.

자~ 광장시장 닭 한마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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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고추가루 양념장을 만들어서 부추와 함께 고기를 찍어 먹었던 것 같아요.
부추는 없고, 양파는 육류 먹을 때 같이 먹으면 그렇게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하길래 집에 있는 양파를 곱게 채썰었죠.
저 벌건 소스는 일단 새콤달콤한 맛으로 기억이 남아서 사과를 하나 갈아서 섞었습니다.
고추가루에 사과 갈은 걸 섞고, 레몬식초, 물엿, 진간장, 마늘 조금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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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고기를 막 찍어서 같이 먹는 것이죠.
애들은 소스 찍지 않고 바로 고기만 건져서 먹이면 되고요.
그리고 이 요리의 마지막 하일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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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죠~
육수가 찐하니깐 거기다 칼국수만 넣어서 끓여도 맛이 아주 좋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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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애들 때문에 매콤한 맛을 자유자재로 즐길 수 없을 때 쓰는 방법입니다.
애들은 그대로 칼국수를 먹이고 어른들은 국물에 청량고추 하나를 송송 썰어서 넣으면 아~쮸 칼칼한 맛이 되는 겁니다.
따뜻한 국물, 맘이 따뜻한 이웃과 함께 하면 두 배로 따뜻해지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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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Joy Peace라고도 하는 JP,
우리 똥순이 따님 CY,
깐돌이 배트맨 HS.

자~ 오늘은 자기 이름을 찾아서 먹는거다.
자기 이름 못 읽으면 못 먹는다~
그리고 먹을 때는 자기 이름을 막 뭉갠 다음 먹는거다.


저걸 할려고 하는데 보니까 케챂이 딱 떨어져 버렸네요.
이럴 때는 CY가 써먹기 딱 좋은데....
엄마가 음식준비 하는 거 보고는 앞치마 두르고 거실에서 혼자 놀이에 빠져있는 CY가
 놀이를 멈추고 심부름을 해줄랑가?
방법이 생각났지요.
"어이~ 아르바이트! 주문 좀 받어오지"이러자마자 눈이 반짝이면서 화통 삶아 먹은 목소리로
"네에~"이러더니.
수첩을 찾아서는 오므라이스 셋, 스파게티 둘, 단무지 셋.
이렇게  금새 적어가지고 옵니다.
바로, "아르바이트! 주방에 케챂이 떨어졌는데 좀 사다줘야겠어" 했더니
바로 총알같이 달려가서 사왔습니다.(쉬운 여자, 우리 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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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둘 다  할아버지 댁에서 자겠다는 횡재가 새해 첫 날부터 떨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둘이만 집에서 있다는 것. 단둘이만....ㅎㅎㅎ

"여보! 우리 애들도 없는데.......떡볶이라도 한 접시? 오케이?"

그래서 만든 올해 첫 떡볶이. 김치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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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는데 요리의 신께서 영감을 주셨습니다.
'이번엔 아웃백 바베큐립이뉘라~ 두려워 말고 놀라지 말라. 내가 함께 할 것이니 어서 가서 너는 등갈비를 사오거라. 네 시작은 미약하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그렇습니다. 성탄절에는 뭔가 새로운 요리가 출시되어야 할 때입니다.
여러 인터넷 싸이트를 뒤져서 없는 재료 빼고, 맘에 드는 재료 추가하여 레시피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밤, 마트보다 근당 2500원이 싼 정육점을 찾아 애들 다 끌고 갔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두어 시간 핏물을 빼놓고 다음 날 아침 일단 등갈비를 삶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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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요리사이트에는 월계수 잎, 로즈마리...이런 거를 넣으라고 나와있는데 냄새만 잡으면 되니까 집에 있는대로 통마늘, 통후추, 양파껍질, 알커피 약간 넣고 삶았습니다.
그리고 쳐바를 소소를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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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를 녹이고 거기다 양파를 채썰어서 갈색이 될 때까지 볶았습니다. 그리고 냉장고에 있던 반쯤 남은 돈까스 소스, 케챱, 마늘, 물엿, 굴소스를 좀 넣고 끓였습니다. 양이 부족해서 수퍼에서 오뚜기 스테이크 소스 1500원 짜리 한 병을 통째로 들이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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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소스를 등갈비에 쳐발라서 (바르는 것보다 쳐바르는 것이 더 맛있다고 봅니다 ㅋㅋ) 그리고 각각 호일로 싸서 하루를 묵히면 간이 잘 벤다고 하네요. 토요일 오전에 이렇게 해 놓고는 주일 저녁 모임 30분 전에 구웠습니다.
오븐을 200도로 예열하고 20분간 구우라고 나왔는데 뻥입니다. 20분 구웠더니 아직 양념이 쫄아 붙지도 않았습니다. 뒤집어서 양념을 다시 쳐바르고 한 20분은 더 구운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아무래도 오븐이 열을 받아있는 상태라서 빨리 처리를 하더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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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슬리 가루 살살 뿌리고 칼집을 넣어서 한 개씩 떼 먹기 좋게 잘라서 먹었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거라 사실 많이 떨리고, 이거 주메뉸데 실패하면 어쩌나...싶어서 막판에 굽기 전에는 기도가 막 나왔습니다. ^^ 깊이 있는 맛을 내지는 못했지만 아웃백 바베큐립 감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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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이 싸고 맛있네요. 사과며 기타 등등의 모든 과일을 일절 사지를 않고 귤로 모든 비타민 씨를 보충하고 있지요.
개인적으로 귤보다 사과를 더 좋아하는데 사과 좀 큰 거 대 여섯 개 사는 가격이면 요새 귤 한 박스를 산다니까요.
이럴 때는 누려야죠. 귤을 막 누리야지 않겠어요. 사과는 일일이 깎아 줘야 식구들이 먹어주기 때문에 먹을 때마다 손이 가는데 귤은 다들 지 손으로 까먹으니까 편하기도 하네요. 특히 우리 집 큰 아드님 '귀챠니스트 쫑' 은 코 앞에 들이대놔도 뭔가 한 단계라도 복잡해보이면 아예 안 먹기로 작심을 하시는 분이거든요. 귤은 도구도 필요없이 손으로 까기만 하면 되니깐 요즘에는 기냥 마냥 드시걸랑요.

이 즈음은에는 모과차든 유자차든 차를 좀 만들어보고 싶은데....선뜻 사게 되질 않아요. 과일도 살까 말까 망설이는 판에 모과를 돈 만원어치 산다는게 맘이 안 먹어져서 만져보기는 많이 만져봤는데 사 보질 못했어요. 헌데 어디서 '귤차' 라고 쓴 걸 봤어요. 귤차, 그거 괜찮겠드라구요. 일단은 실패할 지 모르니깐 몇 개만.
하루 이틀 지나면 먹어도 된다는데 오늘 저녁 도사님 설교준비 하실 때 한 잔 올리면 피로도 풀리시고 좋아하시겄네요. 귤차 뒤의 뭔들양은 연실 귤을 드시고 계시죠. 속으로 이럴지도 모르죠. '아뉘~ 그냥 먹어도 맛있는 걸 왜 자꾸 엄마는 딴 걸 만들었싸고 그랬쌌는데.... 참!'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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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등뼈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던가, 무모하게 김치 감자탕을 시도해 본 이후로 돼지 등뼈를 열열이 사랑하게 되었지요. 값싸고, 푸짐하고, 잘만 골라서 사면 고기가 너덜너덜 많이 붙어있고.....
이렇게 사랑스러운 돼지 등뼈를 주구장창 감자탕으로만 해먹는 것은 사랑하는 것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등뼈찜'을 시도해봤습니다. 양념은 그까이꺼 대~충, 매운찜닭을 할 때 쓰는 양념을 넣고 끓였습죠.
우리 목장 식구들이 워낙 뭐든지 맛있게 감사하게 잘 먹어주시는 분들이긴 하지만.....음....맛있다고 하는 것이 빈말들은 아닌 것 같아요. 으흐흐흐...그러니까 돼지 등뼈찜, 신메뉴도 성공이라는 얘깁죠. 이 이 느무 '삶은 요리'의 성공신화는 그칠 줄을 모르네.

조미료 안 쓰고 맛 내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뭐든 오래 푸~욱 끓이고, 고기 같은 건 오랜 시간 핏물을 잘 빼니 맛이 지대로 나는 경우가 많아요. 무엇보다 요리에 듬뿍 넣고 싶은 것은 먹을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감사인 것 같아요. 친정엄마가 손님 올 때 음식을 하시면서 가장 부드러운 목소리로 '맛있어라~아, 맛있어라~아' 하고 달래면서 하시고, 기도하면서 하시던 것이 생각이 나는데. 음식을 불에 올려놓고 준비하는 동안 먹을 사람들을 마음 가득 담아놓고 마음에서 이미 사랑으로 버물여 요리하고 있으면 불 위의 음식은 자연스레 맛있게 되는 것 같아요. 오랫만에 제대로 목장모임을 하는 거라 목원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미안함도 사랑의 조미료로 화학반응을 시켜서 확 등뼈찜에 넣어 버렸더니 내 맘도 가볍고 뼈찜은 더 맛있어지네요.

토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는 허겁지겁 준비해서 드시고 나가시는 도사님의 아침식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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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방학을 해서 좀 나아졌지만 주말에 천안에서 올라오시면 한 끼 식사라도 제대로 차려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답니다.
아침식사도 따뜻한 국에 금방 한 윤기 좔좔 흐르는 밥에 차려 드리면 좋으련만 토요일은 놀토든 아니든 게을러져요. 그러다보니 토요일은 늘 간단하게 간단하게로 하게 되지요.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 역시 화학반응을 확~ 시켜가지고 '신속, 속성' 조미료로 만들어서 샌드위치에 끼워 넣었죠. 그랬더니 저 팍팍한 샌드위치가 한 입 베어물 때마다 뜨끈한 사골국물 같은 따뜻함이 퍼지네요. 으하하하....

요리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합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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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들양에 버금가는,
김현승 군에게 딱 어울리는 별명을 주워 들었답니다. 바로 바로 배.트.맨.
"김현승 너 뱉기만 해 봐. 너 배트면 엉덩이 맞는다"
세상의 모든 음식이 다 맛있는 뭔들 누나랑 비교하면 한 개 더 얄미운 배트맨 김현승.
겨우 달래서 입에 쳐 넣은 음식을 우웩 우웩 하다가 뱉어버릴 때는 고거 그냥 뱉은 거 다시 멕일 수도 없고 속이 막 뒤집어진다는 거죠.
헌데 배트맨이 뱉을만 한 음식인데 뱉지 않는 신통한 것들이 서너이 있으니...
회, 파프리카, 브로콜리, 생다시마 ....이런 것들입죠.

거기다가 가끔 "엄마! 나 연근 먹고싶어. 왜 요즘은 연근을 안 해줘?" 이러는 연근조림.
직접 주문하고 열심히 잘 먹어주기도 하는 저런 음식은 만드는 엄마를 뿌듯하게 하죠.

이게 조리시간이 쫌 걸리는 거라 애들 저녁시간에 맞추질 못하고 말았는데요....
뭐 배트맨이야 특별히 좋아하는 반찬이라지만 김채윤양은 또 뭔들 맛이 없으시겠어요.

이거 다 만들어서 반찬통에 담고 있는데 내일 있을 받아쓰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죠.
"틀린 거 다섯 번 씩 써 봐" 했더니
"왜~애, 왜 다섯 번이야? 엄마는 왜 내가 젤 싫어하는 숫자만큼 시켜. 나는 세 번을 좋아한단 말이야. 이거 다섯 번 쓰다가  이거만 신경써서 나머지 틀리면 어떡할려구. 싫어. 싫어. 다섯 번 싫어" 하면서 (채윤이 할아버지께서는 채윤이가 이러는 걸 보시면 꼭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어~우, 지랄빠가지') 바로 그 지*빠가지를 하는 거예요.
그러다가 엄마측에 타협의지가 없다는 걸 간파한 뭔들양이 내 건 조건.
"알았어. 나 그거 연근 두 개만 주면 다섯 번 쓸께" 하더니 이 짠 걸 어구적 어구적 두 개 먹고 찍 소리 안하고 썼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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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렌서로 일하면 회식이라는 것이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입니다. 백만년만에 회식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가정학습 주간이라 일찍 올라올 수 있었던 도사님이 애들 보며 숙제하시고, 오랫만에 느긋한 회식을 하고 들어왔습니다.
나는 근사한 데서 맛있는 거 먹고 왔는데 애들과 도사님은 롯데리아 햄버거로 저녁을 때우셨다니...쩜 미안한 일이 되겠습니다.

애들 해줄려고 사놨던 꼬치 우동이 눈내리는 겨울밤의 야식이 되었습니다.
이름하야 매우 오뎅탕.
야식이라고는 별로 안 하시는 도사님이지만 저녁을 햄버거로 때우고 나서 느끼함과 출출함 사이를 오가는 그 시간에 들이댄 매운 오뎅탕이 어찌 유혹이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멸치, 무, 다시마, 참치액, 표고버섯 가루 등으로 국물을 낸 다음 거기다가 고추가루, 마늘, 붉은고추, 청량고추까지 넣어서 디따 맵게 변신시키고(사실 먹어보니 매운 걸 많이 넣은 거에 비해서 맵지 않은 편이었음) 거기다 꼬치 오뎅, 여러 가지 버섯 등등 넣고 한 번 끓임.
추운 겨울 밤에 야식으로 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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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쌀쌀해져서 네 시쯤 집에 돌아온 이후에는 다음 날 아침까지 문을 쳐닫고 지냅니다.
장 볼 시간도 없어서 맛있는 걸 해주지 못하고 그 때 그 때 있는 것 가지고 버텨먹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를 며칠 째네요. 그래도 이렇게 사랑 가득한 먹을거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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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 할머니표 돼지갈비, 이옥금 할머니표 동치미, 엄마표 된장국으로 아이들이 저녁을 먹습니다.
이건 단순히 반찬이 아닌 것 같습니다. 두 할머니의 사랑과 엄마의 사랑입니다.
새벽마다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두 할머니, 그 기도와 사랑이 녹아 있는 반찬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사랑의 식탁을 먹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이 건강하게 자랄 거라는 기대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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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뿌듯한 마음을 알아주고 엄마의 기대대로 뚝딱 먹어치워줄 것을 기대하는건.....
엄마의 욕심일 뿐입니다. ㅜㅜ
바로 식탁에는 수 많은 그 분들이 오시고 끝나지 않는 놀이의 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먹는 저 식사는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일입니다. 결국 엄마가 마녀로 변신하여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협박을 가하지 않는 한 눈에 뵈지 않는 수 많은 그 분들과 채윤이 현승이의 대화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엄마는 오늘도 고민합니다. 마녀변신을 시도할까, 그냥 '참을 인' 자를 새기며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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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없는데...
밥하기 싫은데...
이런 말에도  싫은 내색 한 번 안 하시고.

라면 끼려먹자.
떡볶이 해먹자.
김밥 사 먹자.

이러시는 당신은 분식집 취향.
연애할 때 진짜 많이 먹은 거는 김밥이고,
김밥도 꼭 한 줄 천원하던 하남시의 '가야김밥'에 주로 가서 먹었죠.
원래 분식집 음식을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분식집 밖에 갈 수 없는 주머니 사정을 입맛이 받쳐준 것인지....

어찌됐든 결혼이후 제 떡볶이 만드는 실력이 꾸준히 늘게 된 것도
당신의 값싼 분식집 입맛 때문일지도....

음식에 대해서 칭찬에 인색한 거는 좀 아쉽지만
그 대신 반찬투정도 없다는 걸로 퉁 칩시다그려.
당신과 같이 있는 늦은 밤에 밤참으로,
아니면 여유있는 오전에 아점으로 먹는 떡볶이 한 접시가 그립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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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뭐 먹을까?
볶음밥! 볶음밥!
그거 있잖아. 볶음밥 해서 계란에다가 말아주는 거.
계란에다 말아서 거기다가 케챱으로 하트 그려주는 거.
오늘 저녁 메뉴는....
볶음밥 해서 계란에다 말아서 케챱으로 하트 그려 주는 거

화요일에 출근했다가 퇴근하는 세 시쯤.
바쁜 주말을 보내며 나갔던 정신이 돌아오는 시간이다.

정신이 제 자리로 돌아오면 비로소 애들 멕이는 것에 대한 생각이 난다.
호박, 양파, 버섯, 당근 등등 온갖 거북한 야채가 다 들어가 있는데도 맛있는 것이 볶음밥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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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으면서 숙제 한다고 거실로 배달시켜서 먹고 있는 누나 옆에서.
먹기를 위해 사력을 다하는 현승이.
현승이게 먹는 일은, 특히 끝까지 안 남기고 먹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엄마의 의지 역시 만만치 않다.
기필코 끝까지 다 멕이고 말겠다는 엄마의 본능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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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 겨울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늦가을 아침.
이불 밖으로 나오기가 죽어도 싫은 요즘 같은 아침에는 엄마가 끓여주시던 뜨거운 사골국물이
생각납니다.

일어나기 싫은 몸을 겨우 일으키고, 일어나서도 몸이 녹지를 않아 한참을 멍하니 있어야 하는 아침에
뜨끈뜨끈한 사골국물을 먹다보면 몸도 풀리고 기운도 나고 그랬던 기억입니다.
사골국물은 시어머님이 끓이시면 가끔 얻어먹거나 아니면 식당에서 팩에 넣어 얼려서 파는 걸 사다놓고 먹었었는데......이런 저런 엄다가 하던 요리를 시도해보던 차에 처음으로 한 번 끓여 봤습니다.

일단 어떤 걸 사야할지도 모르고 비싸기도 비싸서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마트에 가니 양이 한 800그램 정도 되는 '꼬리곰탕'용으로 2만원 정도에 나온 게 있었어요. '그래 양도 적고 하니 실패해도 괜찮다' 하고 사서 시도했는데....
한 번 끓여 맛있게 먹고, 두 번 끓여서 처음 것과 섞어서 냉장고에 넣고,
앙상하게 남은 뼈다구는 비닐에 넣어 냉동실에 얼렸습니다(나중에 배추국 끓일려고요)

월요일 아침에 도사님 한 사발 드시고 내려가시고,
아이들도 아침마다 맛있게 먹고,
엊저녁에는 밥 말고 다른 걸 찾길래 그 국물에 칼국수 끓어서 사골 칼국수로 먹고요.
이만하면 성공!

불혹의 나이을 앞두고 나는 진정한 중견주부가 되어가고 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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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만들어서 오래 두고 먹는 반찬이 밑반찬이라면,
(오래도록 반찬의 근간, 즉 base를 이룬다하여?ㅋㅋㅋ)
한 번 만들어서 바로 먹어 치워버리는 반찬은 혹시 윗반찬?
우리 집 식구들은 밑반찬은 반찬 취급을 잘 안 해요.ㅜㅜ

밑반찬도 처음 했을 때만 열광을 할 뿐
시간이 지나서 진정한 밑반찬이 될 때는
쳐다보지도 않아요.ㅜㅜ

새로 산 전기팬 뽕 빼먹을 요량으로 아빠가 올라온 금욜 저녁 메뉴 ‘불쭈’
음...그러니까 ‘불낙’이 ‘불고기 + 낙지’ 라면....
‘불쭈’ 는...
맞습미다~~~아. ‘ 불고기 + 쭈꾸미’ 죠~~
이것은 그러니까 윗반찬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집 근처에 ‘두메촌’이라는 착한 고깃간이 있어서,
소불고기 한 근에 6900원이라는 눈물나는 가격입죠.
반 근에는 3500원.
소고기 반 근에다가 쭈꾸미 5000원어치!
그리고 냉장고에서 송장 치러 나가기 직전의 버섯들....해.서! 맛있는 불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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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밑반찬은 시어머님께서 하시는 거 허당으로 몇 번을 지켜보다,
정작 hayne님 블로그에서 제대로 배운 양파절임.
지난 번에 한 번 해서 다 먹고, 이번 주 목장모임의 메뉴인 ‘카레 라이스’를 겨냥해서
어제 만들어 놓은 ‘all kinds of 야채’ 의 절임.ㅎㅎㅎ

양파, 파프리카, 마늘, 오이............에또.....
간장과 물과 설탕과 식초의 1:1:1:1의 조합.
이거 맛있어요. 고기 먹을 때, 카레라이스 먹을 때 딱입니다.

오늘은 식구들이 다 맛있게 먹었지만
벌써 다음 주 초만 돼도 아빠고 애들이고 거의 손도 안 댈 거라는 거......ㅜㅜ
밑반찬이니까.

윗반찬만 편애하지 말고 밑반찬에도 신경좀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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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을 고민하다가 최근에 전기팬을 하나 샀습니다.
신혼 초부터 하나 갖고 싶어서 알아본 탓에
최근 8년 우리나라 전기팬의 디자인과 기능 트랜드를
제가 다 꿰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어머님이 소형 가전제품 수집이 취미이신 관계로다가작은 거, 큰 거, 생선 굽는 거....다 따로 썼었는데요.분가할 때 하나 업어갖고 나올까 싶었는데 이웃의 물건을 탐하면 안 되겠고,나름대로 다 쓰시는 용도가 있으니 하나 달랠 수도 없었죠.

암튼, 최근에 도사님의 허락을 받고 사서는 감동 받으면서 쓰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김.콩.삼.을 하면서 삼겹살을 굽는데 남편도 놀랍니다.
‘어~ 기름이 하나도 안 튀었어? 어떻게 이렇지?
후라이팬하고 뭐가 다른 거지?’
구워 먹고 났는데 식탁에 기름이 하나도 안 튄 거예요,

남편이 천안생활 하는 이후로 주말에는 꼭 고기를 한 번 먹여줘야겠다는 강박관념에 달리는 주부가 되었는데 진짜 좋네요.

8년 고민해서 산 보람이 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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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녁을 먹었고, 애들을 먹여야 하는데 밥은 없고...
그렇다고 코딱지 만큼 밥을 하기는 그렇고...
떡볶이다!
뭐 새롭고 영양 많은 떡볶이 없을까?
떡볶이를 가장한 멸치볶음. 거 좋네~~~
멸치가루도 아니고 대놓고 멸치를 떡에다 쳐발라 놓은 떡볶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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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은 공주님 얼굴에 쌓아 놓고 드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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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님도 왕자님 얼굴에 멸치 맛사지 시켜놓고 드시고...

이건 떡볶이도 아니고 멸치볶음도 아녀, 이건 떡볶이도 아니고 멸치볶음도 아녀.
같.기.道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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