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엄마랑 채윤이랑 현승이랑 집에서 나가는 길.
숲 보다는 나무를 잘 보는 채윤이는 눈 앞에만 보고 움직이기 일쑤.
당장 자기 신발 신는데만 몰두한 나머지 엄마한테 한 소리 들음.
'김채윤, 뒤에 나오는 사람도 생각해야지' 라는 엄마 한 마디에...

현승 : 누나, 생각 좀 하라고~오.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해.

채윤 : (완전 어이없는....) 진짜..... 엄마! 김현승이 지가 인제 많이 컸다구 자꾸 나한테
         말대꾸하고 나를 속상하게해.
         김현승! 너~어, 너만 크는 거 아니거든. 나도 지금 막 크고 있거든.
         나도 계속 크고 있어서  쫌 있으면 사춘기 될거거든.
너어~어, 내가 사춘기 되면
         막 너한테 상처주는 말 하고 그럴거니까.
(씩씩.....)
        진짜, 미운 김현승.... 이 빼빼로 같은(으아~ 빼빼로...ㅋㄷㅋㄷ)  갈비씨야!
        (마침 빼빼로 데이에 학교에서 빼빼로를 왕창 받아온 김채윤, 자기 입에서 나온 빼빼로
         라는 말에 급 기분이 좋아져서 표정이 밝아지심)

현승 : (현관 나오면서 딱 한 마디 하고 1층 내려갈 때까지 사춘기에 상처주는 말 하겠다는
         어마어마한 협박을 들으면서도 눈도 깜딱하지 않다가....)
        이 뚱뚱보 비만아!
        (라는 한 마디로 '빼빼로' 때문에 급 기분 좋아졌던 누나를 다시 열받게 함)

채윤 : 진짜, 너 완전 어이없다. 나 이젠 살 다 빠졌거든. 엄마! 진짜지? 나 이제 안 뚱뚱하지?
         #)^*#$)%@+$^)#*ㅑ^#$
        (안타까운 건 채윤인 계속 열이 40도 이상의 고열로 뚜껑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데 
         현승이 이 놈은 눈도 깜딱 안하고 있다는 거)

결국 그러면서 버스를 탔고,
교회 앞에서 엄마가 미친듯이 달리면서 몸개그 보여주는 것으로 쿨한 채윤이 맘 풀리고....

절대 흥분하지 않고 느물거리는 동생 놈.
그래서 더 열받는 누나.
시작도 하기 전에 져버리는 싸움....ㅜㅜ
      




채윤이네 반에서 친구에게 편지쓰기 활동을 하는가본데....
채윤이가 받아온 많은 편지 중 엄마 아빠가 수긍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몇 친구에게서 겹치고 있습니다. 내용인즉, '넌 공부를 잘하고....'
공부를 잘하고....
공부를 잘해서 좋겠다....
이 착한 친구들ㅠㅜ  단지 성적으로 공부잘하고 못하고를 판단하지 않는구나.

암튼, 채윤이가 공부를 잘한다 칩시다.
잘하면 잘하는 비결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저렇게 화이트 하나 놓고 그녀 자신 선생님이 되어 선생님 놀이로 복습하는 것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2교시 동영상입니다.
참고로 1교시에는 수학시간으로서 원과, 원의 중심, 지름과 반지름에 대한 수업을 하셨습니다. 다행히 현승이가 열심히 들어줘서 수업시간이 한결 생동감이 넘쳤죠.
다만 1교시 동영상을 공개할 수 없는 건 빽개그로 출연하신 채윤이 아버님 복장이 너무 불량하신 관계로 심의에 걸려 올리지 못하게 된 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연기력으로 보나 교과내용의 충실함으로 보나 1교시 수학시간이 짱이었는데요.,,



2교시 미술시간이고, 내용은 먹으로 그림그리기 입니다.
선생님께서 준비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계시고요.
현승 어린이는 2교시 수업은 안듣고 1교시에 들었던 수학을 복습하고 있습니다.
55초 지점부터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승어린이 반지름 복습 장면입니다.






3교시 사회시간입니다.
널뛰기에 대해서 배워보시기 바랍니다.






4교시 국어시간이 되었다가.....
바로 체육시간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국어 시간이라서 글쓰기 지도를 하시려고 했습니다.
'공통점과 차이점이 드러나는 글쓰기'를 가르치시려고 했는데 도통 생각나는 게 없어서
바로 체육시간으로 급변경하여 '피구'에 대한 강의를 하시겠습니다.




이렇게 복습을 하는데 어떻게 우리 채윤이 공부를 못할 수가 있겠습니까!
아~놔, 완전 공부 잘하는 우리 딸!








이사를 앞두고 마음 매우 분주한 중, 마지막 주말.
토요일엔 채윤이 학교 청소하러, 현승이 유치원 참여수업하러 가야했고,
주일을 주일대로 바쁜 날.

오래 전 부터 채윤이가 혼자 계획해놓고 혼자 추진해왔던 일명 '이사파티'까지 엎친 데 덮치고 있었습니다.  뭐, 초대장을 만드네 뭐네, 메뉴를 뭐로 하네 마네...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막상 닥치니 너무 경황 없는 중에 난감 그 자체였습니다.

아무리 짜봐도 시간이 안 나오길래 '채윤아, 이사파티 그거 안 하면 안되겠니? 엄마가 아무리해도 시간이 안될 것 같아. 너무 무리가 돼' 하니깐 현승이는 바로 '그래. 엄마. 엄마가 너무 힘들잖아' 하는데 채윤이는 죽어도 포기하지 않을 기세로 달려들면서 '엄마. 애들을 생각해봐. 애들이 얼마나 기대를 하고 있는데... 내가 엄마 떡볶이 잘한다고 다 말랬단 말야. 그냥 현승이 참여수업 안 가고 파티하면 안 돼? 주일날 목자모임 안하면 안 돼?' 하다가 버럭 엄마빠한테 '넌 어찌 너 밖에 모르냣!' 한 소리 들었지요.  '알았어. 그러면 초대장 대신 사과의 편지를 쓸께' 하면서 결국 꼬리를 내린 김채윤.


생각해보면 저렇게 재밌게 놀았는데.... 여름방학에는 아침 8시부터 만나서 죽자고 놀았던 사인데.... 어떤 날은 밤 9시까지 아파트 쩌렁쩌렁하게 뒤흔들면 놀았던 사인데...
동생들을 책임지고 있는 원더우먼 놀짱 언니로서 이렇게 떠나는 마당에 이사파티 정도는 해줘야지요. 무리가 되는 시간이었지만 매우 적절한 파티라는 것에 엄마 아빠도 동의를 했습니다. 여기 사는 10개월 동안 동네 자전거 부대를 끌고 다니면서 놀이의 포스를 맘껏 발산한 채윤이. 그리고 그런 누나 덕에 사회성 엄청 계발된 현승이. 생각해보니 많이 아쉽네요. 이사파티. 적절합니다. 강행합니다!

채윤이 엄마는 떡볶이를 잘 하니깐.... 피자 떡볶이랑 양념치킨 떡볶이... 좋다!
주일날 3부 예배 커피장사 마치고 미친듯이 달려와서 놀짱 따님의 파티 준비를 해드렸습지요.

귀여운 친구들이 함께 했습니다. 나이는 모두 채윤짱님 밑으로... 연령대는 다섯 살부터 아홉 살 까지...  지난 여름의 수 많은 추억을 함께 했던 친구들. 아니 동생들...
두고 두고 채윤이가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사진도 몇 장, 또 이 녀석들 까부는 것도 움직이는 사진으로 남겨뒀습니다.
그녀의 파티 계획. 참 적절했습니다.



개인기 자랑으로 무르익는 파티, 오늘의 히어로 준영이 형아의 댄스. ㅎㅎㅎ
재밌는 몇 개의 동영상들 용량오버로 요것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제나 그랬듯이 놀이터로 뛰어나가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놀이터를 뒤흔들며 발산하고 들어오셨습니다.

이들의 지난 여름을 보시고 싶다면 아래 ↓ 주소를 클릭
                                     http://larinari.tistory.com/1135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미 진 싸움  (29) 2009.11.12
그녀, 공부 잘하는 비결  (22) 2009.11.09
보사노바풍 아리랑  (8) 2009.10.16
그 분이 오신다. 은밀히 오신다.  (14) 2009.10.10
이거라두....  (21) 2009.09.28



엄마가 일할 때 쓰는 키보드를 기꺼이 펼쳐놓고....
아니, 틈만 나면 피아노로 달려가서 한 곡씩 쳐야 살맛이 나는 채윤인데 윗층에 그 피아노 소리를 못 견디는 젊은이가 하나 계셔서 손을 묶어 놓고 살고 있습죠. 그게 안타까워 엄마가 기꺼이 내줬습죠.

처음 얼마간 는 딩동딩동 간을 보더니만 이제 좀 익숙해졌다는 거지요. 리듬박스 틀어놓고 쳐대는 아리랑이 어떻습니까? 사실 채윤이 피아노 소리는 소나티네, 체르니 이런 것 치는 것보다 저럴 때가 훨씬 더 살아있는 소리로 귀에 꽂힌답니다.

채윤이식 보사노바풍 아리랑 갠츄안쵸? ㅎㅎㅎ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녀, 공부 잘하는 비결  (22) 2009.11.09
놀짱 그녀, 적절한 파티  (28) 2009.10.18
그 분이 오신다. 은밀히 오신다.  (14) 2009.10.10
이거라두....  (21) 2009.09.28
코스모스  (14) 2009.09.17

한계레에는 홍승우의 화백의 <비빔툰>이라는 만화가 오래 연재되고 있다.
그 집 정보통씨의 둘째 정겨운은 김채윤과 나이며 생긴 게 엇비슷하다.
그 집에는 정다운의 보이지 않는 친구 티나노와 정겨운의 보이지 않는 친구 밥풀요정이 함께 산다. 그 정겨운과 엇비슷한 김채윤이 사는 우리 집에는 보이지 않는 친구가 몇 명이나 될까? 정답!  셀 수 없다!


 동생네와 휴양림으로 1박 여행을 가서 숲길 산책을 했다. 생네 막내 세현이를 태운 유모차는 내내 채윤이 담당이었다. 길지 않은 산책길 채윤이는 끝끝내 차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산책을 완주(?) 하고 말았다.


평지가 아닌데 열 채윤이가 내내 유모차를 끌기에는 힘도 부치고 위험하게 보이기도 했는데 어떻게 이 일이 가능했을까?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우리는 그것이 알고 싶다.


세현이 유모차 내가 밀께' 하며  채윤이가 유모차 운전대를 잡았을 때, 삼촌은 '저 어린 것의 운명을 저 어린 것의 손에 맡겨야 하나?' 잠시 고민이 되었을 것이다. 첫 내리막길 아직 삼촌을 안심시키지 못했다.


일단 내리막길에서는 유모차의 알맹이인 세현이는 삼촌이 맡고 채윤이는 빈 유모차만 밀기로 합의 했나보다. 저 멀리 보이는 채윤이의 뒷모습은 가볍고, 뭔가 이 세계 사람이 아닌듯 보인다. 적어도 눈이 밝으신 분은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바로 채윤이에게는 그 분이 오셨기 때문이다. 유모차가 현재 채윤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히 채윤이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유모차를 매개 삼아 대화를 나누며 길을 걷고 있음이 분명하다.


외숙모, 고마워요.
애기가 커서 더 이상 내 맘대로 할 수 없을 때 즈음이면 바로 동생을 낳아주고 또 낳아줘서요...^^


식구들이 가는 길과는 다른 길을 선택해서 혼자 다닌다. 가다가 다람쥐가 나타나서 동생들이 열광을 해도 채윤이는 멀찌감치 서서 다소 몽환적인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 즈음에서 우리는 추측해볼 수 있다. 아주 나이브하게 추측한다면 채윤이는 지금 계모가 낳은 아기를 돌보는 불쌍한, 신데렐라를 닮은 여자아이인지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재밌는 스토리가 채윤이 마음 속에서 텔링되고 있을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채윤이가 늘어놓은 책, 인형, 심지어 리모콘 하고는 얘기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세히 들으면 내용도 알 수 있었다. 3학년이 되어서 '엄마, 내가 열 살인데 이런 놀이를 한다는 건 쫌 다른 사람들이 알면 그렇잖아. 그러니까 내가 놀려고 만들어 놓은 것들은 사람들에게 보이지 마. 알았지' 하고 신신당부를 하는 터였다.
요즘은 아예 엄마빠 한테도 그 분이 오신 것을 들키지 않으려 애쓴다. 삼촌이 슬쩍 이야기 속에 끼어들어 볼려고 말을 시켜봤다. 김채윤은 아무 일 없이 그저 유모차나 민다는 듯 '왜애?' 한다.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세현이만은 알려나.... 누나에게 어떤 그 분이 오셨는지를...ㅋㅋ


현승이 녀석이 남자가 되기 전까지만해도 그 분이 오셨을 때 같이 영접할 수가 있었다. 헌데 이 녀석 요즘 남자가 되어가지구 도통 그 분의 강림을 맞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저렇게 막대기나 하나 씩 들고 뛰는 녀석들하고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세현아! 너도 내년 쯤에는 누나의 손을 벗어나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니가 있어서 고맙다. 니가 커서 더 이상 누나의 놀잇감이 되어주지 못할 때 즈음이면 외숙모가 또 다른 아가를 하나 낳아주려나....^^;;

 아, 참을성 없는 김채윤이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유모차 밀기의 여정을 끝냈다. 놀이의 힘, 상상력의 힘이 아니면 걸을 수 없었던 길,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이야기를 확장시켜야 했기에 더욱 힘들었던 길.... 놀이의 길은 멀고 험했다.

==============

아래의 두 글은 채윤이 다섯 살 즈음에 그 분이 얼마나 대놓고 오셨었는지 볼 수 있답니다.

http://larinari.tistory.com/654
http://larinari.tistory.com/655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놀짱 그녀, 적절한 파티  (28) 2009.10.18
보사노바풍 아리랑  (8) 2009.10.16
이거라두....  (21) 2009.09.28
코스모스  (14) 2009.09.17
부회장  (37) 2009.09.05
생각은 많지만 차분히 글로 정리할 여유가 없이 며칠을 지내는 사이 사랑의 밤이 너무 오래 상온에 방치됐네요. 직접 밤을 까신 아버님께도 죄송하고 찾아주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이거, 문자로 전화로 밤 그만 드시고 싶다는 압박들이 있어서 이거라두 쫌 어떻게 눈요기 하시라고요...ㅋㅋㅋ



우리 김채윤양 방송댄스에서 이번 달 미션 곡은 아부라카다부란지 뭔지... 이겁니다.
아직 완전히 배우지 않았다는데 낮에 장난삼이 찍은 거 일단 한 번 올려보구요.



김현승님 팬이 적지 않으신 관계로 지난 여름 휴가에 휴양림의 밤을 광란의 밤으로 끌고 간 남매의 댄스도 살짝 보여드립니다. 이거 보시면서 쪼금만 기다려 주세요. 원고 마감도 해야하고.... 추석준비도 해야하고..... ㅎㅎㅎ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사노바풍 아리랑  (8) 2009.10.16
그 분이 오신다. 은밀히 오신다.  (14) 2009.10.10
코스모스  (14) 2009.09.17
부회장  (37) 2009.09.05
놀짱은 놀아야 산다  (19) 2009.07.28

빨개졌대요 빨개졌대요 길가의 코스모스 얼굴

빨개졌대요 빨개졌대요
길가의 코스모스 얼굴

달님이 살짝 입맞췄더니
달님이 살짝 입맞췄더니

빨개졌대요 빨개졌대요
길가의 코스모스 얼굴


이 코스모스 노래 채윤이가 잘 부르는노랜데....
이 노래를 기기 막히게 코믹하게 불러준 동영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컴터 하드가 나가면서 날렸어요.ㅜㅜㅜㅜㅜㅜ
대신 이 노래라도...
다섯 살 땐가, 여섯 살 땐가?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분이 오신다. 은밀히 오신다.  (14) 2009.10.10
이거라두....  (21) 2009.09.28
부회장  (37) 2009.09.05
놀짱은 놀아야 산다  (19) 2009.07.28
계란프라이형 우리 딸  (32) 2009.07.08

현승이가 며칠 전에 '엄마! 에니어그램 8번은 어떤 유형이야?' 합니다. (현승이는 에니어그램에 관심이 많고, 심지어 엄마가 보는 책을 뒤적뒤적 찾아보기도 하면서 '난 6번인 것 같애. 난 두려움이 많아' 합니다. 최연소 에니어그램er?ㅋㅋㅋ) 암튼, 그래서 무성의하게 간단히 대답했습니다. '응? 어디서든 앞서기 좋아하고 대장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서 다른 사람 끌어가는 걸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들이야' 했더니... '아, 그럼 누나는 8번이네. 누나가 그렇잖아' 합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채윤이는 해마다 회장선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작년에 나름 고민 끝에 출마를 하기도 했었고요. 이번에도 선거 전 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엄마, 엄마 요즘에 일은 별로 안하지만 손님이 많이 오니까 시간이 없지? 엄마는 밖에 나가는 거 별로 안 좋아하지? 그리고 우리 집이 부자도 아니니까 회장에 안나가야겠다. 회장 되면 엄마가 학교 와서 청소도 해야하고, 애들 간식도 넣어줘야 하고 그러니까 엄마가 너무 힘들겠어.... 근데 나가고 싶다. 엄마, 내가 안 나가면 좋겠지?'
라는 말에 '응, 안 나가면 좋겠어' 라고 하고 싶었지만 '나가고 싶으면 나가. 나가서 만약 되면 엄마가 다른 엄마들처럼 하지는 못하겠지만 엄마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와줄께' 했습니다. 내심 출마해도 당선되진 않겠지만 그냥 가만히 계셔줬으면 싶었고요.  채윤이의 고민은 그 전 날 일기장에 드러나 있습니다. 어찌나 고민을 했는지 '왜냐하면 --> 외내하면' 이러고 철자법은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 그러나 어제 부회장에 되어 왔습니다. 권력의 유혹 앞에서 어젯밤 다잡아 먹은 마음은 까맣게 잊혀졌나 봅니다.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애한테 엄마의 걱정을 내비칠 수도 없고... 엄마는 널 잘 교육하기 위해서 옆집 아줌마들(학교 엄마들)과 만나지 않는 게 지금으로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평범하게 있지. 헌데, 채윤이 안에 있는 '나서방' 욕구를 모르는 게 아니니 말입니다. 출마의 변은 이랬답니다. '저는 우리 반을 예의바른 학급으로 만들겠습니다' 예의 없는 것들 다 죽었다.ㅋㅋ


친구들 이름 적는 게 부러워서 회장, 부회장이 되고 싶었던 채윤이. 어차피 된 이상 친구들과 선생님을 어떤 마음으로 도울지, 어떤 리더십이 되어야 할 지 함께 고민하며 한 학기 보내기가 새로운 숙제인 듯 합니다. 점점 청소년이 되어가는 듯한 우리 채윤이....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거라두....  (21) 2009.09.28
코스모스  (14) 2009.09.17
놀짱은 놀아야 산다  (19) 2009.07.28
계란프라이형 우리 딸  (32) 2009.07.08
아~나, 자존심 상해  (6) 2009.06.13

아침 여덟 시가 조금 넘으면 특별한 알람이 울린다.
베란다 바로 밑에서 동네 꼬마들 모여서 '채윤이 언니, 채윤이 누나~아!' 하는 소리.
일찍 일어난 녀석들이 줄넘기 들고 밖으로 나와서 대장님을 깨우는 소리.
이 소리에 놀짱님 눈을 뜨시고 후다닥 일어나셔서 '엄마, 나 나가서 줄넘기 하고 올께' 하고 눈꼽도 안 떼고 뛰어나가시고...

그리고 들어와 아침 식사 하시고,
피아노 연습 쫌 하시노라면 베란다 앞이 또 시끌벅적이다.

'채윤이 언니! 언니, 피아노 언제 끝나?'
이러면 하논을 치는 채윤이 손은 메트로놈 200을 육박하면서 빨라지시고...

꼬봉 현승이는 베란다에 붙어서 중계방송 해주시고.
'이제, 소나티네 한 권만 치면 끝나. 이거만 끝나면 엄마가 나가도 된대'


다섯 살 부터 아홉 살 까지가 베란다 부대 멤버들이다. 하루에도 수 차례 목을 놓아 부르는 '채윤이 언니~' 이 언니는 다른 언니들처럼 학원도 안 다니고 하루 죙일 노느 것이 꼭 유치원생 같다. 저 자전거 부대를 이끌고 홈타운으로 롯데캐슬로 진두지휘하며 누비고 다니신다. 이들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고나 할까?ㅋ



베란다 밑으로 애들을 집합시켜서는 '엄마! 엄마!' 불러서 나갔더니 '얘들아. 저게 우리 엄마야. 어때? 무섭게 생겼어? 안 무섭게 생겼지. 사실은 원숭이야' (엄마는 원숭이가 크게 그려진 티를 입고 있었고 베란다 창살에 매달려 있었다. 그걸 가지고 바로 지 에미를 원숭이로 만들어 버렸다'
'야, 사람들아! 원숭이가 던져주는 과자 한 번 먹어볼래?' 하고 낱개포장된 과자를 하나 씩 날려줬더니 땅바닥에 떨어진 과자 주워먹느라 바쁜 사.람.들...ㅋㅋㅋ

동네에 채윤이 친구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친구들은 모두 학원을 갔기 때문이다. 어떤 엄마가 내게 물었다. '언니는 애가 그렇게 놀고 있으면 속이 안 터져?' 하길래 '노는 걸 젤 좋아하는 애가 노는데 속이 왜 터져?' 했더니 영어 수학 학원도 보내고 공부시켜야 하지 않느냐며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구구절절 다 설명하기 어려웠다. 나름 채윤이도 매일 피아노 연습도 하고, 윤선생 영어 듣기도 하는데... 그리고 일기는 꼬박꼬박 쓰는데... 여기서 뭘 더 공부를 해야할까?

아홉 시가 넘도록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아홉 살 이하 애들 끌고 다니면서 놀이에 몸을 던지는 김채윤에게 난 박수를 보낸다. 때론, 너무 심하게 노는 것 같아서 기가 막힐 때도 있지만 이게 맞다고, 열 살 아이는 밖에서 밤이 되도록, 배가 고프도록 뛰어 노는 게 맞다고 나를 다독인다. 우리나라 교육의 제일 큰 적은'옆 집 엄마'라는 말을 마음에 새겨본다.

과학 30점, 국어 68점, 수학 88점, 노는 거 100점 만점에 200점  김채윤 화이팅!ㅋㅋㅋ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스모스  (14) 2009.09.17
부회장  (37) 2009.09.05
계란프라이형 우리 딸  (32) 2009.07.08
아~나, 자존심 상해  (6) 2009.06.13
친절한 채윤씨  (16) 2009.05.20
엉엉엉....
엄마, 내가 현승이 속눈썹 길고 귀엽게 생긴 게 얼마나 속상한 줄 알아?
사람들이 다 현승이 속눈썹 길다는 소리만 하고, 내가 그 옆에 있어도 나한테는 속눈썹 길다고도 안하고 귀엽다고 하지도 않잖아. 현승이가 속눈썹이 길고 귀엽게 생긴건 나도 알아. 그렇지만, 우리가 아는 사람만 그럴 때는 그래도 괜찮지만 엘리베이터나 횡단보도에서 우리가 모르는 아줌마 까지도 현승이만 귀여워하고 그 옆에 있는 나는 귀여워하지 않을 때 내가 얼마나 속상한데...
엉엉엉....
엄마, 그럴 때 내가 얼마나 속상할지 생각해 봤어. 만약에 말야.... 엄마하고 외삼촌하고 둘이 어렸을 때 같이 있는데 사람들이 외삼촌만 귀엽다고 하고 엄마는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고 그러면 엄마 마음이 어떻겠어? 내가 그렇다구.... 엉엉엉....

이렇게 속상해서 눈물을 흘리며 절규했던 채윤이.
이 얘기를 들으신 어느 집사님께서 지난 주일 교회서 모른 척 하시고
'채윤아. 너 정말 이쁘다. 속눈썹이 어쩜 그렇게 이쁘니?' 부터 시작해서 이쁘다는 칭찬을 엄청 해주셨는데....

마침 이 날 평소 고집하던 자신만의 국적불명 스타일을 포기하고 원피스에 양갈래 땋은 머리로 간 덕분에 비슷한 칭찬을 많이 들었는지, 교회 갔다 집에 오는 길에...
'나 오늘 이쁘단 소리 완전 많이 들었어' 하더니 써 놓으신 일기.


제목 '예쁜 나'
제목부터 어찌나 손발이 오그라들게 민망하신지...ㅋㅋㅋ
평소에 채윤이 일기에 정말 열심히 코멘트 달아주시는 담임선생님께서 도장 하나 찍고 말으셨다.
그 심정 알 것도 같고....ㅋㅋㅋ



이렇게 채윤이 일기에 길게 코멘트 달아주시고 채윤이 일기를 정말 좋아한다고 써주셨던 선생님께서 '쩝!' 할 말을 잃으신거다.ㅋㅋㅋ




뱀의 발)
이 포스팅 읽으시고 채윤이를 응원하시고 싶으신 분들.  눈치 빠른 채윤이가 눈치 채지 않도록 가끔 현승이 앞에서 채윤이 이쁘단 얘기 좀 해주고 그러세요. ^^ 반드시 현승이 앞에서!ㅋ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회장  (37) 2009.09.05
놀짱은 놀아야 산다  (19) 2009.07.28
아~나, 자존심 상해  (6) 2009.06.13
친절한 채윤씨  (16) 2009.05.20
저러구 있다 ㅡ,.ㅡ  (24) 2009.04.25


도대체 초3의 엄마가 하는 일이란 뭘까?

숙제 있니, 없니?

그것만 하고 피아노 연습해.
영어 다 하고 자전거 타러 나가.
이거만 먹고 그 담에 놀아.

나도 하루 종일 이런 잔소리 따위나 늘어놓으며 살고 싶지 않다고!

헌데 니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저녁 먹고 시간은 이미 여덟 시를 넘기고 있었잖아.
일기 숙제도 있고 그 날 들어야 할 영어 테잎도 안 들었잖아.
'채윤아, 이제 영어 해야 돼. 시간 많이 늦었어. 충분히 놀았잖아'

'알았어. 엄마! 내가 지금 막 할려고 했어. 그런데 엄마가 그렇게 말하니깐 내가 하기도 싫고, 게다가 엄마까지 막 미워지잖아. 내가 알아서 할께. 그런 말 좀 하지마'

아학!

그래서 니가 뭘 알아서 했니? 니가 알아서 하도록 두니 10시가 되도록 그 날 할 일이 하나도 안돼있었잖아. 드디어 내가 버럭 했지. 아빠는 이런 엄마를 '버럭 신실'이라 놀리면서 불난 집에 부채질이지.
한바탕 엄마의 분노폭발 작렬 후에 대화의 시간.
아직도 분이 안 풀려서 뾰로통한 엄마한테 조목조목 따지고 조목조목 반성하고 조목조목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는 너.

'엄마, 내가 이제 엄마 마음을 알겠어. 엄마가 하루종일 기다리는데도 내가 안 하니까 엄마가 진짜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 거 알겠어. 이제부터 내가 좀 알아서 할려고 진짜 결심을 하고 있으니까 이제 맘 풀어'

그리고 여전히 풀어헤쳐 놓은 분노를 못 수습하고 말을 잇지 못하는 엄마에게...

'엄마! 왜 암말 안해?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어때?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엄마 맘을 더 상하게 해?'

엄마가 암말 못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난 그냥 너무 자존심이 상해.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놀짱은 놀아야 산다  (19) 2009.07.28
계란프라이형 우리 딸  (32) 2009.07.08
친절한 채윤씨  (16) 2009.05.20
저러구 있다 ㅡ,.ㅡ  (24) 2009.04.25
아직도 떠나지 않으신 그 분  (10) 2009.04.24

채윤이가 학교 입학하고 나서 제일 열심히 한 건 일기쓰기.
1, 2 학년 때 정말 재밌는 그림일기를 많이 창작해내시고 엄마와 아빠를 많이 감동시켰었다. 아쉬운 건, 담임선생님이 도장만 꽝 찍어주지 마시고 칭찬 한 마디라도 아니 굳이 칭찬이 아니어도 좋다. 생님이 읽어보셨다는 메세지 정도만이라도 담긴 메모 한 줄 남겨주시면 어럴까 싶었었다. 3학년이 되어서 일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선생님을 만나서 엄마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매번은 아니지만 일기를 통해서 채윤이와 대화를 해주시는 선생님.

친절한 채윤씨는 그게 너무 좋아서 어찌나 선생님을 배려하면서 일기를 쓰는 지 모른다. 어느 날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담임선생님 찬양하는 일기를 쓰지 않나... 가끔은 일기에 저렇게 각주를 달기도 한다. '건담'이 뭔지 혹시나 모르실까봐...


그리고 검사가 끝난 부분의 일기에 써주신 선생님의 메모에 일일이 답을 달아 넣는 정성. '네' 이 글씨만 봐도 채윤이의 너무 좋아서 부끄러운 느낌이 팍팍 전해진다.


아, 오늘 채윤이 일기검사 받는 날인데 집에 일기장을 두고 갔다. 덕분에 엄마는 노리고 노리던 채윤이 일기장 훔쳐보기 포스팅을 하는데.... 챈이는 학교 가서 혼나려나? ㅡ.,ㅡ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란프라이형 우리 딸  (32) 2009.07.08
아~나, 자존심 상해  (6) 2009.06.13
저러구 있다 ㅡ,.ㅡ  (24) 2009.04.25
아직도 떠나지 않으신 그 분  (10) 2009.04.24
왜 소풍가는 날은 꼭 비가 올까?  (14) 2009.04.20


그녀의 어제 본 과학 단원평가 점수를 알게되었습니다.
'앞 페이지에 열 문제, 뒷 페이지에 열 문제였는데....
앞에서 다섯 개 틀리고, 뒤에서 한 개....'
라고 하길래 '여섯 개 밖에 안 틀렸네'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아니, 뒤에서 한 개 맞았다고....'
그럼, 점수가 어떻게 되는기야?

저녁식사를 하면서 아빠도 이 비보를 접했습니다.
주일을 준비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내려갔습니다. ㅜㅜ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점수가 몇 점이야? 그래도 괜찮아?'
'응, 안 괜찮지. 그러니까 엄마 다음에 그런 거 볼 때는 나한테 공부좀 시켜' ㅠㅠ

그리고 나서 엄마 아빠의 마음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헤매는 동안 일곱 살 동생을 데리고 저 공연을 준비하느라고 신이 나서 난리가 났습니다.
저러구 있습니다. ㅜㅜ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나, 자존심 상해  (6) 2009.06.13
친절한 채윤씨  (16) 2009.05.20
아직도 떠나지 않으신 그 분  (10) 2009.04.24
왜 소풍가는 날은 꼭 비가 올까?  (14) 2009.04.20
스트레스는 이렇게 날려요  (14) 2009.04.15

아빠가 그렇게도 원하던 기타 받침대를 장만하였다.
거금들여 산 기타를 음악치료 하는데 끌고 다니다가 만신창이가 된 기타를 부여잡고
'이제 기타 안 쳐!' 했던 이 시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김종필씨는 신대원을 졸업하고 다시 기타를 손에 잡았다. 그러면서 '여보, 나 기타 세워두는 거 사 줘' 라고 귀엽게 쫄르기에 인터넷을 뒤져서 사 놓으니 거실 한 구석 기타가 폼 나게 서 있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뽀대나게 서 있는 건 잠깐이었다.
잠깐, 아주 잠깐 기타는 스탠더의 의지하여 서 있었지만....

학교에서 돌아온 그녀의 눈에 띈 순간 바로 퇴출 당하시고.
기타 스탠더는 바베큐 받침대로 변신하였다. 아.... 기타 세워놓고 돌아서면 어느 새 테이프 바베큐들이 줄을 지어 굽히고 있고.... '너어~어... 한 번만 더 이렇게 해놓으면.....'  협박하고 다시 기타 세워 놓으면 어느 새 현승이 놈까지 동원되어 바베큐 세팅이다.
하다하다 포기하고 나뒀더니 어느 새 바베큐 놀이는 수명을 다했는지 요 며칠은 기타가 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치우기 지겨운 놀이로 잠시 짜증이 나더라도 엄마는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고 조금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그 분은 항상 새로운 영으로 찾아오시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놀이는 항상 새로운 것이 창조된다는 것이다. 저건 무슨 버젼인지 도통 모르겠다. 드레스 위에 바바리 입고, 목도리 하고 석고대죄 하는 폼으로 앉으신는 거지공주와 반팔 드레스 입고 온갖 방한도구를 다 걸친 동생공준데.... 무신 스토리신지...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절한 채윤씨  (16) 2009.05.20
저러구 있다 ㅡ,.ㅡ  (24) 2009.04.25
왜 소풍가는 날은 꼭 비가 올까?  (14) 2009.04.20
스트레스는 이렇게 날려요  (14) 2009.04.15
사랑이 걸리적거린다(사진추가)  (31) 2009.04.06

다섯 살 채윤이 첫 소풍 도시락을 마지막으로 '김밥'은 안녕.
코딱지 만한 도시락을 위해서 전 날 부터 준비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은 김밥은 일하는 엄마한테는 쫌... 아무리 1년에 두 번이라도 말이다.
그 이후로 엄마의 선택을 늘 주먹밥. 보자기 밥이나 가위 밥도 아니고 주먹밥....ㅋㅋㅋ
저 주먹밥 틀은 그래서 우리집 주방에서 제일 유용한 도구. 저기 밥을 넣고 막 흔들어야 하는데 소풍날을 두 녀석 중 한 놈이 꼭 삐지기 일쑤여서 그 놈 풀어주기용으로도 굿이다. 막 흔들면서 개그본능을 다 동원해서 표정연기를 보여주면 바로 빵터져버리는 매직이 걸려있는 도구다.ㅋ


하루도 안 혼나고 지나가는 일 없는 채윤양은 소풍날 아침에도 하라는 준비는 안하고 엄마 옆에서 과일을 1층에 놔라, 과자를 과일 옆에 놔라 되도 않는 잔소리 하다가 한 소리 듣고 씻으러 가심.



누나 가방에 초롱이 넣는 것 보고 '나도 음료수 먹고 싶어' 를 시작으로 소풍 아침 또 하나의 관례인 한 놈 삐지기는 시작! 퉁퉁 불은 저 볼때기를 보시라. 허나 소풍 가는 놈이 바뀌면 정확하게 다른 놈이 입이 나온다는 거.


아무래도 비가 올 것 같다고 베란다를 자꾸 내다보는 채윤이. 비가 오면 어떡하지가 아니라 비가 와도 소풍은 간다는 말에 더 심란한 채윤이. 오늘 동사무소에서 방송댄스 배우는 날인데 그거 빠지기 싫다고 소풍을 안 가면 안되냐고 지난 주 내내 조르셨다는...
넌 진정한 춤꾼이 되려나보다. 춤을 배우겠다고 소풍을 포기하려 하다니...
암튼, 이 꾸물꾸물한 날에 챈은 주먹밥을 싸가지고 소풍을 갔다.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러구 있다 ㅡ,.ㅡ  (24) 2009.04.25
아직도 떠나지 않으신 그 분  (10) 2009.04.24
스트레스는 이렇게 날려요  (14) 2009.04.15
사랑이 걸리적거린다(사진추가)  (31) 2009.04.06
영화같은 일이 채윤이에게  (19) 2009.03.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