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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마음을 두고 오다 본문

어린 시인, 꼬마 철학자

이사, 마음을 두고 오다

larinari 2013.01.15 20:39

이 



이사한 곳을 지나가면 뭔가 마음에 걸린다.


마치 무엇을 두고 온 것 같다.


수영장에 수영복을 두고 오듯


학교에 공책을 두고 오듯


이사한 곳에 마음을 두고 왔다.

 

암사동 옆 올림픽 대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엄마, 나는 여기를 지나가면 마음에 뭐가 걸려. 홈타운이나 또 엘지 같은데 생각하면 뭐가 좀 마음이 걸리고 찌릿하고 그래" 그게 무슨 마음이냐고 물었더니 '뭔가 두고 온 것 같은 마음'이라네요.


원치 않는 이사를 자주해서 그리운 친구가 많은 김현승('다형'말고 '초딩')
. 맘에 맞는 친구들 참 많았는데 모두 헤어져 그립기만 하지요. 마지막 문장에서 마음이 쿵 내려앉네요. 이사할 때는 마음을 꼭 챙겨서 갖고 와야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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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13.01.16 08:03 어떤 시인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시를 꿈꾼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같은 시인데 볼 때마다 끊임없이 어떤 생각을 새롭게 일으키는 시가 그런 시라더군요.
    혹시 현승이의 이번 시가 그런 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 뭐예요.
    어제 읽을 때는 현승이가 두고간 마음이 아직 우리 동네에 남아있구나 하면서 읽었는데
    오늘은 그러고 보니 현승이가 이사간 뒤로 내 마음이 허전한 것이
    이 놈의 내 마음이 현승이가 좋다고
    나를 여기 버려두고 현승이네 동네로 따라간 때문은 아닌가 싶어졌어요.

    현승아, 아저씨 마음이 네가 이사갈 때 널 따라가선
    낯선 동네에서 널 보려고 여기저도 기웃거리고 있는지도 몰라.
    혹시 만나면 아저씨 마음 반갑게 맞아주렴.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3.01.16 17:54 신고 이 시의 배경에는 어느 날 털보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놀러 오셔서 아파트 놀이터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뭔가 재밌게 놀았던 그 기억인 것 같아요.
    그 날 현승이가 '무료야. 무료야' 이런 어록을 남기기도 했었지요. 그 날 자꾸 하더라구요. 현승이 안에는 유난히 '그리움'이 많이 고여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그리움이 시가 되어 나오나봐요.
  • 프로필사진 신의피리 2013.01.16 13:53 어젯밤 시를 읽는데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에서 쿵 소리가 났다.
    누구나 공감하는 뻔한 이야기이건만
    애써 잊혀졌거나, 꾹꾹 눌러놨던 마음과 기억의 뚜겅이 열리는 소리라고나 할까.
    몇 달 전 이사한 곳을 일부러 들려서 차로 한 바퀴 돌아보고 돌아온 적이 있다.
    젊은 시절의 모든 것이 거기 그대로 있고
    지금의 나는 몸만 빠져 나와 있는 것 같아
    몹시 마음이 서글프고 쓸쓸했다.
    현승이한테 미안하다.
    저런 시를 또 쓰게 만들 날이 오겠지. 아흑.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3.01.16 17:56 신고 마지막 문장에선 엄마도 걸리고 아빠도 걸리고....
    당신, 마음을 두고 온 탓에 얼어서 짜지지 않는 치약 같은 느낌이 오래 가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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