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설거지를 하고 그릇 정리를 하다가 종지 하나를 떨어뜨렸다.
하필 그것이 닦아놓은 커피잔 위에 떨어졌고,
쨍하고 깨졌는데 하필 다섯 개 2900원 짜리 2001 아울렛 종지가 아니라
최근에 선물받아 가장 애정하고 있는 커피잔의 받침이었다.


아, 종지가 깨질 수는 없었을까?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일'이 일어나야 마땅한 '일상'의 속을 뒤집어 보면 이건 배신이다.
뭔 일상 속에 예측불허의 일이 이렇게 많냐?
어차피 일어나야 할 일이라면 접시 대신 종지가 깨지는 묘미 정도는 있어줘야 할 것 아닌감.
속이 쓰려서 갤포스가 필요하다.


창가를 멍하니 바라보다 급 좋은 생각이 났다.
화분 올려져 있는 테이블을 갑자기 막 치우고 화분을 이 쪽 저 쪽으로 끌고 밀고 했더니
창 바로 앞에 원고작업 할 공간이 만들어졌다.
생각지 못했던 배치다. 맘에 든다.
바깥이 보이는 자리, 바깥에 가까운 자리는 늘 좋다.


종지 대신 커피잔 받침이 깨진 충격에 뇌세포가 순간  자리 이동 해나?
이제 폭풍 원고만 쓰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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