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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정

5월 마지막날, 불금

larinari 2013.05.31 23:43


 

웬만하면 원고, 강의 이런 얘기로 징징거리는 포스팅은 안 하기로 작정했다.


강의도 글쓰기도 '듣거나 배우기'가 아니라 '드러내거나 가르치기'것이다.
결국 마이크 잡은 놈의 힘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갑'으로 간주한다.
독자 또는 청중이라 불리는 허다한 '을'들을 세워놓고
'갑'이 징징거리는 것이 웃기는 '지적(知的) 된장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렇게 어렵고 복잡하면 쓰지 마! 누가 너한테 쓰라고 했냐고?
강의를 다니며 좋았네 힘들었네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글로 얻은 알량한 유명세로 누릴 것은 다 누리면서 징징거리기까지.....
라며, 내 무의식의 욕망이 남들을 빗대어 자아비판을 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그래서 징징거리지는 않기로 했다.
그래서 징징거리는 건 아닌데.....


5월에 원고만 네 개를 썼다.
이렇게 살다간 얻는 것도 없이 미추어버리겠다며 아무도 안타까워하지 않을 '절필' 고민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그 네 개의 원고를 다 써냈고,
5월의 대미를 장식하는 강의까지 끝내고 내 사랑하는 거실 소파에 널부러진 것이다.


아닌 척 하지만 지적 된장질에 목을 매는 나,
더 많은 '을'들에게 추앙받고 싶어하는 추한 욕망을 맞닥뜨리면 마음이 복잡다단해진다.


뜬금없는 얘긴데, 아까 집에 오다가 뜬금없는 전화, 뜬금없는 질문을 받았다.

'자기도사춘기 있었어? 그런데, 자기 사춘기 때도 그렇게 웃겼어?'
아, 진짜 온갖 욕망과 좌절로 붕 뜬 나를 끄잡아 내려 '나'로 돌아오게 하는 질문이었다.
나, 진짜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웃겨주는 삶을 살고 싶을 뿐이다.


여하튼, 잠을 이기며 날 기다려준 남편이 '수고했어. 수고했어. 피곤한데 어서 씻고 자' 했지만
어떻게 지낸 오월인데 이 밤에 내가 잠이 오겠냐고.
이 책 <갈림길>을 붙들고 이 밤을 불태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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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 프로필사진 파니니 2013.06.01 17:01 모님. 참 신기하게 모님의 글을 읽으면 상황은 전혀 다른데 그냥 내 삶을 이해해주는것 같은 그런 글들을 종종 만나네요^^

    전 정말 올 상반기는 내 인생 가장 치열하게 일에 사람에 치여 정말 먼지처럼 사라지고싶다며
    혼자 방안에서 눈물을 또로록 흘리기도 자주.
    약해진 마음에 아빠를향한 그리움이 문득문득 올라와 지하철에서도 몇번을 울었는지 몰라요.

    남편은 신대원 1학년생이라 월급 70에
    기숙사생활에 너무 바빠 정신없고
    나는 나 혼자. 버티고 살아내야한다는
    강박증이였는지.
    나는 하나님이 열심히 하라고 하신거 같ㅇ최선을 다해 해왔는데 결과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남편 월급때문에? 나는 일해야하는지
    일을 안한다면 나의 잉여삶은 하나님께 부끄러운거 아닌가ㅡㅡ 라는
    정말 머리가 터질듯 복잡해져버린 내 삶을
    남의삶처럼 쳐다만 보고 있다

    그냥 해야할일을 주섬주섬 다시 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왠일인지 구름위에 떠있는 것 같아요
    바닥이 안느껴지는 요상한 기분말이죠..

    모님 시간 괜찮으시다면. 조만간 한번 뵙고싶어요.
    시간 괜찮으실때 제가 다 맞춰볼께요 ^^;

    항상 주절주절 얘기하다 급 마무리하는거 ㅋ
    어색합니다 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3.06.05 23:41 신고 분명히 저 너머에 푸른 하늘이 있다는 걸 아는데
    잔뜩 무거워진 먹구름만 보일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제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고, 언젠가 또 찾아 오기도 하겠지요.
    먹구름 아래 답을 찾지 못하며 눈물 흘리는 날에도 여전히 푸른 하늘은 존재하는데 말이죠. ^^

    7월 첫째 주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6월은 내내 분주할 것 같아요.
    7월 둘째 주 이후에 맘 편히 뵐 수 있고요,
    주일 오후 예배 마치고 3시 이후부터 5시 정도에는 대체로 여유 있어요. 그 시간 카페에 혼자 계시는 시간이시면 연락 주세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털보 2013.06.01 17:07 저 집도 무슨 심각한 일이 있나 싶다니까요.
    ㅋㅋ
    하긴 우리 집도 내 유머는 안통하니..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3.06.05 23:43 신고 성서에 보면 예수님도 고향에선 잘 안 통하셨다고요...ㅎㅎㅎ
    타코가 '아, 네~' 하는 게 영상 지원 되는데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쥐씨 2013.06.02 03:00 신고 일단 수고하셨어요 ~_<
    어떻게 지낸 일주일인데, 한달인데, 나머지 시간동안 내가 그냥 비생산적으로 쉴 수가 있냐 이런 맘 들 때 많더라구요 저도. 지적 된장질과 아무나 훌쩍 못 만나러 다니는 재수없는 스케줄에서 필요한 자세는 진짜 가끔은 내가 원하는대로 지르기. 인 것 같아요ㅋㅋ 독서를 질러대든 소리를 질러대든 뭐. 아무튼 저도 갑갑한 오월이 이미 흘러가버려서 뭐가 더 다가오던간에 조금은 후련한 6월 2일입니다 호호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3.06.05 23:44 신고 예예, 후련한 사람끼리 봅시다.
    그 때 까지 후련함 잘 붙들고 있고. 호호.
  • 프로필사진 forest 2013.06.04 16:53 따랑해~~~~^^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3.06.05 23:45 신고 저,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확, 뽀뽀해버립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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