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가의 엄마는
저 아가가 아무 것 하지 않아도,
그저 기어다니며  책꽂이에 있는 책을 하염없이 꺼내서 헤질러 놓아도,
한 숟갈 씩 떠넣어주는 이유식을 받아 먹기만 해도,
행복했다.


감기 걸려 줄줄 흘리던 콧물이 풍선으로 변하자 뒤로 넘어가 버렸다.
그리고 저 사진을 여러 장을 빼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나눠주기도 하였다.


오래 전 그 날,
저 아기는 존재만으로 엄마를 행복하게 했는데.....
세상의 눈으로 아이를 보기 시작한 엄마는 점점 행복하지 않게 되었다.
존재로 아이를 보지 않게 된 것이다.
엄마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누가 이 아이를 존재만으로 사랑해줄 것인가?


때로 저 아이가 가슴을 후벼파는 비수를 날린다해도,
엄마가 마음 속에 그렸던 그런 딸이 아니라해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사랑하지 않는다면 저 아이는 도대체 어디서
'하늘의 사랑'을 배운단 말인가?


그러나
엄마는 엄마가 가진 무엇으로 저 아이를 올곧게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메마르고 옹졸할 뿐인 마음 그릇으로 말이다.
매일 사랑의 원천, 그 그늘 밑으로 가지 않는한....
그 곳으로 부터 쏟아 흘러져 내리는 보혈의 용서,
그 사랑을 새롭게 배우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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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nggineu 2010.04.18 09:21

    힘드시긴 하겠지만 너무 자책하진 마세요.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 그렇게 불완전한 부모님의 사랑 속에
    나름 잘 자라왔잖아요.
    한다고 하셨지만 부모님들이 주신 불완전한 사랑으로 인한 결핍, 결핍으로 인한
    슬픔, 목마름, 분노.... 이런 것들이 결국 더 큰 사랑에 대한 목마름을 낳은 게 아닌가 싶구요.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시면서 잘 하시잖아요.
    힘 내세요!

    • BlogIcon larinari 2010.04.18 14:56 신고

      그러게요. 마음의 짐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네요. ^^
      감사합니다.

      아주 젊었을 적부터 '난 엄마가 되면 아주 훌륭한 엄마가 될거야. 아니, 거의 완벽한 엄마가 될껄' 하는 자의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그 자의식이 저를 가장 힘들게 하고, 죄책감을 부추기는 지도 모르겠네요.

      자주 들러서 멘토링을 해주세요. :)

  2. BlogIcon 해송 2010.04.18 21:08 신고

    현승이?
    눈을 보니 현승이 같고 얼굴 모습은 많이 다르네요. ^^

    • BlogIcon larinari 2010.04.19 10:39 신고

      채윤이예요.
      채윤이 8개월 때 즈음일거예요.
      진짜 귀여웠었어요.ㅋㅋㅋ

      그나저나 어제 채윤이 아빠랑 예지는 어쩜 그렇게 이쁘게 생겼냐요, 집사님댁 손주들은 하나같이 인물들이 훤하다고 부럽다고 했어요. 진짜 부러워요.

  3. yoom 2010.04.19 00:02

    에고..눈물이 나네요.
    울 엄마 생각이 나서 ㅋ

    근데 아 모님ㅋㅋ 롤모델 ㅋㅋ 추가해서 지송...
    영화 함 보시면 제 맘 이해 하실텐데 ㅋㅋ 같이 추가해요 그분 ㅋ

    • BlogIcon larinari 2010.04.19 10:40 신고

      추가라면 괜찮다.
      난 또 아예 바뀐 줄 알고...ㅋㅋㅋㅋ

      우리 챈이도 언젠간 철 들어서 엄마 맘 헤아리며 눈시울 적실 날이 있겠지?
      어서 와라. 수영장 물 깨끗하게 해놓고 기다리고 있을게.ㅋㅋ

  4. mary 2010.04.19 13:47

    야호! 콧물 방울. 그보다 더 웃긴건 콧물방울이 대수냐 채윤이의 활짝 미소 ㅎㅎ
    이말밖에...

    • BlogIcon larinari 2010.04.19 15:38 신고

      채윤이 저 때 얼굴은 못생겼지만 정말 귀여웠는데요...
      요즘은 좀 예뻐지고 힘들어졌어요.ㅠㅠㅠㅠㅠㅠ

  5. 성은 맘 2010.04.19 22:59

    ㅋㅋㅋ 우리 채윤이 대박사진이 여기에 다시 ㅋㅋ
    오랜만에 들어오니 우리 고모 손에 붕대 감은 사진도 있고 ㅜ.ㅜ
    사진 속 채윤이가 하던 행동들.. 책장에서 책 빼서 헤집어 놓는 일 등등
    이것들을 요즘 한참 재미있게 벌리고 있는 성은이 덕분에 다이어트 제대로 되고 있네요 ㅎ

    가마히 누워있기만 하던 성은이가.. 뒤짚고 움직이기 시작할때는 잘 몰랐는데..
    빠른 속도로 기고 붙잡고 서서 옆으로 걷더니 혼자 벌떡 서서 꽤 버텨보는 모습을 보니 이쁜 모습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워요.

    이제 육아휴직 기간이 4개월 좀 넘게 남았어요.
    성은이 보는 일도 좋지만 하루 빨리 출근해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복직일이 다가오니까 성은이에게 미안한 맘도 들고..
    뭐든 성은이가 처음 하는 행동, 말은 엄마인 내가 먼저 듣고 격려하고 기뻐해주고 싶은 욕심이 자꾸 생기네요.

    아~~~~~~~~~ 정말 결정하기 힘든 문제에요.
    고모.. 잠실로 한번 오시와요~~ ^^

    • BlogIcon larinari 2010.04.20 09:25 신고

      요 때 정말 이쁜 것 같애. 성은이도 요즘 사진 보면 미치겠더라. 아주 기냥....!!!ㅎㅎㅎ

      나보다 먼저 키우신 분들이 '애들 금방 큰다. 즐겨라' 그러면 그저 지금 힘든 것만 생각하고 에고에고 했는데...
      난 채윤이와의 애기 적 추억이 너무 짧은 것 같고 아쉽기만해. 아마 그 때 풀타임으로 일을 해서 그런가봐.
      채윤이도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 듬뿍 받았고, 성은이도 할머니가 키우실거면 애들 걱정보다는 그 이쁜 모습을 못 보고 사는 에미가 더 불쌍한 것 같기도 하다.
      ^^

      가까운데 한 번 가기가 안되네. 나 흑석동에 너무 안가서 할머니 삐지셨잖아. 그래서 토요날 늦게 부랴부랴 갔다 왔잖아.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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