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 늦잠을 자고 늦늦잠은 한 판 더 자기 위해 자리를 옮겨 소파로 갔습니다.
기분 좋은 잠이 오락가락 하고 있는데 현승이가 일어나 나와 안깁니다.
부비부비 하는데 엄마가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이자 방으로 가더니 책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후에 냉장고 여는 소리가 나고 달그락거리기에 녀석 배고픈가 싶었습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잠시 후,
쟁반에 저렇게 구운 식빵 한 조각, 두 종류의 잼, 우유 한 잔을 담아 소파로 가져오는 겁니다.


'엄마, 이거 엄마 거야. 내가 엄마 아침 차려줬어. 식탁에 가지말고 여기서 그냥 편하게 먹어'
이러는 겁니다. 왜 갑자기 이러냐는 말엔 대답도 하지 않고,
'빵이 너무 안 구워졌지? 헤헤헤.....
내가 토스터기 무서워서 많이 못 돌리겠어. 그냥 먹을 수 있겠어?'
합니다.


감동받아서 잠이 달아났고, 어서 먹으라는 재촉에 벌떡 일어나 앉아 계속 물었지요.
갑자기 왜 엄마 아침을 챙겨주냐?
'아니~이, 엄마는 매일 우리 밥을 챙겨 주잖아. 엄마도 한 번 쯤 이렇게 받아보고 싶지 않아?
그래서 내가 해주는 거야. 좋지 않아?'


하도 기특해서 '그래도 어쩌면 이런 생각을다 했냐?' 묻고 또 물으니,
버럭! 하면서,
'그냥 해주고 싶었다고~오. 빨리 안 먹으면 버릴거야'


진짜, 넌 진짜..... 어느 별에서 왔니? 내 맘 가지러 왔니?

 

 

 

 



 

'기쁨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융 심리유형론, 신동 납쇼  (4) 2013.07.30
어떤 감각  (2) 2013.07.25
두 선비  (0) 2013.05.31
떠나 보내기  (2) 2013.05.29
아기 돼지 삼형제와 형아의 어린이날  (2) 2013.05.0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