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 / 박노해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걸린 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며 눈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나는

살아온 날들을 ...






어제 가을볕에 좋은 분들과 하루 종일 산길, 강둑, 들길을 걸었습니다.
오래 묵은 마음의 돌멩이들이 사라진 느낌으로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마음껏 까불고 와서 그런지 뭔가 불편한 것들을 덜어낸 느낌으로 마음이 가볍습니다.
좋은 분들,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진은 위는 김종필님, 아래는 김동원선생님 작품입니다.

 

 

 


 

'꽃보다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머로 시집살이 뽀개기  (6) 2013.12.29
자란다, 우리 모두  (2) 2013.12.25
가을볕의 사람들  (7) 2013.10.04
사람이 있었네  (4) 2013.07.14
생명의 샘이 주께 있사오니  (6) 2013.05.06
너의 아픔, 나의 슬픔  (13) 2010.10.27
  1. 신의피리 2013.10.04 13:30

    시월의 어느 멋진 날!
    좋은 날씨, 아름다운 양평의 산과 들, 유쾌하고 편안한 사람들, 간만에 마음이 잘 쉰 것 같아, 너무 좋네.
    무엇보다 우리 현승이가 14km를 즐거운 마음으로 완주해 주어 너무 좋네.

    • BlogIcon larinari 2013.10.04 15:14 신고

      모든 어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힘이 되었던 것 같아.
      지난 번 영월 갔을 때 생각하면 1km도 못 걸었을 것 같은데.
      허수도, 허수에미도, 허수아비도 참 좋았지?^^

    • iami 2013.10.04 22:23

      국수리 국수집까지 갔다 온 거리를 더하면 정말 보태지 않고 20km 가까이 됐을 거에요.
      시니비 가족이 고생 마이 했어요.^^

    • forest 2013.10.04 22:32

      아.. 그렇군요. 어뜩케 이 길을 걸었을까여...ㅠㅠ

      신원역에서부터 국수역까지가 가장 힘들었어요.
      사진찍느라 뒤쳐지기도 했지만 힘들어서 포기할 뻔 했어요.
      사진 아니었으면 중간에서 전철 탄다고 했을 뻔~ ㅋㅋㅋ

    • BlogIcon larinari 2013.10.04 22:33 신고

      일기에 자랑스럽게 14km라고 썼던데 그게 아니라 20km였다고 다시 가르쳐줘야겠어요. 어제 국수리에 도착해서 그러더라구요. "엄마, 나 이제 1Km가 얼만큼인지 알겠어. 1km, 100m 이러면 도대체 얼만큼인지 말 모르겠었는데 이제 좀 알 것 같애" 하더라구요. 시니비 가족 때문에 시간 마이 걸렸죠?^^ 전철에서 내리실 때는 많이 아쉽고 섭섭하더라구요.

  2. forest 2013.10.04 20:55

    오우, 윗사진은 초록 시니비의 작가적 감성이 물씬 나는걸요~^^

    현승이만 뿌듯한게 아니라,
    현승이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뿌듯하다우.
    길 마디마디에서 현승이가 보여준 작은 미소들, 너무 사랑스러워~~^^

    • BlogIcon larinari 2013.10.04 22:07 신고

      집에 와서 알았어요.
      길 마디마디에서 뒤에 쳐진 털보부인 걱정하느라 현승이가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고, 왜 이리 안 오시냐고 마음을 못 놓았대요.
      왜 그러셨어요?
      정작 털보부인 나타나시면 내색도 안 하고, 사라지면 또 걱정하고...
      진짜.ㅎㅎㅎㅎㅎ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