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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일상

가족

larinari 2007.07.07 11:20

이번 여행을 몇 개의 여행이 짬뽕된 느낌이다.

민들레 공동체과 소석원, 그리고 진주북부 교회에서의 2박3일은 '배우는 여행'이었다면.

중간의 1박2일은 '즐기는 여행'이었다.

결국 즐김, 배움, 가르침이 다 어우러진 것이 여행이긴 하지만 말이다.

암튼, 우리 네 식구가 어디 가서 처음으로 우리 끼리만의 밤을 보내게 된 역사적인 날이다.

(여기 저기 많이 다닌 것 같은데 그 때마다 부모님을 위한 여행이었기에 여행보다는 효도 쪽이 무게중심이 있었다)


어떻게 가든 '보성만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출발한 수요일 오전이었다.

남해에 들러 충렬사와 이순신장군의 흔적을 돌아보는 (남편 표현에 의하면)성지순례를 하고,

광양 제철소를 경유(이 때는 세 식구는 모두 자고 운전자만 살아 있었다),

순천 시내 파리바게뜨에 들러 점심으로 먹을 빵과 우유를 샀다.


 
 

그리도 가보고팠던 보성차밭을 들러서 율포의 녹차해수탕도 들러줘야지~

현승이와 아빠는 남탕, 채윤이는 엄마와 여탕이 좋겠지만,

'니네 둘이 함께 있어야 놀 수 있잖아. 같이 엄마랑 가야겠네' 하고 두 아이를 내가 데리고 들어갔다.

계속 운전하는 남편에게 좀 쉴 시간을 줘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결국 남편은 빨리 씻고 나와서 숙소를 알아보러 다녔다.


보성 차밭이 쫘~악 내려다 뵈는 언덕 위의 팬션으로 숙소를 정했다.

저녁을 먹고 들어갔는데 1층 찻집에서 녹차를 얻어 마실 수 있었다.

좋은 녹차를 마셔보니 처음으로 '녹차 향기'가 뭔지 알 수 있었다.

동서현미 녹차에서는 결코 느껴볼 수 없었던 맑고 은은한 녹차향 말이다.



 

아이들을 재우고 별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나누는 이런 저런 얘기들.

내게 가장 쉼이 되고 위로가 되는 시간은 어쩌면 이런 시간이다.

음악이 있고, 사방은 조용하고, 아무 방해없이 남편과 이런 저런 삶의 얘기, 아이들 얘기, 하나님 얘기를 나누는 시간.



다음날 아침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녹차밭을 한 바퀴 산책을 하고 어젯밤에 사 둔 우유와 시리얼로 아침을 했다.



 


저렇게 녹차밭이 훤히 내다뵈는 곳에서 잠을 자고,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급히 짐싸서 나오기는 아까운일 아닌가?

햇빛 드는 창가에 앉아서 다이어리에 여행에 관한 기록들를 끄적이고,

책을 보고,

내일 있을 강의 준비를 하고...

아이들은 또 놀이에 빠져있고.

이것이 과연 안.식.이 아니겠나.



 

가족.

학교 다닐 때 학기 초만 되면 그런 조사를 한다.

"편부 편모 가정 손 들어봐!"

그나마 좀 나은 선생님을 그럴 때 눈을 감으라고 한다.사실 눈을 감아도 소용이 없다.

눈을 떴을 때 이미 붉어진 내 얼굴과 귓볼 같은 것을 본 친구들이면 바로 알 수 있었을 테니까.

엄마랑 동생 나. 이렇게 세 식구 사는 게 막상 그다지 불행하지도 않았는데도 '편모가정' 이런 말들은 당연히 불행하고

당연히 불쌍해야 할 것 같이 여겨졌다.


결혼을 해서 또 다른 가족이 만들어졌다.

엄마, 아빠, 딸, 아들. 구색이 딱 맞는 가정이다.

외형적으로 구색이 딱 맞아서 좋기도 하지만 어디서든 자신있게 말하듯 우리 부부에게 결혼은 '치유'였다.

많은 상처와 열등감, 외로움에 대한 치유였다.


다음 날 있었던 결혼 강의에서 이 얘기를 결론적으로 했다.

찬양 중에 '따스한 따스한 가정 희망 주신 것 감사'하는 가사가 있다.

청년들이 지금의 가정에서 외형적으로 내적으로 받은 상처가 있다면 내가 만들 가정에 주실 복을 기대하면 기도하라고.

'따스한 따스한 가정'을 꿈꾸고 기도하면 이루어 주신다고.


내 인생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가장 귀한 선물.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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