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01

설교같은 설명으로 사람이 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채윤이게 뭔가를 설명하다 보면 설교조가 된다.
나름대로 '이렇게 하면 착한 사람이야. 그건 나쁜 거야' 라는 식의 설명을 피하고자 한다.

음....뭐랄까? 채윤이 자신이 스스로를 보다 고상한 인간으로 여겼으면 하는 바램으로 설명을 한다.

예를 들면,
'채윤이는 생각 주머니가 크고 마음이 큰 사람이니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거야'
'하나님이 채윤이를 생각을 잘 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셨거든....'

오늘 아침 일이다.
유치원 갈 시간이 다 됐는데 뺀들거리면서 씻지도 않고 옷도 안 입고 있는 김채윤.
몇 번 말로 달래다가 가장 빠른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엉덩이 한 대 따~악 때리기.
이거 한 방이면 유치원 갈 준비 5분 안에 끝이다.

유치원으로 걸어가면서,
'채윤아! 엄마가 말로 할 때 말을 들으면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이야. 말로 할 때는 안 듣고 엉덩이 맞으면 말을 들으면 생각주머니가 없는 멍멍이하고 똑같애'
'멍멍이는 생각주머니가 없어?'
'응, 멍멍이는 생각주머니가 없어서 말로하면 잘 못 알아들어'
'어떤 애들은 생각주머니가 없는 애들도 있지? 엄마!'
'아니, 사람은 다 생각주머니가 있어. 근데 작은 사람이 있지'
그런 설명을 하고 유치원을 갔다.

유치원 갔다 와서 엘지마트 커피숍에 앉아서 아이스크림 먹는데 김채윤 그 얘기를 다시 꺼낸다.

'엄마! 말로 해서 안 들으면 개보다 못한 사람이지?'

개보다 못한 인간? 그렇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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