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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마음의 환대

내 식탁의 음식, 담을 넘다

larinari 2012.06.21 08:48

 

가족들의  먹을거리를 맡은 자로서의 남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는) 꽤 진지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하면서 그저 '먹고 살자'고가 아니라 '잘 먹고, 잘 살자' 하는 의식은 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유기농이나 신선한 재료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유기농 이퀄 비싼 것' 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좋은 재료는 내가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전에 집에서 목장모임을 자주 할 때는 '조금 시들해도 싸고 많이 주는 것'을 찾아 매의 눈을 하고 장을 보던 기억이다. 여하튼, 좋은 상품 내지는 유기농 농산물에 눈길을 주는 적이 잘 없다.

 

 

착한 크리스천 콤플렉스일까? '너무 우리만 잘 먹는 건 아닐까?'하는 불편함은 늘 있다. 젊을 때 배운 로잔언약에서 '지금 당신이 가진 두 벌의 외투 중 한 벌을 거리에서 떨고 있는 형제의 것이다' 이런 비슷한 문구가 가슴에 살아 있어서일까? 나눌 수 있다면 더 많이 나눠야 한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것이 있다. 그래서 늘 '사회적 기업'이나 '공정무역' 이런 용어들에는 귀가 솔깃한다. 커피는 가급적 공정무역 생두를 사서 볶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 외에 내 소비에 '나눔의 의미'를 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의 본론! 이런 내게 딱 맞는 소비를 찾았다. 발견했다. 





오이를 사면 내가 사는 바로 그 오이로 현물기부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오이 한 박스를 주문할 때까지만 해도 '좋은 생각을 가진 후배가 하는 일이니까 가끔 사줘야겠다'는 정도였다. 첫 상품이 오이고, 오이가 몇 박스 팔리자 바로 '문턱 없는 밥집, 다래식당'과
과 '동자동 사랑방'에 기부되었나보다. 우리 집 냉장고에 있는 오이가 어딘가의 이름 모르는 이웃에게 나눠져 함께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 이 오이가 그냥 오이가 아닌 것이다. 어차피 사서 먹어야 한다면 여기서 사먹기로 했다. 여기 올라오는 상품 위주로 먹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학교급식도 아니고... 식단표대로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우리 집 식탁이 어느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연결되고, 우리 집 같은 마음으로 나눔을 지향하는 어느 집 식탁과 연결된다니 이 얼마나 맛있는, 살맛나는 이야기인가? 오이 한 박스 사서 일단 그냥 우적우적 먹고, 친정에 몇 개 보내고, 바로 무쳐먹고, 간장에 장아찌도 담갔다. 공생소비로 연결되는 식탁들이 많아졌으며 싶다. 그래서, 앞으로 누구도 시키지 않은 '비라클 영업이사' 업무를 좀 해볼까 한다.

여기! ↓

http://www.berac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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