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AP목장을 정말 사랑하고,

무엇보다 목장에 감사하는 이유가 있다.


청년시절부터 소그룹 리더로 섬겼지만 나는 스스로 그리 좋은 리더가 아니었다고 평가한다.

어떤 면에서는 지금과 다르지 않은 리더였을테지만,

근본적으로 지금과는 다른 리더였다.


그 증거는 틀어진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청년시절의 공동체를 통해서 내게는 두 세 건의 틀어진 관계가 있다.

그 당시 그 상황에 있을 때는 많은 우아한 표현들을 썼지만 단연코 마음으로부터 내가 거부하고 밀어냈었다고 고백할 수 있다. 내게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가 공동체로 부르신 하나님 앞에서도 충분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지울 수 있다면 지우고 싶은 과거이기도 하고, 그러나 그 과거가 없었다면 어쩌면 아직도 나는 그 수준에 있을 지 모르는 일이다.


그 틀어진 관계가 온 몸으로 느껴졌던 사건 이후에 나는 '영적파산'을 경험했다.

그 영적파산은 남편과 처음 교제후 헤어짐의 기간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더욱 헤어나기 힘든 시절이었다. 돌아보면 지옥같은 고통의 시절이었고, 철저하게 나의 악함과 약함을 직면해야 하는 시기였다.


관계의 문제는 어쩌면 '다름'의 문제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이렇게도 다르게 지으셨을까? 어느 한 사람 온전히 나랑 같은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관계 문제의 대부분은 '잘잘못'의 문제보다는 '다름'의 문제라는 것을 온 몸으로 배운 것은 내 삶에 있어서 축복이고 은혜였다.


'다름'과 '다양성'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말이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어떤 관계는 답이 잘 안 나오고 껄끄럽고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어떤 관계의 문제에서든 나를 '무작정의 피해자'로 간주하며 일을 해결하려 하지는 않게 되었다.


나는 우리 AP목장 안에서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 누구랄 것 없이 개성이 있고, 삶의 스타일이 다르고, 신앙의 방식도 다르지만....그 다름으로 인해서 많이 불편하지 않다는 것. 목장에서 내가 제일 언니인데 언니로 대접해주는 동생들로 인해서 얼마나 자존감이 높아지는지 모르겠다.

'다름'이 잘 받아들여지는 공동체, 그리고 그 공동체의 구성원. 무엇보다 '다름'을 잘 분별하고 받아들이는 나 자신. 목장모임을 통해서 '다름'을 '감사'로 경험하게 하신 그 분의 뜻에 더 합당한 분별력과 받아들임과, 은혜로 살기를 기도한다.


일마다, 때마다 더 겸손하게 낮아지면서....

200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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