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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 퍼레이드, 투 본문

기쁨이 이야기

굴욕 퍼레이드, 투

larinari 2010. 3. 17. 00:18

사진 :
현승이가 좋아하는,
현승이의 코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시는 털보아저씨가
남한산성에서 찍어주심



그 날,

굴욕엄마 쿨한 딸에게 마음으로 무릎 꿇었던 그 날,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시는지?
부시시한 얼굴로 주섬주섬 오리털 파카 주워 입고 딸의 근엄함 명을 받잡고 수영장으로 갔다.(수영장으로 말하자면 집 바로 앞에 있는 청소년 회관인데 이번 달부터 두 녀석이 함께 다니고 있음)


새로움에 대한 적응력이 다소 연약하신 티슈남 현승이가 약간 걱정스러운 상태다. 일단 새로운 곳은 무조건 부담스러운데다, 레인에서 제일 작은데다, 물이자기 키보다 깊기 때문에 물 속에서 수영을 하지 않을 때고 계속 뛰고 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다, 선생님이 너무 무서운데다, 과격한 형아들이 많은데다가...... 티슈남 현승은 갈 때마다 도살장 끌려가는 얼굴인 것이다.  


수영하는 내내 가슴 졸이며 관람하고 있는 엄마. 그런 엄마의 짐승적 모성본능에 불을 지르는 사태가 발생했으니 버럭남 수영선생님이 우리 티슈남을 향해, 뾰족한 과실을 찾을 수 없는 티슈남을 향해 버럭 화를 낸 것이다.
모성이란 어쩌면 이리도 맹목적인 본능이란 말이냐. 선생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인것을, 엄마 자신은 하루가 멀다하고 그 여린 것들에게 분노의 폭탄을 날리면서 말이다.  '내 새끼를 저런 식으로 대하다니!' 순간 엄마의 눈에서는 레이저 광선이 나오고, 심장은 쿵쿵거리고, 찢어지는 가슴을 억누를 길 없어서........


조용히 고개를 떨구고 어서 수영시간이 끝나기만 기다렸다. ㅠㅠㅠㅠㅠㅠㅠ


수영을 마치고 나온 아들을 보고는 안쓰러워 죽을 것 같은 짐승본능 엄마는 울음이 터질듯한 목소리로  '현승아, 아까 수영선생님이 너한테 갑자가 화내셨지? 괜찮았어? 그 때 마음이 어땠어?' 했다.
아들은 사춘기 소년같은 뚱한 표정으로 '왜애? 그걸 왜 물어? 내가 그 대답을 꼭 해야 돼?' 하고 나온다. '아니, 엄마가 궁금하잖아. 걱정이 돼서 그렇지. 괜찮았어?' 하고 물어도 별대답 없이 왕무시.


결국 대답하지 않는 아들을 끌고 방으로 들어가 독대하고 앉았다.(내 자존심이란 불과 두 시간 전에 이 아들의 누나한테 짓밟힐대로 짓밟힌 상황 아닌가? 그래 끝까지 가보는거야. 어차피 난 굴욕녀니깐)

(정말 말도 안되게 구차한 줄 알면서도 계속 난 돌아오지 못한 강을 건넌다. ㅠㅠ)
'현승아, 아까 어땠는지 왜 말을 안해줘?'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속터진다는 듯)
'아니~이, 엄마가 왜 그걸 자꾸 물어보냐고? 왜 꼭 내가 말해야 하냐고?'

'아니, 니가 너무 속상할까봐 마음을 좀 풀어주려고....'

(성의없이, 찌질엄마를 어떻게든 떼내야겠다는 듯)
'처음에는 잠깐 속상했는데 금방 괜찮아졌어'

'그래? 그럼 지금도 괜찮은거지? 너 청소년회관 수영장 너무 힘들어? '

'응, 선생님도 너무 무섭고 형광색 수영모자 쓴 형아도 자꾸 괴롭혀. 근데 괜찮아. 그 형아가 괴롭히는 거 내가 다 피했어.'

'그럼, 현승이 너 여기 그만 다닐래? 매일 안간다고 했잖아. 그만 다닐까? 엄마가 안된다고 했었는데 니가 정말 안다니고 싶으면 다니지 말자'

(정말 이 대화가 귀찮고 무의미하며 오직 빨리 끝내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라는 듯)
' 일단 한 달은 끊은거니까 이번 달 다니고 그 담에 다시 생각해보자!'

'응?.......담에?......어......그......그래.....다.......으.....음....#*&%#$#^.......'

'됐지?'

라는 한 마디 남기고, 두 시간 전 지 누나가 그랬듯 뒤도 안돌아보고 방문을 열고 나갔다. .........룍녀 엄마는 냥  자리에 를 파 들어앉 말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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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 프로필사진 hs 2010.03.19 08:28 아이들은 내가 나무라면 아무렇지도 않지만 부부간에도 상대가 아이를 야단치는 것을보면 속이 상한 건데 가족이 아닌 사람이 아무리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일찌라도 그 광경을 직접 보면 너무 속이 상하죠.
    얼마전에 우리 교회의 사랑부와 관련 된 분들의 모임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교사의 입장과 엄마의 입장이 교육문제에 있어서 서로가 100%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분위기가 좀 어색해지는 순간이 있었답니다.
    제3자가 볼때는 이쪽 저쪽 모두 이해가 갑니다만 그렇다고 교사가 너무 엄마의 마음을 의식한다면 제대로 교육하기가 어려울 것도 같고....ㅠ
    그런 과정을 통해서 현승이가 강해질 것입니다. ^^
    그러니 아이들이 교육받는 것은 선생님을 믿고 차라리 안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3.19 13:13 신고 제가 그래서 애들 뭐 배우는 거 옆에 붙어 지켜보지 않는다는 주읜데 요즘 본의 아니게 현승이 엄청 따라다니고 있어요.ㅠㅠㅠㅠ
    그 날 수영선생님이 처음부터 기분이 안좋아 보이긴 했어요. 본인 기분 나쁘다고 약한 사람한테 화내는 거 제일 나쁜 짓인데....
  • 프로필사진 forest 2010.03.19 10:41 구래서 구룍 퍼레이드 구나..ㅋㅋ

    이제부터 시작인 구룍 시대~ 서서히 대비하셔야겠는걸요.

    구저 저두 한마디 남기자면...
    나의 구룍 시대도 무지무지, 꾸질꾸질하게 화려하셨더라 구요. 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3.19 13:13 신고 구러쿠나~ㅋㅋㅋ
    꾸질꾸질하게 화려한 건 어떻게 화려한 거래요?ㅋㅋ
  • 프로필사진 dreamrider 2010.03.19 10:59 어머니로서 당연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굴욕까지는...무슨..ㅎㅎ

    그래도 어렸을 때 기억을 떠올리면 그 어린나이에 그런 걸로 부모님 걱정끼쳐드리는게
    싫어 잘 얘기를 안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오히려 신경쓰시는게 싫었던...
    한 참 어렸을 땐데도 말이지요...

    특히 남자아이들에겐 그런 성향이 강할지도 모르겠네요...

    아... 봄은 안오려나 봅니다...날씨가 영...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3.19 13:15 신고 그런가봐요. 엄마가 과도하게 신경 쓰는 게 싫어서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아들 앞에서 굴욕이었죠.ㅎㅎㅎ
    여덟 살 아들이 엄마한테 '알았어. 일단 한 달 다니고 다시 생각해보자' 이런 말을 들었으니 말예요.

    정말 얼렁 쫌 따스한 봄햇살이 쫙 비춰줬으면 좋겠어요.
  • 프로필사진 NT아동 2011.12.16 02:47 엄마입장은 엄마가 아닌 아가씨라 모르지만
    MBTI자료에 왜 intp인 아들이 감정에 대해 물어봐도 피하는지 그리고 감정을나누고 대화를하라고 닥달하던 제가 버거웟으리란걸 이해하게 된게 큰 수확이라고 하는 구절이 기억나요
    그리고 남자들은 대체로 감정을 나누는 자체 ㅡ나 아까 힘들엇고 그만두고싶고 ㅡ이런 걸징징댄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듯 여자뇌구조는 스트레스받을때 사람을 찾으러 다니고 남자는 동굴속에 들어간다는 존그레이 선생님말도 기억납니다 존그레이한국왓을때 강연도 들엇는데 ㅎ여성호르몬이 남편과 아이위해 뭔가 하게 하는것 쿠키굽고 동동거리고 도와주고 등
    그런데 여자는 세로토닌이 남자보다 부족하여 쉽게 지치고 짜증난다고 하네요 그러니 너무 애스지말고 자기위해 살라고 하더라구요
  • 프로필사진 2010.03.19 22:46 아 정말 현승이도 채윤이도 어른같아요

    '그 담에 다시 생각해보자!' ㅋㅋ 대박

    근데 저희 학원에서 제가 애들 가르치고 있는데 엄마들이 보고있음 무지 떨리고
    긴장할 것 같아요!ㅠ

    혼은 절대 못내고 마냥 애들한테 끌려다닐듯 해요ㅋㅋ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3.19 23:08 신고 그니깐, 두 아이 에피소드를 모두 들으신 도사님께서 그러시더군. '우리집에서 당신이 제일 어린 것 같애'ㅠㅠㅠ

    여기 수영장은 엄마들이 상주하거든.
    기냥 엄마들 옆에 앉혀놓고 늘 수업을 한다고 보면 돼. 우리 애들 선생님이 자기 기분에 애들 많이 혼낸다고 소문이 자자 하더라고.ㅠㅠ
  • 프로필사진 BlogIcon 采Young 2010.03.20 01:10 신고 이 얘기 아침에 엄마한테 채윤이, 현승이 시리즈로다가 했는데
    엄마 완전 빵터졌어요 ㅋㅋㅋ 살짝 제가 좀 넘 쿨하게 연기했나 싶기도 했는데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선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아님 제 생각보다 더 쿨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한 99.9%? 정도일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굴욕 쌤 ㅋㅋ 힘내세용!!!^^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3.20 09:24 신고 쿨하지만 몰입은 120% 됐어야 한다.
    그게 어려운거야. 쿨하지만 심하게 몰입하는 거.
    그게 챈 연기력의 백미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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