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무슨 얘길 하다가도 결국 글쓰기 얘기다. 이번 주말 방송되는 CBS 토크 프로그램에서도, 오늘 있었던 모 언론사 인터뷰에서도 기승전...... 글쓰기!였다. 코로나 블루 얘길 하다가 글쓰기, 육아 얘기 하다 글쓰기. 이렇게 되고 있다. 보통은 책 출간 즈음에 방송에도 나가고 인터뷰도 하는데, 어쩐지 맥락 없는 자리가 자꾸 생기는 중이다. 그 자리에 가면 나도 모르게 나오는 '글쓰기' 예찬이라니!

 

정말 오랜 시간 준비한 연구소 지도자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긴 시간 준비한 강의보다 짧게 글쓰는 시간으로 모두들 배우는 바가 크다. 지도자 양성은 역시 글쓰기다! 자랑 삼아 페이스북에 올린 글, 옮겨 걸어놓지 않을 수 없지!

 

자기 이해를 위한 글쓰기, 치유와 성장을 위한 쓰기의 힘. 이제 덤덤해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새로운 감동이며 배움입니다. 내적 여정 지도자 과정에서 매주 글을 씁니다. 함께 쓰고, 집에 돌아가 혼자 쓰고, 혼자 쓴 자기 성찰의 글을 다시 공유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쓰기 시작하면 변화가 생깁니다. 쓰는 행위가 홀로 하는 것 같지만, 함께 쓰고 그것을 나눔으로 유익은 극대화 됩니다.

예를 들면 어제는 ‘내 인생 나를 가장 오해하고 있는 사람’에게 나를 항변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짧은 시간 손이 가는대로 씁니다. 글은 각 사람을 전혀 다른 결론으로 이끌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늘 놀라고 새롭게 배웁니다. 아마 이 주제로 혼자 썼다면 자기 감정에 함몰되고 말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 공간에서 쓴다는 것, 그리고 쓰는 이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가지는 느낌은 글의 방향에 영향을 미칩니다. 서로를 받아주는 공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기로 약속한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의식이지요.

일단 주제의 첫 번째 목표는 공간과 사람에 힘입어 '자신의 편이 되어주기'였습니다. 각자 쓴 내용은 늘 자기 안에서 꽝꽝 울리지만 언어화 되지 못한 아우성일지 모르겠습니다. 온전히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이겠지요. ‘누군가’ 나의 편이 되어 이렇게 나를 알아주고 변호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일 겁니다. 쓰는 행위는 내가 바로 그 '누군가'가 되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거침없이 내 편이 되어 자기를 변호해주는 것이지요. 실은 이게 먼저죠! 내 속내를 가장 잘 아는, 최고의 변호사는 나니까요.

한 발 떨어져서 자신이 쓴 글을 다시 봅니다. 누군가에게 항변하고 싶은 나, 그 '나'는 어떤 모습인지. 아마 내가 되고 싶은 나, 에니어그램으로 말하면 '자아 이미지'일 것입니다. 자아 이미지에 집착하여 붙들려 있다면, 그래서 자기에게 함몰되어 있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에 됩니다. 새로운 주제가 떠오릅니다. 손이 가는대로 써봅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봐줄 때 가장 기분이 좋은가?” 거기에 덧붙여 “만약 내가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다면 나는 무엇인가?” (제가 글쓰기 주제를 내주며 의도한 바는 이 지점이었습니다.)

사람이 글을 쓰고, 글이 사람을 이끌고, 사람들이 글을 빙자하여 자신을 내놓고, 그들이 다시 쓰고... 글은 또 어두운 자아의 숲을 헤쳐 새로운 길을 내고... 끝나지 않을 이 연결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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