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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찜은 진화한다.
김치찜은 배워서 수차례 요리를 하다보니 음식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먹는 게 아니라 장보는데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면 '등갈비 김치찜'은 좀 있어보이는 축이다.
등갈비, 립, 쪽갈비라고 불리는 이 부위가 우리에게 익숙한 부위가 아니기 때문에 뭔가 럭셔리해 보이는 맛이 있다.

많은 사람이 먹어야 하고, 또 푸짐해야 한다면 기냥 돼지갈비 김치찜이 딱이다. 일단 장보는데 지갑의 부담이 덜 하고 맛의 걸쭉함은 이게 최고니깐.

지난 주 목장모임에서는 도톰한 삼겹살과 함께 김치찜을 했다. 뼈를 발라먹는 김치찜은 맛있기는 하지만 목장식사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들이 있고 또 먹고 치우는 일이 한결 더 복잡해지니까. 그래서 삼겹살로 시도를 했는데 딱딱 짤려 놓고 김치에 싸서 먹으니 손에 묻힐 일이 없고 간편하니 좋다. 거기다 조랭이 떡을 함께 넣었더 골라먹는 맛도 있고...

사는 게 밥이라는 생각이 요리를 할수록 더 많이 든다.
주부로서 의욕을 잃으면 장도 안 보게 되고 매 끼니 어떻게든 배를 채우는 것으로 살아지게 되어있는 듯. 그렇게 애들 영양가 따져 먹이다가도 며칠이고 인스턴트 돈까스 구워서 그거 하나에 밥을 먹일 수도 있다. 요리를 하는 손에 리듬이 있고 의욕이 느껴진다면 나도 우리 가족도 건강하다는 얘기다.

목장의 식구가 불어나서 한 동안 집에서 모임 준비를 하는데 부담이 많았었다. 뭘 맛있게 해서 대접할까가 아니라, 이 많은 인원을 간편하게 때우도록 하는 방법이 뭘까? 로 생각이 기우는 순간 즐거움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가을이 되면서 반으로 나눠서 모이자는 결단을 하고 지난 주 처음 모였는데 식사준비도, 식사도 나눔도 기도도 편안하였다. 확실히 밥 먹는 부분에 손을 보면 관계가 새로워진다. 밥은 아무래도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관계맺음을 위해 먹는 것 같다. 토요일 저녁 그 황금같은 시간을 내서 모이는 목원들에게 늘 미안한 맘 뿐이었다. 좁은 집에 모여서 서너 시간 모두 그저 정신을 쏙 빼고 좁고 복잡한데 박혀서 밥 먹고 애들 돌보고 하다고 돌아가게 만드는 거 것 같아서 말이다. 人口 가 반으로 줄었다. 아하! 입이 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로구나. 먹는 입이 반으로 주니 밥하는 사람 정신이 돌아오고, 말하는 입이 반으로 줄어드니 편하게 내 얘기 다 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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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장 막둥이 성희.
'제가 뭐 할 거 없어요?' 하면서 도우려하고,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예요?' 열심히 배우려 하고, 맛있게 먹어주고, 요리하는 마음도 알아주고, 재롱도 잘 떠는 성희가 스스로 모델을 자청하여 이렇게 김치찜 아가씨, 아니 김치찜 새댁으로 선발되었다.

나두 저 나이때 저렇게 싱그럽고 이뻤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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