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는 

7시에 켰던 클래식FM 라디오를 끄고,

설거지와 정리 마친 깔끔한 거실에 커피 한 잔 내려 앉아서

메시지 성경을 읽고, 기도 시간을 갖는

묵상하기 딱 좋은 시간이............었었었었었었다.


아침 9시는 

클래식FM의 새 진행자, 오래 전 세음 진행할 때보다 말이 훨씬 많아진 김미숙의 목소리 반,

식구들 목소리 반,

시끌시끌한 거실과 한 통속인 주방에서 반찬 만들기 딱 좋은 시간이다.


어쩌다 점심 도시락까지 싸들고 나가게 된 1인 사원인 직장에 가는 종필, 입시생 채윤이.

돌고래상가에서 사 온 김치가 있고, 비비고 새우 볶음밥도 있지만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으니.

한참 키가 크고 있는 현승이도 있으니. 

날날이 주부라도 반찬을 안 만들 수 없다.

그나마 가장 시원한 시간, 어차피 조용히 보낼 수도 없는 아침 9시에 반찬을 만든다.


미역냉국에 넣다 깨가 쏟아져버렸다.

깨가 쏟아져서 엄청 들어갔다.


82년생 김지영을 온 가족이 읽은 후, 

식구들이 나름대로 너도 나도 가사에 참여한다.

현승이도 밥을 하고 채윤이는 늘 설거지를 하고, 남편은 그 모든 걸 하고 허드렛일 도맡는다.

다들 그렇게 알아서 열심히 하는데도 땀 뻘뻘 흘리며 반찬 몇 가지 하다보면 짜증 지수 점점 상승.


도시락 싸들고 다들 나간 후에 마음이 고요해지면

미안함이 밀려온다.

점심 잘 먹었다는 남편 톡에 내가 얼마나 힘든지 토로하다 고백한다.

"어쩌구저쩌구 블라블라 나불나불........ 그래서 예민하게 굴었던 거야.

어차피 하는 것 이러고 짜증 내고 싶지 않은데."

돌아온 답신.


"그러면 수고한 줄 몰라. 고마워 하지도 않아. 정신실은 완벽해."


그 짜증을 수고로 번역하여 다 받아주시니 이 사람, 참! 참으로 참한 사람, 착한 사람.

착한 남편과 주고 받는 메시지에 깨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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