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나를 마흔 다섯에 낳으셨다. 그러고도 2년 뒤에 동생을 또 낳으셨다. 게다가 무려 동생은 아버지의 환갑둥이!(얼레꼴레 부끄부끄) 그러니 어렸을 적 교회 권사님들이 우리 남매를 이삭이라 부르시던 게 무색하지 아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 할 수 있겠다.
늙은 엄마가 동생을 낳지 않았으면 내 인생이 어떤 색깔이 됐을까 싶다. 덩치는 내 두 배지만 어렸을 적부터 그저 마음으로 든든하기만 했지 삥뜯고 뜯기기가 일상이었...(지금까지도 ㅠㅠ)

방금 전 우리 아이들 둘이 나란히 학교에 갔다. 나간 지 얼마 안되어 전화해서는 "엄마 내 주모니에 500원 있는데 이따 끝나고 뭐 사먹어도 돼? (야, 된대 된대) 달고나도 돼?(된대)" 이런다. 괜히 귀엽고 므흣해서 미소 짓다가 동생 생각이 난다.
그렇게 늙은 몸으로 무리하게 특별한 동생을 낳아준 부모님이 새삼 고맙다는 생각을 해보며...

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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