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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정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larinari 2010. 2. 1. 15:16
라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그렇다면 나도 예수님께 묻고싶다.
예수님은 저를 누구라 하세요?



지난 토요일 저녁 교역자 가족 식사 모임이 있었다. 새로오신 두 사모님들과의 대화.



사모님 오늘 강의가셨다 오시는 거라면서요? 무슨 강의 다니세요?

아~ 모... 다닌다기 보다는 오늘은 다른 교회 청년들 데이트 스쿨에서 강의하고 왔어요.

네에~ 무슨 강의 하시는데요? 음악치료사라고 안그러셨어요?

그냥, 이성교제에 관한 강읜데요...흐흐흐... 어쩌다보니 그냥 이런 강의를 하고 있네요.

어! 사모님 지난 번엔 에니어그램 강의 하신다고 안 하셨어요?

예.... MBTI랑 에니어그램은 제가 그냥 제 마음이 궁금해서 배웠는데 가끔 강의도 해요.

음악치료하고 관련이 있는 거예요?

음냐음냐.. 음악치료는 본업이긴 한데 요즘은 힘에 부쳐서 거의 안하고 학교 강의만 하나 해요.

우와~ 그럼 교수님이세요?

아니... 일년에 한 학기요. 딱 한 학교에 한 학기요.

저희 막내 다닐 어린이집에서 수업하신다면서요?

예, 제가 유리드믹스 교사교육을 좀 받아서요. 비장애 아이들 음악수업도 해요.

그러면, 사모님 원래 음악을 전공하셨어요?

아니요, 학부에서는 유아교육 했는데... 음악도 좋아하다 보니 어쩌다 대학원에서 음악치료 하게 됐어요. 유치원 교사 때 음악교육에도 관심 많았어서요. 대학원 마치고 유리드믹스 교사교육 받았어요.

와~ 사모님 대단하시네요.

후로 살짝 민망하고 손발이 말려들어가는는 정적....
이 인터뷰식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마음에선 '난 뭔가? 뭐 하나 딱부러지는 것 없이 난 뭔가? 라며 고뇌가 깊어져 갔는데. 대화가 끝나고 보니 '나는 참 대단합니다~아' 라는 피력을 한 것인가 싶어서 가벼운 현기증도 왔다.

실은 데이트 스쿨 마지막 강의를 끝내고 간 자리였는데 강의 끝낸 마음이 묵직했었다. 난 뭐지? 내가 왜 여기 데이트스쿨에서 강의를 하고 있지?
원래 다른 분에 의해서 기획된 프로그램에 말하자면 두 번의 강사로 가게 된 것이었다.
이미 여러 번 진행되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강사가 프로그램에 맞춰야하는 상황이었다. '남녀의 차이'라는 주제는 '인간의 차이, 인간의 다양성'으로 완전히 바꿔서 했고.
'자존감과 데이트'라는 마지막 강의였다. 실은 이 주제의 강의를 준비하느라 12월 1월 내내 뭔가 쫓기는 듯 보냈다. 강의를 잘하고 싶었다기 보다는 그간에 내 영적여정이 구슬 서 말이라면 이 강의 준비를 통해서 이 구슬들을 꿰는 작업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구슬을 꿰어 내게는 보배를 만다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정말 진실하게, 눈물로 호소하면서 '여러분 자신이 귀한 존재임을 조금씩 조금씩 더 잘 확인해 가야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데이트, 행복한 결혼생활 할 수 있다. 나를 사랑하지 않고는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 마음에 그릇에 사랑이 가득차서 자연스레 흘러 넘쳐야 그게 진짜 사랑이다' 며 목이 메이는 강의를 했다. 아~ 물론 오해 없으셔야 한다. 내가 거듭나서 새사람이 되기는 했지만 난 아직도 웃기지 않는 강의는 강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중간중간 웃겨주는 건 기본이었다.

암튼, 나와 친밀한 청년들과 개인적으로 대화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너무 진솔하고, 너무 마음을 찐하게 담아서 강의했나? 싶어서 살짝 부끄럽기도하고 급 '난 뭐지? 난 도대체 어쩌다 이런 잡식성 강의를 하고 있는걸까? 모 하나 전문적인 영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싶으면서 존재론적인 질문이 떠오른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저런 인터뷰식 대화를 했으니,
내가 예수님께 묻고 싶지 않겠나?
그러면 예수님은 저를 누구라고 하세요?
저라는 인간 왜 이리 규명이 안되는 거예요?
전 뭐예요?
사모님이예요?

그.러.자.
그 분이 대답하신다.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 (이사야 43:4)
왜?


=============================

사진에 얽힌 재밌는 얘기.
관련 사진을 찍어놓은 게 하나도 없어서 daum에서 검색을 했다.
데이트코칭스쿨? 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있어서 클릭했더니 아름다운 재단의 박원순씨 개인홈피였다. 연대앞 창천교회를 지나다가 저 플랭카드를 보신 모양.
'세상에 별별 학교가 다 있더니 이젠 데이트를 코치해주는 학교도 있네요' 하는 포스팅이었다.
그냥 지나치기가 뭐해서 '저.... 저 프로그램의 강사였는데요...' 하고 한 마디 남겼다는. ㅎㅎㅎ
덕분에 박원순님과 댓글 대화를 주고받았다. 영광인줄 알고 있다. 그리고 사진은 거기서 업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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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 프로필사진 forest 2010.02.01 17:58 오, 간만에 일빠~ ㅎㅎㅎ

    그니까요... 사랑하신다는데 왜 자꾸만 의심하는지 모르겠어요.
    의심하지 말구 사랑받는 존재임을 믿어야 한다니까요.^^
    글구, 모님, 대단하신 거 맞잖아요.
    이렇게 부지런히 배우러 다니고, 뭐든 도전하고, 항상 공부하는 분,
    주위에 몇 없답니다.
    우리가 모님을 좋아하는 이유잖아요.
    아무래도 정사모 팬까페을 만들든가 해야지....ㅋㅋㅋ

    저두 박원순님 존경하는데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2.02 09:55 신고 첨에 박원순님 포스팅 보고는 살짝 김이 올랐는데..
    밖에서 보는 분들은 용어 자체도 이해가 안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링크 걸까요? 가보실래요?ㅋㅋㅋ

    정사모 ㅎㅎㅎ
    나이도 많지 않은 게, 사모된 지도 얼마 안된게 말이죠.
    정신실사모님! 이렇게 안부르고 정신실사모!
    이러면 디게 기분 나쁜 거 있죠.

    근데 저 정사모는 상당이 좋네요.ㅋㅋㅋ
    동네 사람 끼리도 교류한 지가 너무 오래됐어요.ㅠㅠ

    오늘 저는 드디어 에니어그램 강사 프레젠테이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러 역삼동 가요.ㅎㅎ
  • 프로필사진 hs 2010.02.01 21:33 대화 내용을 재밌게 읽으면서 저도 "와~!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도 여러모로 재능이 많으신 분이라는 생각을 하곤 있었는데
    제가 알고 있던 이상으로...^^

    하지만 무엇보다도 빨간 글씨로 대답해 주신 예수님의 말씀이 젤루
    좋은 존재죠? ^^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2.02 09:56 신고 이게 한 우물을 파야 그 분야의 진정한 전문간데...
    저는 제 필요만 따라다니며 배우다보니 다 얄팍해요.^^;;

    하이튼,
    저 빨간 글씨가 쵝오죠.ㅎㅎㅎ
  • 프로필사진 BlogIcon 采Young 2010.02.02 00:55 신고 홉 선생님은 귀염둥이셨군요^^
    ㅎㅎ
    자존감과 데이트 강의 궁금한뎅~~
    젤 궁금한 이유는 어떻게 중간중간 빵빵 터뜨려 주셨을까?? ㅎㅎ
    마지막 예수님과의 대화 덕분에 맘이 편안해지는 포스팅이어요.
    역시나 웃음을 주시는 "왜??"
    *근데 핸폰은 바꾸셨어여??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2.02 09:58 신고 핸드폰 as 받았으니깐 문자 마구 날려.

    그거 있잖아. 내가 첨에 강의 얘기할 때 말했던 ppt 그거 대박이었어. ㅋㅋㅋ 나중에 나눔하자.

    이번 목자 MT 기대해보렴.ㅎㅎ
  • 프로필사진 쏭R 2010.02.02 09:46 모님..^ㅡ^*ㅋㅋㅋ

    '나의 사랑이다... 왜?'
    ㅋㅋㅋ 언능 믿어져야할텐데.. 안믿겨서..ㅋㅋ

    다른 사람들은 요청드려야 글애서 방문하셔야 들을 수있는 강의 인데.. 간단한 문자한통에 일대일로 언제나 들을 수 있는 우리!!!!흐흐
    감사하구 행복합다ㅋㅋㅋ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2.02 09:59 신고 쏭알!
    주일날 어찌하여 얼굴을 안 보여줬냐?

    토요일 강의 직전에 모님 성령충만하여 성령의 이끌리심으로 문자 쏘셨지.ㅎㅎㅎ
  • 프로필사진 mary 2010.02.02 10:48 아! 그 강의구나.
    강사님 본인의 느낌은 어쩔런가 몰라도 청중은 그리 흔치않은 부류의
    맘을 타치하는 강의를 듣지 않았을까 짐작해.
    강사 본인의 삶과 성찰이 녹아 든 강의였을테니깐..
    두번째 강의, 화이링!! 축하하고.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0.02.02 21:18 네, 그 강의요.ㅎㅎㅎ

    오늘 에니어그램 강사 프레젠테이션 했는데요...
    말하자면 시험보는 자린데 거기서도 어찌나 진정성을 가지고 했는지 하다가 여러 번 목이 메였지 뭐예요.
    오늘로 비로소 지난 겨우내 부담을 안고 준비했던 것들이 다 끝났어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ibrik 2010.02.03 18:35 창천교회 앞을 수년 동안 매일 오가면서 해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신설되는 것을 보면서 일종의 트렌드를 느끼고 있었고, 얼마 전에도 이 프로그램의 현수막을 보면서 ‘이번에는 이런 것도 하는구나’라고 지나갔던 기억이 있는데, 강의를 하셨었군요. :)

    이제는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이성 관계의 모범이 어떤 것인지를 놓고 많은 청년이 헤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인 듯합니다. 기본적인 원칙은 늘 많이 들어서 알지만, 실제적인 지침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부분이 뜻밖에 없다는 점도 이런 문제를 푸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종종 생각해 봅니다.

    강의의 내용이 살짝 궁금해집니다.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0.02.04 13:14 아하! 그 쪽 병원이 주무대시군요.ㅎㅎㅎ

    싱글이었을 때 관계의 모범 내지는 정답을 찾고 싶어서 이성교제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어요.
    아이러니 하게도 결론은 '답은 없다' 였어요.
    물론 아주 보편적인 차원에서의 답은 있지만 사실 그건 책이나 강의를 듣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실제적인 지침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다'는 명제에 힘입어 저의 꿈과 실패와 좌절과 행복을 진솔하게 나누면서 거기서 최소한의 원리를 발견해가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강의하고 있어요.
    그러니깐 제 실패담이 많고, 그러다보니 보통의 강사답지 않게 많이 망가지게 되기도 하거든요.

    갈수록 청년들 앞에서 서서 강의를 하려면 그들을 향한 사랑 때문에 마음이 뜨거워져서 시작도 전에 목이 메여요. 그 사랑스런 사람들에게 최선의 도움은 내 삶의 궤적(이성교제, MBTI나 에니어그램을 통한 내적여정)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 체험을 진솔하게 나누는 것 뿐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ibrik님은 글도 댓글도 참 깔끔하고 명료하신데 전 왜 이리 주절거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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